면접교섭 심판은 자녀를 직접 양육하지 않는 부모와 자녀가 서로 만나고 연락하는 방법을 정하거나, 자녀 복리를 위해 그 면접교섭을 제한·배제·변경해 달라고 구하는 절차다. 면접교섭권은 이혼한 부모와 자녀 모두에게 인정되지만, 최종 기준은 부모의 감정이 아니라 자녀의 복리다(민법 제837조의2). 면접교섭권의 처분·제한·배제·변경은 마류 가사비송사건으로 다루어진다(가사소송법 제2조).
쉽게 말하면 — 아이를 키우지 않는 부모가 아이를 언제, 어디서, 어떻게 만날지 정하는 절차입니다. 다만 아이에게 해롭다면 법원이 만남의 방식이나 횟수를 줄이거나, 일정 기간 막을 수도 있습니다.
면접교섭권의 기본 구조
자녀를 직접 양육하지 않는 부모의 일방과 자녀는 상호 면접교섭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진다(민법 제837조의2 제1항). 재판상 이혼에도 이 규정이 준용된다(민법 제843조).
면접교섭은 부모의 보상이나 제재 수단이 아니다. 양육하지 않는 부모와 자녀의 정서적 관계를 유지하고, 자녀가 양쪽 부모와 안정적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따라서 법원은 부모 사이의 갈등보다 자녀의 나이, 발달상태, 기존 애착관계, 이동 거리, 학교·생활리듬, 양육자의 협조 가능성을 중심으로 본다.
부모가 협의이혼을 할 때에는 양육에 관한 협의에 면접교섭권의 행사 여부와 그 방법을 포함해야 한다(민법 제837조 제2항 제3호). 협의가 자녀 복리에 반하거나 이루어지지 않으면 가정법원이 직권으로 또는 청구에 따라 이를 정하고(같은 조 제3항·제4항), 명시적으로 청구하지 않은 면접교섭 방법도 직권으로 판단할 수 있다(2009스113).
협의로 정할 때에도 구체성이 중요하다. “자유롭게 면접한다”는 문구는 갈등이 없는 부모에게는 편리하지만, 분쟁이 생기면 집행하기 어렵다. 월 몇 회, 요일과 시간, 인도 장소, 방학·명절 일정, 전화·영상통화, 숙박 여부, 제3자 동석 여부를 구체적으로 정하는 편이 안전하다.
조부모의 보충적 면접교섭
민법은 일정한 경우 자녀의 직계존속에게도 면접교섭을 청구할 수 있게 한다. 자녀를 직접 양육하지 않는 부모 일방이 사망했거나 질병, 외국거주 등 불가피한 사정으로 자녀를 면접교섭할 수 없는 경우, 그 부모의 직계존속은 가정법원에 자녀와의 면접교섭을 청구할 수 있다(민법 제837조의2 제2항, 2016. 12. 2. 신설).
이 경우에도 핵심은 조부모의 섭섭함이 아니라 자녀 복리다. 가정법원은 자녀의 의사, 면접교섭을 청구한 사람과 자녀의 관계, 청구의 동기, 그 밖의 사정을 참작해야 하고(민법 제837조의2 제2항), 실무에서는 다른 가족관계의 긴장 정도, 자녀에게 미칠 정서적 영향도 함께 본다.
특히 부모 사이의 갈등이 조부모 면접교섭을 통해 반복될 위험이 있으면, 면접 방식·장소·횟수를 제한적으로 설계해야 한다. 반대로 조부모가 실제로 장기간 돌봄을 제공했고 자녀와 안정적 애착관계가 있다면 그 사정은 중요한 자료가 된다. 조부모 면접교섭 사건의 당사자는 자를 직접 양육하지 않는 부모의 직계존속과 자를 직접 양육하는 부모다(가사소송규칙 제99조 제2항).
아이의 아버지나 어머니가 세상을 떠났거나 병·외국거주로 아이를 만날 수 없을 때는, 그쪽 할아버지·할머니가 법원에 직접 손주와의 만남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아무 때나 되는 것은 아니고, 부모가 만날 수 없는 사정이 있어야 하며 아이에게 좋은지가 기준입니다.
면접교섭 방법의 구체화
면접교섭 심판에서는 횟수와 시간만이 아니라 실행 방법이 중요하다. 인도 장소, 지각·불참 시 연락 방식, 자녀가 아플 때 대체일, 방학·명절 일정, 숙박 여부, 휴대전화 연락, 학교행사 참여, 양육자와 비양육자의 직접 접촉을 줄이는 방식까지 정해야 한다.
면접교섭의 일시·장소·방법은 자녀의 나이와 발달상황, 생활환경, 양육상황, 비양육 부모와의 정서적 유대 필요성을 종합해 정한다. 대법원도 이런 요소를 종합한 원심의 면접교섭 방법 판단을 수긍한 바 있다(2019므15302, 다만 이 판결의 주된 판시는 양육비 주문의 특정성이다). 면접교섭 주문도 실제 집행과 분쟁 예방을 위해 구체적이어야 한다.
자녀가 13세 이상이면 가정법원은 심판에 앞서 자녀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가사소송규칙 제100조). 다만 자녀의 거부 의사가 자발적인지, 양육자의 영향 때문인지, 면접교섭이 자녀에게 실제로 미칠 영향이 무엇인지를 함께 살핀다.
어린 자녀의 경우 처음부터 장시간 숙박을 정하기보다 짧은 시간의 주간 면접에서 시작해 단계적으로 늘리는 방식이 적합할 수 있다. 장거리 거주, 부모 사이 폭력, 자녀의 거부감, 언어·문화 차이가 있으면 영상통화나 제3기관 이용을 함께 검토한다.
제한·배제·변경의 기준
가정법원은 자녀의 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때에는 당사자의 청구 또는 직권으로 면접교섭을 제한하거나 배제하거나 변경할 수 있다(민법 제837조의2 제3항). 제한은 횟수·시간·장소·숙박·연락방법을 줄이거나 조건을 붙이는 것이고, 배제는 일정 기간 면접교섭 자체를 허용하지 않는 것이다.
대법원은 면접교섭권이 자녀의 권리이자 부모의 권리임을 전제로, 가정법원은 원칙적으로 면접교섭을 허용하되 그것이 자녀의 복리를 침해하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 한하여 제한·배제할 수 있다고 본다(2017스628). 단기적으로 자녀에게 부정적 요인이 일부 보이더라도 장기적으로 면접교섭이 자녀 복리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을 함께 고려해야 하고, 막연한 우려만으로 면접교섭 자체를 배제하는 데에는 신중해야 한다(같은 결정). 전면 배제보다 시기·장소·방법을 제한하거나 단계적 면접교섭으로 조정하는 방향을 먼저 살피는 것이 원칙이다.
자녀의 복리 침해 여부는 자녀의 연령·건강상태·면접교섭에 대한 의사, 청구인과 자녀의 유대·친밀도, 청구의 의도와 목적, 현재 양육환경과의 갈등 유발 가능성, 청구인의 현저한 비행이나 아동학대 전력 등을 종합해 판단한다(같은 결정).
법원은 웬만하면 아이와 부모가 만나게 해 줍니다. 만남을 아예 막는 것은 아이에게 실제로 해가 되는 특별한 사정이 있을 때뿐이고, 그때도 전부 막기보다 횟수·장소·방법을 줄이거나 단계적으로 늘리는 쪽을 먼저 봅니다. “사이가 나쁘다”, “양육비를 안 준다”만으로는 막지 못합니다.
제한·배제 사유로는 아동학대, 가정폭력, 납치·은닉 위험, 자녀에 대한 심각한 정서적 압박, 음주·약물 문제, 반복적 약속 위반, 면접교섭을 빌미로 한 양육자 괴롭힘 등이 문제 될 수 있다. 그러나 단순히 부모 사이가 나쁘거나 양육비를 주지 않는다는 사정만으로 면접교섭을 당연히 막는 것은 조심해야 한다.
양육사항 변경 법리도 참고된다. 대법원은 2005스18에서 조정으로 정한 양육사항도 특별한 사정변경이 없더라도 자녀 복리와 제반 사정에 비추어 부당하면 변경할 수 있다고 보았다. 면접교섭도 자녀의 성장, 거주지 변경, 학교생활, 부모의 태도 변화에 따라 현실에 맞게 조정할 수 있다.
양육비 미지급과 면접교섭은 별개로 본다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는 부모에게 면접교섭을 허용해야 하는지 자주 다투어진다. 양육비 미지급은 분명히 문제이고, 이행명령·강제집행·감치 등으로 대응해야 한다(가사소송법 제64조·가사소송법 제67조·가사소송법 제68조). 그러나 면접교섭은 자녀와 부모의 관계에 관한 문제이므로, 양육비 미지급만으로 자동 배제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다만 미지급 태도가 자녀를 방치하거나 자녀 복리를 해치는 전체 사정의 일부로 평가될 수는 있다. 예를 들어 비양육 부모가 면접교섭 때 자녀에게 양육자를 비난하거나, 양육비 문제를 자녀에게 전가하거나, 약속을 반복적으로 어겨 자녀에게 정서적 손상을 주면 제한 사유가 될 수 있다.
따라서 양육자는 “돈을 안 주니 못 만나게 하겠다”가 아니라, 그 행동이 자녀에게 어떤 구체적 해를 주는지를 설명해야 한다. 비양육자는 양육비와 면접교섭을 별개 권리로 주장하더라도, 양육비 미지급이 신뢰를 깨는 사정임을 가볍게 보아서는 안 된다.
양육비를 안 준다고 아이를 못 만나게 할 수는 없고, 반대로 아이를 만나게 해 주지 않는다고 양육비를 끊을 수도 없습니다. 둘은 별개의 문제라서 양육비는 이행명령 같은 절차로 받아내고, 만남은 아이에게 해로운지를 기준으로 따로 다룹니다.
이행명령과 제재의 한계
판결, 심판, 조정조서, 조정을 갈음하는 결정, 양육비부담조서 등에 면접교섭 허용 의무가 정해져 있는데 정당한 이유 없이 이행하지 않으면, 당사자는 가정법원에 이행명령을 신청할 수 있다(가사소송법 제64조 제1항 제3호). 판결·심판은 확정되지 않았더라도 집행력 있는 가집행선고부라면 이행명령의 대상이 된다(2020으508). 이행명령을 할 때 가정법원은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미리 당사자를 심문하고 이행을 권고해야 하며(같은 조 제2항, 2022으564), 권리자의 신청이 있으면 가사조사관에게 의무이행 실태를 조사하고 이행을 권고하게 할 수 있다(가사소송규칙 제122조). 이행명령 위반에는 1천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가사소송법 제67조).
다만 면접교섭 허용 의무 위반은 감치 대상이 아니다. 감치는 금전의 정기지급을 3기 이상 이행하지 않은 경우, 유아인도 의무를 과태료 제재 후에도 이행하지 않은 경우, 양육비 일시금 지급명령을 이행하지 않은 경우에 한정된다(가사소송법 제68조). 즉 면접교섭을 막는 상대방에 대한 법적 제재는 과태료가 사실상 마지막 수단이다.
그러나 면접교섭 집행은 금전채권 집행과 다르다. 면접교섭 허용 의무는 의무자의 협력이 필요하고 자녀의 의사가 존중되어야 하므로, 민사집행법상 직접강제에 의하는 것이 적합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2020으508). 자녀의 정서 상태를 무시하고 물리적으로 집행하면 오히려 자녀 복리를 해칠 수 있다. 그래서 법원은 상담, 단계적 면접, 제3자 인도, 장소 제한, 감독 면접교섭 등 현실적 방식을 찾는다.
면접교섭을 둘러싼 갈등이 심하면, 심판 자체보다 실행계획이 더 중요하다. 인도 장소를 경찰서나 법원으로 정하는 것보다, 자녀가 불안해하지 않는 중립 장소와 연락 방법을 정하는 것이 나은 경우도 많다.
상대방이 아이를 계속 안 보여 주면 법원에 이행명령을 신청할 수 있고, 어기면 과태료가 나올 수 있습니다. 다만 아이를 억지로 데려오는 식의 강제집행은 잘 맞지 않고, 유치장 같은 감치도 면접교섭 위반에는 적용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처음 정할 때 지키기 쉬운 구체적 일정으로 정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실무 체크포인트
- 면접교섭 일정을 구체적으로 쓴다. 날짜, 시간, 장소, 인도 방식, 방학·명절, 숙박, 연락 방법을 정한다.
- 자녀 복리 자료를 중심으로 낸다. 자녀 나이, 의사, 학교생활, 건강, 기존 애착관계, 이동 부담을 정리한다(2019므15302).
- 제한·배제는 구체적 위해를 설명한다. 폭력, 학대, 납치 위험, 정서적 압박, 반복적 약속 위반 등 자녀에게 미치는 영향을 증거화한다. 막연한 우려만으로는 배제되지 않는다(2017스628).
- 양육비 미지급과 면접교섭을 기계적으로 맞바꾸지 않는다. 양육비는 이행확보 절차로, 면접교섭은 자녀 복리 기준으로 대응한다(가사소송법 제64조).
- 이행명령 대상과 절차를 확인한다. 가집행선고부 미확정 판결·심판도 이행명령 대상이 되고, 이행명령에는 심문·이행권고가 앞선다(2020으508·2022으564).
- 변경 가능성을 열어 둔다. 자녀 성장과 생활환경 변화에 따라 기존 조정·심판도 변경될 수 있다(2005스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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