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양 심판

파양은 입양으로 성립한 양친자관계를 장래에 해소하는 절차다. 양부모와 양자가 협의하면 협의상 파양을 할 수 있고(민법 제898조), 협의가 되지 않거나 법정 사유가 있으면 가정법원에 재판상 파양을 청구할 수 있다(민법 제905조).

절차 유형은 파양의 종류에 따라 다르다. 협의상 파양은 신고로 성립하고, 재판상 파양과 친양자 파양은 가사소송법상 나류 가사소송사건이라 원칙적으로 조정을 먼저 거친다(가사소송법 제2조). 13세 미만 양자를 위한 친족·이해관계인의 파양청구 허가만 라류 가사비송(심판)이다(민법 제906조 제1항 단서).

쉽게 말하면 — 입양으로 생긴 부모·자녀 관계를 끝내는 절차입니다. 합의로 정리할 수도 있지만, 미성년자나 친양자, 분쟁 사건에서는 법원의 판단이 중요합니다.

협의상 파양

양부모와 양자는 협의로 파양할 수 있다(민법 제898조). 다만 양자가 미성년자이거나 피성년후견인이면 협의상 파양을 할 수 없다(같은 조 단서). 양부모가 피성년후견인이면 성년후견인의 동의를 받아 협의상 파양을 할 수 있다(민법 제902조). 협의상 파양도 가족관계등록법에 따른 신고로 성립한다(민법 제904조·민법 제878조). 단순히 서로 연락을 끊었다고 법률상 양친자관계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미성년자나 피성년후견인이 관련된 경우에는 청구권자가 세분된다(민법 제906조). 양자가 13세 미만이면 입양 당시 승낙한 사람이 양자를 대신해 청구하고, 청구할 사람이 없으면 친족이나 이해관계인이 가정법원 허가를 받아 청구한다(같은 조 제1항). 13세 이상 미성년 양자는 부모 동의를 받아 청구하며(같은 조 제2항), 양부모나 양자가 피성년후견인이면 성년후견인의 동의를 받아 청구한다(같은 조 제3항). 검사도 미성년자·피성년후견인 양자를 위하여 파양을 청구할 수 있다(같은 조 제4항).

협의상 파양은 재산과 상속만의 문제가 아니다. 양친자관계가 해소되면 친권, 부양, 가족관계등록, 성과 본, 미성년자의 양육환경에 영향이 생긴다. 그래서 미성년자 사건에서는 자녀 복리와 후속 보호자를 먼저 정리해야 한다.

재판상 파양 사유

재판상 파양은 법정 사유가 있어야 한다. 양부모가 양자를 학대 또는 유기하거나 그 밖에 양자의 복리를 현저히 해친 경우, 양부모가 양자로부터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은 경우, 양부모나 양자의 생사가 3년 이상 분명하지 않은 경우, 그 밖에 양친자관계를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민법 제905조).

“양친자관계를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는 폭넓지만, 단순한 불화나 재산다툼만으로 충분하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입양 경위, 동거·부양관계, 폭력·학대 여부, 장기간 왕래 단절, 상속분쟁, 관계 회복 가능성을 종합해 본다.

재판상 파양에는 제척기간이 있다. 학대·유기(제1호), 심히 부당한 대우(제2호), 그 밖의 중대한 사유(제4호)를 원인으로 하는 파양은 그 사유를 안 날부터 6개월, 사유가 있었던 날부터 3년이 지나면 청구할 수 없다(민법 제907조). 생사 3년 이상 불명(제3호)은 제척기간 대상이 아니다. 재판상 파양으로 손해를 입은 사람은 민법 제806조를 준용해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민법 제908조).

대법원은 2002므852에서 양친자관계가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파탄되었다고 하더라도 그 파탄이 양자에게 주된 책임이 있는 사유로 인한 것인지가 문제 된 사안을 다루었다. 이 판례는 파양 사건에서 단순히 관계가 나빠졌다는 결과만이 아니라, 파탄의 원인과 책임, 파양을 구하는 쪽의 사정까지 함께 본다는 점을 보여준다.

사이가 나빠졌다는 것만으로 파양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학대·유기, 심한 부당대우, 3년 이상 생사불명처럼 법이 정한 사유가 있어야 하고, 관계가 왜 깨졌는지와 누구 책임인지도 함께 봅니다.

한쪽 양부모만을 상대로 한 파양

부부가 공동으로 입양한 경우, 파양도 반드시 양부모 둘을 상대로 해야 하는지 문제가 된다. 양친자관계는 양부모 각자와 양자 사이에 성립하는 관계이므로, 사안에 따라 양부모 중 한쪽과의 관계만 파양이 문제 될 수 있다.

양자가 양부만을 상대로 재판상 파양을 청구한 하급심 사건에서, 법원은 양자관계가 양부모 각자와 양자 사이에 별개로 성립하고 재판상 파양에 부부공동파양을 강제하는 명문 규정이 없다는 이유로 양친 일방만을 상대로 한 파양청구도 적법하다고 보았다(91드63419).

다만 한쪽과의 파양이 미성년자의 양육환경, 가족관계등록, 다른 양부모와의 관계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는 별도로 검토해야 한다. 특히 양부모가 이혼했거나 장기간 별거한 경우에는 어느 양친자관계를 해소하려는지 청구취지를 정확히 써야 한다.

친양자 파양과 일반 파양의 차이

친양자 파양은 일반 파양보다 훨씬 제한적이다. 양친이 친양자를 학대·유기하거나 그 밖에 친양자의 복리를 현저히 해하는 때, 또는 친양자의 양친에 대한 패륜행위로 친양자관계를 유지할 수 없게 된 때에 양친, 친양자, 친생의 부 또는 모, 검사가 청구할 수 있다(민법 제908조의5).

친양자 파양에는 일반 재판상 파양 규정이 그대로 적용되지 않는다. 민법은 민법 제898조민법 제905조를 친양자 파양에 적용하지 않는다고 정한다(민법 제908조의5). 즉 친양자 관계는 쉽게 해소되지 않는 강한 친자관계다.

친양자 입양이 취소되거나 파양되면 친양자관계는 소멸하고 입양 전 친족관계가 부활한다(민법 제908조의7). 다만 친양자 입양 취소의 효력은 소급하지 않는다. 친양자 파양 사건에서는 가족관계등록 정리와 친생부모 쪽 관계 부활 효과까지 확인해야 한다.

파양과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의 구별

허위 친생자 출생신고가 입양신고의 기능을 한 경우, 양친자관계를 없애기 위해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을 제기할 수 있는지가 문제 된다. 대법원은 2000므1493에서 입양의 의사와 실질요건이 갖추어진 친생자 출생신고는 입양신고의 기능을 할 수 있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으로 법률상 친자관계를 부인하는 것은 제한된다고 보았다.

다만 이 법리에는 한계가 있다. 대법원은 2004므1484에서 감호·양육 등 신분적 생활사실이 계속되지 않아 입양의 실질요건을 갖추었다고 볼 수 없으면 입양신고 효력을 부정했다. 반대로 2017므12484는 승낙능력이 생긴 15세 이후에도 계속 부모로 여기고 생활해 실질요건을 갖추면, 무효인 친생자 출생신고를 묵시적으로 추인해 소급적으로 입양신고 효력을 가질 수 있다고 보았다. 결국 출생신고의 형식이 아니라 실질적 양친자 생활관계와 추인 여부가 관건이다.

이 법리는 관계를 정리하려면 파양 절차를 이용해야 할 수 있다는 뜻이다. 실제로 입양효가 인정되는지, 입양효가 인정된다면 파양 사유가 있는지, 입양효 자체가 부정되어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이나 무효확인이 가능한지를 순서대로 검토해야 한다.

반대로 입양의 의사나 실질요건이 없고 신분적 생활관계도 없었다면 입양효 자체가 부정될 수 있다. 이 경우에는 파양이 아니라 입양무효 또는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이 문제 된다(하급심 사례로 2017드단213414).

실무 체크포인트

  • 협의파양인지 재판상 파양인지 구별한다. 협의가 되면 신고로 정리하지만, 미성년자·피성년후견인 양자는 협의파양이 안 되고 분쟁 사건은 법원 절차를 먼저 본다(민법 제898조·민법 제905조).
  • 파양 사유를 구체화한다. 학대·유기, 심히 부당한 대우, 생사불명, 중대한 사유 중 어디에 해당하는지 정리한다(민법 제905조).
  • 관계 파탄의 원인과 책임을 본다. 단순 불화보다 파탄 경위와 회복 가능성이 중요하다(2002므852).
  • 친양자 파양은 별도 요건을 적용한다. 일반 파양보다 제한적이고, 파양 시 입양 전 친족관계 부활 효과가 있다(민법 제908조의5·민법 제908조의7).
  •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으로 우회할 수 있는지 검토한다. 입양효가 인정되는 출생신고라면 파양 절차가 필요할 수 있다(2000므14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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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우법무사

신우법무사

법무사 김정걸은 1994년 제2회 법무사시험에 합격해 32년간 법무사 업무를 해 왔습니다. 1984년 서울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했습니다. 외국인 상속등기 · 한정승인 · 상속포기, 상속관련 소송 · 비송, 회사등기, 강제집행 등을 주업무로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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