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재산·표현물 침해금지가처분

지식재산·표현물 침해금지가처분이란 상표권·특허권·저작권·영업비밀 등 지식재산에 관한 침해금지청구권이나 출판물 등 표현행위에 대한 명예권 등 인격권에 기한 금지청구권을 피보전권리로 한다. 상대방에게 침해행위의 중지 또는 예방을 명하는 임시의 지위를 정하는 가처분이다(민사집행법 제300조 제2항).

쉽게 말하면 — 상표·특허·저작권·영업비밀이 침해되고 있거나, 책·기사 같은 표현물로 명예가 훼손되고 있을 때, 본안 판결이 나기 전에 상대가 그 행위를 더 하지 못하게 막아 달라고 법원에 요청하는 임시 조치입니다. 미리 막아 주는 명령이라 상대가 입는 타격이 큽니다. 법원은 권리가 소명되는지와 정말 급한지를 엄격하게 보고, 책의 발행 자체를 미리 막는 신청에는 더 엄격한 요건을 요구합니다.

어떤 가처분인가

지식재산·표현물 침해금지가처분은 다툼이 있는 권리관계에 대하여 임시의 지위를 정하기 위한 가처분이다(민사집행법 제300조 제2항). 계속하는 권리관계에 끼칠 현저한 손해를 피하거나 급박한 위험을 막기 위하여, 또는 그 밖의 필요한 이유가 있을 경우에 하여야 한다(같은 조). 상표권침해금지 사안에서 본안판결에서 명하는 것과 같은 내용의 침해금지라는 부작위의무를 지우는 가처분은 이른바 만족적 가처분이라고 한 법리가 있다(2006다29983 이유 중 법리, 민사집행법 제309조 제1항).

법원은 신청목적을 이루는 데 필요한 처분을 직권으로 정하고, 상대방에게 어떠한 행위를 하지 말도록 명할 수 있다(민사집행법 제305조 제1항·제2항). 소송물인 권리 또는 법률관계가 이행되는 것과 같은 내용의 가처분에 이의신청이 있으면, 법정 요건을 소명한 때 법원은 당사자의 신청에 따라 집행정지를 명하거나, 담보를 제공하게 하고 집행한 처분의 취소를 명할 수 있다(민사집행법 제309조 제1항).

물건을 묶어 두는 가처분이 아니라, 판결에서 이길 때와 같이 “하지 마라”고 미리 명하는 가처분입니다. 상대가 이의를 내도 그것만으로 집행이 멈추지는 않지만, 이런 유형의 가처분에서는 요건을 소명해 집행정지를 따로 신청할 길이 열려 있습니다.

피보전권리는 어떻게 소명하나

채권자는 피보전권리와 보전의 필요성을 각각 소명해야 한다(민사집행법 제301조, 민사집행법 제279조 제2항). 소명이 부족하더라도 법원이 정한 담보를 제공하면 법원은 가처분을 명할 수 있다(민사집행법 제301조, 민사집행법 제280조 제2항). 소명한 때에도 법원은 담보를 제공하게 하고 가처분을 명할 수 있다(민사집행법 제280조 제3항).

상표권 침해

상표권자 또는 전용사용권자는 자기의 권리를 침해한 자 또는 침해할 우려가 있는 자에 대하여 침해의 금지 또는 예방을 청구할 수 있고, 침해행위를 조성한 물건의 폐기, 침해행위에 제공된 설비의 제거나 그 밖에 필요한 조치를 함께 청구할 수 있다(상표법 제107조 제1항·제2항). 이 침해의 금지 또는 예방은 임시의 지위를 정하는 가처분의 형태로 청구할 수 있다(민사집행법 제300조 제2항, 2005마944). 신청이 받아들여지려면 상대방이 등록상표와 동일·유사한 상표를 그 지정상품과 동일·유사한 상품에 사용하는 침해행위를 하고 있거나, 침해행위가 이루어질 개연성이 크다는 사정이 구체적 사실로서 존재해야 한다(같은 결정).

상대방이 판매 중단을 통지하고 제품 출고를 멈춘 사안에서는, 이미 제품을 산 도·소매상이 재고를 전시·판매하였더라도 상대방이 스스로 침해상표를 아직도 사용한다고 보기 어렵고, 가까운 장래에 사용할 개연성도 높다고 보기 어렵다고 본 결정이 있다(2005마944).

등록상표가 그 등록출원 전에 발생한 저작권과 저촉되어 저작권자의 동의 없이 사용할 수 없는 경우라도, 그 제한은 저작권자에 대한 관계에서의 제한이다(2006마232 판결요지). 저작권자와 관계없는 제3자가 등록상표를 무단으로 사용하는 경우에는 상표권자는 그 사용금지를 청구할 수 있다(같은 결정). 다만 그 결정의 신청은 계약 해지를 전제로 한 것이어서, 해지가 인정되지 않아 기각되었다(같은 결정).

특허권 침해

특허권자 또는 전용실시권자는 자기의 권리를 침해한 자 또는 침해할 우려가 있는 자에 대하여 침해의 금지 또는 예방을 청구할 수 있다(특허법 제126조 제1항). 이 청구를 할 때에는 침해행위를 조성한 물건(물건을 생산하는 방법의 발명인 경우에는 침해행위로 생긴 물건을 포함한다)의 폐기, 침해행위에 제공된 설비의 제거, 그 밖에 침해의 예방에 필요한 행위를 함께 청구할 수 있다(같은 조 제2항). 이 금지청구권을 피보전권리로 하여 침해금지가처분을 신청할 수 있다(민사집행법 제300조 제2항).

저작권 침해

저작권 그 밖에 저작권법에 따라 보호되는 권리를 가진 자는 그 권리를 침해하는 자에 대하여 침해의 정지를, 침해할 우려가 있는 자에 대하여 침해의 예방 또는 손해배상의 담보를 청구할 수 있다(저작권법 제123조 제1항).

복제권 침해를 방조하는 행위는 타인의 복제권 침해를 용이하게 해주는 직접·간접의 모든 행위를 가리키며, 과실에 의한 방조도 가능하다(2005다11626 판결요지 [1]). 방조자는 침해행위의 일시나 장소, 복제의 객체 등을 구체적으로 인식할 필요가 없고, 실제 복제행위를 실행하는 자가 누구인지 확정적으로 인식할 필요도 없다(같은 판결). 이용자들이 음원 파일을 주고받아 복제하는 것을 용이하게 한 서비스 제공자에게 방조책임을 인정한 사례가 있다(2005다11626 판결요지 [2]).

이용허락계약으로 독점적인 이용을 허락받는 데 그친 이용권자는 독자적으로 저작권법상의 침해정지청구권을 행사할 수 없다(2005다11626 판결요지 [3]). 권리자가 스스로 침해정지청구권을 행사하지 아니하는 때에는, 이러한 독점적인 이용권자는 자신의 권리를 보전하기 위하여 필요한 범위 내에서 권리자를 대위하여 행사할 수 있다(같은 판결, 민법 제404조). 다만 배타적발행권(저작권법 제57조)이나 출판권(저작권법 제63조)을 설정받은 자는 저작권법에 따라 보호되는 권리를 가진 자로서 직접 침해의 정지 등을 청구할 수 있다(저작권법 제123조 제1항).

출판권설정계약이 끝난 뒤 종전 출판사가 저자를 바꾸어 기존 저작물과 실질적으로 유사한 서적을 발행한 사안에서, 저작권 침해를 이유로 인쇄·판매금지를 명한 사례가 있다(2012카합710).

영업비밀 침해

영업비밀 보유자는 영업비밀 침해행위를 하거나 하려는 자에 대하여, 영업상의 이익이 침해되거나 침해될 우려가 있으면 법원에 그 행위의 금지 또는 예방을 청구할 수 있고, 침해행위를 조성한 물건의 폐기·설비의 제거 등 필요한 조치를 함께 청구할 수 있다(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제10조). 영업비밀 침해금지를 명하려면 그 영업비밀이 특정되어야 한다(2002마4380 판결요지 [2]). 판례가 인용한 정의 문언(「상당한 노력에 의하여 비밀로 유지된」)은 당시 법률의 것으로, 이후 법 개정으로 비밀관리성 요건이 「비밀로 관리된」으로 완화되었다(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

경쟁사로 전직하여 종전 업무와 동일·유사한 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를 상대로 하는 경우가 있다. 영업비밀로서의 요건을 갖추었는지와 특정이 되었는지를 판단할 때에는 영업비밀 자체의 내용뿐 아니라 근무기간, 담당업무, 직책, 접근 가능성, 전직한 회사에서 담당하는 업무의 내용과 성격, 전직한 회사와의 관계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야 한다(2002마4380 판결요지 [2]). 근로자가 전직한 회사에서 영업비밀 관련 업무에 종사하는 것을 금지하지 않고서는 영업비밀을 보호할 수 없다고 인정되면, 구체적인 전직금지약정이 없더라도 영업비밀 보호를 위한 조치로서 전직금지를 구할 수 있다(2002마4380 판결요지 [1]). 타인의 영업비밀을 참조하여 시행착오를 줄이거나 필요한 실험을 생략하는 것도 금지되는 사용에 해당한다고 본 사례가 있다(2010카합172 판결요지 [4]).

부정경쟁행위

부정경쟁행위로 자신의 영업상의 이익이 침해되거나 침해될 우려가 있는 자는 그 행위를 하거나 하려는 자에 대하여 법원에 행위의 금지 또는 예방을 청구할 수 있고, 행위를 조성한 물건의 폐기 등 필요한 조치를 함께 청구할 수 있다(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제4조 제1항·제2항).

경쟁자가 상당한 노력과 투자로 구축한 성과물을 상도덕이나 공정한 경쟁질서에 반하여 자신의 영업을 위해 무단이용하는 것도 부정한 경쟁행위로서 민법상 불법행위에 해당한다. 경쟁자의 노력과 투자에 편승해 부당하게 이익을 얻고 경쟁자의 법률상 보호할 가치가 있는 이익을 침해하는 행위이기 때문이다(2008마1541 판결요지 [1], 민법 제750조). 무단이용 상태가 계속되어 금전배상을 명하는 것만으로는 피해자 구제의 실효성을 기대하기 어렵고, 무단이용의 금지로 보호되는 피해자의 이익이 그로 인한 가해자의 불이익보다 큰 경우에는 그 행위의 금지 또는 예방을 청구할 수 있다(같은 결정). 포털사이트 화면에서 운영자의 광고를 자신의 광고로 대체하거나 삽입하는 프로그램을 배포한 사안에서, 그 광고행위의 금지를 청구할 피보전권리와 보전의 필요성이 소명되었다고 본 원심을 수긍하였다(같은 결정 판결요지 [2]).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호 (파)목의 성과 도용을 피보전권리로 삼으면, 그 결과물이 상당한 투자나 노력으로 만들어진 성과인지부터 문제된다. 프로 바둑 기전의 대국과 그 기보는 위 (파)목의 성과 등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기보는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공공영역에 속하는 사실적 정보라고 보아, 기보를 활용한 해설 동영상 게시행위의 금지 가처분에서 피보전권리를 부정한 사례가 있다(2021라20641).

성명·명칭·초상 등 인격권

인격권은 일단 침해되면 금전배상이나 명예회복 처분 같은 사후 구제수단만으로는 피해의 완전한 회복이나 손해전보의 실효성을 기대하기 어려우므로, 인격권의 침해에 대해서는 사전(예방적) 구제수단으로 침해행위 정지·방지 등의 금지청구권이 인정될 수 있다(2018다249995 판결요지 [2]). 비법인사단도 인격권의 주체로서 명칭에 관한 권리를 가지고, 일반적인 단어로 이루어진 명칭이라도 상당한 기간 사용으로 그 사단을 표상하는 것으로 널리 알려졌다면 보호받을 수 있다(같은 판결 판결요지 [1]). 침해가 인정되더라도 사용금지를 명하려면 침해행위가 계속되어 금전배상만으로는 구제의 실효성을 기대하기 어렵고, 금지로 보호되는 이익이 상대방의 불이익보다 커야 한다(같은 판결 판결요지 [2]).

성명·초상 등 자기동일성의 경제적 가치를 배타적으로 지배하는 퍼블리시티권을 독립된 재산권으로 인정할지는 하급심 판단이 나뉜다. 프로야구 선수들의 성명을 동의 없이 게임물에 사용한 사안에서, 퍼블리시티권을 인격권과 독립된 재산권으로 인정하고 성명권 침해를 이유로 사용금지를 명한 본안판결이 있다(2005가합80450). 성명을 영문 이니셜로 바꾸어 그 사람을 나타낸다고 볼 수 있을 정도로 변형하여 사용한 행위도 퍼블리시티권 침해로 보아 사용금지가처분을 인용한 사례도 있다(2010카합245). 반면 물권법정주의를 채택한 우리 법제에서 실정법이나 확립된 관습법의 근거 없이 물권과 유사한 독점·배타적 재산권인 퍼블리시티권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아, 이를 전제로 한 신청 부분의 피보전권리를 부정한 사례도 있다(2017카합81063, 민법 제185조). 이 결정은 언론사와 언론인의 문제점을 고발하는 영화에 전·현직 임원들의 사진·영상을 동의 없이 사용한 데 대하여, 공익적 고발이라는 영상물의 성격 등을 이익형량하여 초상권 침해도 부정하였다(같은 결정). 현행법은 이와 별개로 유명인 표지 무단사용 자체를 부정경쟁행위로 정한다. 국내에 널리 인식되고 경제적 가치를 가지는 타인의 성명·초상·음성·서명 등 식별표지가 대상이다. 공정한 상거래 관행이나 경쟁질서에 반하는 방법으로 자신의 영업을 위해 무단사용해 타인의 경제적 이익을 침해하는 행위다(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호 (타)목).

하나의 법률관계를 둘러싸고 두 기본권이 충돌하는 경우에는 구체적인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이익형량과 함께 두 기본권 사이의 실제적인 조화를 꾀하는 해석을 통하여 침해행위의 최종적인 위법성을 판단한다(2011마319). 국회의원이 각급학교 교원의 교원노조 가입현황 실명자료를 인터넷으로 공개한 사안이 그 예다. 그 공개가 개인정보자기결정권과 단결권에 대한 침해를 정당화할 정도로 학생의 학습권이나 학부모의 교육권, 알권리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행위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보아 공개금지 가처분의 인용을 수긍하였다(같은 결정). 같은 실명자료에 대하여 개인정보를 제공된 목적에 따라 사용하여야 할 의무 등을 근거로 인터넷 공시·언론 공개의 금지를 명한 사례가 있다(2010카합211).

보전의 필요성은 어떻게 보나

임시의 지위를 정하기 위한 가처분은 본안소송에 의하여 확정되기까지 현재의 현저한 손해를 피하거나 급박한 위험을 막기 위하여, 또는 그 밖의 필요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 허용되는 응급적·잠정적인 처분이다(2005다11626 판결요지 [4], 민사집행법 제300조 제2항). 그 가처분이 필요한지 여부는 신청의 인용 여부에 따른 당사자 쌍방의 이해득실관계, 본안소송의 승패의 예상, 기타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 법원의 재량에 따라 합목적적으로 결정한다(같은 판결).

만족적 가처분은 왜 더 엄격한가

본안판결에서 명하는 것과 같은 내용의 침해금지라는 부작위의무를 지우는 만족적 가처분에서는 보전의 필요성을 더욱 신중하게 결정하여야 한다(2006다29983 이유 중 법리). 장래 그 상표권이 무효로 될 개연성이 높다고 인정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으면 당사자 간의 형평을 고려하여 보전의 필요성이 없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같은 판결). 출원일 이전에 피신청인이 시리즈물로 출판한 서적에 사용되어 주지성이 인정되는 선사용상표와 표장이 같고, 지정상품이 서적과 같거나 유사하여 등록무효로 될 개연성이 높다고 본 사안에서, 침해금지가처분의 보전 필요성을 부정하였다(2006다29983 판시사항 [2]).

침해가 중단되면 필요성이 사라지나

가처분신청을 인용하는 결정에 따라 권리의 침해가 중단되었더라도, 채무자들이 그 가처분의 적법 여부에 대하여 다투고 있는 이상 침해 중단만으로 보전의 필요성을 잃는 것은 아니다(2005다11626 판결요지 [4]). 반대로 침해행위가 이어질 사정이 사라지면 필요성도 부정된다. 영화 투자계약이 해제된 뒤 제작사와 감독이 영화 제작을 사실상 포기하였다면 보전의 필요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한 원심을 수긍한 결정이 있다(2018마6721 판결요지 [3]). 짧은 문구를 제호로 한 만화와 유사한 제호의 도서에 대하여 판매금지 등 만족적 가처분의 보전 필요성이 소명되지 않았다고 본 사례가 있다(2023카합21631). 채권자가 본안소송에서 손해배상으로 손해를 보전받을 수 있고 금전배상으로는 회복할 수 없는 손해가 발생할 사정이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급박한 보전의 필요성을 부정한 사례도 있다(2021라20641).

미리 막아 주는 명령일수록 법원은 “지금 막지 않으면 회복하기 어려운가”를 더 엄격하게 봅니다. 권리가 나중에 무효로 될 가능성이 높으면 가처분을 받아 두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표현물의 발행·판매 금지는 언제 되나

명예는 생명, 신체와 함께 매우 중대한 보호법익이고, 인격권으로서의 명예권은 배타성을 가지는 권리이다(2003마1477 판결요지 [1]). 명예를 위법하게 침해당한 자는 손해배상(민법 제751조) 또는 명예회복을 위한 처분(민법 제764조)을 구할 수 있는 이외에, 명예권에 기초하여 현재의 침해행위 배제나 장래 침해의 금지를 구할 수도 있다(2003마1477 판결요지 [1]).

사전억제 요건은 무엇인가

표현행위에 대한 사전억제는 엄격하고 명확한 요건을 갖춘 경우에만 허용된다(2003마1477 판결요지 [2]). 출판물에 대한 발행·판매 등의 금지는 표현행위에 대한 사전억제에 해당한다(같은 결정). 그 대상이 종교단체에 관한 평가나 비판이라도 사전금지는 원칙적으로 허용되어서는 안 된다(같은 결정).

다만 표현내용이 진실이 아니거나, 그것이 공공의 이해에 관한 사항으로서 그 목적이 오로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니며, 또한 피해자에게 중대하고 현저하게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입힐 우려가 있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사전금지가 허용된다(2003마1477 판결요지 [2]). 이러한 실체적 요건을 갖춘 때에 한한다(같은 결정).

의견을 표명하는 표현행위에 대한 사전금지가 다투어진 사례도 있다. 일제강점기에 검사로 재직한 사람을 친일인명사전에 게재하는 행위를 의견을 표명하는 표현행위로 보고, 그 전제가 되는 사실이 진실이 아니거나 목적이 오로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니라는 점의 소명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게재의 사전 금지를 허용하지 않은 사례가 있다(2008카합1003). 표현의 상대방이 언론사인 경우에는 언론사에 대한 감시와 비판 기능이 악의적이거나 현저히 상당성을 잃은 공격이 아닌 한 쉽게 제한되어서는 안 된다고 보아, 방송사 맛집 소개 프로그램의 문제점을 고발한 다큐멘터리 영화의 상영금지 신청을 기각한 사례가 있다(2011카합297).

영화 사안은 어떻게 판단하나

영화가 특정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지는 영화의 객관적인 내용과 함께 전체적인 흐름, 구성방식, 대사의 통상적인 의미 등을 종합하여, 보통의 주의로 영화를 접하는 관객에게 주는 전체적인 인상도 기준으로 삼아 판단한다(2018마6721 판결요지 [1]). 역사적 사실을 토대로 한 상업영화에서 흥행이나 관객의 감동을 위하여 역사적 사실을 다소 각색하는 것은 의도적인 악의의 표출에 이르지 않는 한 상업영화의 본질적 영역으로 용인될 수 있다(같은 결정). 사망한 사람이 관련된 사건을 모델로 한 영화의 묘사가 사망자에 대한 명예훼손이 되려면 사회적·역사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구체적인 허위사실의 적시가 있어야 한다. 허위사실 적시가 있었는지는 통상의 건전한 상식을 가진 합리적인 관객을 기준으로 판단한다(같은 결정 판결요지 [2]). 군인 사망 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의 제작·상영 금지 가처분에서 피보전권리의 소명이 충분하지 않다고 보아 신청을 기각한 원심을 수긍하였다(같은 결정 판결요지 [3]).

영화 자체의 상영금지나 내용의 직접 수정을 명하는 만족적 가처분에서는 피보전권리에 관하여 통상적인 보전처분보다 높은 정도의 소명을 요구한 사례가 있다(2004라439 판결요지 [4]. 2011카합297 이유 중 개별 판단도 같은 취지). 실제 사건과 인물을 모델로 한 영화 사안에서는, 상영금지나 직접 수정 같은 직접적 구제수단을 인격권의 핵심적 내용이 중대하게 훼손되는 경우 등으로 한정한 사례가 있다. 영화가 역사적 사실 그대로 제작된 것처럼 인식하도록 유도하는 광고·홍보에는 금지와 간접강제를 인용했다(2004라439 판결요지 [3]·[7]). 사망한 사람의 인격적 법익이 침해된 경우 그 유족이 침해행위의 금지를 구할 수 있으나, 역사적으로 중요한 사망자를 소재로 한 영화의 상영금지는 침해가 중대·명백하고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입힐 우려가 있는 경우에 한하여 예외적으로 허용된다. 그 결과 본안소송에서 상영금지 청구는 기각하고 유족의 위자료 청구만 일부 받아들인 사례가 있다(2005가합16572 판결요지 [1]·[3]).

이미 나온 책에 대해 나중에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것과, 책이 나오기 전에 발행 자체를 막는 것은 무게가 다릅니다. 미리 막으려면 내용이 진실이 아니거나 목적이 오로지 공익만을 위한 것이 아니어야 하고, 회복하기 어려운 중대한 손해가 우려되어야 합니다.

심문은 반드시 열리나

민사집행법 제300조 제2항의 가처분 재판에는 변론기일 또는 채무자가 참석할 수 있는 심문기일을 열어야 한다(민사집행법 제304조). 그 기일을 열어 심리하면 가처분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사정이 있는 때에는 기일 없이 재판할 수 있다(같은 조 단서).

출판물 발행·판매 금지를 명하는 가처분은 심리절차에서 원칙적으로 변론기일 또는 채무자가 참석할 수 있는 심문기일을 열어 표현내용의 진실성 등을 주장·입증할 기회를 주어야 한다(2003마1477 이유 중 판단, 민사집행법 제304조). 기일을 열어 심리하면 신청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사정이 있는 경우에 한하여 그 절차를 거치지 않을 수 있으나, 그 예외 사정의 유무는 표현행위 사전억제의 중대성에 비추어 일반적인 임시의 지위를 정하기 위한 가처분보다 더욱 신중하게 판단되어야 한다(2003마1477 이유 중 판단).

상대에게 미리 하지 말라고 명하는 처분이라, 양쪽 말을 듣는 기일을 여는 것이 원칙입니다. 책의 발행을 미리 막는 신청에서는 그 기일을 생략할 수 있는지도 더 신중하게 봅니다.

어느 법원에 신청하고 어떻게 다투나

가처분의 재판은 본안의 관할법원 또는 다툼의 대상이 있는 곳을 관할하는 지방법원이 관할한다(민사집행법 제303조).

신청을 기각하거나 각하하는 결정에 대하여 채권자는 즉시항고를 할 수 있다(민사집행법 제301조, 민사집행법 제281조 제2항). 채무자는 가처분 결정에 대하여 이의를 신청할 수 있으나, 이의신청만으로 가처분의 집행이 정지되지는 않는다(민사집행법 제301조, 민사집행법 제283조). 이의신청을 한 채무자가 집행을 멈추려면 법정 요건을 소명하여 집행정지를 따로 신청해야 한다(민사집행법 제309조 제1항). 이의신청에 대한 재판에서 법원은 가처분의 전부나 일부를 인가·변경·취소할 수 있고, 그 결정에 대하여는 즉시항고를 할 수 있다(민사집행법 제301조, 민사집행법 제286조 제5항·제7항).

가처분으로 무엇을 명할 수 있나

법원은 신청목적을 이루는 데 필요한 처분을 직권으로 정한다(민사집행법 제305조 제1항). 가처분으로 보관인을 정하거나, 상대방에게 어떠한 행위를 하거나 하지 말도록, 또는 급여를 지급하도록 명할 수 있다(민사집행법 제305조 제2항).

서적의 인쇄·제본·판매·배포를 금지하고 보관 중인 서적과 인쇄용 필름을 집행관으로 하여금 보관하게 한 사례가 있다(2012카합710). 표장의 사용금지와 함께 간접강제를 명한 사례가 있다(2018카합20218, 민사집행법 제261조). 영업비밀 침해의 금지 또는 예방을 위하여 필요한 조치로서 반제품·부품의 생산 및 양도 등 처분행위 금지를 명한 사례가 있다(2010카합172 판결요지 [5]). 특정 상표를 붙인 상품의 등록을 원천적으로 차단해 달라는 가처분신청을 기각한 사례가 있다(2009카합653).

영업비밀 침해금지는 언제까지인가

영업비밀 침해행위의 금지는 영업비밀 보호기간의 범위 안에서 이루어져야 한다(2018마7100 판결요지 [1]). 보호기간을 정할 때는 기술정보의 내용과 난이도, 경쟁자가 독자적 개발이나 역설계로 취득할 수 있었는지, 보유자의 취득에 걸린 시간, 관련 기술의 발전 속도, 침해행위자의 인적·물적 시설, 종업원이었던 자의 직업선택·영업활동의 자유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같은 결정).

사실심의 심리 결과 보호기간이 남아 있으면 남은 기간 동안 침해금지청구권이 인정되고, 이미 보호기간이 지나면 침해금지청구권은 소멸한다(2018마7100 판결요지 [2]). 침해행위자나 다른 공정한 경쟁자가 합법적인 방법으로 영업비밀을 취득하거나 동일한 기술을 개발할 가능성이 인정되지 않는 등으로 보호기간의 종기를 확정할 수 없는 경우에는 금지기간을 정하지 않을 수 있다(같은 결정). 금지기간을 정하지 않는다고 해서 영구히 금지하는 것은 아니고, 금지명령을 받은 당사자는 나중에 보호기간이 지났다는 사정을 주장·증명하여 가처분 이의나 취소, 청구이의의 소 등으로 다툴 수 있다(같은 결정).

금지청구권 자체도 시효로 소멸하나

보호기간이 남아 있어도 금지청구권 자체가 시효로 소멸할 수 있다. 영업비밀 침해행위가 계속되는 경우, 금지·예방 청구권은 보유자가 영업상의 이익이 침해되거나 침해될 우려가 있다는 사실과 침해행위자를 안 날부터 3년간 행사하지 않으면 시효로 소멸하고, 침해행위가 시작된 날부터 10년이 지난 때에도 소멸한다(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제14조). 거래에 의하여 영업비밀을 정당하게 취득한 자가 그 거래에서 허용된 범위 안에서 영업비밀을 사용하거나 공개하는 행위에는 금지청구 규정을 적용하지 않는다(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제13조).

전직 예정 근로자에게는 언제부터 기간을 세나

근로자가 전직을 준비하는 등으로 영업비밀을 침해할 우려가 있어 예방적 조치로서 미리 영업비밀 침해금지를 구하는 경우에는, 그 영업비밀을 취급하던 업무에서 실제로 이탈한 시점을 기준으로 침해금지기간을 산정할 수 있다(2016마1630 판시사항 [2], 2002마4380 판결요지 [3]). 근로자가 퇴직한 이후에 영업비밀 침해금지를 구하는 경우에도 업무 이탈 시점을 기준으로 산정한다(2016마1630 판시사항 [2]). 다만 퇴직 후에 전직금지를 구하는 경우의 전직금지기간은 원칙적으로 퇴직 시점을 기준으로 산정한다(2002마4380 판결요지 [3]). 금지기간을 정하지 않고 영업비밀 침해금지를 명한 사례가 있다(2010카합172).

실무 체크포인트

  • 상대가 판매를 중단했다고 통지하고 출고를 멈춘 뒤에는, 이미 넘어간 재고를 도·소매상이 파는 사정만으로 침해의 계속이나 개연성이 인정되지 않을 수 있다(2005마944).
  • 가처분 인용으로 침해가 멈추더라도 채무자가 적법 여부를 다투는 동안에는 보전의 필요성이 바로 사라지지 않는다(2005다11626 판결요지 [4]).
  • 등록상표가 무효로 될 개연성이 높으면 만족적 침해금지가처분의 보전 필요성이 부정된다(2006다29983 판시사항 [1]).
  • 출판물의 발행·판매 금지는 변론기일 또는 채무자가 참석할 수 있는 심문기일을 여는 것이 원칙이고, 기일 생략은 일반 임시지위 가처분보다 더 신중히 판단한다(2003마1477 이유 중 판단, 민사집행법 제304조).
  • 영업비밀 보호기간이 지나면 침해금지청구권이 소멸하므로, 신청 시점에 기간이 남아 있는지를 소명한다(2018마7100 판결요지 [2]). 침해 사실과 침해행위자를 안 날부터 3년, 침해행위 시작일부터 10년의 시효가 완성되지 않았는지도 함께 확인한다(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제14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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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수정 2026년 8월 26일 ·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위한 것이고 개별 사안의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최종 수정일 기준으로 작성됐으며 이후 법령 개정이나 판례 변경으로 현행과 달라질 수 있고, 법령·판례의 문언은 정본이 우선합니다. 내용만을 근거로 한 판단으로 생긴 손해에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면책 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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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우법무사

신우법무사

법무사 김정걸은 1994년 제2회 법무사시험에 합격해 32년간 법무사 업무를 해 왔습니다. 1984년 서울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했습니다. 외국인 상속등기 · 한정승인 · 상속포기, 상속관련 소송 · 비송, 회사등기, 강제집행 등을 주업무로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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