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가 특정되고 사회적 평가를 침해할 수 있는 사실을 고의 또는 과실로 위법하게 적시하여 손해를 가한 경우 민사상 명예훼손 불법행위가 성립할 수 있다(민법 제750조). 사실을 명시적으로 적시한 경우만이 아니라, 의견이나 논평을 표명하는 형식이라도 전체 취지에 비추어 의견의 근거가 되는 숨겨진 기초 사실이 묵시적으로 포함되어 있고 그 사실이 사회적 평가를 침해할 수 있다면 명예훼손이 될 수 있다. 순수하게 의견만 표명한 것으로는 성립하지 않으나, 모욕적·경멸적 인신공격이라면 명예훼손과는 다른 별개 유형의 불법행위가 될 수 있다(2022다284711). 특정도 성명이나 명칭을 명시해야만 인정되는 것은 아니고, 표현 내용을 주위 사정과 종합할 때 피해자를 아는 사람이나 주변 사람이 그 표시가 피해자를 지목함을 알아차릴 수 있을 정도면 된다(같은 판결).
위법성은 민사 소송의 항변 구조로 다툰다. 원고가 적시된 사실이 허위라고 주장하며 배상을 구하는 때에는 허위성의 증명책임이 원고에게 있다. 피고가 목적이 오로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고 내용이 진실하거나 진실이라고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어 위법성이 없다고 항변하는 경우, 그 조각 사유의 증명책임은 피고에게 있다(같은 판결). 형법 제310조의 위법성 조각과 결론이 닮았지만 근거 조문과 소송 구조가 다르므로 그대로 옮겨 쓰지 않는다. 가해자는 재산상 손해뿐 아니라 정신상 고통에 대한 손해(위자료)도 배상할 책임이 있다(민법 제751조 제1항). 법원은 피해자의 청구에 따라 손해배상에 갈음하거나 손해배상과 함께 명예회복에 적당한 처분을 명할 수 있다(민법 제764조).
쉽게 말하면 — 명예를 훼손당했다면 돈(위자료)을 청구할 수 있고, 그와 별도로 또는 그 대신 「명예를 회복시키는 조치」 — 예컨대 패소 판결문 요지의 게재 — 를 명해 달라고 청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사과문을 실으라”는 사죄광고를 강제하는 것은 헌법재판소가 위헌으로 선언해서, 법원이 명할 수 없습니다. 형사 고소(명예훼손죄)와 민사 배상은 별개의 절차라 따로따로 진행됩니다.
무엇을 청구할 수 있나
- 위자료 — 타인의 신체, 자유 또는 명예를 해하거나 기타 정신상 고통을 가한 자는 재산 이외의 손해에 대하여도 배상할 책임이 있다(민법 제751조 제1항). 법원은 그 배상을 정기금 채무로 지급할 것을 명하고 이행 확보를 위해 담보 제공을 명할 수 있다(같은 조 제2항). 불법행위 위자료 액수는 사실심 법원이 여러 사정을 참작하여 직권으로 정하는 재량사항이다(2004다66001, 명예훼손 사안은 아니고 위자료 재량에 관한 일반 법리다).
- 명예회복에 적당한 처분 — 손해배상에 갈음하거나 그와 함께 청구할 수 있다(민법 제764조). 사과 의사표시를 강제하지 않는 판결문 요지 게재나 사실의 취소·정정 등이 해당할 수 있다.
사죄광고는 명할 수 없다
헌법재판소는 민법 제764조의 「명예회복에 적당한 처분」에 사죄광고를 포함시키는 것은 헌법에 위반된다고 선언했다(89헌마160, 한정위헌). 사죄광고의 강제는 양심의 자유(헌법 제19조)에 반하고 인격권을 침해하며, 비례의 원칙을 벗어난다는 이유다. 그 뒤로 법원은 제764조의 처분으로 사죄광고를 명할 수 없고, 본인의 사과 의사표시를 강제하지 않는 다른 방식의 회복 조치만 가능하다.
형사 절차와의 관계
명예훼손죄(형법)·정보통신망법 위반의 형사 층과 민사 손해배상은 별개다. 형사 고소·처벌 여부와 무관하게 민사 청구를 할 수 있고, 반대로 형사에서 처벌불원으로 끝나도 민사 배상 합의가 없는 한 청구가 막히지 않는다. 다만 합의서에 민·형사 일체의 청구 포기 문구가 있으면 그 합의의 해석 문제가 된다.
소멸시효
불법행위 손해배상청구권은 피해자나 그 법정대리인이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부터 3년, 불법행위를 한 날부터 10년이 지나면 시효로 소멸한다(민법 제766조). 인터넷 게시물처럼 게시가 계속되는 유형에서는 언제를 「불법행위를 한 날」로 볼지가 사안별 쟁점이 된다.
실무 체크포인트
- 청구취지를 위자료와 명예회복 처분(판결문 요지 게재 등)으로 나누어 구성한다(제751조·제764조).
- 사죄광고·사과문 게재 청구는 인용될 수 없다(89헌마160). 회복 조치는 사과 의사표시를 강제하지 않는 형태로 설계한다.
- 게시물 삭제·차단은 손해배상과 별개의 금지청구 층이므로 가처분(가처분)을 함께 검토한다. 민법 제764조의 명예회복에 적당한 처분은 이미 생긴 침해에 대한 회복 처분이고, 장래의 게시 금지·삭제 청구와 같은 청구가 아니다.
- 시효 기산(피해자나 법정대리인이 안 날부터 3년)을 놓치지 않도록 게시 인지 시점을 기록한다(민법 제766조 제1항). 피해자가 미성년자면 법정대리인의 인지 시점도 함께 본다.
관련
- 개념·해설
- 법령
- 판례·선례
🚩 오류 신고·수정 제안
잘못된 내용이나 법 개정으로 바뀐 부분을 발견하셨나요? 알려주시면 검토해 반영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