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사고 유족의 고유 위자료는 사망자에게서 상속받은 위자료와 별개이며, 두 권리가 있으면 함께 청구할 수 있다(69다268). 따라서 가족 중 누가 합의했는지만 볼 것이 아니라, 누구의 어떤 권리를 합의에 포함했는지 구별해야 한다(민법 제114조, 같은 법 제731조).
쉽게 말하면 — 성년인 자녀가 아버지의 사망사고에 관해 자기 권리만 합의한 경우를 생각할 수 있습니다. 다른 유족을 위한 합의 자체를 하지 않았고, 다른 유족이 자기 권리를 포기한 것도 아니라면, 그 합의만으로 어머니 자신의 위자료까지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민법 제114조, 같은 법 제752조, 99다7046).
유족은 어떤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나?
유족 자신의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와 사망자에게 생긴 위자료를 상속받은 권리는 별개다. 상속인이면서 고유 위자료청구권도 있는 유족은 두 권리를 함께 행사할 수 있다(69다268).
고유 위자료는 가족을 잃은 유족 자신의 손해를 배상하는 돈이다. 부모·조부모 등 직계존속, 자녀·손자녀 등 직계비속과 법률혼 배우자는 재산상 손해가 없어도 청구할 수 있다(민법 제752조, 같은 법 제812조 제1항). 형제자매 등 그 밖의 친족도 제외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이들은 자신의 정신적 고통을 입증하여 불법행위의 일반 원칙에 따라 청구한다(67다1307 이유, 민법 제750조, 같은 법 제751조).
사실혼 배우자의 고유 위자료도 불법행위의 일반 요건에 따라 청구한다. 가해자의 고의 또는 과실, 위법한 행위, 자신의 정신적 손해와 인과관계가 인정되어야 한다(민법 제750조, 같은 법 제751조). 사실혼의 성립 요건과 단순 동거·중혼 관계의 구별은 사실혼에서 설명한다.
사실혼 배우자의 지위로 사망자의 배상채권을 상속하지는 못한다. 대법원은 사실혼 배우자의 고유 위자료 문제는 별론으로 두고, 사망자의 배상채권을 상속했다는 주장을 배척했다(92다48512 이유 2 마지막 문단).
상속받은 위자료는 사망자 본인에게 생긴 배상채권을 상속인이 승계한 것이다(민법 제1005조). 공동상속인이면 각자의 상속분에 따라 승계한다(같은 법 제1007조). 피해자가 사고로 즉사했어도 그 위자료청구권은 상속된다(69다268). 반면 피해자가 생전에 유효한 화해로 양보하여 이미 소멸한 권리까지 상속되는 것은 아니다(민법 제732조, 같은 법 제1005조). 합의서와 청구 내역에는 사망자 본인의 위자료와 유족 각자의 위자료를 구별해 적어 두는 것이 좋다.
가족 대표가 합의하면 다른 유족도 따라야 하나?
가족 대표라는 사정만으로 다른 유족의 고유 위자료나 상속받은 위자료의 다른 상속인 몫을 처분할 수는 없다(민법 제1007조, 같은 법 제114조). 실제 대리권과 합의 범위뿐 아니라 무권대리의 추인이나 표현대리가 성립하는지도 함께 확인해야 한다(같은 법 제130조).
대리권과 합의 범위
다른 유족을 대리할 권한이 있고 그 유족을 위한 합의임을 표시하여 권한 안에서 합의했다면, 그 유족에게도 효력이 생긴다(민법 제114조 제1항). 대리한다는 표시가 없어도 상대방이 대리행위임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던 경우에는 같은 효력이 생긴다(같은 법 제115조).
대리와 별도로 유족 본인이 자기 위자료를 포기할 뜻을 명시적 또는 묵시적으로 나타낸 경우도 살펴야 한다. 대법원은 교통사고로 다친 자녀가 합의한 사건에서, 부모가 자기 권리를 포기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자녀의 합의가 부모의 고유 위자료에 당연히 미치지는 않는다고 판단했다(99다7046 이유 1). 사망사고에서도 고유 위자료의 권리자와 합의 당사자·대리권을 각각 확인해야 한다(민법 제752조, 같은 법 제114조).
무권대리·추인과 표현대리
권한 없이 다른 유족을 대리해 맺은 합의는 그 유족이 나중에 인정하는 추인을 하지 않으면 원칙적으로 본인에게 효력이 없다(민법 제130조). 추인의 상대방·소급효 등 구체적인 절차는 무권대리에서, 대리권 수여 표시·권한을 넘은 대리·대리권 소멸 후 대리 등 상대방의 정당한 신뢰를 보호하는 요건은 표현대리에서 설명한다.
합의서에 서명했거나 이의를 하지 않았다면 권리를 잃나?
서명이나 입회 사실만으로 고유 위자료를 포기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다만 본인이 합의 당사자로서 자신의 위자료까지 유효하게 양보했다면 그 권리는 소멸하므로, 서명한 자격과 합의에 포함한 권리를 확인해야 한다(민법 제731조, 같은 법 제732조).
대법원은 부상 피해자의 아버지가 합의에 관여하고 피해자와 나란히 서명·날인한 사건에서도 부모의 고유 위자료청구권을 인정했다. 아버지는 합의의 직접 당사자가 아니었고, 부모가 자신의 권리를 포기할 뜻을 나타낸 특별한 사정도 없었기 때문이다(99다7046 이유 1).
합의 소식을 듣고 이의를 하지 않았거나 합의 후 피해자와 생계를 같이했다는 사정만으로 묵시적 포기를 인정할 수도 없다. 대법원은 그런 사정만으로 부모의 권리까지 소멸했다고 본 원심을 파기했다(92다42606 이유 2). 따라서 합의서의 당사자·대리인·입회인 표시와 권리포기 문구를 함께 읽고, 합의 전후에 주고받은 위임·동의 자료도 보관하는 것이 좋다.
미성년 유족의 합의는 누가 하나?
친권자인 법정대리인이 자녀를 대리하되, 공동친권인지와 이해상반행위인지에 따라 합의할 사람이 달라진다(민법 제920조, 같은 법 제920조의2, 같은 법 제921조). 공동명의로 한 합의인지, 특별대리인이 필요한 내용인지를 함께 살펴야 한다.
법정대리와 공동명의
친권자인 법정대리인은 미성년 자녀의 재산에 관한 법률행위를 대리할 수 있다(민법 제920조). 부모가 공동으로 친권을 행사할 때 한쪽 부모가 공동명의로 자녀를 대리하면, 다른 쪽 부모의 의사에 반하더라도 효력이 있다. 다만 합의 상대방이 그 반대를 알았다면 그렇지 않다(같은 법 제920조의2).
미성년 자녀가 직접 서명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합의에서 빠졌다고 볼 수도 없다. 대법원은 친권자 본인이 부상한 사건에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합의에 미성년 자녀의 고유 위자료에 관한 법정대리인으로서의 합의도 포함된다고 보았다(74다1929). 사망 유족의 합의에서도 실제 대리한 사람과 합의 범위를 확인해야 한다(민법 제920조).
이해상반과 특별대리인
가족의 청구를 함께 합의한다는 사실만으로 언제나 이해상반행위가 되는 것은 아니다. 판단 기준은 그 행위의 객관적 성질상 부모와 자녀 또는 자녀들 사이에 이익 대립이 생길 우려가 있는지다. 부모의 의도나 실제로 이익 대립이 생겼는지에 따라 판단하지 않는다(96다10270 판결요지 [1]). 가해자와 배상액을 합의하는 내용뿐 아니라 유족끼리 지급금을 나누는 내용까지 있는지 구별해 확인할 필요가 있다.
친권자 자신과 자녀의 이해가 상반되면 자녀의 특별대리인을, 친권을 받는 자녀들 사이에서 상반되면 자녀 일방의 특별대리인을 법원에 선임 청구해야 한다(민법 제921조 제1항·제2항). 구체적인 신청 방법과 대리할 행위의 특정은 특별대리인 선임에서 설명한다.
유족별 위자료는 언제까지 어떻게 행사해야 하나?
상속받은 위자료와 유족 자신의 고유 위자료는 각각 행사해야 하며, 시효 완성 여부도 각 권리를 행사한 때를 기준으로 판단한다(2013다200568 판결요지 [2]). 청구할 때에는 유족별로 어떤 권리를 행사하는지 구별하고, 적용되는 기간과 시효중단 조치를 함께 살펴야 한다.
시효 기간과 기산점
일반 불법행위 손해배상청구권에는 피해자나 그 법정대리인이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부터 3년, 불법행위를 한 날부터 10년의 시효가 적용된다(민법 제766조 제1항·제2항). 이때 ‘안 날’은 사망 사실만 안 날이 아니라, 위법한 가해행위와 손해 및 인과관계 등 불법행위의 요건사실을 현실적이고 구체적으로 인식한 날이다(2010다7577 판결요지 [1]).
형사재판이 끝나야 시효가 시작되는 것은 아니며, 관련 형사사건의 소추 여부나 결과는 원칙적으로 기산점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다만 구체적 사건에서 언제 가해자를 현실적으로 인식했는지를 판단할 때에는 형사재판 경과가 고려될 수 있다(2010다7577 판결요지 [1]·[2]·[3]). 10년의 기산점인 ‘불법행위를 한 날’도 행위가 있었던 날짜만을 뜻하지 않고, 그 행위로 인한 손해가 현실적으로 발생한 때를 뜻한다(2021다220642 이유 1). 권리행사의 객관적·합리적 기대가능성 등 시효 기산의 일반 법리는 소멸시효에서 설명한다.
권리별 청구와 시효중단
상속받은 위자료만 소송으로 청구하고 자신의 고유 위자료는 빠뜨렸다면, 고유 위자료도 함께 행사한 것으로 안심할 수 없다(2013다200568 판결요지 [2]·[3]). 시효중단의 효력도 당사자와 그 승계인 사이에만 생기므로, 다른 유족의 소송이 자신의 청구까지 보전하는지 별도로 확인해야 한다(민법 제169조).
단순히 지급을 요구하는 최고만 했다면, 6개월 안에 소 제기 등 법에서 정한 후속 조치를 하지 않으면 시효중단 효력이 없다(민법 제174조). 청구권이 없다는 기각판결이 확정된 경우에는 중단 효력이 생기지 않으며, 그 뒤 재심을 청구해도 시효가 중단되지 않는다(92다6983 판결요지 나). 시효중단 사유의 종류와 소송이 각하·취하된 뒤의 재소 요건 등 일반 법리는 소멸시효 중단에서 설명한다.
미성년이라는 이유만으로 일반 사망사고 위자료의 시효가 성년까지 멈추는 것은 아니다(민법 제766조). 다만 기간 만료 전 6개월 안에 법정대리인이 없었던 제한능력자는, 능력자가 되거나 법정대리인이 취임한 때부터 6개월 안에는 시효가 완성되지 않는다(같은 법 제179조). 미성년 유족을 위해 청구할 때에는 법정대리인의 유무와 인식 시점도 함께 확인해야 한다(같은 법 제766조 제1항).
국가배상이나 공적 보상을 받는 사고도 같은가?
군인·군무원·경찰공무원·예비군대원이 직무 집행과 관련해 전사·순직하거나 공상을 입고 다른 법령상 보상을 받을 수 있으면, 본인이나 유족의 국가배상·민법상 배상이 제한된다(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 단서).
다만 전사·순직 유족은 자신의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다(국가배상법 제2조 제3항). 이 특례는 2025년 1월 7일 이후 전사·순직으로 인정되거나, 시행 당시 법이 정한 배상심의회나 법원에 계속 중인 사건에 적용된다(같은 법 부칙(법률 제20635호) 제1조·제2조).
유족 위자료 특례의 시행일·적용 대상, 국가·지방자치단체에 대한 배상청구의 시효 기간과 기산점·중단, 과거사 사건의 단기시효와 시효 항변 제한은 국가배상에서 구별해 설명한다.
실무 체크포인트
- 합의서와 청구 내역에서 사망자 본인의 위자료와 유족 각자의 고유 위자료를 구별한다(69다268).
- 누가 당사자·대리인·입회인으로 서명했는지 확인하고, 대리 합의라면 위임 범위와 상대방에게 표시한 내용을 확인할 자료를 보관한다(민법 제114조, 99다7046 이유 1).
- 미성년 유족이 있으면 공동명의를 포함한 친권자의 대리 방식과 이해상반행위 여부를 합의 전에 확인한다(민법 제920조, 같은 법 제920조의2, 같은 법 제921조).
- 소장에는 유족별로 행사할 권리를 빠짐없이 구별하고, 최고만 했다면 후속 조치의 기한도 관리한다(2013다200568 판결요지 [2]·[3], 민법 제174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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