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 피해자의 부주의가 손해의 발생이나 확대에 기여했다면 법원은 배상책임과 금액을 정할 때 이를 참작해야 한다(민법 제396조, 같은 법 제763조). 중앙선 침범·과속·안전띠 미착용도 사고 경위와 손해에 미친 영향을 따져 판단한다(95다28700 판결요지, 2008다91180 판결요지 [1]).
쉽게 말하면 — 상대 차가 갑자기 중앙선을 넘어와 부딪힌 경우입니다. 정상 차로에서 과속했다는 사실만으로 그 운전자에게도 사고 책임이 생기는 것은 아닙니다. 과속하지 않았다면 충돌을 피할 수 있었는지가 중요합니다(95다28700 판결요지).
어떤 피해자에게 과실상계가 적용되는가?
피해자가 자신의 부주의로 교통사고의 손해를 발생시키거나 키웠다면 법원은 그 사정을 배상책임과 금액에 반영해야 한다(민법 제396조, 같은 법 제763조). 이를 과실상계라고 한다. 상대방의 배상책임은 먼저 성립해야 하며, 일반 불법행위책임에서는 고의·과실로 위법하게 손해를 가했는지가 문제 된다(같은 법 제750조).
피해자의 부주의는 다른 사람에게 배상책임을 질 만큼 엄격한 의미의 과실일 필요는 없다. 단순한 부주의라도 손해를 발생시키거나 확대했다면 참작할 수 있다(92다6112 판결요지 가). 따라서 사고를 일으킨 잘못뿐 아니라 다친 정도를 키운 잘못도 살펴야 한다(2008다91180 판결요지 [1]).
판례에는 차량 파손을 입은 차주, 다친 동승자 등이 배상액 감액을 다툰 사례가 있다(92다6112 이유 1, 2008다91180 이유 1.가). 본인의 부주의를 따지는 이 문제와 다른 사람의 과실을 반영하는 피해자측 과실은 구별된다. 무료로 차에 탔다는 사정에 따른 책임제한은 호의동승 감액에서 설명한다.
중앙선을 넘은 차와 충돌하면 정상 차로 운전자에게도 과실이 있는가?
정상 차로의 운전자는 상대 차량의 비정상적인 운행을 예견할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중앙선 침범까지 예상할 의무는 없다(91다9169 판결요지 가). 상대 운전자도 교통법규를 지킬 것이라고 믿고 운전할 수 있다는 신뢰의 원칙이 적용된다. 다만 그처럼 믿을 수 없는 특별한 사정이 있으면 이 원칙은 적용되지 않는다(2003다3607 판결요지 [1]).
중앙선이 있는 도로
상대 차량이 앞차를 들이받은 뒤 갑자기 중앙선을 넘어온 경우, 정상 차로 운전자가 이를 예상하거나 피할 여유가 있었는지가 중요하다. 대법원은 청소차에 가려 보이지 않던 오토바이가 갑자기 넘어온 사건에서 반대편 택시 운전자의 과실을 부정했다(91다9169 이유 2).
황색 점선 구간이라는 이유만으로 상대 차량의 침범을 늘 예상할 의무가 생기지도 않는다. 상대방이 부득이하게 중앙선을 넘을 필요가 있는 등 특별한 사정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는지가 판단 기준이다(99다19346 판결요지 [1]).
중앙선이 없는 공사 중인 도로
도로포장이 끝나지 않아 중앙선이 없고, 좁은 내리막 도로의 갓길로는 차가 다닐 수 없는 상황은 다르다. 야간에 양방향 차들이 도로 중앙으로 다닐 가능성이 높았다면 상대 차량이 자기 쪽으로만 진행하리라고 믿기 어렵다(91다31227 판결요지 나).
대법원은 이런 도로에서 중앙 부근으로 오는 오토바이의 동태를 살피며 우측으로 서행할 주의의무를 인정했다(91다31227 이유 1). 또한 운전자가 실제로 상대방의 비정상 운행을 발견한 뒤에는 적절한 안전조치를 취할 의무가 있다. 다만 급제동을 해도 충돌을 피할 수 없었다면 과실을 인정할 수 없는 경우가 있다(2003다3607 이유 2).
제한속도를 넘었다는 이유만으로 책임을 인정하는가?
정상 차로에서 과속한 운전자는 제한속도를 지켰다면 중앙선 침범 차량과의 충돌을 피할 수 있었던 경우에 과실을 인정받을 수 있다(95다28700 판결요지). 침범을 발견한 즉시 정차하거나 감속했어도 충돌을 피할 수 없었다면 과속 사실만으로 사고 과실을 인정할 수는 없다(99다19346 판결요지 [2]).
보험회사가 상대 운전자에게 구상금을 청구한 사건에서는 고갯마루를 넘어선 순간 추월 차량이 중앙선을 침범한 것을 발견했다. 대법원은 제한속도로 달렸더라도 충돌을 피하기 거의 어려웠다고 보아, 과속을 이유로 면책 주장을 배척한 원심판결을 파기했다(95다28700 이유).
회피 가능성은 다음 사정을 함께 살펴 판단한다(99다19346 이유 1.나).
- 상대 차량이 중앙선을 침범했을 때 두 차량 사이의 거리를 확인한다.
- 침범을 발견할 수 있었던 때부터 충돌까지 걸린 시간과 진행 거리를 확인한다.
- 제한속도를 지켰다면 정차·감속으로 충돌을 피할 여유가 있었는지 확인한다.
도로의 경사와 제동 후 정지에 필요한 거리도 관련된다(95다28700 이유). 사고 영상과 현장 자료를 비교할 때에는 단순한 속도 수치뿐 아니라 위험을 발견할 수 있었던 위치를 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99다19346 이유 1.나).
안전띠를 매지 않으면 언제 배상액이 줄어드는가?
피해자가 설치된 안전띠를 매지 않았고 착용했다면 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면 안전띠 미착용은 과실상계 사유가 된다(2008다91180 판결요지 [1]). 안전띠가 있었는지, 매지 않았는지, 그 때문에 손해가 커졌는지를 함께 판단한다. 미착용과 손해 확대 사이의 인과관계, 즉 미착용이 피해를 키운 원인이었는지가 핵심이다(2008다91180 이유 1.가).
미착용과 손해 확대
시내에서 발생한 사고라는 이유로 안전띠 미착용을 참작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대법원은 당시 일반도로를 운행하는 승합차 뒷좌석의 법정 착용의무가 없었어도, 착용했다면 피해를 줄일 수 있었던 경우 과실상계를 인정했다(2008다91180 판결요지 [1]). 이 사건에서 인정된 감액은 해당 피해자의 손해 확대를 판단한 결과다(2008다91180 이유 1.가).
현재의 착용의무
현재 자동차 운전자는 운전할 때 안전띠를 매고 모든 좌석의 동승자에게도 매도록 해야 한다. 이륜자동차는 이 규정에서 제외된다(도로교통법 제50조 제1항). 영유아는 유아보호용 장구를 장착한 뒤 안전띠를 매는 것을 뜻한다(같은 법 제50조 제1항).
다만 질병 등으로 안전띠를 매기 곤란하거나 행정안전부령으로 정하는 사유가 있으면 예외다(도로교통법 제50조 제1항 단서). 법규상 의무의 유무와 별개로, 민사상 감액에서는 실제 부주의와 손해 확대의 관련성을 판단한다(2008다91180 판결요지 [1]).
동승하거나 진행신호를 따른 경우에도 과실이 있는가?
동승자나 진행신호를 지킨 운전자도 구체적인 위험과 주의의무 위반에 따라 사고 책임이나 배상액이 달라질 수 있다(91다39306 판결요지 가, 95다29369 판결요지 가).
음주한 운전자와 동승한 경우
친구와 함께 술을 마신 뒤 취기 상태의 친구가 운전하는 승용차에 탄 피해자에게 과실을 인정한 사례가 있다. 대법원은 그 사건의 사고 발생과 손해 확대에 관한 동승자의 과실을 20%로 본 판단을 수긍했다(91다39306 이유 1). 비율은 각 사건의 사실관계에 따라 정하며, 형평에 비추어 현저히 불합리해서는 안 된다(96다30113 이유 1).
진행신호에 따라 교차로를 통과하는 경우
정지신호가 진행신호로 막 바뀌었을 때 출발하는 운전자는 이미 교차로에 들어온 차량이 있는지 살펴야 한다. 그런 차량이 있으면 그 동태를 살피고 서행하는 등 사고 방지 태세를 갖추어야 한다(95다29369 판결요지 가).
다만 실제 사건에서는 피해 오토바이에 대한 정지신호가 계속되고 있었고 신호가 전환 중인 때도 아니었다. 대법원은 진행신호를 따른 트럭 운전자의 과실을 인정하면서도, 신호를 위반한 피해자의 과실을 지나치게 적게 반영했다며 파기했다(95다29369 이유 제1점·제2점).
반면 신호대기 중인 차의 운전자가 뒤에서 오는 오토바이를 보았다는 사실만으로 출발을 보류할 의무가 생기지는 않는다.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오토바이도 정지하리라 믿을 수 있다. 갓길로 진행하다가 차 앞으로 갑자기 끼어들 것까지 예상할 의무는 없다(2003다3607 판결요지 [2]).
배상액을 다투려면 어떤 사실과 기간을 확인해야 하는가?
피해자는 배상청구의 근거가 되는 사실을, 감액을 구하는 상대방은 피해자의 부주의와 손해의 관련성을 뒷받침할 자료를 준비한다(민법 제750조, 92다6112 이유 1). 일반 불법행위로 배상을 청구하는 피해자는 상대방의 고의·과실에 의한 위법행위와 손해, 그 인과관계를 주장·증명해야 한다(민법 제750조).
상대방이 피해자 과실을 주장하지 않더라도 소송자료에서 과실이 인정되면 법원은 직권으로 판단해야 한다. 직권 판단이란 당사자의 별도 주장 없이 법원이 스스로 판단한다는 뜻이다(96다30113 판결요지 [1]). 과실상계의 일반적인 심리 방식은 과실상계, 청구 근거별 증명 대상은 손해배상청구의 요건사실에서 설명한다.
쟁점에 따라 다음 자료를 확인한다.
- 중앙선 침범·과속을 다툰다면 사고 영상과 현장 사진에서 시야, 도로 폭·경사, 발견 거리와 충돌 위치를 확인한다(95다28700 이유, 99다19346 이유 1.나).
- 안전띠 미착용을 다툰다면 좌석의 안전띠 설치 여부, 실제 착용 여부와 상해 자료를 통해 착용했을 때 피해가 줄었을지를 확인한다(2008다91180 판결요지 [1]).
- 신호 사고라면 각 차량의 진입 시점과 그때의 신호, 먼저 교차로에 들어온 차량이 보였는지를 확인한다(95다29369 이유 제1점·제2점).
민법상 불법행위 손해배상청구권은 피해자나 법정대리인이 손해와 가해자를 안 날부터 3년간 행사하지 않으면 시효로 소멸한다(민법 제766조 제1항). 불법행위를 한 날부터 10년이 지난 때에도 같다(같은 법 제766조 제2항). 이처럼 일정 기간 권리를 행사하지 않으면 소멸할 수 있는 제도를 소멸시효라고 한다. 사고일뿐 아니라 손해와 가해자를 알게 된 날도 확인해야 한다(같은 법 제766조 제1항·제2항).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에 배상을 청구할 때에는 원칙적으로 10년 대신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때부터 5년의 시효가 적용된다(국가재정법 제96조 제1항·제2항, 지방재정법 제82조 제1항·제2항, 민법 제166조 제1항). 이 경우에도 피해자나 법정대리인이 손해와 가해자를 안 날부터 3년의 시효는 함께 적용된다(국가배상법 제8조, 민법 제766조 제1항).
실무 체크포인트
- 과속을 이유로 책임을 주장하거나 반박할 때에는 제한속도를 지켰을 경우의 충돌 회피 가능성을 자료로 설명한다(95다28700 판결요지).
- 안전띠 미착용에 따른 감액을 다툴 때에는 미착용 사실과 손해 확대의 관련성을 함께 확인한다(2008다91180 판결요지 [1]).
- 청구 시기를 정할 때에는 피해자나 법정대리인이 손해와 가해자를 안 날부터 3년을 점검한다(민법 제766조 제1항). 민법상으로는 불법행위를 한 날부터 10년도 확인한다(같은 법 제766조 제2항). 국가·지자체 상대 청구는 원칙적으로 10년 대신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때부터 5년의 시효를 함께 점검한다(국가배상법 제8조, 국가재정법 제96조 제1항·제2항, 지방재정법 제82조 제1항·제2항, 민법 제166조 제1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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