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채권과 임의채권의 차이

여러 급부 가운데 선택으로 채권의 목적이 정해지면 선택채권이다(민법 제380조). 외화채권은 목적이 외국 통화로 정해져 있되 채무자가 원화로 변제할 수 있고(같은 법 제378조), 판결은 이 원화 급부를 대용급부라 부른다(90다2147). 두 채권은 누가 무엇을 고르는지, 급부가 불능이 되면 어떻게 되는지에서 차이가 난다.

쉽게 말하면 — 회사가 거래처에 수수료를 미국 달러로 주기로 한 경우입니다. 줄 것은 달러로 정해져 있지만, 회사는 지급할 때의 이행지 환율로 원화를 줄 수도 있습니다(민법 제378조). 반대로 두 필지 가운데 일정 면적을 넘기기로 하고 위치를 정하지 않았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어느 땅을 줄지 골라야 하는 선택채권입니다. 다른 법률의 규정이 없고 따로 정하지도 않았으면 넘기는 쪽이 고릅니다(같은 법 제380조). 이때 법원은 선택으로 땅이 특정된 다음에야 그 땅의 이전 절차를 명합니다(2011다57685).

선택채권과 임의채권은 무엇이 다른가?

선택채권은 여러 급부 가운데 선택으로 목적이 확정되지만, 외화채권은 금액이 외국 통화로 정해진 채 채무자가 원화로 대신 변제할 수 있다(민법 제380조, 같은 법 제378조). 선택채권에서는 선택하기 전까지 어느 급부를 이행할지 정해져 있지 않다. 선택하면 그 효력은 채권이 발생한 때로 거슬러 올라가되 제3자의 권리를 해치지 못한다(같은 법 제386조).

「임의채권」이라는 말은 민법 조문에 없다. 외화채권에 관한 90다2147 전원합의체 판결의 다수의견은 채권자가 원화로 환산해 청구하는 것을 「대용급부의 권리」를 행사하는 것으로 표현했다. 같은 판결의 반대의견은 외국통화의 채무자가 원화로 변제할 수 있는 권리를 「이른바 대용권」이라 했다. 그리고 제378조가 채무자에게만 「임의채권으로서의 대용권」을 인정한다고 보았다.

원래 급부를 다른 것으로 대신하는 점은 대물변제와 비슷하다. 다만 대물변제는 채무자가 채권자의 승낙을 얻어 다른 급여를 한 때에 변제와 같은 효력이 있다(민법 제466조). 제378조는 채무자가 원화로 「변제할 수 있다」고 정하고 채권자의 승낙을 요건으로 두지 않는다(같은 법 제378조). 대물변제의 요건과 효과는 대물변제에 있다.

약정이 선택채권인지 어떻게 판단하나?

토지 한 필지나 여러 필지 가운데 일정 면적을 넘기기로 하고 위치를 정하지 않았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채권은 선택채권이다(2010다16090 판결요지 [1]). 상대방이 어떤 권리를 갖는지는 원칙적으로 그 계약의 해석 문제다. 그러나 대법원은 위치와 형상이 중요시되는 토지의 특성 등을 감안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치가 특정된 일정 면적의 소유권을 양도받을 권리로 본다(같은 판결).

대법원은 다음 약정을 각각 선택채권으로 보았다.

  • 맹지 소유자와 이웃 토지 소유자가 이웃 토지를 맹지에 합병한 뒤 그 면적에 상응하는 토지를 분할해 이웃 토지 소유자에게 이전하기로 교환하고, 위치는 합의하지 않은 경우다. 위치 선정 합의가 없다는 사정만으로 공유관계 설정 합의를 의제해 지분소유권이전등기를 명할 수는 없다(2010다16090 판결요지 [2]). 「선택권의 귀속과 그 행사 여부에 따라 그 위치가 확정된 토지의 소유권이전등기를 명할 수 있음은 별론」으로 했다(같은 판결 이유 3).
  • 토지구획정리조합이 공사 수탁회사에 사업비를 체비지로 주고 그 위치는 협의해 정하기로 한 경우다. 선택권이 행사되어 이전할 체비지가 구체적으로 특정된 다음에야 체비지대장상 소유자 명의변경을 명할 수 있다(2011다57685 판시사항 [2]). 처음부터 전체 체비지 가운데 미지급 사업비 비율의 지분으로 명의변경을 명한 것은 선택채권 법리를 오해한 것이다(같은 판결 이유 2).
  • 여러 필지 가운데 「제1토지 외 1필지 중 100평」을 판 경우다. 뒤의 약정으로 선택 대상이 두 필지로 좁혀졌어도, 그 약정만으로 목적물이 어느 필지의 어느 면적으로 특정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했다(2003다10612 이유 2.나).

선택권은 누구에게 있나?

다른 법률의 규정이나 당사자의 약정이 없으면 선택권은 채무자에게 있다(민법 제380조). 토지 일부 매매에서 매수인에게 목적물의 선택권을 주기로 한 합의를 인정할 자료가 없다는 이유로, 선택권이 매도인인 채무자에게 있다고 본 사례가 있다(2003다10612).

선택권 행사 기간이 있으면 그 기간 안에 선택하지 않은 때, 기간이 없으면 채권의 기한이 온 뒤에, 상대방은 상당한 기간을 정해 선택을 최고할 수 있다. 그 기간에도 선택하지 않으면 선택권은 상대방에게 넘어간다(민법 제381조). 최고란 상대방에게 일정한 행위를 하라고 요구하는 것이다. 기간이 있는 경우와 없는 경우의 요건, 선택 의사표시의 방법은 선택채권에 있다.

외화채권에서 원화로 대신 변제할 수 있다고 조문이 정한 사람은 채무자다(민법 제378조). 채권자 쪽 원화 청구는 다음 절에서 본다.

외화로 정한 돈을 원화로 갚는 것은 어떤 관계인가?

채권액이 외국 통화로 정해져 있으면 채무자는 지급할 때의 이행지 환금시가로 환산한 원화로 변제할 수 있다(민법 제378조). 대법원은 「지급할 때」를 이행기가 아니라 현실로 이행하는 때로 풀이한다(90다2147 판결요지). 이 판결로 이와 다른 종전 판례들은 폐기됐다.

채권자의 원화 청구

채권자가 대용급부의 권리를 행사해 원화로 환산해 청구하는 경우에도, 법원은 채무자가 현실로 이행할 때에 가장 가까운 사실심 변론종결 당시의 외국환시세로 환산해 이행을 명한다(90다2147 판결요지). 사실심 변론종결이란 사실관계를 심리하는 제1심이나 항소심에서 변론을 마치는 때를 말한다. 같은 사건에서 보험금을 이행기 환율의 원화로 주기로 약정했다는 주장은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고 상고심에서 처음 한 주장이라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같은 판결 이유).

채무자만 항소한 경우

제1심이 원화 지급을 명하고 채무자만 항소했다면, 항소심은 채무자의 항소이유가 이유 없더라도 항소심 변론종결 당시 시세로 채권액을 다시 환산해 보아야 한다(2006다72765 판결요지). 그 결과 불이익변경금지 원칙에 반하지 않는 한 채무자의 항소를 일부 인용하여야 한다(같은 판결). 불이익변경금지란 불복한 당사자에게 원래 판결보다 불리하게 바꾸지 못한다는 원칙이다. 사안에서는 항소심 변론종결 당시 환율이 더 낮았고, 대법원은 그 환율로 계산한 금액을 넘는 부분의 청구를 기각했다.

반대의견

90다2147의 대법관 2명 반대의견은 채권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본래의 급부목적인 외국통화의 지급만을 청구할 수 있다고 보았다. 원화 청구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더라도 환산시기는 「청구할 때」로 잡아야 한다고 했다. 이는 반대의견이고, 뒤의 2006다72765는 다수의견을 따랐다.

정한 급부가 불능이 되면 결과가 어떻게 다른가?

선택채권에서 고를 수 있는 급부 중 처음부터 불능이거나 뒤에 이행불능이 된 것이 있으면 남은 급부가 채권의 목적이 된다(민법 제385조 제1항). 다만 선택권 없는 당사자의 과실로 이행불능이 된 때에는 이 규정을 적용하지 않는다(같은 조 제2항). 이행불능 일반은 이행불능에 있다.

선택권을 가진 매도인이 선택 대상 두 필지 가운데 한 필지를 제3자에게 팔아 넘긴 사안이 있다. 대법원은 제385조 제1항과 제2항을 들고 선택권이 채무자인 매도인에게 있다고 본 뒤, 남은 면적도 팔리지 않은 필지로 특정되었다고 보았다(2003다10612 이유 2.나). 팔린 필지 부분의 이행불능을 전제로 시가 상당 손해배상을 명한 원심판결 부분은 파기·환송됐다.

외화채권에 관해서 민법 제378조는 채무자가 원화로 변제할 수 있다는 데까지 정하고, 외화 급부를 이행할 수 없게 된 경우의 효과는 정하지 않는다. 같은 법 제385조의 잔존 급부 특정은 「선택할 수개의 행위」가 있는 선택채권에 관한 규정이다.

계약서에 무엇을 적어야 하나?

여러 대상 중에서 고르기로 하면 누가 언제까지 어떤 방법으로 고르는지를 적고, 다른 급부로 대신 갚을 수 있게 하려면 그 권리자와 환산 기준을 적는다. 적어 둘 항목은 다음과 같고, 계약 내용에 맞는 것을 고른다.

  • 선택권자: 정하지 않으면 채무자가 선택권을 갖는다(민법 제380조). 채권자가 고르기로 했다면 그 합의를 계약서에 남긴다(2003다10612).
  • 선택 기간: 기간을 정해 두면 그 기간 안에 선택하지 않을 때 상대방이 상당한 기간을 정해 최고할 수 있고, 그 기간에도 선택하지 않으면 선택권이 상대방에게 넘어간다(민법 제381조 제1항).
  • 토지 위치의 특정 방법: 토지 일부를 넘기기로 하고 위치가 확정되지 않았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선택채권이고, 대상이 특정된 뒤에야 이전 절차를 명받을 수 있다(2011다57685). 공유 지분으로 남길 뜻이라면 그 합의를 따로 적는다. 위치 합의가 없다는 사정만으로 공유 합의가 의제되지 않는다(2010다16090 판결요지 [2]).
  • 외화 금액의 환산 기준: 약정이 없으면 채무자는 지급할 때의 이행지 환금시가로 원화 변제를 할 수 있다(민법 제378조). 이행기 환율 등 다른 기준을 쓰려면 그 약정을 계약서에 적는다. 그런 약정은 증명이 없으면 인정되지 않았다(90다2147 이유).
  • 다른 물건으로 대신 갚는 경우: 외화·원화 관계가 아닌 대체 급여는 채권자의 승낙을 얻어야 변제와 같은 효력이 있다(민법 제466조).

실무 체크포인트

  • 위치가 정해지지 않은 토지의 이전을 청구하려면 먼저 선택권자가 상대방에 대한 의사표시로 선택해 대상을 특정한다(민법 제382조 제1항, 2011다57685).
  • 선택권이 상대방에게 있는데 정한 기간이 지났거나, 기간이 없어 채권의 기한이 온 뒤에도 고르지 않으면 상당한 기간을 정해 선택을 최고한다. 그 기간에도 선택하지 않으면 선택권이 최고한 쪽으로 넘어온다(민법 제381조).
  • 선택 대상 일부가 처분되었으면 선택권자가 누구인지와 그 불능이 선택권 없는 당사자의 과실인지를 확인한다(민법 제385조).
  • 외화 채권을 원화로 청구하면 법원은 소 제기 때가 아니라 사실심 변론종결 당시 시세로 환산하므로, 변론종결 무렵 환율로 청구액을 점검한다(90다2147). 채무자만 항소해도 항소심 변론종결 당시 시세로 다시 환산된다(2006다727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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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수정 2026년 10월 20일 ·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위한 것이고 개별 사안의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최종 수정일 기준으로 작성됐으며 이후 법령 개정이나 판례 변경으로 현행과 달라질 수 있고, 법령·판례의 문언은 정본이 우선합니다. 내용만을 근거로 한 판단으로 생긴 손해에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면책 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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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우법무사

신우법무사

법무사 김정걸은 1994년 제2회 법무사시험에 합격해 32년간 법무사 업무를 해 왔습니다. 1984년 서울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했습니다. 외국인 상속등기 · 한정승인 · 상속포기, 상속관련 소송 · 비송, 회사등기, 강제집행 등을 주업무로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