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 회생절차 개시신청과 진행

법인 회생절차는 채무자인 회사가 법원에 개시를 신청해 개시결정을 받고, 관리인 체제로 재산을 관리하며 회생계획을 준비해 가는 절차다. 신청 사유와 신청권자는 채무자회생법 제34조와 개념 회생절차개시신청에서 다루므로, 여기서는 어느 법원에 어떤 서면을 내고, 개시 전후로 재산이 어떻게 보전·관리되며, 언제 개시결정이 나고 그 효력이 무엇인지를 실무 순서대로 정리한다.

쉽게 말하면 — 빚에 몰린 회사를 살리기 위해 법원에 회생을 신청하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여 회사 재산을 관리인이 맡아 관리하도록 하는 절차입니다. 신청부터 개시결정, 그 뒤 관리인 체제로 넘어가기까지 어떤 순서로 진행되는지가 이 글의 내용입니다.

어느 법원에 신청하는가

회생사건은 채무자의 보통재판적이 있는 곳, 주된 사무소나 영업소가 있는 곳, 그런 곳이 없으면 재산이 있는 곳을 관할하는 회생법원의 전속관할이다(채무자회생법 제3조 제1항). 이와 별도로 주된 사무소·영업소 소재지를 관할하는 고등법원 소재지의 회생법원에도 신청할 수 있다(같은 조 제2항). 개인이 아닌 채무자, 즉 법인의 회생사건은 회생법원 합의부의 전속관할이다(같은 조 제5항).

또한 채무자의 제1항 각 호 소재지가 울산광역시·경상남도이면 부산회생법원, 충청북도이면 대전회생법원, 전북특별자치도·제주특별자치도이면 광주회생법원에도 신청할 수 있다(채무자회생법 제3조 제11항부터 제13항).

관련 사건이 이미 걸려 있으면 그 법원에도 낼 수 있다. 계열회사의 회생·파산 사건이 계속 중이면 다른 계열회사 사건을 그 회생법원에 신청할 수 있다. 법인 사건이 계속 중일 때는 그 대표자의 회생·파산·개인회생 사건도 같은 법원에 신청할 수 있지만, 대표자 사건이 먼저 계속 중이라는 이유만으로 법인 사건의 관할이 그 법원에 생기는 것은 아니다(채무자회생법 제3조 제3항). 그 밖에 주채무자와 보증인, 같은 채무를 함께 부담하는 자, 부부의 사건도 서로 관련재판적으로 묶인다(같은 항). 채권자가 300명 이상이면서 500억원 이상의 채무를 지는 법인은 서울회생법원에도 신청할 수 있다(같은 조 제4항, 채무자회생법 시행령 제1조의2).

회사의 본점이나 주된 영업소가 있는 지역의 회생법원이 원칙입니다. 대규모 사건이나 계열사·대표자 사건이 얽혀 있으면 서울회생법원이나 관련 사건이 걸린 법원을 고를 수 있습니다.

신청서와 비용

신청은 법정 기재사항 11가지를 담은 서면으로 한다(채무자회생법 제36조). 신청인·채무자의 표시, 신청의 취지, 회생절차개시의 원인, 사업목적과 업무상황, 발행주식·자본·자산·부채 등 재산상태를 적는다. 개시원인이 되는 사실은 증명이 아니라 소명으로 충분하다(채무자회생법 제38조).

신청인은 회생절차의 비용을 미리 납부해야 한다(채무자회생법 제39조 제1항). 예납액은 법원이 사건의 대소 등을 고려해 정하므로, 실무상 접수 뒤 법원의 예납명령을 받아 정해진 기간에 납부한다(같은 조 제2항). 예납하지 않으면 그 자체로 기각사유가 된다(채무자회생법 제42조 제1호). 채무자가 아닌 채권자·주주 등이 신청해 개시결정이 나면, 그 신청인은 예납한 비용을 채무자 재산에서 상환받을 수 있고 그 상환청구권은 공익채권이다(채무자회생법 제39조 제3항·제4항).

개시 전에 재산을 어떻게 보전하는가

신청이 있어도 개시결정 전까지는 채무자 재산에 대한 개별 집행을 당연히 막지 못한다. 그래서 법원은 개시결정 전까지 보전처분으로 채무자의 업무·재산을 묶어 둘 수 있다(채무자회생법 제43조 제1항). 이해관계인이 보전처분을 신청하면 법원은 신청일부터 7일 이내에 그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같은 조 제2항). 필요하면 보전관리인을 선임해 관리를 맡길 수도 있다(같은 조 제3항). 보전처분 재판에는 즉시항고할 수 있으나 그 즉시항고에는 집행정지의 효력이 없다(같은 조 제6항·제7항).

개별 채권자의 강제집행·경매 등을 멈추려면 중지명령을 받는다. 법원은 개시결정 전까지 파산절차, 채무자의 재산에 이미 진행 중인 회생채권·회생담보권에 기한 강제집행·가압류·가처분·담보권실행경매, 채무자의 재산에 관한 소송절차·행정절차, 체납처분의 중지를 명할 수 있다(채무자회생법 제44조 제1항). 이미 진행 중인 절차를 대상으로 하므로, 장래의 집행까지 미리 막으려면 아래의 포괄적 금지명령이 필요하다. 다만 이미 진행 중인 강제집행 등을 중지하면 그 신청인인 회생채권자·회생담보권자에게 부당한 손해를 끼칠 염려가 있는 때에는 중지명령을 할 수 없다(같은 항 단서). 중지명령만으로 부족한 특별한 사정이 있으면, 주요 재산에 대한 보전처분이나 보전관리명령을 전제로 모든 회생채권자·회생담보권자의 강제집행 등을 한꺼번에 금지하는 포괄적 금지명령을 받을 수 있다(채무자회생법 제45조 제1항·제2항). 포괄적 금지명령은 채무자 또는 보전관리인에게 결정서가 송달된 때부터 효력이 생기고, 이미 진행 중이던 강제집행 등도 중지된다(채무자회생법 제46조 제2항, 채무자회생법 제45조 제3항). 그 효력이 생긴 뒤에 이루어진 강제집행은 명령에 반하여 무효이고, 나중에 회생절차가 폐지되어 확정되더라도 그 무효는 치유되지 않는다(2022다202740). 다만 강제집행 등의 신청인인 회생채권자·회생담보권자에게 그 중지로 부당한 손해를 끼칠 우려가 있으면, 법원은 그 채권자의 신청으로 그 채권자에 대한 명령의 적용을 배제해 강제집행을 속행하게 할 수 있다(채무자회생법 제47조 제1항). 포괄적 금지명령이 있으면 그 명령이 효력을 잃은 날의 다음 날부터 2개월이 지날 때까지 회생채권·회생담보권의 시효가 완성되지 않는다(채무자회생법 제45조 제8항).

회생절차개시신청은 개시결정 전까지만 취하할 수 있다. 그리고 보전처분·보전관리명령·중지명령·포괄적 금지명령 중 하나가 내려진 뒤에는 법원의 허가를 받아야 신청을 취하할 수 있다(채무자회생법 제48조). 보전 효과만 노리고 신청했다가 취하하는 남용을 막기 위한 것이다.

법원의 심사와 개시결정

법원은 원칙적으로 채무자 또는 그 대표자를 심문해야 하며, 국외 거주로 심문이 절차를 현저히 지체시킬 우려가 있거나 소재를 알 수 없을 때만 생략할 수 있다(채무자회생법 제41조). 이어 기각사유가 없는지 심사한다. 비용을 예납하지 않았거나, 신청이 성실하지 않거나, 회생절차에 의함이 채권자 일반의 이익에 적합하지 않으면 관리위원회의 의견을 들어 신청을 기각해야 한다(채무자회생법 제42조). 다만 종전 회생절차가 폐지·불인가된 뒤 다시 신청했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불성실한 신청이 되는 것은 아니고, 종전 절차 종료와 재신청 사이의 기간, 사정변경 여부, 영업·재정상황, 채권자의 의사 등을 종합해 판단한다(2009마1137). 기각사유가 없으면 개시결정을 하는데, 채무자가 신청한 경우 법원은 신청일부터 1개월 이내에 개시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채무자회생법 제49조 제1항). 개시결정은 그 결정시부터 효력이 생긴다(같은 조 제3항).

개시요건은 신청 당시를 기준으로 판단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개시결정에 즉시항고가 제기되면 개시결정 뒤에 생긴 사정까지 고려하여 항고심 결정 당시를 기준으로 판단한다(2009마1137).

법원은 원칙적으로 개시결정과 동시에 관리인을 선임하고, 관리인의 채권자목록 제출기간, 회생채권·회생담보권·주식의 신고기간, 조사기간, 그리고 회생계획안 제출기간을 정한다(채무자회생법 제50조 제1항). 회생계획안 제출기간은 원칙적으로 조사기간의 말일부터 4개월 이하다(같은 항 제4호).

법원이 개시결정을 하면서 관리인을 정하고, 채권을 언제까지 신고·조사하고 회생계획안을 언제까지 낼지 일정을 한꺼번에 정합니다. 이 일정에 따라 이후 절차가 굴러갑니다.

개시결정의 효력과 관리인 체제

개시결정이 있으면 채무자의 업무 수행과 재산의 관리·처분 권한은 관리인에게 전속한다(채무자회생법 제56조 제1항). 채무자나 그 이사는 관리인의 권한을 침해하거나 부당하게 관여할 수 없다. 관리인은 채무자나 그 대표자가 아니라 채무자와 채권자 등으로 구성되는 이해관계인 단체의 관리자, 즉 일종의 공적 수탁자로서 전체의 공동이익을 위해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 직무를 수행한다(2019다47387). 관리인은 법원이 선임하되, 원칙적으로 기존 채무자(대표자)를 그대로 관리인으로 선임한다(채무자회생법 제74조 제2항). 다만 재정적 파탄의 원인이 이사 등이 행한 재산의 유용·은닉이나 그에게 중대한 책임이 있는 부실경영에 기인하는 경우, 채권자협의회의 요청에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 등에는 기존 대표자 대신 제3자를 선임한다. 개인·중소기업 등은 관리인을 선임하지 않을 수도 있다(같은 조 제3항).

개시결정이 있으면 파산·회생신청과 회생채권·회생담보권에 기한 새로운 강제집행 등은 금지되고, 이미 진행 중이던 파산절차와 그런 강제집행 등은 중지된다. 일반 회생채권보다 우선하지 않는 조세채권 등의 체납처분도 같은 구조이고, 우선하는 조세채권 등의 체납처분은 법이 정한 기간 동안 금지·중지된다(채무자회생법 제58조 제1항부터 제3항). 제3항에 따라 체납처분 등이 금지·중지된 기간에만 같은 조 제4항의 시효정지가 적용된다.

또한 채무자의 재산에 관한 소송절차는 개시결정으로 중단되고, 그중 회생채권·회생담보권과 관계없는 소송은 관리인 또는 상대방이 수계할 수 있다(채무자회생법 제59조 제1항·제2항).

불복

회생절차개시의 신청에 관한 재판에 대하여는 법률상 이해관계를 가진 자가 즉시항고할 수 있다(채무자회생법 제53조 제1항, 채무자회생법 제13조 제1항). 사실상·경제상의 이해가 아니라 법률상 이해관계여야 하고, 채권자 신청으로 회생이 개시된 회사도 이해관계인으로서 기존 대표자를 통해 항고할 수 있다(2021마5663). 개시결정은 지체 없이 공고되므로, 그 결정에 대한 즉시항고는 공고일부터 14일 이내에 해야 한다(채무자회생법 제51조 제1항, 채무자회생법 제13조 제2항). 공고되지 않는 기각결정에 대한 즉시항고는 고지일부터 1주의 불변기간 안에 해야 한다(채무자회생법 제33조, 민사소송법 제444조). 다만 이 즉시항고에는 집행정지의 효력이 없어, 항고하더라도 개시결정의 효력이 그대로 유지된 채 절차가 진행된다(채무자회생법 제53조 제3항).

실무 체크포인트

  • 주식회사의 회생절차개시신청은 대표이사의 일상 업무가 아닌 중요한 업무이므로 원칙적으로 이사회 결의가 필요하다(상법 제393조 제1항, 2019다204463). 다만 자본금 총액 10억원 미만이고 이사가 1명 또는 2명인 소규모 주식회사는 이사회가 구성되지 않아 이사회 결의가 필요 없다(상법 제383조 제5항·제6항). 정관이 회생신청을 주주총회 특별결의사항으로 정했다면 그 절차를 거쳐야 하고, 이를 빠뜨린 신청은 부적법할 수 있다(2019라21331).
  • 신청서에는 채권자목록·재산목록·정관·법인 등기사항증명서·최근 재무제표 등을 첨부하는 것이 실무이므로, 접수 전에 재산·채무 자료를 정리해 둔다.
  • 개시결정 전에는 채권자의 개별 집행이 당연히 멈추지 않는다. 강제집행·경매가 임박했다면 보전처분과 함께 중지명령(채무자회생법 제44조)이나 포괄적 금지명령(채무자회생법 제45조)을 서둘러 신청한다.
  • 보전처분·포괄적 금지명령에 대한 즉시항고는 집행정지 효력이 없으므로, 불복하더라도 그 명령의 효력은 유지된다는 점을 전제로 대응한다.
  • 기존 경영자가 관리인이 되는 것이 원칙이지만(기존 경영자 관리인), 재정적 파탄의 원인이 재산 유용·은닉이나 그에게 중대한 책임이 있는 부실경영에 기인하면 제3자 관리인이 선임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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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우법무사

신우법무사

법무사 김정걸은 1994년 제2회 법무사시험에 합격해 32년간 법무사 업무를 해 왔습니다. 1984년 서울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했습니다. 외국인 상속등기 · 한정승인 · 상속포기, 상속관련 소송 · 비송, 회사등기, 강제집행 등을 주업무로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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