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인권은 파산관재인이 채무자의 파산선고 전 행위 중 채권자를 해하거나 특정 채권자를 우대한 행위의 효력을 부인해 일탈된 재산을 파산재단으로 되돌리는 권리다(채무자회생법 제391조). 사해행위·편파변제·무상행위·집행행위·부작위가 대상이고, 행사 주체는 파산절차에서는 파산관재인, 개인회생절차에서는 원칙적으로 채무자다(채무자회생법 제584조).
쉽게 말하면 — 파산 직전에 빚진 사람이 재산을 빼돌리거나 친한 채권자한테만 먼저 갚으면, 파산관재인이 그 행위를 무효로 돌려 재산을 다시 끌어모읍니다. 그 끌어모으는 권리가 부인권입니다.
부인권은 채권자취소권과 어떻게 다른가
부인권은 파산절차 고유의 제도로, 책임재산 회복과 채권자 평등변제를 함께 노린다(채무자회생법 제391조). 민법상 채권자취소권(민법 제406조)이 개별 채권자 보호에 중점을 두는 것과 달리, 부인권은 파산재단의 일괄 회복과 전체 채권자에 대한 공평한 배당을 지향한다.
둘은 행사 주체·방법·관할·제척기간이 다르고, 대상도 다르다. 채권자취소권은 개별 채권자가 소로만 행사하고 사해행위에 한정되지만, 부인권은 파산관재인이 소·부인의 청구·항변으로 행사하고(채무자회생법 제396조) 편파변제·집행행위·부작위까지 포섭한다.
| 구분 | 채권자취소권 | 부인권 |
|---|---|---|
| 행사 주체 | 개별 채권자 | 파산관재인(파산), 채무자(개인회생) |
| 행사 방법 | 소만 가능 | 소·부인의 청구·항변 |
| 대상 행위 | 사해행위 | 사해행위·편파변제·집행행위·부작위 |
| 관할 | 피고 보통재판적·부동산 소재지 등 | 파산계속법원 전속관할 |
| 가집행 선고 | 불가 | 가능 |
| 제척기간 | 1년·5년 | 2년·10년(개인회생 1년·5년) |
채권자취소권과 가장 다른 점은 정상 변제도 부인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대법원은 채무자가 행위 당시 자산초과 상태였더라도, 파산절차에서 배당재원이 모든 채권을 만족시킬 수 없는 한 일부 채권자에 대한 변제·담보 제공은 부인 대상이 된다고 보았다(대법원 2016다5788 판결).
채권자취소권은 돈 받을 사람이 직접 법원에 소송을 내야 하지만, 부인권은 파산관재인이 알아서 챙깁니다. 게다가 “정당하게 갚은 빚”이라도 파산 직전이라면 되돌릴 수 있다는 점이 크게 다릅니다.
부인권은 어떤 유형으로 나뉘는가
채무자회생법 제391조는 부인권을 네 유형으로 나눈다. 하나의 행위가 여러 유형에 해당하면 어느 쪽이든 주장할 수 있고, 서로 배타적이지 않다.
| 유형 | 행위 시기 | 대상 행위 | 채무자 주관 | 수익자 주관(증명책임) |
|---|---|---|---|---|
| 고의부인(제1호) | 실질적 위기시기 | 사해행위·편파행위 | 사해의사 필요 | 악의 추정, 선의를 수익자가 증명 |
| 본지행위 위기부인(제2호) | 지급정지 등 이후 | 의무 있는 편파행위·사해행위 | 불필요 | 관재인이 악의 증명(특수관계인 악의 추정) |
| 비본지행위 위기부인(제3호) | 지급정지 등 이후 또는 그 전 60일 이내 | 의무 없는 편파행위 | 불필요 | 수익자가 선의 증명(특수관계인 1년) |
| 무상부인(제4호) | 지급정지 등 이후 또는 그 전 6개월 이내 | 무상행위 | 불필요 | 불필요(특수관계인 1년) |
고의부인은 개인파산사건에서 가장 자주 문제되는 유형이다(채무자회생법 제391조 제1호). 채무자가 변제자력 부족과 일반재산 감소를 알면서 사해행위를 한 경우 적용되고, 편파행위라면 채권자 평등 회피 인식이 필요하다(대법원 2003다40743 판결). 수익자의 악의는 추정되므로 수익자가 선의를 증명해야 하고, 선의의 과실 유무는 묻지 않는다(대법원 2000다50015 판결).
위기부인은 채무자의 사해의사를 요건으로 하지 않는다(채무자회생법 제391조 제2호·제3호). 지급정지·파산신청이라는 객관적 위기시점을 기준으로 채권자 보호를 강화한다. 지급정지란 채무자가 변제기 채무를 자력 부족으로 일반적·계속적으로 갚을 수 없다는 사실을 외부에 표시하는 것이고, 어음·수표 부도가 대표적이다(대법원 2006다80636 판결).
무상부인은 채무자·수익자의 주관적 사정을 묻지 않는다(채무자회생법 제391조 제4호). 증여·유증·채무면제·권리포기·시효이익 포기 등이 대상이다. 채무자의 인적·물상 보증행위는 직접적·현실적 경제적 이익을 받지 않는 한 무상행위에 해당한다(대법원 2014다765 판결).
부인권은 네 종류입니다. 빼돌릴 의도가 있었으면 고의부인, 위기 시점에 빚을 갚았으면 위기부인, 그냥 거저 줬으면 무상부인입니다. 무상으로 준 것은 준 사람·받은 사람의 속내를 따지지 않고 되돌립니다.
어떤 행위가 부인 대상이 되는가
실무에서 자주 부인되는 행위에는 정해진 패턴이 있다.
편파변제가 대표적이다. 친인척 채무에 먼저 갚은 경우가 흔하고, 부동산등기사항전부증명서·은행거래내역·주민등록초본으로 자금 출처를 추적한다. 본지에 좇은 변제라도 위기시기에 이루어지면 부인 대상이 된다(채무자회생법 제391조 제2호).
부동산 매각은 적정 가격의 통상 매각이면 부인하기 어렵다. 그러나 시세보다 싼 염가매각, 또는 적정 가격이라도 쓰기 쉬운 금전으로 바꾸는 환가는 부인 가능성이 있다.
담보권 설정은 신규 차입과 동시에 교환적으로 담보를 제공하고 차입금과 담보 목적물 가격 사이에 합리적 균형이 있으면 부인 대상이 아니다(대법원 2015다240447 판결). 다만 채무초과 상태에서 담보를 제공하고 그 대출금을 특정 채권자 변제에 쓴 경우에는 대출금 사용처까지 조사해야 한다.
이혼 시 재산분할이 상당한 정도를 벗어나면 그 초과 부분은 부인 대상이 된다(대법원 2000다14101 판결, 2005다73105 판결). 청산·부양 목적의 상당한 재산분할은 부인하기 어렵지만, 손해배상 목적의 재산분할은 원칙적으로 부인 대상으로 본다.
상속재산 분할협의에서 채무자의 구체적 상속분에 미달하는 과소한 협의는 미달 부분에 한해 부인할 수 있다. 다만 상속포기는 인적 결단의 성질이라 재산권에 관한 법률행위가 아니므로 부인 대상이 아니다(2011다29307).
집행행위에도 부인권이 미친다(채무자회생법 제395조). 전부명령에 기한 행위, 채권압류·전부명령에 의한 예금 인출, 추심명령에 의한 채권 추심, 강제집행 배당금 수령 등이 포함된다(대법원 2018다204008 판결).
가족 빚부터 갚기, 헐값 매각, 이혼하며 재산 몰아주기, 상속재산을 일부러 적게 받기 — 이런 것들이 단골입니다. 다만 상속포기 자체는 “안 받겠다”는 인적 결단이라 부인 대상이 아닙니다.
특수관계인 거래는 무엇이 다른가
특수관계인을 상대로 한 행위는 부인 요건이 강화된다(채무자회생법 제392조). 특수관계인은 채무자의 친족·배우자·이사·지배회사 등 채무자와 밀접한 관계에 있는 자다.
본지행위 위기부인에서 일반적으로는 관재인이 수익자의 악의를 증명해야 하지만, 특수관계인은 악의가 추정되어 특수관계인이 선의를 증명해야 한다(채무자회생법 제392조). 비본지행위 위기부인의 소급 기간은 60일에서 1년으로, 무상부인의 소급 기간도 6개월에서 1년으로 늘어난다.
배우자·자녀 명의로 취득한 부동산의 구입자금이 채무자 것으로 밝혀지면 명의신탁 해소로 재산을 되찾을 수 있다. 지급불능 이후 배우자에게 증여하거나 배우자 명의로 부동산을 취득했는데 소명이 없으면 부인 대상이 될 수 있다(채무자회생법 제392조).
가족끼리 한 거래는 더 엄격하게 봅니다. 소급 기간이 1년으로 길어지고, 가족이 “몰랐다”는 것을 직접 증명해야 합니다. 배우자 명의로 산 집도 돈이 채무자한테서 나왔으면 회수 대상입니다.
부인권의 효과는 어떻게 되는가
부인권을 행사하면 대상 행위는 무효가 되고, 이전된 재산권은 당연히 파산재단으로 돌아온다(채무자회생법 제397조). 효과는 파산재단과 부인 상대방 사이에서만 생기고, 선의의 제3자에게는 미치지 않는다.
목적재산이 처분·멸실됐으면 가액배상을 청구한다. 배상액 산정 기준 시점은 실무상 부인권 행사 시점의 가액이다. 금전채권 양도행위를 부인하면 추심일부터 법정이자도 과실로서 반환되고, 소로 부인권을 행사하면 소장 송달 다음 날부터 지체책임이 생긴다(대법원 2005다43999 판결, 2014다214885 판결).
상대방의 지위는 반대급부의 현존 여부에 따라 갈린다(채무자회생법 제398조·채무자회생법 제399조). 반대급부가 파산재단에 현존하면 재단채권자로서 반환을 청구한다. 반대급부 자체는 없어도 그로 인한 이익이 현존하면 현존 이익 한도에서 재단채권자로, 현존 이익이 없으면 가액 상환에 관해 파산채권자로 권리를 행사한다. 반대급부가 금전상 이득이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익이 현존하는 것으로 추정한다(대법원 2022다211928 판결).
채무 이행행위가 부인되면 상대방의 채권은 다시 살아난다(채무자회생법 제399조). 다만 반환·상환이 이루어지기 전까지는 부활한 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한 상계는 허용되지 않는다(대법원 2005다71710 판결).
부인하면 빼돌린 재산이 파산재단으로 돌아옵니다. 물건이 이미 없어졌으면 그 값을 돈으로 물어내야 합니다. 받았던 상대방도 돌려주면 자기 채권을 다시 인정받습니다.
부인권은 어떻게 행사하는가
행사 방법은 부인의 소, 부인의 청구, 항변 세 가지다(채무자회생법 제396조). 부인의 소는 일반 민사소송처럼 인지대를 부담하고, 증인신문·감정이 필요하거나 상대방이 크게 다투는 사안에 맞다. 부인의 청구는 인지액이 소액(실무상 1,000원, 정확한 액수는 인지규칙 확인)이라 비용이 적게 들고 요건이 명백한 사안에 맞다. 항변은 파산채권자가 낸 채권확정소송에서 그 채권 발생 원인이 된 행위를 부인하는 형태다.
부인권은 부인의 소, 부인의 청구, 항변 어느 방법으로든 파산관재인이 행사한다(채무자회생법 제396조 제1항). 청구취지는 실무상 이행·확인소송설에 따라 “∼을 부인한다”가 아니라 부인의 효과로 생긴 권리관계를 적는다(부인등기절차 이행, 금전 지급, 채권양도 통지 이행 등).
관할은 파산계속법원의 전속관할이다(채무자회생법 제396조). 다만 배당이의의 소로 원상회복을 구하는 경우는 예외로, 배당을 실시한 집행법원이 속한 지방법원이 전속관할이다(대법원 2019마6102 결정).
제척기간은 파산선고일부터 2년, 부인사유 행위일부터 10년이다(채무자회생법 제405조). 개인회생절차에서는 개시결정일부터 1년, 행위일부터 5년으로 더 짧다(채무자회생법 제584조). 제척기간이 지나면 파산관재인의 선관주의의무 위반 책임이 문제될 수 있어 빠른 검토가 필요하다.
방법은 정식 소송(부인의 소), 간이 신청(부인의 청구), 방어(항변) 세 가지입니다. 청구는 인지대가 소액이라 싸고 빠릅니다. 기간 제한이 있으니(파산 후 2년) 늦으면 권리를 잃습니다.
개인회생절차에서는 어떻게 운용되는가
개인회생절차에서 부인권은 원칙적으로 채무자가 행사한다(채무자회생법 제584조). 채무자가 주저하면 법원은 채권자·회생위원의 신청이나 직권으로 채무자에게 부인권 행사를 명할 수 있고, 회생위원은 부인권 행사에 보조참가할 수 있다(채무자회생법 제584조).
개인회생에서는 회수된 재산이 채무자의 개인회생재단에 귀속될 뿐, 변제계획에서 청산가치 보장에 문제가 없으면 채권자에게 추가 변제되지 않는다. 그래서 부인권 행사의 실제 의미가 파산절차보다 작을 수 있다.
대법원은 채무자에게 편파변제·담보제공 행위가 있어도 그 사정만으로 개인회생절차가 채권자 일반의 이익에 맞지 않다고 단정할 수 없고, 법원은 기각보다 부인권 행사를 우선 고려해야 한다고 보았다(대법원 2010마1179 결정, 2012마1744 결정). 편파변제는 개인회생 절차 안에서 부인권과 변제계획 수정명령으로 바로잡는 것이 원칙이다.
개인회생에서는 채무자 본인이 부인권을 행사합니다. 머뭇거리면 법원이 행사하라고 명령할 수 있습니다. 편파변제가 있었다고 곧바로 회생을 기각하지 말고, 부인권으로 바로잡으라는 것이 대법원 입장입니다.
실무 인사이트 — 행사 방법은 법이 셋(부인의 소·부인의 청구·항변)을 다 열어 두므로(채무자회생법 제396조) 사안 성격으로 골라야 비용과 속도를 잡는다. 다툼이 크거나 증인신문·감정이 필요하면 부인의 소로 가고, 요건이 명백하고 상대가 크게 다투지 않으면 인지액이 소액인 부인의 청구가 비용·속도에서 압도적으로 유리하다(정확한 인지액은 인지규칙 확인). 청구가 가능한 사안에 굳이 부인의 소를 거는 것은 인지대와 시간을 버리는 셈이다.
실무 체크포인트
- 편파변제 추적은 부동산등기사항전부증명서·은행거래내역·주민등록초본으로 자금 흐름을 잡는 데서 시작한다. 친인척 계좌 이체 내역을 먼저 본다.
- 본지 변제라도 위기시기 변제면 부인 대상이다. “갚을 의무가 있었다”는 항변만으로는 막지 못한다.
- 특수관계인 거래는 소급 기간이 1년이고 악의가 추정되니, 배우자·자녀 명의 취득은 자금 출처 소명을 먼저 확보한다.
- 제척기간(파산선고 2년·행위 10년, 개인회생 개시결정 1년·행위 5년)은 도과하면 회복이 불가능하니 사건 초기에 행위일을 역산해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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