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지 임대차는 농지법 제23조 제1항 각 호에 해당하는 경우에만 할 수 있다. 각 호에 해당하지 않는데도 농지를 임대하기로 한 계약은 무효다(2013다79887). 다만 1996. 1. 1. 당시 소유하고 있던 농지에는 제23조 자체가 적용되지 않는다(농지법 부칙 제8352호 제4조 제1항, 아래 「1996. 1. 1. 당시 소유한 농지」). 농업경영을 하려는 자에게 농지를 빌려주는 경우에는 민법 제618조 이하의 임대차 일반규정에 더하여 계약 방법·기간·갱신·대항력에 관한 농지법 제3장 제2절의 특칙이 적용된다(2010다81254).
쉽게 말하면 — 농지는 아무 때나 세를 놓을 수 없습니다. 법이 정한 경우(상속받아 직접 농사를 짓지 않는 경우, 60세 이상인 사람이 거주하는 시·군이나 이에 연접한 시·군에서 5년 넘게 자기 농업경영에 이용한 땅을 빌려주는 경우 등)에만 임대가 허용되고, 그 밖의 임대차 계약은 처음부터 효력이 없습니다(농지법 제23조, 농지법 시행령 제24조). 농업경영을 하려는 자에게 허용되는 임대차의 기간은 원칙적으로 최소 3년(다년생식물 재배지나 비닐하우스를 설치한 농지는 5년)이고, 농림축산식품부장관이 정하는 이모작을 위한 8개월 이내 임대는 예외입니다(농지법 제24조의2, 농지법 시행령 제24조의2). 임대차를 등기하지 않은 임차인은 시·구·읍·면사무소에서 계약 확인을 받고 농지를 인도받아야 그다음 날부터 새 소유자에게도 임대차의 효력을 주장할 수 있습니다(농지법 제24조, 2024다277687).
농지는 왜 원칙적으로 임대할 수 없는가?
헌법 제121조 제1항이 경자유전의 원칙을 선언하고, 제2항이 농업 생산성의 제고와 농지의 합리적 이용을 위하거나 불가피한 사정으로 발생하는 임대차·위탁경영만 법률이 정하는 바에 따라 인정한다고 정한 데서 나온다(2013다79887). 이를 받아 농지법 제23조 제1항은 각 호의 예외에 해당하는 경우 외에는 농지를 임대하거나 무상사용하게 할 수 없다고 정한다.
대법원은 이 금지의 취지를 두 가지로 설명한다. 농지가 농민의 경작 목적으로 이용되어 농지로 보전되게 하는 것, 그리고 외부자본이 투기 목적으로 농지를 취득할 유인을 없애 농민의 농지 취득을 쉽게 하는 것이다(2013다79887).
위반의 사법상 효력
농지법 제23조는 강행규정이다. 예외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데도 이를 위반해 농지를 임대하기로 한 임대차계약은 무효다(2013다79887). 형사처벌과 별도로 계약의 효력 자체를 부정해야 계약 내용에 따른 경제적 이익의 실현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 이유다.
무효인 이상 임대인은 그 계약을 근거로 약정 차임을 청구할 수 없다. 계약 내용의 적극적 실현을 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2013다79887).
벌칙
농지법 제23조 제1항을 위반해 소유 농지를 임대하거나 무상사용하게 한 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농지법 제61조 제2호). 이 조항의 수범자는 농지를 임대한 소유자이고 임차인이 아니다.
권유·중개는 따로 처벌한다. 누구든지 제23조에 따른 임대차·사용대차 제한에 대한 위반 사실을 알고도 농지를 임대차하거나 사용대차하도록 권유하거나 중개하는 행위, 그 행위와 그 행위가 이루어지는 업소에 대한 광고 행위를 하지 못한다(농지법 제7조의2 제3호·제4호). 이를 위반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이다(농지법 제60조 제1호). 임대인 본인의 법정형보다 무겁다. 법인의 종업원 등이 업무에 관하여 위반하면 법인에게도 벌금형을 과한다(농지법 제62조).
법을 어긴 임대차에서 벌금을 무는 쪽은 땅을 빌려준 소유자입니다. 다만 계약 자체가 무효이므로 빌린 사람도 계약대로 계속 쓸 권리를 주장할 수 없습니다. 위반인 줄 알면서 임대차를 권유하거나 중개한 사람은 소유자보다 무겁게 처벌받습니다.
어떤 경우에 농지를 임대할 수 있는가?
농지법 제23조 제1항 각 호가 한정해 열거한다. 실무에서 자주 쓰이는 것은 다음과 같다.
각 호는 모두 「임대하거나 무상사용하게 하는 경우」다. 임대차와 사용대차가 같은 요건으로 함께 허용된다.
- 소유 자체가 예외적으로 허용된 농지, 곧 농지법 제6조 제2항 제1호·제4호부터 제9호까지·제9호의2·제10호에 해당하는 농지의 임대(농지법 제23조 제1항제1호). 국가·지방자치단체 소유 농지(제1호), 상속으로 취득한 농지(제4호), 8년 이상 농업경영을 한 뒤 이농한 사람의 농지(제5호, 농지법 시행령 제4조)가 들어간다. 담보농지(제6호), 전용허가·전용신고를 한 농지(제7호), 전용협의를 마친 농지(제8호), 평균경사율 15퍼센트 이상의 한계농지(제9호의2)도 마찬가지다. 제6조 제2항 제2호와 제3호는 빠져 있으므로, 주말·체험영농을 하려고 소유한 농지는 이 호로 임대할 수 없다.
- 농지이용증진사업 시행계획에 따른 임대(농지법 제23조 제1항제2호).
- 질병·징집·취학·선거에 따른 공직취임,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부득이한 사유로 일시적으로 농업경영에 종사하지 않게 된 자의 농지 임대(농지법 제23조 제1항제3호).
- 60세 이상인 사람으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람이 소유하고 있는 농지 중 자기의 농업경영에 이용한 기간이 5년이 넘은 농지의 임대(농지법 제23조 제1항제4호). 대통령령이 정하는 사람은 농업경영에 더 이상 종사하지 않게 된 사람 또는 농업인이고, 거주하는 시·군 또는 이에 연접한 시·군에 있는 농지여야 한다(농지법 시행령 제24조 제2항).
- 제6조 제1항에 따라 개인이 소유한 농지 중 3년 이상 소유한 농지를 주말·체험영농을 하려는 자나 이를 업으로 임대하는 자에게 임대하는 경우(농지법 제23조 제1항제5호).
- 제6조 제1항에 따라 농업법인이 소유한 농지를 주말·체험영농을 하려는 자에게 임대하는 경우(농지법 제23조 제1항제5호의2).
- 제6조 제1항에 따라 개인이 소유한 농지 중 3년 이상 소유한 농지를 한국농어촌공사나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자에게 위탁해 임대하는 경우(농지법 제23조 제1항제6호).
- 상속인이나 이농자가 소유 상한을 초과해 소유하는 농지를 한국농어촌공사나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자에게 위탁해 임대하는 경우(농지법 제23조 제1항제7호).
- 자경 농지를 농림축산식품부장관이 정하는 이모작을 위하여 8개월 이내로 임대하는 경우(농지법 제23조 제1항제8호).
- 농산물 생산·가공·유통·수출 시설 단지를 조성·지원하는 사업으로서 농림축산식품부장관이 정하여 고시하는 사업에 필요한 자경 농지를 임대하는 경우(농지법 제23조 제1항제9호, 농지법 시행령 제24조 제3항).
제5호·제5호의2·제6호의 「제6조제1항에 따라」는 소유 근거를 한정한다. 자기의 농업경영에 이용하거나 이용할 자로서 소유한 농지여야 하고, 제6조 제2항의 예외로 보유하는 농지는 여기에 들어가지 않는다. 상속농지(제6조 제2항 제4호)나 주말·체험영농용 농지(같은 항 제3호)를 3년 넘게 가지고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제5호·제6호를 쓸 수 없다(농지법 제23조 제1항, 농지법 제6조).
제1호와 제7호는 소유 상한에서 나뉜다. 상속으로 취득한 농지와 이농자의 농지는 각 1만제곱미터의 소유 상한(농지법 제7조 제1항·제2항) 안에서는 제1호로 개인 간 임대가 되지만, 상한을 넘는 부분은 제7호에 따라 한국농어촌공사 등에 위탁해 임대하는 방법으로만 계속 소유할 수 있다(농지법 제7조 제4항).
소유 자격과의 관계도 함께 본다. 제1호부터 제6호까지에 따라 임대하거나 무상사용하게 하는 경우에는 그 기간 동안 농지를 계속 소유할 수 있다(농지법 제6조 제3항).
허용 여부는 농지법 제23조 제1항 각 호의 요건별로 판단한다. 임대인의 소유·경작 사정뿐 아니라 제5호·제5호의2의 임차 목적과 상대방, 제6호·제7호의 위탁, 제8호의 이용 목적·기간, 제9호의 사업 목적도 임대 자체의 허용 요건이다. 별도로 임차인이 농업경영을 하려는 자인지는 농지법 제24조 이하의 계약 방법·기간·갱신 규정이 적용되는지를 정하는 기준이다.
1996. 1. 1. 당시 소유한 농지
법률 제4817호 농지법 시행일인 1996. 1. 1. 당시 농지를 소유하고 있는 자에 대하여는 제6조 제1항·제10조·제11조·제23조와 구 제62조를 그 농지 소유에 관하여 적용하지 않는다(농지법 부칙〈제8352호, 2007. 4. 11.〉 제4조 제1항). 제23조 자체가 적용되지 않으므로 제1항 각 호의 사유가 없어도 임대할 수 있고, 그 임대차계약은 무효가 아니다. 부칙 문언의 「제62조」는 당시의 이행강제금 조항이고 현행 농지법 제63조다.
적용이 배제되는 범위는 「그 농지 소유에 관하여」로 한정된다. 1996. 1. 1. 당시 소유하던 바로 그 농지, 그 소유자에게만 미치고, 그 뒤 매매 등으로 취득한 사람에게 넘어가지 않는다. 배제되는 조문도 위 다섯 개뿐이므로 농지대장 변경신청 의무(농지법 제49조의2)와 전용 규제는 그대로 적용된다.
1996년 1월 1일 당시 가지고 있던 농지라면 임대 제한 규정 자체가 적용되지 않습니다(농지법 제23조 부칙 경과조치). 법이 정한 사유가 아니어도 세를 놓을 수 있고 계약도 유효합니다. 다만 그때부터 계속 그 사람이 그 농지를 가지고 있는 경우에만 해당하고, 나중에 사들인 사람에게는 적용되지 않습니다.
임차인이 농사를 짓지 않을 때
임차인이나 사용대차인이 그 농지를 정당한 사유 없이 농업경영에 사용하지 않으면 시장·군수·구청장은 임대차 또는 사용대차의 종료를 명할 수 있다(농지법 제23조 제2항). 재량이다. 명령을 받은 임차인·사용대차인은 그 명령을 받은 날부터 3개월 이내에 계약을 종료하여야 하고(농지법 시행규칙 제20조의2 제2항), 따르지 않으면 2천만원 이하의 벌금 대상이 된다(농지법 제61조 제3호).
계약은 어떻게 하고 언제 제3자에게 대항할 수 있는가?
농지법 제24조 제1항은 임대차계약과 사용대차계약을 서면계약으로 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원칙 규정이므로 서면이 계약의 성립요건은 아니다.
이 조문부터 농지법 제26조의2까지의 「임대차계약」은 농업경영을 하려는 자에게 임대하는 경우만 가리킨다(농지법 제24조 제1항 괄호, 「이하 이 절에서 같다」). 사용대차계약도 농업경영을 하려는 자에게 무상사용하게 하는 경우로 한정된다.
대항력
임대차계약은 등기가 없어도 임차인이 농지소재지를 관할하는 시·구·읍·면장의 확인을 받고 해당 농지를 인도받으면 그다음 날부터 제3자에 대하여 효력이 생긴다(농지법 제24조 제2항). 확인과 인도라는 두 요건을 모두 갖춘 다음 날이 기준이다.
확인을 신청할 수 있는 사람은 임대차계약증서를 소지한 임대인 또는 임차인이다. 신청을 받은 시·구·읍·면장은 임대차계약을 확인한 뒤 농지임대차계약 확인대장에 그 내용을 기록한다(농지법 제24조 제3항). 확인이 계약증서를 전제로 하므로, 서면이 계약의 성립요건은 아니어도 구두계약만으로는 대항력을 갖추기 어렵다.
대항력은 임대차계약에만 있다. 농지법 제24조 제2항이 「제1항에 따른 임대차계약」만 대상으로 하므로, 사용대차계약에는 이 대항력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
양수인의 지위 승계
임대 농지의 양수인은 농지법에 따른 임대인의 지위를 승계한 것으로 본다(농지법 제26조). 다만 이 승계는 임차인이 농지법 제24조 제2항의 대항력을 갖추고 있는 것을 요건으로 한다(2024다277687).
그래서 임차인이 대항력을 갖추지 못했다면 양수인이 임대차계약의 존재를 알았더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임대인의 지위를 승계하지 않는다(2024다277687). 양수인의 악의는 대항력을 대신하지 못한다. 같은 구조는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 제4항에서도 인정된다(2020다276914).
임대차를 등기하지 않았다면 계약서를 들고 농지가 있는 시·구·읍·면사무소에서 확인을 받고, 실제로 땅을 넘겨받아야 합니다. 그 다음 날부터 새 주인에게도 “나는 임차인”이라고 주장할 수 있습니다. 등기도 하지 않고 확인과 인도도 갖추지 않으면 새 주인이 임대차 사실을 알고 있었더라도 임대인 지위를 물려받지 않습니다.
임대차 기간은 얼마나 되는가?
농지법 제23조 제1항 각 호의 임대차 기간은 3년 이상이어야 한다(농지법 제24조의2 제1항 본문). 농림축산식품부장관이 정하는 이모작을 위한 8개월 이내 임대(제8호)는 그 대상에서 빠진다. 기간의 근거 조문은 제24조의2 하나이고, 여기의 「임대차」가 농업경영을 하려는 자에게 임대하는 경우로 한정되는 것은 농지법 제24조 제1항 괄호에서 나온다.
다년생식물 재배지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농지는 5년 이상이어야 한다(농지법 제24조의2 제1항 단서). 시행령은 임차인이 다년생식물의 재배지로 이용하는 농지와, 임차인이 고정식온실 또는 비닐하우스를 설치한 농지를 든다(농지법 시행령 제24조의2 제1항). 판단 기준은 임차인의 실제 이용 형태다.
기간을 정하지 않거나 짧게 정한 경우
기간을 정하지 않거나 법정기간보다 짧게 정하면 법정기간으로 약정된 것으로 본다(농지법 제24조의2 제2항 본문). 다만 임차인은 짧게 정한 기간이 유효함을 주장할 수 있다(같은 항 단서). 임차인에게만 선택권이 있다.
임대인은 질병·징집 등 시행령이 정한 불가피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 한해 법정기간보다 짧게 정할 수 있다(농지법 제24조의2 제3항, 농지법 시행령 제24조의2 제2항). 이 기간 규제는 계약을 연장·갱신하거나 재계약을 체결하는 경우에도 그대로 적용된다(농지법 제24조의2 제4항).
언제 체결된 계약부터 적용되나
현재의 기간 규정은 2020. 2. 11. 개정으로 완성되었고, 그 개정규정은 시행일인 2020. 8. 12. 이후 체결되는 임대차계약부터 적용된다. 기간을 연장·갱신하거나 재계약을 체결하는 경우도 여기에 들어간다(농지법 부칙〈제16975호, 2020. 2. 11.〉 제2조). 그 전에 체결되고 그 뒤 연장·갱신도 없었던 계약에는 현행 3년·5년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농지법 제24조의2).
기간 규정(농지법 제24조의2) 자체는 2012. 1. 17. 신설되어 공포 후 6개월이 지난 날부터 시행되었고, 그 개정규정도 시행 후 최초로 체결하는 임대차계약부터 적용하도록 했다(농지법 부칙〈제11171호, 2012. 1. 17.〉 제1조·제3조). 5년 기간을 넣은 2015. 1. 20. 개정은 농지법 제23조·농지법 제24조의2에 관하여 공포한 날부터 시행되었다(농지법 부칙〈제13022호, 2015. 1. 20.〉 제1조 단서).
기간이 끝나면 계약은 어떻게 되는가?
임대인이 임대차 기간이 끝나기 3개월 전까지 임차인에게 갱신하지 않겠다는 뜻이나 계약 조건을 변경하겠다는 뜻을 통지하지 않으면, 기간이 끝난 때에 이전 계약과 같은 조건으로 다시 계약한 것으로 본다(농지법 제25조). 통지 의무자는 임대인이다.
여기서 「같은 조건」에는 임대차 기간도 포함된다(2010다81254). 종전 기간이 그대로 되풀이된다.
이 점이 민법 제639조와 다르다. 민법의 묵시적 갱신은 기간의 정함이 없는 임대차가 되어 당사자가 언제든지 해지를 통고할 수 있지만, 농지 임대차의 묵시적 갱신은 종전 기간까지 그대로 이어진다.
임대차계약에 관한 조정
임대차 기간·임차료 등에 관하여 협의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당사자는 농지소재지를 관할하는 시장·군수·자치구구청장에게 조정을 신청할 수 있다(농지법 제24조의3 제1항). 신청이 있으면 지체 없이 농지임대차조정위원회를 구성해 조정절차를 개시하여야 한다(같은 조 제2항). 당사자가 조정안을 수락하면 그 내용이 당사자 사이에 체결된 계약의 내용이 된다(같은 조 제3항).
임대차가 무효이면 주고받은 것은 어떻게 되는가?
임대인은 무효인 계약을 근거로 약정 차임을 청구할 수 없고, 이미 받은 차임은 부당이득으로 반환해야 한다. 반대로 임차인이 그 기간 동안 농지를 사용·수익해 얻은 점용이익은 임대인에게 반환해야 한다.
불법원인급여 항변
임차인은 임대인의 손해배상·부당이득 청구에 대해 원칙적으로 불법원인급여(민법 제746조)를 이유로 반환을 거부할 수 없다(2013다79887). 오늘날의 통상적인 농지 임대차는 특별한 규제의 대상이기는 하지만 계약 내용이나 성격 자체로 반사회성이 현저하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것이 이유다.
다만 임대 목적이 농지 기능을 상실하게 하는 용도에 제공하기 위한 것이거나, 자경할 의사가 전혀 없이 오로지 투기 대상으로 취득한 농지를 투하자본 회수의 일환으로 임대한 경우처럼 반사회성이 현저한 특별한 사정이 있으면 결론이 달라진다(2013다79887).
그 특별한 사정은 네 가지를 심리해 판단한다. 임대인이 그 토지를 취득한 경위, 임대차가 있기 전까지의 경작 상황, 임대차계약의 목적과 체결 경위, 임차인이 토지를 이용한 방법이다(2013다79887).
실제 정산은 상계로 이루어진다. 2013다79887 사건도 임차인이 이미 낸 차임의 부당이득반환을 구하자 임대인이 점용이익 상당 손해배상채권으로 상계항변을 한 것을, 원심이 불법원인급여를 이유로 배척했다가 파기된 것이다. 두 채권을 따로 받아 내는 구조가 아니라 서로 맞물린다.
부당이득의 산정
임차인이 반환할 이득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농지의 임료 상당액이다(2021다216421). 이때의 임료 상당액은 두 가지를 전제로 산정한다. 농지가 다른 용도로 불법 전용되어 이용되는 상태를 전제로 해서는 안 되고, 임대차보증금이 없는 경우를 전제로 객관적으로 산정한 금액이어야 한다.
그래서 무효인 계약의 약정 차임을 그대로 부당이득액으로 삼을 수 없다. 그 약정 차임이 위 전제 아래 산정된 임료 상당액과 사실상 같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데도 약정 차임을 기준으로 삼으면, 무효인 계약 내용을 적극적으로 실현하는 결과가 되어 허용되지 않는다(2021다216421).
농지법 규정을 계약으로 배제할 수 있는가?
농지법에 위반된 약정으로서 임차인에게 불리한 것은 효력이 없다(농지법 제26조의2). 임차인에게 유리한 약정은 이 조문의 대상이 아니다.
국유재산·공유재산인 농지는 다르다. 농지법 제27조는 이 농지에 대하여 농지법 제24조·농지법 제24조의2·농지법 제24조의3·농지법 제25조·농지법 제26조·농지법 제26조의2를 적용하지 않는다고 정한다. 계약 방법과 확인, 기간, 조정, 묵시의 갱신, 지위 승계, 강행규정이 모두 빠진다.
적용 제외 대상에 농지법 제23조는 들어 있지 않다.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소유하는 농지는 농지법 제6조 제2항 제1호에 해당하므로 농지법 제23조 제1항제1호에 따라 임대 자체는 적법하다. 결국 제27조의 의미는 임대는 되지만 계약 방법·최소기간·조정·묵시의 갱신·지위 승계·강행규정의 보호가 없고, 그 자리를 국유재산법과 공유재산 및 물품 관리법이 채운다는 것이다.
실무 체크포인트
- 임대차를 등기하지 않은 임차인은 계약증서를 갖추어 농지소재지 시·구·읍·면장의 확인을 받고 농지를 인도받아야 대항력이 생긴다(농지법 제24조 제2항). 등기도 하지 않고 확인과 인도도 갖추지 않으면 소유자가 바뀔 때 임대인 지위 승계를 주장할 수 없다(2024다277687).
- 임대차계약·사용대차계약을 체결·변경·해제하면 농지소유자 또는 임차인은 그날부터 60일 이내에 시·구·읍·면장에게 농지대장 변경을 신청하여야 한다(농지법 제49조의2 제1호). 신청하지 않으면 300만원 이하, 거짓으로 신청하면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 대상이다(농지법 제64조).
- 임대가 허용되는 사유인지를 먼저 확인한다. 허용 사유가 아니면 계약이 무효이므로 임차인은 경작을 계속할 권리를 주장할 수 없고, 임대인은 벌금 대상이 된다(농지법 제61조 제2호).
- 당시부터 그 소유자가 계속 가지고 있는 농지인지 확인한다. 그렇다면 농지법 제23조가 적용되지 않아 위 무효·벌금 판단이 그대로 성립하지 않는다(농지법 부칙〈제8352호, 2007. 4. 11.〉 제4조 제1항).
- 위반인 줄 알면서 임대차·사용대차를 권유하거나 중개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 대상이다(농지법 제7조의2 제3호, 농지법 제60조 제1호).
- 계약 체결일이 2020. 8. 12. 전인지 확인한다. 그 전에 체결되고 연장·갱신도 없었으면 현행 3년·5년 최소기간(농지법 제24조의2)이 적용되지 않는다(농지법 부칙〈제16975호, 2020. 2. 11.〉 제2조).
- 상속으로 농지를 취득했으나 농업경영을 하지 않는 경우에는 임대·위탁임대와 처분의무를 함께 검토한다(농지 처분의무·처분명령과 이행강제금). 다만 위 부칙 제4조 제1항이 적용되는 농지라면 농지법 제10조·농지법 제11조·농지법 제63조가 모두 배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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