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항력

대항력이란 임차인이 임대차계약 이후에 그 주택을 취득한 제3자(매수인·경락인 등)에게 임대차의 존속을 주장하고 임대 기간 동안 계속 거주할 수 있는 효력이다(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

쉽게 말하면 — 집 주인이 바뀌어도 계약 기간이 끝나기 전까지 쫓겨나지 않는 힘입니다. 내가 세 들어 사는 집이 경매나 매매로 남의 손에 넘어가도, 새 주인에게 “나 아직 계약 기간 남았어”라고 맞설 수 있습니다.

대항력 취득 요건

주택임대차보호법은 임차인이 두 가지를 갖추면 그 다음날부터 제3자에게 대항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 제1항).

  1. 주택의 인도(입주) — 실제로 그 집에 들어와 살아야 한다. 전입신고만 해두고 살지 않으면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
  2. 주민등록(전입신고) — 해당 주택 주소로 주민등록을 마쳐야 한다. 전입신고 접수일 다음날 0시부터 대항력이 생긴다.

두 요건이 동시에 갖춰진 날의 다음날부터 효력이 발생한다. 예를 들어 6월 1일에 이사하고 전입신고까지 마쳤다면 대항력은 6월 2일 0시부터 생긴다. 같은 날 경매개시결정이나 근저당 설정이 이루어졌다면 대항력보다 그쪽이 먼저가 된다.

인도와 주민등록은 취득 시에만 갖추면 되는 것이 아니라 대항력을 유지하기 위해 계속 존속해야 한다. 점유를 상실하면 대항력은 그때 소멸하고, 그 뒤에 임차권등기를 마쳐도 종전 대항력이 소급하여 회복되지 않는다 — 등기가 마쳐진 때부터 종전과 동일성이 없는 새로운 대항력이 생길 뿐이다(2024다326398). 그 사이에 설정된 근저당권 등이 있으면 새 대항력은 후순위가 되므로, 임차권등기가 등기부에 기재되기 전에 이사하면 안 된다.

“이사 + 전입신고”를 같은 날 마쳐도 효력은 하루 뒤에 생깁니다. 그 하루 차이가 보증금 전액을 날리느냐 지키느냐를 나누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이 요건은 계속 유지해야 합니다. 보증금을 받기 전에 이사부터 나가면 힘을 잃고, 나중에 임차권등기를 해도 원래 순위로 돌아가지 못합니다.

주민등록은 어디까지 정확해야 하나

주민등록이 대항 요건이 되는지는 사회통념상 그 등록으로 임차인이 그 주택에 사는 것으로 인식할 수 있는가(공시 기능)로 판단한다(97다29530). 주택 유형에 따라 요구 수준이 다르다.

  • 다가구용 단독주택은 법률상 한 개의 주택이므로 지번만 정확히 기재하면 되고, 호수를 잘못 적거나 안 적어도 대항력에 지장이 없다(97다29530).
  • 다세대·연립주택은 세대별로 소유·거래되므로 동·호수까지 기재해야 한다. 지번만 신고한 주민등록은 유효한 공시방법이 아니다(94다27427).

주민등록에는 임차인 본인만이 아니라 배우자·자녀 등 가족의 주민등록도 포함된다. 가족이 계속 거주하며 주민등록을 유지하면, 임차인 본인이 일시 전출해도 대항력은 유지된다(87다카3093).

빌라·아파트처럼 호수가 나뉜 집은 전입신고에 동·호수까지 정확히 적어야 합니다. 한 글자라도 다르면 보호를 못 받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주인 한 명인 다가구주택은 지번만 맞으면 됩니다. 헷갈리면 등기부(등기사항증명서)에 나오는 표시 그대로 적는 것이 안전합니다.

대항력의 효과

대항력을 갖춘 임차인은 임대차 기간이 끝날 때까지 새 소유자에게 계속 거주를 주장할 수 있다. 새 소유자는 전 소유자의 임대인 지위를 그대로 이어받으므로(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 제4항), 임대차계약을 해지하거나 임차인을 내보내려면 계약 종료 후 정상적인 절차를 밟아야 한다.

경매에서는 순위가 결정한다. 대항력이 최선순위 저당권 등 말소기준권리보다 앞서면 매수인(경락인)이 임대차를 인수하지만, 경락으로 소멸하는 선순위 저당권보다 뒤에 갖춘 대항력으로는 경락인에게 대항할 수 없다(99다59306, 소제주의와 인수주의).

우선변제권과는 구별된다. 대항력은 “계속 살 권리”이고, 우선변제권은 “경매 대금에서 먼저 받는 권리”다. 우선변제권을 갖추려면 대항력 요건에 더해 확정일자를 받아야 한다(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의2). 대항력만 있고 확정일자가 없으면 경매 때 보증금을 후순위로 배당받거나 아예 못 받을 수 있다.

상가 임차인의 경우도 비슷하다. 사업자등록 신청 + 건물 인도를 갖추면 다음날부터 대항력이 생긴다(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3조).

대항력이 있어도 확정일자가 없으면 집이 경매에 넘어갈 때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할 수 있습니다. “안 쫓겨나는 권리”와 “보증금 받는 권리”는 따로 챙겨야 합니다.

헷갈리기 쉬운 사례

집을 팔고 세입자로 남은 경우 — 소유자로 살며 전입신고까지 돼 있던 사람이 집을 매도하고 그 집을 다시 임차해 계속 살면, 종전 주민등록은 ‘소유자로서의 거주’를 공시할 뿐이다. 임차인으로서의 대항력은 매수인(새 임대인) 명의 소유권이전등기가 된 다음날부터 생긴다(99다59306). 매매와 동시에 설정된 근저당권이 있으면 그쪽이 앞선다.

법인이 임차한 경우 — 법인은 주민등록을 할 수 없으므로, 직원 명의로 전입신고와 확정일자를 갖춰도 주택임대차보호법의 대항력·우선변제권을 취득하지 못한다(96다7236). 예외로 전세임대주택을 지원하는 법인과 중소기업 법인이 직원 거주용으로 임차해 그 직원이 인도·전입을 마친 경우에는 대항력이 인정된다(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 제2항·제3항).

내 집을 팔고 그 집에 전세로 눌러앉는 경우, 전입신고가 이미 돼 있어도 대항력은 새 주인 앞으로 등기가 넘어간 다음날에야 생깁니다. 회사 명의로 얻은 직원 숙소는 원칙적으로 이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합니다(중소기업 법인 등 예외 있음).

민법상 임대차의 대항력

민법도 부동산 임대차의 대항력을 규정한다. 부동산 임대차를 등기하면 그때부터 제3자에게 효력이 생기고(민법 제621조 제2항), 건물 소유를 목적으로 한 토지 임대차는 등기하지 않아도 그 지상 건물을 등기하면 토지 임대차의 대항력이 인정된다(민법 제622조).

그러나 현실에서 임대인이 임차인의 등기 협력 요청에 응하는 경우는 드물다. 주택임대차보호법은 이 공백을 메우기 위해 등기 없이도 입주·전입신고만으로 대항력을 취득하는 특례를 마련한 것이다.

원래 임차인이 대항력을 갖추려면 등기를 해야 하는데, 집주인이 등기에 협조할 의무가 있어도 현실에서는 잘 안 해줍니다. 주택임대차보호법이 “전입신고만으로도 OK”라고 정해 이 문제를 해결한 것입니다.

실무 체크포인트

  • 전입신고 주소는 등기사항증명서의 표시와 대조한다. 다세대·연립은 동·호수까지, 다가구 단독주택은 지번 기준이다(97다29530·94다27427).
  • 잔금일에 인도·전입을 마쳐도 대항력은 다음날 0시부터다. 잔금일 당일 설정되는 근저당권이 있는지 등기사항증명서를 잔금 직전에 다시 확인한다.
  • 임차인 본인이 전출할 사정이 있으면 가족의 주민등록을 유지시킨다(87다카3093).
  • 매도인이 세입자로 남는 거래(점유개정형)에서는 매수인 등기 다음날에야 대항력이 생기므로, 그 사이 설정될 담보권과의 순위를 계약 단계에서 정리한다(99다59306).
  • 법인 명의 임차는 원칙적으로 보호 대상이 아니다. 중소기업 법인의 직원 거주 요건(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 제3항)에 해당하는지 먼저 확인한다(96다7236).

관련

🚩 오류 신고·수정 제안

잘못된 내용이나 법 개정으로 바뀐 부분을 발견하셨나요? 알려주시면 검토해 반영합니다.

공유하기
신우법무사

신우법무사

법무사 김정걸은 1994년 제2회 법무사시험에 합격해 32년간 법무사 업무를 해 왔습니다. 1984년 서울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했습니다. 외국인 상속등기 · 한정승인 · 상속포기, 상속관련 소송 · 비송, 회사등기, 강제집행 등을 주업무로 하고 있습니다.

업무위임 · Q&A

법률문제로 고민하고 계신가요?

혼자 고민하지 마시고 명쾌한 해답을 찾아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