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2023. 6. 29. 선고 2020다276914 판결(임대차보증금). 대항력을 갖추지 못한 임차인의 임차주택이 양도된 경우 보증금반환의무를 누가 지는지, 대항력 있는 임차인이 승계를 원하지 않을 수 있는지를 다룬 판례다(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
의의
- 임차주택의 양수인이 임대인의 지위를 승계한다는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 제4항은 임차인이 대항력을 갖추고 있는 것을 요건으로 한다. 대항력을 갖추지 못한 임차인이라면 임차주택이 다른 사람에게 이전되어도 원칙적으로 종전 임대인이 보증금반환의무를 진다.
- 양수인에게 대항할 수 있는 임차권자라도 스스로 임대차관계의 승계를 원하지 않으면 그 구속을 면할 수 있다. 그래서 임차인이 경매절차 진행 중 전출해 대항력을 상실한 뒤 종전 임대인에게 남은 보증금의 반환을 구하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지 않는다.
- 이 판례가 세운 「승계는 대항력을 요건으로 한다」는 법리는 농지 임대차에도 그대로 옮겨졌다(2024다277687, 농지법 제26조).
사실관계
원고는 2016. 4. 4. 피고 소유 주택을 보증금 1억 8,500만 원에 임차하면서 같은 내용의 전세권설정계약도 체결했다. 원고는 보증금을 모두 지급하고 확정일자를 받아 전입신고를 마쳤으며 전세권설정등기도 마쳤다.
임대차기간이 끝났는데도 피고가 보증금을 반환하지 않자 원고는 전세권 실행을 위한 경매를 신청했다. 원고는 그 경매절차의 현황조사가 끝난 뒤인 2018. 8. 20. 다른 주택으로 전입신고를 해 이 주택에서 전출했고, 매수인이 2019. 5. 24. 매각대금을 완납해 소유권을 취득했다. 원고는 전세권자로서 9,554만여 원을 배당받고 나머지 보증금을 피고에게 청구했다.
원심은 원고의 전출로 매수인이 임대인 지위를 승계하지 못했다고 보면서도, 매각물건명세서에 대항력 있는 임차인이 있는 것으로 기재되게 한 이상 종전 임대인에게 청구하는 것은 신의칙에 반한다며 청구를 배척했다. 대법원은 그 부분에 신의성실의 원칙에 관한 법리오해가 있다며 파기환송했다.
판시사항
[1] 대항력을 갖추지 못한 임차인의 경우, 임차주택이 다른 사람에게 이전되었더라도 임대인이 임차보증금 반환의무를 부담하는지 여부(원칙적 적극)
[2] 임차주택의 양수인에게 대항할 수 있는 임차권자라도 스스로 임대차관계의 승계를 원하지 않는 경우, 승계되는 임대차관계의 구속을 면할 수 있는지 여부(적극)
참조조문
[1]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 제4항 / [2] 민법 제2조,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 제4항
참조판례
[2] 대법원 1996. 7. 12. 선고 94다37646 판결(공1996하, 2458)
관련
- 개념·해설
- 법령
- 판례·선례
전문
판례 전문 펼치기
【피고, 피상고인】 피고
【원심판결】 대구지법 2020. 10. 14. 선고 2020나302538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구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사건의 개요
원심판결의 이유와 기록에 따르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원고는 2016. 4. 4. 이 사건 주택의 소유자인 피고로부터 이 사건 주택을 보증금 185,000,000원, 임대차기간 2016. 4. 14.부터 2018. 4. 13.까지로 정하여 임차하면서(이하 ‘이 사건 임대차계약’이라 한다), 피고와 이 사건 임대차계약과 동일한 내용의 전세권설정계약도 체결하였다.
나. 원고는 2016. 4. 14. 피고에게 보증금을 모두 지급한 후 확정일자를 받고 주민등록법상 전입신고를 마쳤으며, 같은 날 이 사건 주택에 관하여 전세권설정등기도 마쳤다.
다. 이 사건 임대차계약기간이 종료되었음에도 피고가 보증금을 반환하지 않자, 원고가 2018. 5. 3. 전세권 실행을 위한 경매신청을 함으로써 이 사건 주택에 관한 경매절차가 개시되었다(이하 ‘이 사건 경매절차’라 한다).
라. 소외인은 이 사건 경매절차에서 최고가매수신고인이 되어 매각허가결정을 받은 다음 2019. 5. 24. 매각대금을 완납하고 이 사건 주택에 관하여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원고는 신청채권자 겸 전세권자로서 집행비용을 제외한 95,540,378원을 배당받았다.
마. 한편 원고는 2018. 8. 20. 다른 주택에 전입신고를 마침으로써 이 사건 주택에서 전출하였고 이후 소외인에게 이 사건 주택을 인도하였다.
2. 원심의 판단
원심은 피고에게 위와 같이 남은 임차보증금의 반환을 구하는 이 사건 청구에 대하여,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원고의 대항력 상실로 소외인이 임대인의 지위를 승계하지는 못하였지만, 원고가 이 사건 경매절차에서 현황조사를 마친 후 전출함으로써 매각물건명세서에 대항력 있는 임차인이 있다고 기재되도록 하는 등의 외관을 만든 이상 피고에게 남은 임차보증금의 지급을 구하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여 허용될 수 없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3. 대법원의 판단
그러나 원심의 이러한 판단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가.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 제4항에 따라 임차주택의 양수인이 임대인의 지위를 승계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임차인이 대항력을 갖추고 있는 것을 요건으로 하므로 대항력을 갖추지 못한 임차인의 경우 임차주택이 다른 사람에게 이전되었더라도 임대인이 임차보증금 반환의무를 부담하는 것이 원칙이다. 따라서 이 사건 경매절차에서 소외인이 이 사건 주택의 소유권을 취득하기 전에 원고가 전출함으로써 대항력을 상실한 이상 임대인의 지위는 소외인에게 승계되지 아니하므로 피고가 잔여 임차보증금 반환의무를 부담한다.
나. 임차주택의 양수인에게 대항할 수 있는 임차권자라도 스스로 임대차관계의 승계를 원하지 않을 때에는 승계되는 임대차관계의 구속을 면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 공평의 원칙 또는 신의성실의 원칙에 부합한다(대법원 1996. 7. 12. 선고 94다37646 판결 등 참조). 따라서 원고가 이 사건 경매절차에서 현황조사를 마친 후 전출함으로써 대항력을 상실하고 피고에게 남은 임차보증금의 반환을 청구하였다고 하여 이를 두고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행위라고 볼 수는 없다. 더구나 원고의 이러한 행위로 이 사건 경매절차의 매각물건명세서에 대항력 있는 임차인이 있는 것으로 기재되었다고 하더라도 이로써 피고에게 임차보증금 반환채무를 더 이상 부담하지 않을 것이라는 정당한 신뢰가 형성되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오히려 대항력을 상실하여 소외인에게 임차인의 지위를 주장하지 못하는 원고로 하여금 피고에 대한 남은 임차보증금 반환청구권까지 행사할 수 없도록 한다면 임차인의 권리를 지나치게 제한하게 된다.
다. 그럼에도 그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원고의 청구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여 허용될 수 없다는 원심의 판단에는 신의성실의 원칙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4.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정화(재판장) 김선수 노태악(주심) 오경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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