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 파산폐지 신청 절차

파산선고를 받은 법인이 파산절차를 도중에 끝내려면 파산폐지를 신청하거나, 법원이 직권으로 파산폐지를 결정한다(채무자회생법 제538조·채무자회생법 제545조). 이 글은 법인이 신청하는 파산폐지에 한정한다. 재산이 없어 파산선고와 동시에 절차가 끝나는 동시폐지나 개인 채무자 사안은 다루지 않는다.

쉽게 말하면 — 회사가 파산선고를 받은 뒤라도, 채권자들의 동의를 받거나 담보를 제공하면 파산 절차를 중간에 끝낼 수 있습니다. 재산이 부족해 절차를 계속할 수 없을 때도 법원이 절차를 끝냅니다. 다만 회사가 원래대로 남으려면 파산폐지 신청과 별도로 정관변경이나 주무관청 허가 같은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법인 파산폐지에는 어떤 신청 경로가 있는가

법인 파산폐지는 채권자 동의를 얻는 경로와 비용부족을 이유로 하는 경로 둘로 나뉜다.

동의폐지는 채무자의 신청으로 이루어진다. 다음 어느 하나에 해당하면 법원은 파산폐지 결정을 할 수 있다(채무자회생법 제538조 제1항).

  • 채무자가 채권신고기간(채무자회생법 제447조) 안에 신고한 파산채권자 전원의 동의를 얻은 때(제1호)
  • 제1호의 동의를 얻지 못한 경우, 동의하지 않은 파산채권자에 대해 다른 파산채권자의 동의를 얻어 파산재단으로부터 담보를 제공한 때(제2호)

미확정채권에 관해 그 채권자의 동의가 필요한지, 파산채권자에게 제공하는 담보가 상당한지는 법원이 정한다(채무자회생법 제538조 제2항). 이 재판에는 즉시항고를 할 수 있다(같은 조 제3항).

비용부족 폐지는 법원이 신청 또는 직권으로 한다. 파산선고 후 파산재단으로 파산절차 비용을 충당하기에 부족하다고 인정되면, 법원은 파산관재인의 신청이나 직권으로 파산폐지결정을 하여야 한다(채무자회생법 제545조 제1항). 재량이 아니라 기속이다. 이때 법원은 채권자집회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같은 항).

절차비용을 충당하기에 충분한 금액이 미리 납부돼 있으면 이 규정을 적용하지 않는다(같은 조 제2항). 이 재판에도 즉시항고를 할 수 있다(같은 조 제3항).

동의폐지와 비용부족 폐지 비교 — 동의폐지는 채권자 전원의 동의(또는 부동의 채권자에 대한 담보 제공)를 채무자가 직접 갖춰 신청하는 경로입니다. 비용부족 폐지는 반대로 재단에 남은 돈이 절차비용에도 못 미친다는 사정을 파산관재인이 신청하거나 법원이 직권으로 확인해 끝내는 경로입니다. 동의폐지는 채무자 주도, 비용부족 폐지는 법원·관재인 주도라는 점이 다릅니다.

법인이 파산폐지를 신청하려면 무엇을 갖춰야 하는가

법인의 파산폐지신청에는 이사 전원의 합의가 있어야 한다(채무자회생법 제539조 제1항). 대표이사 단독이나 이사 일부의 결정으로는 신청할 수 없다.

법인은 파산으로 해산한다(민법 제77조 제1항, 상법 제227조 제5호·상법 제517조 제1호). 상법상 일반 회사계속 절차(회사계속, 상법 제519조)는 존립기간 만료 등 정관에 정한 사유나 주주총회 결의로 해산한 경우에만 적용되고 파산에 의한 해산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그래서 파산선고를 받은 법인이 파산폐지신청을 하려면 법인을 존속시키는 절차를 밟아야 한다(채무자회생법 제540조). 사단법인은 정관의 변경에 관한 규정에 따르고, 재단법인은 주무관청의 허가를 받는다.

회사가 파산선고를 받으면 그 자체로 해산 사유가 됩니다. 파산 절차만 끝낸다고 회사가 저절로 원래대로 돌아가지 않습니다. 그래서 법인은 파산폐지 신청과 함께, 정관을 고치거나(사단법인) 주무관청 허가를 받는(재단법인) 방법으로 회사를 다시 존속시키는 절차를 따로 밟아야 합니다.

폐지신청 후 절차는 어떻게 진행되는가

폐지신청 후에는 입증서면 제출, 공고와 서류비치, 채권자 이의신청, 관계인 의견청취 순으로 진행된다.

파산폐지신청을 하는 때에는 신청요건이 구비됐음을 증명할 수 있는 서면을 제출해야 한다(채무자회생법 제541조). 동의폐지라면 채권자 전원 동의서나 담보제공 관련 서면, 비용부족 폐지라면 재단 부족을 뒷받침하는 서면이 이에 해당한다.

법원은 파산폐지신청이 있다는 뜻을 공고하고, 이해관계인이 열람할 수 있도록 신청에 관한 서류를 법원에 비치해야 한다(채무자회생법 제542조).

파산채권자는 이 공고가 있은 날부터 14일 이내에 파산폐지신청에 관해 법원에 이의를 신청할 수 있다(채무자회생법 제543조 제1항). 이 기간이 지나기 전에 신고한 파산채권자도 이의를 신청할 수 있다(같은 조 제2항).

이의신청기간이 지난 후 법원은 파산폐지결정에 필요한 요건이 갖춰졌는지에 관해 채무자·파산관재인과 이의를 신청한 파산채권자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채무자회생법 제544조).

신청 → 공고·서류비치 → 14일 이내 채권자 이의 → 채무자·파산관재인·이의 채권자 의견청취 순으로 진행됩니다. 비용부족 폐지는 신청 없이 법원 직권으로도 시작될 수 있지만, 그 뒤 공고·이의·의견청취 흐름은 같습니다.

폐지결정에 불복할 수 있는가

동의폐지 재판과 비용부족 폐지 재판에는 각각 즉시항고를 할 수 있다(채무자회생법 제538조 제3항, 채무자회생법 제545조 제3항). 이 재판은 공고하는 재판이므로 즉시항고 기간은 공고가 있은 날부터 14일이다(채무자회생법 제13조 제2항).

제538조와 제545조에는 즉시항고에 집행정지 효력이 없다는 별도 규정이 없다. 파산선고에 대한 즉시항고(채무자회생법 제316조 제3항)나 회생절차개시신청에 대한 즉시항고(채무자회생법 제53조 제3항)처럼 집행정지 효력을 배제하는 규정이 따로 있는 재판과 다르다. 그래서 원칙으로 돌아가, 이 즉시항고에는 집행정지의 효력이 있다(채무자회생법 제13조 제3항 본문).

법원은 파산폐지결정을 한 때에는 그 주문 및 이유의 요지를 공고해야 한다(채무자회생법 제546조).

폐지결정이 확정되면 무엇이 남는가

폐지결정이 확정되면 파산관재인은 재단채권을 변제해야 하며, 이의가 있는 것에 관해서는 채권자를 위해 공탁해야 한다(채무자회생법 제547조). 재단채권은 파산채권보다 우선해 수시로 변제받는 채권이다(재단채권).

파산폐지결정이 확정되면 파산채권자표에 관한 규정(채무자회생법 제535조)이 준용된다(채무자회생법 제548조 제1항). 채무자가 채권조사기일에 이의를 진술하지 않은 확정채권은 채무자에 대해 확정판결과 동일한 효력을 가지고, 채권자는 파산채권자표의 기재로 강제집행을 할 수 있다. 대법원도 파산폐지결정이 확정되거나 파산종결 후에는 채권자가 파산채권자표의 기재에 의해 강제집행을 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2016다254467).

법인인 채무자가 파산종결 또는 파산폐지의 결정으로 소멸하는 경우에는 면책의 보증인 등에 대한 효과에 관한 규정(채무자회생법 제567조)이 준용된다(채무자회생법 제548조 제2항). 즉 법인이 소멸해도 파산채권자가 보증인 그 밖에 채무자와 더불어 채무를 부담하는 자에 대해 가지는 권리와, 파산채권자를 위해 제공된 담보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제540조의 존속 절차를 밟지 못하면 법인은 이렇게 소멸할 수 있다.

파산취소·파산폐지 또는 파산종결의 결정이 있으면 법원사무관등은 직권으로 지체 없이 채무자의 주된 사무소·영업소 소재지 등기소에 그 등기를 촉탁한다(채무자회생법 제23조 제1항 제5호). 법인이 별도로 등기를 신청하지 않아도 된다.

폐지가 확정되면 파산관재인은 남은 재단채권부터 정리합니다. 채권자표에 이의 없이 확정된 채권은 법인에 대해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을 가지므로, 채권자는 그 표만으로 강제집행을 할 수 있습니다. 법인이 존속 절차를 못 밟아 그대로 소멸해도 보증인이나 담보 제공자에 대한 채권자의 권리는 그대로 남습니다. 등기는 법원이 직권으로 촉탁하므로 회사가 따로 등기소에 갈 필요가 없습니다.

실무 체크포인트

  • 동의폐지를 준비할 때는 채권신고기간 안에 신고한 파산채권자 전원의 동의서를 먼저 확보하고, 부동의 채권자가 있으면 나머지 채권자 동의를 받아 파산재단에서 담보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전환한다(채무자회생법 제538조 제1항).
  • 파산폐지신청서에는 이사 전원의 합의를 증명하는 서면을 첨부한다(채무자회생법 제539조 제1항). 이사 일부의 동의만으로는 신청 자체가 요건을 갖추지 못한다.
  • 법인을 존속시키려면 파산폐지신청과 별도로 사단법인은 정관변경 절차를, 재단법인은 주무관청 허가를 미리 준비한다(채무자회생법 제540조). 이 절차를 갖추지 못하면 폐지가 확정돼도 법인은 소멸할 수 있다.
  • 이의신청기간은 공고일부터 14일이다(채무자회생법 제543조 제1항). 공고문 게시일을 확인해 기산점을 놓치지 않는다.
  • 비용부족 폐지는 채권자집회 의견청취가 필수 절차다(채무자회생법 제545조 제1항). 파산관재인이 신청서를 준비할 때 이 의견청취 일정을 함께 확보한다.
  • 폐지결정 확정 후 재단채권 변제·공탁은 파산관재인의 의무다(채무자회생법 제547조). 이의 있는 재단채권은 공탁 대상임을 미리 파악해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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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우법무사

신우법무사

법무사 김정걸은 1994년 제2회 법무사시험에 합격해 32년간 법무사 업무를 해 왔습니다. 1984년 서울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했습니다. 외국인 상속등기 · 한정승인 · 상속포기, 상속관련 소송 · 비송, 회사등기, 강제집행 등을 주업무로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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