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년후견인이 피성년후견인을 대리하여 피성년후견인이 거주하고 있는 건물이나 그 대지를 처분하려면 가정법원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민법 제947조의2 제5항). 이 허가 청구는 라류 가사비송사건이다(가사소송법 제2조 제1항 제2호 가목 21)의2). 준용 조문이 다섯 종류의 후견에 어떻게 미치는지는 후견감독인에서 정리했고, 여기서는 허가 신청 절차를 본다.
쉽게 말하면 — 후견을 받는 분이 살고 있는 집이나 그 땅을 후견인이 대신 팔거나 세를 놓거나 담보로 잡히려면, 후견인 마음대로 하지 못하고 가정법원 허가를 먼저 받아야 합니다. 관할은 후견의 종류와 선행 심판 유무에 따라 후견개시 등의 심판을 한 가정법원 또는 피후견인 주소지 가정법원으로 나뉩니다. 수수료는 1건 5,000원이고(가사소송수수료규칙 제3조 제1항), 전자소송에 동의한 등록사용자가 전자문서로 내면 4,500원입니다(가사소송수수료규칙 제8조 제1항·제2항). 허가 심판은 즉시항고를 할 수 있는 심판이라 확정되어야 효력이 생기므로, 등기나 계약 일정을 확정 시점에 맞춰 잡습니다. 매도하거나 저당권을 설정하는 경우처럼 후견감독인의 동의가 함께 필요한 행위라면, 별도의 감독인이 있는 이상 그 동의도 따로 받아야 합니다. 법원 허가가 감독인 동의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어떤 행위에 허가가 필요한가
조문이 대상 행위를 열거한다. 성년후견인이 피성년후견인을 대리하여 피성년후견인이 거주하고 있는 건물 또는 그 대지에 대하여 다음 행위를 하는 경우다(민법 제947조의2 제5항). 열거는 매도, 임대, 전세권 설정, 저당권 설정, 임대차의 해지, 전세권의 소멸, 그 밖에 이에 준하는 행위다.
열거는 소유권을 넘기는 처분만이 아니다. 임대와 전세권 설정처럼 사용관계를 새로 만드는 행위, 임대차 해지와 전세권 소멸처럼 이미 있는 사용관계를 끝내는 행위가 함께 들어 있다. 거주의 근거를 만들거나 없애는 쪽이 모두 대상이라는 뜻이다. 마지막의 “그 밖에 이에 준하는 행위”가 어디까지인지를 정한 조문은 없다.
대상 물건은 “거주하고 있는 건물 또는 그 대지”다. 소유 명의가 피후견인에게 있는 다른 부동산은 이 조문의 대상이 아니고, 민법 제950조 제1항 제4호의 감독인 동의 문제로 남는다.
헌법재판소는 성년후견인 권한 조항의 합헌성을 판단한 결정에서 이 제한들의 자리를 밝혔다. 민법은 피성년후견인의 자기결정권이 부당하게 침해되는 것을 방지하고자 여러 제도적 장치를 두고 있다는 것이다(2018헌바161). 그 장치로 든 것 가운데 신상에 관한 단독 결정 원칙(민법 제947조의2 제1항)과 일정 범위 법률행위 대리에 대한 후견감독인의 동의(민법 제950조)가 있다. 다만 그 결정이 심판 대상으로 삼은 조항에 제947조의2 제5항은 들어 있지 않다.
누가 이 허가를 받아야 하나
쉽게 말하면 — 후견의 종류에 따라 답이 나뉜다. 성년후견인은 조문이 직접 적용되니 허가가 늘 필요하다. 한정후견인은 대리권을 받은 범위 안의 처분일 때, 후견감독인은 자기가 직접 대리에 나설 때 준용으로 같은 허가를 받는다. 특정후견인과 미성년후견인 본인에게는 이 조문이 준용되지 않는다. 특정후견인은 대리권 수여 심판에서 법원이나 특정후견감독인의 동의를 받도록 명한 경우에만 그 동의가 필요하고(민법 제959조의11 제2항), 미성년후견인은 감독인이 있는 경우 민법 제950조의 동의를 받는다.
조문 문언의 주체는 성년후견인이다. 나머지는 준용으로 미친다.
- 성년후견인: 민법 제947조의2 제5항이 직접 적용된다. 다만 이 허가가 없던 대리권을 새로 주지는 않는다. 가정법원이 법정대리권의 범위를 따로 정해 둔 경우가 있고(민법 제938조 제2항), 후견인이 여러 명이면 공동행사나 사무분장이 정해져 있을 수 있다(민법 제949조의2 제1항). 후견등기사항증명서로 그 범위를 먼저 확인한다.
- 한정후견인: 민법 제959조의6이 한정후견사무에 제947조의2를 준용한다. 다만 한정후견인은 대리권 수여 심판이 있어야 대리권을 가지므로(민법 제959조의4 제1항), 그 대리권 범위 안의 처분일 때 이 허가가 문제 된다.
- 미성년후견감독인·성년후견감독인: 민법 제940조의7이 제947조의2 제3항부터 제5항까지를 준용한다. 감독인이 민법 제940조의6 제2항·제3항의 권한으로 직접 대리하는 경우다.
- 한정후견감독인: 민법 제959조의5 제2항이 같은 범위를 준용한다.
- 특정후견인·특정후견감독인: 민법 제959조의12와 민법 제959조의10 제2항의 준용 목록에 제947조의2가 없다. 특정후견인은 대리권 수여 심판에서 가정법원이나 특정후견감독인의 동의를 받도록 명한 경우에만 그 동의를 받아야 한다(민법 제959조의11 제2항).
- 임의후견: 임의후견인의 권한은 후견계약이 정한다. 임의후견감독인에 대해서는 민법 제959조의16 제3항이 민법 제940조의7을 준용하고, 제940조의7이 다시 제947조의2 제3항부터 제5항까지를 준용한다. 다만 가사소송법 제2조 제1항 제2호 가목 21)의2는 사건 대상으로 피임의후견인을 들지 않고, 진술 청취와 즉시항고 조문도 임의후견 관계를 명시하지 않는다. 이 경우의 사건 분류와 불복 범위를 판단한 판례는 확인되지 않는다.
미성년후견인 본인에게 제947조의2 제5항을 준용하는 조문은 없다. 가사소송법의 사건 목록도 그 구조를 그대로 적는다. 21)의2는 준용 경로로 민법 제940조의7·민법 제959조의5 제2항·민법 제959조의6만 들면서 사건 대상으로 피미성년후견인을 함께 든다(가사소송법 제2조 제1항 제2호 가목 21)의2). 미성년후견에서 피미성년후견인이 사건 대상이 되는 통로는 제940조의7, 곧 미성년후견감독인 쪽 준용뿐이다. 미성년후견인이 직접 하는 처분의 통제는 감독인이 있으면 민법 제950조 제1항 제4호로 간다. 미성년후견 쪽 사정은 미성년후견에서 다룬다.
감독인 동의와 함께 필요한 경우
거주 부동산의 매도나 저당권 설정은 “부동산 또는 중요한 재산에 관한 권리의 득실변경을 목적으로 하는 행위”에도 해당한다(민법 제950조 제1항 제4호). 처분 주체가 후견인이고 후견감독인이 있으면 그 동의를 받아야 한다(같은 항).
이 경우 두 요건은 누적된다. 후견감독인이 직접 처분하는 준용 경로에서는 자기 동의를 별도로 받을 수 없다. 법원 허가가 감독인 동의를 대신한다는 규정도, 그 반대 규정도 없다. 감독인 동의 없이 한 행위는 피후견인 또는 감독인이 취소할 수 있고(민법 제950조 제3항), 후견감독인이 피후견인의 이익이 침해될 우려가 있음에도 동의하지 않는 경우에는 후견인의 청구로 법원이 동의를 갈음하는 허가를 할 수 있다(같은 조 제2항). 동의를 갈음하는 허가는 별개의 라류 사건이다(가사소송법 제2조 제1항 제2호 가목 21)의4). 감독인 동의의 요건과 취소권 행사는 후견감독인에서 본다.
어디에 어떻게 내나
후견에 관한 사건의 관할은 피후견인의 주소지 가정법원이 원칙이다(가사소송법 제44조 제1항 제1호의2). 그런데 같은 호에 단서가 있다. 성년후견·한정후견 개시의 심판, 특정후견의 심판, 미성년후견인·임의후견감독인 선임 심판이 확정된 뒤의 후견 사건은 후견개시 등의 심판을 한 가정법원이 관할한다(같은 호 단서). 항고법원이 후견개시 등의 심판을 한 경우에는 그 제1심 법원인 가정법원이다(같은 단서). 거주 부동산 처분 허가는 후견이 이미 개시된 뒤에 생기는 사건이므로 대개 단서 쪽이다.
피후견인이 이사해 생활 근거가 옮겨진 경우에는 관할을 옮길 수 있다. 가정법원은 피후견인의 이익을 위하여 필요한 경우 결정으로 관할 가정법원을 피후견인의 주소지 가정법원으로 변경할 수 있다(가사소송법 제44조 제2항). 직권으로 하거나, 후견인·후견감독인·피후견인, 피후견인의 배우자와 4촌 이내의 친족, 검사, 지방자치단체의 장의 신청에 따른다(같은 항). 변경신청을 기각하는 결정에는 신청인이, 변경결정에는 후견인·후견감독인·피후견인이 즉시항고를 할 수 있다(같은 조 제3항). 변경결정의 즉시항고에는 집행정지의 효력이 있다(같은 항).
심판청구는 서면 또는 구술로 할 수 있다. 서면에는 당사자의 등록기준지·주소·성명·생년월일, 청구 취지와 청구 원인, 청구 연월일, 가정법원의 표시를 적고 청구인이나 대리인이 기명날인하거나 서명한다(가사소송법 제36조).
수수료는 라류 가사비송사건 심판 청구 1건당 5,000원이다(가사소송수수료규칙 제3조 제1항). 등록사용자로서 전산정보처리시스템을 이용한 진행에 동의한 사람이 전자문서로 제출하면 그 10분의 9인 4,500원이다(가사소송수수료규칙 제8조 제1항·제2항). 건수는 사건본인마다 1개의 청구로 센다(가사소송수수료규칙 제5조 제3항 제2호). 한 사람의 거주 건물과 그 대지를 함께 구해도 사건본인이 한 명이면 1건이다. 다른 라류 청구를 함께 내면 각 청구의 수수료를 합산한다(가사소송수수료규칙 제5조 제2항, 가사소송규칙 제20조의2, 가사소송법 제14조).
첨부서류를 정한 조문이나 예규는 확인되지 않는다. 아래는 소명에 쓰이는 실무 준비물이다.
- 청구서(청구인·사건본인 표시, 처분 대상 부동산의 특정, 청구 취지, 청구 원인)
- 후견등기사항증명서(후견인 자격과 권한 범위를 확인하는 자료)
- 처분 대상 부동산의 등기사항증명서, 토지·건축물대장
- 사건본인의 주민등록초본 등 거주 상황을 소명할 자료
- 매매계약서(안), 임대차계약서(안), 감정평가서나 시세 자료 등 처분 조건 자료
- 처분이 필요한 사정과 대금 사용 계획을 소명할 자료(요양비·치료비 내역, 거주 대책 등)
- 처분 주체가 후견인이고 후견감독인이 있으면 그 동의서
심리와 불복
라류 가사비송사건의 심판은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 사건관계인을 심문하지 않고 할 수 있다(가사소송법 제45조). 그러나 이 사건에는 진술 청취 규정이 있다.
가정법원은 피미성년후견인, 피성년후견인 또는 피한정후견인이 거주하는 건물이나 그 대지에 대한 매도 등에 대한 허가 심판을 하는 경우에는 그 피후견인의 진술을 들어야 한다(가사소송법 제45조의3 제1항 제12호). 같은 항 본문 단서는 피성년후견인이나 피임의후견인이 의식불명, 그 밖의 사유로 자신의 의사를 표명할 수 없는 경우를 예외로 든다. 문언상 그 단서에 피한정후견인과 피미성년후견인은 들어 있지 않다. 이 문언 차이를 판단한 판례는 확인되지 않는다. 같은 조 제2항의 심문 의무는 제1호와 제2호의 심판에만 붙어 있으므로, 이 사건에서는 진술 청취까지가 조문이 정한 것이다.
허가를 하면서 법원이 지시를 붙일 수 있다. 가정법원은 이 허가를 하는 때에 성년후견인·성년후견감독인 또는 한정후견인·한정후견감독인에게 지시할 수 있다(가사소송규칙 제38조의3 제1항). 지시 대상은 피성년후견인 또는 피한정후견인의 신상보호나 재산관리에 관하여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사항이다(같은 항). 가정법원은 필요하다고 인정한 때에는 언제든지 그 허가나 지시를 취소하거나 변경할 수 있다(같은 조 제2항). 미성년후견 쪽에는 같은 내용의 규정이 따로 있다(가사소송규칙 제66조 제1항 제3호).
고지 범위에도 특칙이 있다. 성년후견·한정후견·특정후견 및 임의후견에 관한 심판은 가사소송규칙 제25조에서 정한 자 외에 후견인과 후견감독인에게도 고지하여야 한다(가사소송규칙 제35조 제1항). 그 심판이 있는 때에는 법원사무관등이 지체 없이 사건본인에게 그 뜻을 통지하여야 한다(같은 조 제2항).
불복은 즉시항고다. 항고권자는 후견의 종류에 따라 규칙이 따로 정한다.
- 성년후견: 피성년후견인, 친족, 성년후견인, 성년후견감독인, 검사, 지방자치단체의 장(가사소송규칙 제36조 제1항 제1호 다목)
- 한정후견: 피한정후견인, 친족, 한정후견인, 한정후견감독인, 검사, 지방자치단체의 장(같은 항 제2호 다목)
- 미성년후견: 미성년자, 미성년자의 부모와 친족, 미성년후견인, 미성년후견감독인, 검사, 지방자치단체의 장(가사소송규칙 제67조 제1항 제3호)
청구를 기각한 심판에 대해서는 청구인에 한하여 즉시항고를 할 수 있다(가사소송규칙 제27조). 즉시항고는 원심 가정법원에 즉시항고장을 제출해서 하고(가사소송규칙 제28조), 기간은 14일이다(가사소송법 제43조 제5항). 기간은 심판을 고지받는 사람은 고지받은 날부터, 고지받지 않는 사람은 청구인이 심판을 고지받은 날부터 진행한다(가사소송규칙 제31조). 항고법원의 결정에 대해서는 재판에 영향을 미친 헌법·법률·명령·규칙 위반을 이유로 할 때만 대법원에 재항고할 수 있다(가사소송법 제43조 제4항).
효력 발생 시점이 실무에서 중요하다. 심판의 효력은 심판을 받을 사람이 고지받음으로써 발생하지만, 즉시항고를 할 수 있는 심판은 확정되어야 효력이 있다(가사소송법 제40조). 이 허가는 즉시항고 대상이므로 허가 심판만 받아 두고 곧바로 계약을 이행하는 구조가 아니다. 잔금 지급일과 등기 신청일을 확정 시점 뒤로 잡는다.
허가 없이 한 처분의 효력
조문은 효력을 정하지 않았다. 민법 제950조는 제3항에서 감독인 동의 없는 행위를 취소할 수 있다고 적고, 민법 제952조가 민법 제15조의 최고권을 준용한다. 민법 제947조의2 제5항에는 그런 효력 규정이 없다. 허가 없이 한 처분의 효력을 직접 판단한 판례는 확인되지 않는다.
사후 허가도 마찬가지다. 민법 제947조의2 제4항 단서는 의료행위에 관하여 허가절차로 의료행위가 지체되어 생명이나 심신에 중대한 위험을 초래할 때 사후에 허가를 청구할 수 있다고 정한다. 제5항에는 대응하는 단서가 없다. 제5항에서 사후 허가가 가능한지를 판단한 판례는 확인되지 않는다. 허가는 처분 전에 받아 둔다.
조문이 답을 주지 않는 경계
다음 쟁점은 조문 문언만으로 결론이 나오지 않고, 이를 판단한 판례도 확인되지 않는다.
- 피후견인이 요양병원이나 요양시설에 입소해 있는 동안 종전 주택이 “거주하고 있는 건물”에 남아 있는지, 남아 있다면 어느 시점까지인지
- 주민등록상 주소와 실제 생활 근거가 다른 경우 어느 쪽을 기준으로 하는지
- 거주 건물이 여러 곳이거나 건물 일부만 거주에 쓰이는 경우의 처리
- 건물과 대지의 소유자가 다르거나 피후견인이 공유지분만 가진 경우
- “그 밖에 이에 준하는 행위”에 임대차 갱신 거절이나 명도 합의 같은 행위가 들어가는지
이 대목은 사안마다 법원의 판단에 맡겨져 있으므로, 거주 실태와 처분 뒤의 거주 대책을 청구원인에 구체적으로 적는다.
실무 체크포인트
- 대상 행위가 조문 열거에 드는지 먼저 확인한다. 매도만이 아니라 임대, 전세권 설정, 저당권 설정, 임대차 해지, 전세권 소멸이 모두 들어 있다(민법 제947조의2 제5항).
- 처분 주체가 후견인이고 별도의 후견감독인이 있으면 법원 허가와 함께 민법 제950조 제1항 제4호의 동의를 받는다. 하나가 다른 하나를 갈음하지 않는다.
- 관할은 후견개시 심판을 한 가정법원인지 피후견인 주소지 가정법원인지를 가사소송법 제44조 제1항 제1호의2 본문과 단서로 나누어 확인한다.
- 허가 심판은 확정되어야 효력이 있으므로(가사소송법 제40조), 확정 전에 잔금이나 등기 일정을 잡지 않는다. 매수인에게도 이 일정 구조를 미리 알린다.
- 사후 허가를 정한 문언이 제5항에는 없다. 계약을 먼저 하고 허가를 나중에 받는 순서로 짜지 않는다.
- 한정후견에서는 한정후견인에게 그 처분을 할 대리권이 수여되어 있는지를 민법 제959조의4 제1항의 심판 내용으로 먼저 확인한다.
- 성년후견에서도 그 처분이 후견등기에 적힌 대리권 범위 안에 있는지 확인한다. 범위가 맞지 않으면 민법 제938조 제4항의 범위 변경 심판이 앞선다. 공동행사로 정해진 경우에 협력하지 않는 후견인이 있으면 민법 제949조의2 제3항의 의사표시를 갈음하는 재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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