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을 앞두고 배우자가 집을 부모 앞으로 넘기거나 예금을 옮기는 일이 있다. 이때 민법은 재산분할청구권을 지키기 위한 별도의 취소권을 둔다. 부부의 일방이 다른 일방의 재산분할청구권 행사를 해함을 알면서도 재산권을 목적으로 하는 법률행위를 한 때에는, 다른 일방은 민법 제406조 제1항을 준용하여 그 취소 및 원상회복을 가정법원에 청구할 수 있다(민법 제839조의3 제1항).
이 글은 그 청구의 사건 종류와 낼 법원, 상대방, 기간을 다룬다. 사해행위 요건과 원상회복 방법 일반은 사해행위취소 소송과 사해행위취소가 다루고, 그 청구를 본안으로 하는 가압류·가처분은 재산분할·위자료 채권 가압류·가처분 신청이 다룬다. 분할 대상과 비율은 재산분할청구에 있다.
쉽게 말하면 — 이혼에서 나눌 재산을 상대가 미리 남에게 넘겨 버렸을 때, 그 처분을 취소하고 되돌려 놓으라고 가정법원에 내는 청구입니다. 지방법원 민사부가 아니라 가정법원 전속입니다.
피고는 재산을 넘긴 배우자가 아니라 그 재산을 받은 사람(수익자)이나 다시 넘겨받은 사람(전득자)입니다. 받은 사람이 그 당시 사정을 몰랐다면 그 사람을 상대로는 취소를 구할 수 없습니다. 다만 몰랐다는 점은 받은 사람 쪽이 증명해야 합니다.
기간이 가장 위험합니다. 취소원인을 안 날부터 1년, 법률행위가 있은 날부터 5년 안에 소를 내야 합니다(민법 제406조 제2항, 민법 제839조의3 제2항). 이혼한 날부터 2년인 재산분할 자체의 기간과는 별개여서, 둘을 따로 세어야 합니다(민법 제839조의2 제3항, 2020스561).
이 사건은 조정을 먼저 신청해야 하는 사건입니다. 조정신청을 낸 때가 소를 낸 때로 인정되는 경우가 정해져 있으므로, 기간이 임박했다면 무엇을 언제 접수했는지 기록을 남겨 둡니다.
조문이 정한 것
조문은 두 항이다. 제1항은 요건과 효과를, 제2항은 기간을 정한다.
제1항은 “부부의 일방이 다른 일방의 재산분할청구권 행사를 해함을 알면서도 재산권을 목적으로 하는 법률행위를 한 때”를 요건으로 든다. 그 경우 다른 일방은 민법 제406조 제1항을 준용하여 그 취소 및 원상회복을 가정법원에 청구할 수 있다(민법 제839조의3 제1항). “청구할 수 있다”이므로 행사 여부는 권리자가 정한다.
제2항은 “제1항의 소는 제406조제2항의 기간 내에 제기하여야 한다”고만 적는다(민법 제839조의3 제2항). 그래서 기간은 취소원인을 안 날부터 1년, 법률행위가 있은 날부터 5년이다(민법 제406조 제2항).
조문이 놓인 자리는 협의상 이혼의 재산분할청구권(민법 제839조의2) 바로 뒤다. 재판상 이혼에는 준용 규정이 따로 있다. 재판상 이혼에 따른 재산분할청구권 보전을 위한 사해행위취소권에 관하여는 제839조의3을 준용한다(민법 제843조).
어떤 사건이고 어디에 내나
다류 가사소송사건
사건 종류가 조문에 적혀 있다. 민법 제839조의3에 따른 재산분할청구권 보전을 위한 사해행위 취소 및 원상회복의 청구는 다류 가사소송사건이다(가사소송법 제2조 제1항 제1호 다목 4)). 가사사건의 심리와 재판은 가정법원의 전속관할이므로(같은 항), 지방법원 민사부에 낼 사건이 아니다. 가정법원이 관할권 없음을 인정하면 결정으로 관할법원에 이송해야 한다(가사소송법 제13조 제3항).
같은 처분을 다투더라도 무엇을 보전하려는지에 따라 사건이 나뉜다. 재산분할청구권을 지키려는 취소가 이 다류 사건이고, 위자료 채권이나 그 밖의 금전채권을 지키려는 취소는 민법 제406조의 일반 채권자취소여서 민사사건이다. 다류에 대세효가 없다는 점은 가사판결의 대세효가 다룬다.
관할 가정법원
가사소송은 이 법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피고의 보통재판적이 있는 곳의 가정법원이 관할한다(가사소송법 제13조 제1항). 이 청구의 피고는 뒤에 보듯 수익자나 전득자이므로, 그 사람의 보통재판적이 기준이 된다. 상대 배우자가 사는 곳이 기준이 아니다.
재판상 이혼과 함께 다툰다면 병합을 검토한다. 여러 개의 가사소송사건 또는 가사소송사건과 가사비송사건의 청구의 원인이 동일한 사실관계에 기초하는 등의 경우에는 1개의 소로 제기할 수 있다(가사소송법 제14조 제1항). 그 사건들의 관할법원이 다를 때에는 가사소송사건 중 1개의 청구에 관할권이 있는 가정법원에 소를 제기할 수 있다(같은 조 제2항). 이미 나류 사건이 계속 중이고 다류 사건이 다른 가정법원에 계속된 경우에는, 그 수소법원이 직권이나 신청으로 병합할 수 있다(같은 조 제3항). 병합된 청구는 1개의 판결로 재판한다(같은 조 제4항).
절차법은 가사소송법에 특별한 규정이 없으면 민사소송법에 따른다(가사소송법 제12조 본문). 인낙과 자백에 관한 규정을 배제하는 단서는 가류·나류 가사소송사건에 관한 것이므로(같은 조 단서), 다류인 이 사건에는 그 배제가 적용되지 않는다.
조정을 먼저 신청한다
다류 가사소송사건은 조정전치 대상이다. 나류 및 다류 가사소송사건과 마류 가사비송사건에 대하여 소를 제기하거나 심판을 청구하려는 사람은 먼저 조정을 신청하여야 한다(가사소송법 제50조 제1항, 조정전치주의).
조정 없이 바로 소를 냈다고 각하되지는 않는다. 가정법원은 그 사건을 조정에 회부하여야 한다(같은 조 제2항 본문). 다만 공시송달 외의 방법으로 당사자의 어느 한쪽이나 양쪽을 소환할 수 없거나, 조정에 회부하더라도 조정이 성립될 수 없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는 회부하지 않는다(같은 항 단서).
기간이 임박했다면 조정신청과 제소기간의 관계를 확인한다. 가사조정에는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 민사조정법을 준용한다(가사소송법 제49조 본문). 그리고 조정신청을 한 때에 소가 제기된 것으로 보는 경우가 세 가지로 열거되어 있다(민사조정법 제36조 제1항). 조정을 하지 아니하기로 하는 결정이 있는 경우, 조정이 성립되지 아니한 것으로 사건이 종결된 경우, 조정을 갈음하는 결정에 이의신청이 있는 경우다(같은 항 각 호). 반면 신청인이 다시 정한 기일에도 나오지 않으면 조정신청이 취하된 것으로 본다(민사조정법 제31조 제2항). 취하는 위 열거에 없으므로 그때는 소를 낸 것으로 보지 않는다.
낼 곳은 가정법원이고, 기준은 재산을 받아 간 사람이 사는 곳입니다. 이혼 소송이 이미 걸려 있으면 그 법원에 붙여 함께 재판받는 길도 있습니다.
먼저 조정을 신청하는 사건이지만, 조정을 거치지 않고 소를 냈다고 각하되지는 않고 법원이 조정에 회부합니다. 조정에 나가지 않아 신청이 취하된 것으로 처리되면 소를 낸 것으로 인정받지 못하므로 기일에는 반드시 나갑니다.
일반 채권자취소권과 무엇이 다른가
준용된 조문의 범위부터 본다. 민법 제839조의3 제1항이 준용 대상으로 든 것은 민법 제406조 제1항이고, 같은 조 제2항의 기간은 제839조의3 제2항이 따로 든다. 취소와 원상회복이 모든 채권자의 이익을 위하여 효력이 있다는 민법 제407조는 준용 조문으로 들어 있지 않다. 이 차이가 회복된 재산의 귀속과 다른 채권자의 참여에 어떤 결과를 내는지를 정면으로 판단한 대법원 판례는 확인되지 않는다.
청구할 법원도 조문이 직접 달리 정한다. 제406조 제1항은 “법원에 청구할 수 있다”고 하지만, 제839조의3 제1항은 “가정법원에 청구할 수 있다”고 적는다.
보전하려는 권리의 성질도 같지 않다. 재산분할청구권은 협의나 심판으로 그 구체적 내용이 형성되기까지는 범위와 내용이 불명확·불확정하여 구체적으로 권리가 발생하였다고 할 수 없다(2022스613). 다만 그 판시는 파산관재인이 채무자를 대신해 재산분할심판을 청구한 사건에서 행사상 일신전속성을 인정하는 이유로 든 것이고, 제839조의3의 행사 시기를 판단한 것은 아니다.
민법 제839조의3 제1항은 “부부의 일방”의 처분에 대하여 “다른 일방”이 취소와 원상회복을 청구할 수 있다고 정하고, 이혼 성립이나 권리의 구체화를 별도 요건으로 두지 않는다. 따라서 법문상 이혼 전에도 요건을 갖추면 이 소를 제기할 수 있다. 이를 정면으로 판단한 대법원 판례는 확인되지 않았고, 2022스613은 파산관재인의 대위행사 사건이어서 이를 제한하는 근거가 아니다. 보전처분은 재산분할·위자료 채권 가압류·가처분 신청을 따른다.
방향이 반대인 사건과 섞지 않는다. 채무초과 상태의 채무자가 이혼하면서 배우자에게 재산분할로 재산을 넘겨 일반 채권자의 공동담보가 줄어든 경우가 있다. 대법원은 그 분할이 민법 제839조의2 제2항의 취지에 따른 상당한 정도를 벗어나는 과대한 것이라고 인정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사해행위로 취소될 것이 아니라고 한다(2000다25569). 취소되는 범위는 상당한 정도를 초과하는 부분에 한정되고, 그 특별한 사정의 증명책임은 채권자에게 있다(같은 판결). 이쪽은 일반 채권자가 민법 제406조로 재산분할을 다투는 민사사건이다.
누구를 상대로 하고 무엇을 되돌리나
피고는 재산을 넘긴 배우자가 아니다. 채권자는 사해행위로 이익을 받은 수익자나 전득자를 상대로 법률행위의 취소를 청구해야 하고, 채무자를 상대로 그 소를 제기할 수 없다(2004다21923, 2008다72394). 배우자를 피고로 적으면 그 부분은 당사자적격이 없는 청구가 된다.
수익자나 전득자가 그 행위 또는 전득 당시에 채권자를 해함을 알지 못한 경우에는 취소와 원상회복을 구할 수 없다(민법 제406조 제1항 단서, 민법 제839조의3 제1항). 수익자·전득자가 사해행위임을 몰랐다는 사실은 그들 자신에게 증명책임이 있고, 선의는 객관적이고 납득할 만한 자료로 뒷받침되어야 한다(95다51908, 2004다61280).
전득자를 피고로 삼을 때 취소 대상을 잘못 적지 않는다. 전득자를 상대로 취소와 책임재산 회복을 구하는 경우, 취소의 대상이 되는 사해행위는 채무자와 수익자 사이에서 행하여진 법률행위에 국한된다(2004다21923). 수익자와 전득자 사이의 법률행위는 취소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같은 판결).
전득자의 악의를 판단할 때에도 문제 되는 것은 전득행위 당시 채무자와 수익자 사이의 법률행위의 사해성을 인식했는지다. 수익자와 전득자 사이의 전득행위가 다시 채권자를 해하는 행위로서 사해행위의 요건을 갖추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2004다61280).
취소의 효력은 상대적이다. 취소의 효과는 채권자와 수익자 또는 전득자 사이에만 미치고, 채권자와 채무자 사이에서 법률관계가 형성되거나 취소의 효력이 소급하여 채무자의 책임재산으로 복구되는 것은 아니다(2012다47548). 원물반환과 가액배상 중 무엇을 구할지, 선순위 담보를 어떻게 공제할지는 사해행위취소 소송이 다룬다.
언제까지 내야 하나
제839조의3 제2항이 든 기간은 취소원인을 안 날부터 1년, 법률행위가 있은 날부터 5년이다(민법 제406조 제2항). 둘 중 하나만 지나도 소를 낼 수 없다.
이 기간의 성질은 제소기간이다. 법원은 기간 준수 여부에 의심이 있는 경우 필요한 정도에 따라 직권으로 증거조사를 할 수 있다(2000다44348, 제척기간). 다만 소송자료를 살펴 기간이 지났다고 의심할 사정이 발견되지 않는 경우까지 법원이 직권으로 추가 증거조사를 할 의무는 없다(같은 판결).
“취소원인을 안 날”은 처분이 있었다는 사실을 안 날과 같지 않다. 그 법률행위로 재산분할청구권 행사가 해를 입는다는 사실뿐 아니라, 처분한 배우자가 이를 알면서 법률행위를 하였다는 사실까지 알아야 한다(2000다44348, 2004다61280). 등기부등본에 수익자 명의의 근저당권설정등기가 되어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그때 취소원인을 알았다고 인정되지는 않는다(2000다44348). 사해행위의 객관적 사실을 알았다고 하여 취소의 원인을 알았다고 추정할 수도 없다(2004다61280).
재산분할 자체의 기간과는 별개다. 재산분할청구권은 이혼한 날부터 2년을 경과하면 소멸하고(민법 제839조의2 제3항), 그 2년은 기간 안에 재산분할심판을 청구해야 하는 출소기간이다(2020스561). 취소의 소를 냈다고 이 2년을 지킨 것이 되지는 않으므로 두 기간을 따로 센다.
1년은 “처분이 있었다는 사실”이 아니라 “그 처분 때문에 받을 몫이 줄고 처분한 배우자도 그것을 알았다는 사정”까지 안 때부터 셉니다(민법 제406조 제2항, 2004다61280). 등기부에 남의 근저당이 보였다는 것만으로 그날 알았다고 처리되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안전한 쪽은 확인한 날짜를 자료로 남기고 바로 준비하는 것입니다. 이혼한 날부터 2년인 재산분할 청구와는 기간이 다르니, 재산분할심판도 따로 기한을 챙깁니다(민법 제839조의2 제3항, 2020스561).
실무 체크포인트
- 피고를 배우자로 적지 않는다. 취소와 원상회복을 구하는 상대방은 수익자 또는 전득자이고 채무자에게는 피고적격이 없다(2008다72394).
- 낼 법원을 피고 기준으로 정한다. 가사소송은 특별한 규정이 없으면 피고의 보통재판적이 있는 곳의 가정법원이 관할한다(가사소송법 제13조 제1항). 가정법원의 전속관할이다(가사소송법 제2조 제1항).
- 조정신청서에 이 청구를 적는다. 조정신청을 한 때에 소가 제기된 것으로 보는 경우가 정해져 있으므로(민사조정법 제36조 제1항), 이혼·위자료만 적은 신청으로 이 소의 기간을 지켰다고 보기 어렵다.
- 조정기일에 나간다. 다시 정한 기일에도 나오지 않으면 조정신청이 취하된 것으로 보고(민사조정법 제31조 제2항), 그때는 소 제기 의제가 없다.
- 두 기간을 나란히 적어 둔다. 취소의 1년·5년(민법 제406조 제2항)과 재산분할의 2년(민법 제839조의2 제3항·2020스561)은 기산점이 다르다.
- 취소 대상을 최초 행위로 적는다. 전득자를 피고로 하더라도 취소를 구할 대상은 채무자와 수익자 사이의 법률행위다(2004다21923).
- 상대의 선의 주장에 대비한다. 선의의 증명책임은 수익자·전득자에게 있으므로(95다51908), 대금 지급 자료와 거래 경위를 미리 확보해 반박을 준비한다.
- 처분금지가처분을 함께 본다. 이 청구를 본안으로 하는 보전처분은 재산분할·위자료 채권 가압류·가처분 신청에 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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