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행지체

이행지체란 채무자가 이행기가 도래하여 이행이 가능함에도 자신의 귀책사유로 이행을 지연하는 채무불이행의 한 형태다(민법 제387조, 제390조).

쉽게 말하면 — 돈을 갚아야 할 날이 지났는데 갚지 않거나, 물건을 넘겨주기로 한 날이 지났는데 안 넘기는 것이 이행지체입니다. 이행 자체가 불가능한 것이 아니라 할 수 있는데 안 하는 상태입니다.

이행지체가 성립하려면 무엇이 필요한가

이행지체는 네 가지 요건을 모두 갖추어야 성립한다.

첫째, 이행기 도래. 이행기가 확정된 경우 그 기한이 도래한 때, 불확정 기한이 있는 경우 채무자가 기한 도래를 안 때, 기한이 없는 경우 채권자의 이행청구를 받은 때부터 지체책임이 생긴다(민법 제387조 제1항·제2항).

둘째, 이행 가능. 이행이 객관적으로 가능한 상태여야 한다. 이행이 불가능해진 경우는 이행불능으로 처리되고 이행지체는 성립하지 않는다.

셋째, 귀책사유. 채무자의 고의 또는 과실이 있어야 한다(민법 제390조). 채무자의 이행보조자(법정대리인·피용자)의 고의·과실도 채무자의 고의·과실로 본다(민법 제391조).

넷째, 위법성. 채무자에게 동시이행항변권 등 정당한 이행 거절 사유가 없어야 한다.

이행기가 돌아오지 않았다면 아직 갚지 않아도 됩니다. 또 내가 먼저 이행해야 상대방도 이행하는 쌍무계약에서, 상대방이 먼저 이행하지 않으면 나도 지체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이행지체의 효과

이행지체가 성립하면 채권자는 다음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

강제이행 청구. 채권자의 1차적 구제수단은 본래 채무의 강제이행이다. 채무자가 임의로 이행하지 않으면 채권자는 법원에 강제이행을 청구할 수 있고, 손해배상은 이를 보충한다(민법 제389조, 강제이행).

손해배상 청구. 지체로 인한 손해를 배상받을 수 있다(민법 제390조). 채무불이행에서 귀책사유의 입증책임은 채무자에게 있어, 채권자는 불이행 사실만 증명하면 되고 채무자가 자기에게 과실 없음을 증명해야 면책된다. 채무자는 자기에게 과실이 없더라도 지체 중에 생긴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민법 제392조). 단, 채무자가 이행기에 이행했어도 손해를 피할 수 없었던 경우는 예외다.

지연손해금. 금전채무를 지체한 경우 손해배상액은 민사 법정이율 연 5%(민법 제379조)에 따라 계산한다(민법 제397조 제1항). 채권자는 손해를 별도로 증명할 필요가 없고, 채무자는 과실 없음을 항변할 수 없다(민법 제397조 제2항).

전보배상 청구. 채무자가 지체한 상태에서 채권자가 상당한 기간을 정해 최고했는데도 이행하지 않거나, 지체 후 이행이 채권자에게 이익이 없는 때에는 채권자는 수령을 거절하고 이행에 갈음한 손해배상(전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민법 제395조).

계약 해제. 채무자가 채무를 이행하지 않으면 채권자는 상당한 기간을 정해 이행을 최고하고, 그 기간 안에 이행하지 않으면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민법 제544조). 채무자가 미리 이행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표시한 경우에는 최고 없이 바로 해제할 수 있다. 또 계약 성질상 일정 시기에 이행해야 목적을 달성하는 정기행위는 그 시기를 놓치면 최고 없이 바로 해제할 수 있다(민법 제545조).

지체가 인정되면 상대방은 먼저 본래 약속한 이행을 강제로 청구할 수 있고, 늦게 받는 기간만큼의 손해(보통 이자 상당)도 함께 청구할 수 있습니다. 계속 안 이행하면 계약 자체를 해지하고 처음부터 없던 것으로 돌릴 수도 있습니다.

이행지체 중의 손해배상 가중

지체 중에는 채무자에게 과실이 없더라도 그 기간에 생긴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민법 제392조). 채무자의 책임이 무과실책임으로 가중되는 것이다. 이는 쌍무계약에서 대가위험을 누가 지는지를 정하는 위험부담 법리(민법 제537조·민법 제538조)와는 구별된다. 예를 들어 매도인이 물건 인도를 지체하는 동안 우연한 화재로 물건이 소실되면, 매도인은 과실이 없어도 그 손해를 부담한다.

손해배상액의 예정

당사자는 채무불이행 시 배상액을 미리 약정할 수 있다(민법 제398조 제1항). 위약금 약정은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 추정된다(민법 제398조 제4항). 예정액이 부당히 과다하면 법원이 감액할 수 있다(민법 제398조 제2항). 다만 위약금이 손해배상 예정이 아니라 위약벌로 인정되려면 특별한 사정이 증명되어야 하고, 위약벌에는 제398조 제2항의 감액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

실무 체크포인트

  • 이행기가 ‘확정 기한’인지 ‘불확정 기한’인지에 따라 지체 시작 시점이 다르다. 확정 기한은 기한 도래 즉시, 불확정 기한은 채무자가 기한 도래를 안 때부터다(민법 제387조 제1항). 기한이 없으면 청구해야 비로소 지체가 시작된다.
  • 쌍무계약에서 동시이행항변권이 있으면 지체책임이 없다. 계약해제나 손해배상 청구 전에 동시이행 관계를 먼저 정리해야 한다.
  • 금전채무 지체손해금은 민사 법정이율 연 5%(민법 제379조)가 기준이나, 상행위로 인한 채무는 상사 법정이율 연 6%가 적용된다(상법 제54조). 법령의 제한에 위반하지 않는 약정이율이 있으면 그 이율이 우선한다(민법 제397조 제1항).
  • 전보배상을 청구하려면 원칙적으로 상당한 기간을 정한 최고가 선행되어야 한다(민법 제395조). 최고 없이 곧바로 전보배상을 청구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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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우법무사

신우법무사

법무사 김정걸은 1994년 제2회 법무사시험에 합격해 32년간 법무사 업무를 해 왔습니다. 1984년 서울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했습니다. 외국인 상속등기 · 한정승인 · 상속포기, 상속관련 소송 · 비송, 회사등기, 강제집행 등을 주업무로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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