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증명은 발송인이 수취인에게 어떤 내용의 문서를 언제 보냈는지 우체국이 증명하는 등기취급 우편이다(우편법 시행규칙 제25조). 문서에 적힌 사실이 증명되거나 상대방에게 의무가 생기는 것은 아니고, 무엇을 언제 보냈는지를 나중에 다툼 없이 증명하는 수단이다. 도달 사실까지 남기려면 배달증명을 함께 신청하고, 시효 중단을 노리면 도달한 날부터 6개월 안에 재판상 청구 등 후속조치가 있어야 한다(민법 제174조).
쉽게 말하면 — 갑이 을에게 빌려준 돈을 갚으라는 편지를 내용증명으로 보낸 경우입니다. 우체국은 “이 날짜에 이런 내용의 편지를 보냈다”는 사실만 증명합니다. 을이 편지를 받았다고 바로 갚아야 하는 것은 아니고, 돈을 빌려준 사실은 계약서나 입금 내역으로 따로 증명해야 합니다. 대신 편지가 반송되지 않았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무렵 을에게 도달한 것으로 보기 때문에, 을이 “그런 요구는 받은 적 없다”고 다투기 어렵습니다. 배달증명을 같이 신청하면 받은 날짜까지 남습니다.
내용증명에는 어떤 법적 효력이 있나
내용증명의 법적 효력은 증명과 의사표시에 관한 세 가지이고, 상대방에게 이행을 강제하는 집행력은 없다. 셋은 서로 다른 효력이며 각각 아래 절에서 조건과 예외를 설명한다.
- 의사표시 도달의 증거: 해제·해지·채권양도 통지 같은 의사표시는 상대방에게 도달한 때 효력이 생기므로(민법 제111조), 내용증명과 배달증명이 무엇을 언제 보냈고 언제 도달했는지를 증명하는 자료가 된다.
- 최고로서 잠정적인 시효중단: 이행을 청구하는 내용증명은 최고에 해당할 수 있지만, 도달한 날부터 6개월 안에 재판상 청구 등 후속조치가 없으면 시효중단의 효력이 없다(민법 제174조).
- 이행지체의 기산점: 이행기한이 없는 채무는 이행 청구를 받은 때부터 지체책임이 생기므로(민법 제387조 제2항), 도달일이 지연손해금 기산의 증거가 된다.
보내기 전에 무엇을 정해야 하나
상대방에게 무엇을 요구하거나 알릴 것인지 먼저 정한다. 목적에 따라 문서에 들어갈 내용과 보내기 전에 확인할 사항이 다르다.
- 돈을 받으려는 경우: 돈을 받을 이유, 아직 받지 못한 금액, 언제까지 어떻게 지급하라는 요구를 적는다.
- 계약을 끝내려는 경우: 이행을 요구하는 것인지, 해제·해지를 통지하는 것인지 문장으로 분명히 나눈다. 해제·해지는 그 문장이 곧 의사표시이므로, 항의만 담긴 문서는 해제·해지로 인정받지 못할 수 있다.
- 소멸시효가 임박한 경우: 내용증명만으로 시효가 확정적으로 중단되지 않으므로 보낸 뒤 6개월 안에 할 조치까지 정해 둔다(민법 제174조).
계약 해제에서는 이행 요구와 해제 통지를 구별한다. 상대방이 이행하지 않을 때 해제하려면 원칙적으로 상당한 기간을 정해 이행을 최고하고, 그 기간에도 이행이 없어야 한다. 다만 상대방이 미리 이행하지 않을 뜻을 표시한 경우에는 최고가 필요 없다(민법 제544조). 최고란 상대방에게 의무를 이행하라고 요구하는 것이다.
문서에는 무엇을 적나
문서의 내용은 발송인이 정하고, 우편법 시행규칙은 용지와 기재 방식을 정한다. 돈을 요구하는 문서는 다음 순서로 쓰면 나중에 증거로 쓰기 쉽다.
- 보내는 사람과 받는 사람을 적는다. 성명과 주소를 적고 봉투에도 같은 내용을 쓴다. 원본·등본·봉투의 성명과 주소는 같아야 한다(우편법 시행규칙 제51조).
- 돈을 받게 된 이유를 적는다. 언제 얼마를 빌려주었고 언제까지 갚기로 했는지 적는다. 계약서·입금 내역과 날짜·금액이 맞는지 확인한다.
- 아직 받지 못한 금액을 적는다. 일부를 받았다면 받은 금액과 남은 금액을 나누어 적는다.
- 무엇을 요구하는지 적는다. 남은 돈을 언제까지 어떤 방법으로 지급하라는 것인지 적는다.
갚기로 한 날이 지난 대여금을 요구하는 문장은 다음처럼 쓸 수 있다.
본인은 [빌려준 날짜] 귀하에게 [금액]원을 빌려주었고, 귀하는 [약속한 변제일]까지 갚기로 하였습니다. 현재 지급받지 못한 원금은 [남은 금액]원입니다.
위 미지급 원금을 [지급을 요구하는 날짜]까지 [지급 방법]으로 지급할 것을 요청합니다.
대괄호에는 실제 사실을 넣는다. 지급을 요구하는 날짜는 발송인이 정하는 항목이고 법이 정한 기간이 아니다. 해제·해지 통지에는 「계약을 해지한다」처럼 그 뜻을 직접 적은 문장이 따로 필요하다.
문서는 한글·한자나 외국어로 자획을 명료하게 적어야 하고, 원본과 등본이 같은 내용임을 쉽게 알아볼 수 없는 문서는 우체국이 취급하지 않는다(우편법 시행규칙 제46조). 감정적 비난이나 과장보다 나중에 자료로 확인할 수 있는 사실을 적는다. 이 문서는 상대방 손에도, 나중에는 법원에도 간다.
우체국에는 무엇을 가져가나
창구에는 내용문서 원본 1통과 등본 2통을 가져간다(우편법 시행규칙 제48조). 원본과 등본은 가로 210밀리미터·세로 297밀리미터 용지(A4)에 작성하고, 등본은 원본을 복사한 것이어야 한다(같은 규칙 제49조). 발송인이 돌려받을 등본이 필요 없으면 등본은 1통만 내도 된다(같은 규칙 제48조 제3항 단서).
창구에서는 다음 순서로 진행된다.
- 우체국이 원본과 등본을 대조해 서로 맞는지 확인한 뒤, 각 통에 발송 연월일·내용증명으로 발송한다는 뜻·우체국명을 적는다(우편법 시행규칙 제52조 제1항).
- 원본과 등본 사이에 우편날짜도장을 걸쳐 찍거나 같은 위치에 구멍을 뚫어 계인한다(같은 규칙 제52조 제2항).
- 증명을 마친 원본은 우체국 직원이 보는 곳에서 발송인이 봉투에 넣고 봉함한다(같은 규칙 제52조 제4항).
- 등본 1통은 우체국이 발송 다음 날부터 3년간 보관하고, 다른 1통은 발송인에게 돌려준다(우편법 시행규칙 제48조 제3항).
전자우편 방식으로도 보낼 수 있다. 이때는 우정사업본부장이 고시하는 방식에 따라 내용문서를 전자적 파일로 제출하고(우편법 시행규칙 제48조 제1항 단서), 증명 방법도 그 고시에 따른다(같은 규칙 제52조 제5항).
같은 문서를 3통 준비하면 한 통은 상대방에게 가고, 한 통은 우체국이 보관하며, 한 통은 발송인이 돌려받습니다. 돌려받은 등본에는 우체국이 적은 발송 날짜와 도장이 있으니 접수증과 함께 보관하세요.
상대방이 받은 날짜도 증명할 수 있나
받은 날짜와 받은 사람을 증명하려면 배달증명을 함께 신청한다. 내용증명은 어떤 문서를 언제 보냈는지를 증명하고(우편법 시행규칙 제25조 제1항 제4호 가목), 배달증명은 우편물이 언제 누구에게 배달됐는지를 증명한다(같은 규칙 제25조 제1항 제4호 다목).
도달 시점이 중요한 이유는 상대방에게 하는 의사표시가 도달한 때 효력이 생기기 때문이다(민법 제111조). 해제·해지·채권양도 통지가 모두 그렇다. 배달증명이 없더라도, 최고의 의사표시를 담은 내용증명이 발송되고 반송되지 않았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무렵 도달한 것으로 본다(96다38322). 도달을 다투는 쪽이 반송 같은 특별한 사정을 증명해야 한다.
반송되거나 받기를 거부하면 어떻게 하나
반송 사유부터 확인한다. 주소가 잘못되었거나 상대방이 없어서 반송된 경우와 상대방이 받기를 거부한 경우는 대응이 다르다.
- 주소 오류·부재: 상대방이 실제로 받을 수 있는 주소를 확인해 다시 보낸다. 주민등록상 주소라고 해서 언제나 도달이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민법 제111조). 반송 봉투와 발송 기록은 보관한다. 소멸시효가 임박했으면 재발송을 기다리지 말고 재판상 청구 등 확정적인 중단 조치를 바로 검토한다(같은 법 제174조).
- 수취 거부: 거부 사실이 적힌 반송 봉투와 그 전의 연락 기록을 보관한다. 부당한 수취 거부이면 거부한 때 의사표시가 도달한 것으로 보지만, 수취 거부라는 사실만으로 언제나 도달이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2019두34630 판결요지 [2]).
대법원은 상대방이 부당하게 등기취급 우편물의 수취를 거부해 내용을 알 수 있는 객관적 상태의 형성을 방해했다면, 수취 거부 시에 의사표시의 효력이 생긴다고 보았다(2019두34630 판결요지 [2]). 거부에 정당한 사유가 있다는 점은 거부한 상대방이 증명해야 한다. 이 판결의 사안은 토지보상법상 재결신청 청구였다.
수취 거부가 신의칙에 반하는지는 다음 사정을 종합해 판단하고, 어느 하나만으로 결론을 정하지 않는다(2019두34630 판결요지 [2]).
- 발송인과 상대방이 어떤 관계인지
- 발송 전에 그 우편물의 내용과 관련된 법률관계나 의사교환이 있었는지
- 상대방이 그 우편물의 발송을 예상할 수 있었는지
내용증명을 보내면 소멸시효가 중단되나
이행을 요구하는 내용증명은 최고에 해당할 수 있지만, 그것만으로 시효중단이 확정되지는 않는다. 최고가 상대방에게 도달한 날부터 6개월 안에 법이 정한 후속조치 가운데 어느 하나를 하지 않으면 시효중단의 효력이 없다(민법 제174조). 후속조치는 다음과 같다.
- 재판상 청구
- 파산절차참가
- 화해를 위한 소환 또는 임의출석
- 압류·가압류·가처분
지급명령 신청은 별도의 시효중단 사유다(민법 제172조). 발송일이 아니라 도달일부터 6개월을 세므로 배달증명으로 도달일을 남겨 둔다(같은 법 제111조, 같은 법 제174조). 다만 최고를 받은 채무자가 의무의 존부를 조사해 보겠다며 이행의 유예를 구한 경우에는 채권자가 그 회답을 받을 때까지 최고의 효력이 계속되므로, 6개월은 회답을 받은 때부터 센다(2005다25632 판결요지 [2]).
6개월 안에 채무자가 채무를 승인한 경우에도 최고 시점의 시효중단이 인정된다. 대법원은 민법 제174조가 승인을 후속조치로 적지 않았지만 이 경우에도 같은 조를 유추적용했다(2020다46663). 그 사건에서는 이행을 청구하는 뜻이 담긴 채권양도 통지가 도달한 뒤 6개월 안에 채무자가 채무조정신청과 분할상환약정에 따라 변제를 시작했고, 법원은 이를 채무 승인으로 보았다. 시효 법리 전체는 소멸시효 중단에서 다룬다.
내용증명을 보냈다고 시효 문제가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상대방이 받은 날부터 원칙적으로 여섯 달 안에 소송이나 가압류 같은 다음 단계를 밟지 않으면 시효를 멈춘 효과가 사라집니다(민법 제174조). 내용증명은 시작이지 마무리가 아닙니다.
통지 목적에 따라 더 확인할 것은 무엇인가
받은 사실이 증명되어도 원하는 법적 효과가 언제 생기는지는 통지의 종류마다 따로 본다. 다음은 서로 다른 경우의 예다.
- 주택임대차 갱신을 거절하려는 임대인: 임대차기간이 끝나기 6개월 전부터 2개월 전까지 통지해야 한다(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
- 묵시적으로 갱신된 주택임대차를 끝내려는 임차인: 언제든지 해지를 통지할 수 있지만, 임대인이 통지를 받은 날부터 3개월이 지나야 효력이 생긴다(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2).
- 채권을 양도한 경우: 채무자에게 대항하려면 양도인이 통지하거나 채무자가 승낙해야 하고, 채무자 외의 제3자에게 대항하려면 확정일자 있는 증서로 해야 한다(민법 제450조). 내용증명은 확정일자 있는 증서로 쓰인다. 상세는 채권양도에서 다룬다.
- 갚을 날짜를 정하지 않은 채무: 채무자는 이행 청구를 받은 때부터 지체책임을 진다(민법 제387조 제2항). 도달일이 지연손해금 기산의 증거가 된다.
상대방이 응하지 않으면 다음에 무엇을 하나
상대방이 응하지 않으면 절차는 청구로 넘어간다. 다툼이 없을 금전채권이면 지급명령이 빠르고, 다툼이 예상되면 소송이다(민사 소장 작성). 시효가 임박했다면 최고로 버는 시간은 원칙적으로 도달일부터 6개월이므로(민법 제174조) 그 안에 접수한다. 시효 완성 직전의 선택은 소제기 전 시효중단 조치에서 다룬다.
돈을 갚으려는 쪽인데 채권자가 받기를 거부하는 반대 경우라면 변제공탁 신청으로 채무를 벗는다.
보관본을 잃어버렸거나 배달증명을 신청하지 않았다면
발송 뒤에도 재증명과 배달증명을 청구할 수 있다. 내용증명우편에 적용되는 청구기간은 둘 다 발송 다음 날부터 3년이다(우편법 시행규칙 제54조, 같은 규칙 제59조).
- 재증명: 발송인이나 수취인은 발송 다음 날부터 3년까지 수령증·신분증 등으로 발송인·수취인임을 증명하고 재증명을 청구할 수 있다(우편법 시행규칙 제54조). 청구할 때는 우체국이 보관한 등본과 같은 등본을 내고, 분실 등으로 내기 어려우면 우체국이 보관본을 복사해 재증명해 줄 수 있다(같은 규칙 제54조 제2항).
- 발송 뒤 배달증명: 등기우편물의 배달증명 청구기간은 발송 다음 날부터 1년이지만, 내용증명우편물은 3년까지 청구할 수 있다(우편법 시행규칙 제59조).
실무 체크포인트
- 해제·해지·상계 같은 형성적 의사표시는 문구가 곧 효력 요건이다. 「해지를 통지한다」는 문장이 빠진 항의성 문서는 의사표시로 인정받지 못할 수 있다.
- 수취인이 실제로 받을 수 있는 주소로 보낸다. 반송되면 소재를 확인해 재발송하거나 재판상 청구로 넘어간다. 반송되지 않았다면 그 무렵 도달한 것으로 추정되므로(96다38322) 접수증·등기번호 등 발송 기록을 보관한다.
- 수취 거부도 끝이 아니다. 부당한 수취 거부이면 거부 시에 도달한 것으로 보고, 정당한 사유는 거부한 쪽이 증명한다(2019두34630 판결요지 [2]). 수취 거부 기재가 남은 반송 봉투를 증거로 보관한다.
- 시효 임박 채권은 발송일이 아니라 상대방에게 도달한 날부터 6개월로 일정을 관리한다(민법 제111조, 같은 법 제174조). 발송만 하고 두면 중단 효과가 사라진다.
- 기간 만료 6개월 전부터 2개월 전까지 해야 하는 갱신거절 통지(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처럼 행사기간이 정해진 통지는 기간 말미에 보내지 않는다. 묵시적으로 갱신된 주택임대차는 임차인이 언제든지 해지 통지를 할 수 있고, 임대인이 통지를 받은 날부터 3개월이 지나면 효력이 생긴다(같은 법 제6조의2).
- 돌려받은 등본을 잃어버려도 발송 다음 날부터 3년 안이면 재증명을 청구할 수 있고, 우체국이 보관본을 복사해 재증명해 줄 수 있다(우편법 시행규칙 제54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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