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효행위의 추인

무효행위의 추인이란 무효인 법률행위를 당사자가 무효임을 알면서 받아들이는 의사표시다. 이미 무효인 행위가 처음으로 소급해 유효해지는 것은 아니고, 추인한 때에 새로운 법률행위를 한 것으로 본다(민법 제139조).

쉽게 말하면 — 처음 계약은 효력이 없으므로 나중에 “그 계약을 인정한다”고 말해도 과거로 거슬러 살아나지 않습니다. 다만 무효라는 사실을 알고 다시 받아들이면, 그 시점에 같은 내용의 새 계약을 한 것으로 취급될 수 있습니다.

언제 효력이 생기나?

민법 제139조는 무효인 법률행위는 추인해도 효력이 생기지 않는다는 원칙과, 당사자가 무효임을 알고 추인하면 새로운 법률행위로 본다는 예외를 함께 정한다. 따라서 다음 사항을 구분해야 한다.

  1. 앞선 법률행위가 무효여야 한다.
  2. 추인하는 당사자가 그 무효를 알고 있어야 한다.
  3. 무효인 행위의 효과를 자신에게 귀속시키려는 의사가 있어야 한다.
  4. 새 행위로 보는 추인 시점에 그 법률행위의 유효요건을 갖추어야 한다.

무효인지 모르고 단순히 종전 행위를 확인한 것이라면 제139조 단서의 추인이 아니다. 반대로 무효원인이 사라진 뒤 당사자들이 무효임을 알면서 같은 내용의 법률관계를 받아들였다면, 추인 시점부터 새 법률행위로 효력이 생길 수 있다. 토지거래허가를 잠탈해 확정적으로 무효였던 매매에서 허가구역 지정이 해제된 뒤 당사자들이 무효를 알고 추인한 경우를 유효한 새 행위로 본 판례가 있다(2024다255328). 이는 무효원인이 소멸한 그 사안의 판단이지, 강행법규에 위반된 모든 행위를 그대로 추인할 수 있다는 뜻은 아니다.

소급효가 있나?

원칙적으로 소급효가 없다. 효력의 기준점은 처음 무효행위를 한 때가 아니라 추인한 때다. 대법원도 무효행위의 추인은 사후에 원래 행위를 유효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의사표시에 따라 새로운 행위를 한 것으로 보는 것이므로 원칙적으로 소급효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83므22).

이 점은 취소할 수 있는 법률행위의 추인과 다르다. 취소 가능한 행위는 취소되기 전까지 유효하고, 적법한 추인이 있으면 더 이상 취소할 수 없다. 무효행위는 처음부터 효력이 없으므로 추인만으로 그 과거 상태가 바뀌지 않는다(추인).

명시적으로 말해야 하나?

추인의 의사표시는 법이 별도 방식을 요구하지 않는 한 명시적으로도, 행동으로 드러나는 묵시적으로도 할 수 있다. 그러나 묵시적 추인은 당사자가 자신의 법적 지위를 충분히 이해하면서 진정한 의사로 무효행위의 결과를 받아들였다고 볼 사정이 있어야 하므로 신중하게 판단한다(2007다61113).

단순히 오래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는 사정이나, 무효행위와 관련된 일부 행동이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추인이 되는 것은 아니다. 합의 없이 신고되어 무효인 혼인에서 신고 뒤 몇 차례 육체관계를 가진 사정만으로 추인을 인정하지 않은 판례가 그 예다(83므22).

전환과 어떻게 다른가?

무효행위의 전환은 무효인 행위가 이미 다른 법률행위의 요건을 갖추고, 당사자가 무효를 알았더라면 그 다른 행위를 의욕했으리라고 인정될 때 그 다른 행위로서 효력을 인정하는 제도다(민법 제138조). 반면 무효행위의 추인은 무효를 안 뒤의 실제 의사표시에 따라 추인 시점에 새 행위가 성립하는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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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우법무사

신우법무사

법무사 김정걸은 1994년 제2회 법무사시험에 합격해 32년간 법무사 업무를 해 왔습니다. 1984년 서울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했습니다. 외국인 상속등기 · 한정승인 · 상속포기, 상속관련 소송 · 비송, 회사등기, 강제집행 등을 주업무로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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