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행불능이란 채무가 성립한 후 채무자의 급부가 사실상 또는 법률상 불가능하게 된 것을 말한다. 채무자에게 귀책사유가 있는 경우 채권자는 손해배상 청구와 계약 해제를 행사할 수 있고(민법 제390조, 민법 제546조), 귀책사유가 없는 경우에는 위험부담 문제로 처리된다(민법 제537조).
쉽게 말하면 — 계약을 맺은 뒤 그 계약을 이행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해진 상황입니다. 예를 들어 특정 그림을 팔기로 했는데 매도인 과실로 그 그림이 불에 탔다면, 더 이상 그림을 넘겨줄 수 없으니 이행불능입니다. 이때 매수인은 그림 대신 손해배상을 받거나 계약을 해제할 수 있습니다.
이행불능이 성립하려면?
이행불능이 성립하려면 채무가 유효하게 성립한 뒤 이행이 불가능해져야 한다. 계약 당시부터 이미 이행이 불가능한 원시적 불능과 구별되는데, 원시적 불능인 계약은 무효다(2019다201785). 불능의 판단 기준은 절대적·물리적 불가능에 한하지 않고, 사회생활의 경험법칙·거래상의 관념에 비춰 이행 실현을 기대할 수 없는 경우도 포함한다(2016다200729). 다만 채권자가 본래 내용대로의 이행을 구하고 있다면 쉽사리 이행불능이 되었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요건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채무의 유효한 성립: 원시적 불능인 계약은 원칙상 무효이므로, 이행불능은 성립 후 사후적으로 발생한 것이어야 한다.
- 이행의 불가능성: 사실적 불능(목적물 소멸 등) 또는 법률적 불능(법령에 의한 처분 금지 등) 모두 해당한다.
- 귀책사유: 손해배상·해제 효과를 발생시키려면 채무자에게 고의 또는 과실이 있어야 한다(민법 제390조).
귀책사유가 있는지 없는지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집니다. 매도인 책임 없이 화재가 났다면 매도인은 배상 의무가 없지만, 매도인 부주의로 불이 났다면 손해를 배상해야 합니다.
귀책사유 있는 이행불능의 효과
채무자에게 귀책사유가 있는 이행불능이 발생하면 채권자는 다음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
손해배상 청구: 채무자가 채무의 내용에 좇은 이행을 하지 않은 때 채권자는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민법 제390조). 채무자의 고의나 과실 없이 이행할 수 없게 된 때에는 배상 의무가 없다. 손해배상의 범위는 통상의 손해를 한도로 하고, 특별한 사정으로 인한 손해는 채무자가 그 사정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때에 한해 배상 책임이 있다(민법 제393조). 배상은 금전으로 하는 것이 원칙이다(민법 제394조).
계약 해제: 채무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이행이 불능하게 된 때에는 채권자는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민법 제546조). 이행불능의 경우 최고 절차 없이 곧바로 해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행지체와 다르다. 해제는 손해배상 청구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므로, 해제와 손해배상을 함께 행사할 수 있다(민법 제551조).
이행에 갈음한 손해배상(전보배상): 이행이 불가능하므로 채권자는 이행 자체 대신 이행에 갈음한 손해배상을 청구한다. 제395조는 이행지체의 전보배상을 정한 조문이지만(민법 제395조), 이행지체 후 이행불능이 된 경우에도 그 법리가 유추적용된다.
채권자에게도 과실이 있는 때에는 법원이 이를 참작해 배상 책임 및 금액을 정한다(민법 제396조).
정리하면, 상대방 잘못으로 이행이 불가능해진 채권자는 ① 손해배상 청구, ② 계약 해제를 선택하거나 함께 행사할 수 있습니다.
귀책사유 없는 이행불능 — 위험부담
쌍무계약에서 당사자 쌍방의 책임 없는 사유로 채무가 이행 불능이 된 때에는 채무자는 상대방의 이행을 청구하지 못한다(민법 제537조). 우리 민법은 채무자위험부담주의를 원칙으로 한다. 이때 채권자가 이미 대금 등을 이행했다면, 채무자의 대가청구권이 소멸해 그 급부는 법률상 원인 없는 것이 되므로 부당이득으로 반환된다(2019다201785).
반대로 채권자의 귀책사유로 이행 불능이 된 때에는 채무자는 상대방의 이행을 청구할 수 있다(민법 제538조 제1항). 채권자의 수령지체 중 당사자 쌍방의 책임 없는 사유로 이행 불능이 된 때에도 같다. 이 경우 채무자는 자기의 채무를 면함으로써 이익을 얻은 때에는 이를 채권자에게 상환해야 한다(민법 제538조 제2항).
쌍방 모두 잘못이 없는데 물건이 없어졌다면, 파는 쪽은 물건을 줄 의무가 없어지는 동시에 사는 쪽도 돈을 낼 의무가 사라집니다(채무자위험부담 원칙). 이미 돈을 냈다면 그 돈은 돌려받습니다. 하지만 사는 쪽 잘못으로 물건이 없어진 경우라면 파는 쪽은 여전히 대금을 받을 수 있습니다.
실무 체크포인트
- 이행불능 여부는 가급적 이른 시점에 확인한다. 불능이 명백하면 최고 없이 바로 해제가 가능하지만, 불능인지 지체인지 불분명한 경우 상당 기간을 정해 최고한 뒤 해제하는 편이 안전하다.
- 이행불능으로 계약을 해제해도 손해배상 청구권은 별도로 존재한다. 해제와 손해배상을 함께 행사할 수 있다.
- 일부 불능의 경우, 이행이 가능한 나머지 부분만으로 계약 목적을 달성할 수 없을 때에만 계약 전부를 해제할 수 있다(94다57817). 나머지로 목적 달성이 가능하면 그 부분만 해제된다.
- 위험부담 처리 시 채권자의 수령지체 여부가 귀책사유 판단에 영향을 미치므로, 수령 거절·지체 사실을 증거로 남겨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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