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책 불허가 사유란 개인파산에서 법원이 면책을 허가하지 않을 수 있는 법정 사유다(채무자회생법 제564조 제1항). 파산선고가 내려졌다고 면책이 당연히 따라오는 것은 아니고, 별도의 면책심리에서 이 사유의 유무를 살펴 허가·불허가를 결정한다.
쉽게 말하면 — 파산선고를 받아도 빚이 곧바로 없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면책(빚 탕감)은 따로 심사받는데, 법이 정한 일곱 가지 사유(재산 숨기기, 도박으로 빚 늘리기 등)가 있으면 면책이 거절될 수 있습니다. 다만 사유가 있어도 사정을 봐서 법원이 면책해 주는 길(재량면책)이 열려 있습니다.
원칙은 면책 허가다
법은 원칙적으로 면책을 허가하는 쪽에 서 있다. 채무자회생법 제564조 제1항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때를 제외하고는 면책을 허가하여야 한다”고 정한다. 즉 불허가 사유가 없으면 법원은 면책을 허가해야 한다. 불허가 사유가 있더라도 그것이 면책을 막는 절대적 장벽은 아니다. 같은 조 제2항은 파산에 이르게 된 경위와 그 밖의 사정을 고려해 상당하다고 인정되면 법원이 면책을 허가할 수 있도록 한다(재량면책).
법원은 파산관재인의 조사보고서를 참고하고, 필요하면 채무자를 심문하며, 채권자의 의견을 들은 뒤 불허가 사유 해당 여부를 판단한다.
면책이 거절될 수 있는 일곱 가지 사유
채무자회생법 제564조 제1항이 정한 사유는 다음 일곱 가지다(2024. 12. 20. 개정으로 제5의2호 신설).
- 변제기가 도래한 채무를 그 내용에 좇아 변제하는 본지변제는 특별이익 목적이 있어도 채무자회생법 제651조 제1항 제2호의 불허가 사유가 아니다(2008마1656, 2016마899).
- ① 파산범죄에 해당하는 행위(채무자회생법 제564조 제1항 제1호) — 사기파산죄(채무자회생법 제650조), 과태파산죄(채무자회생법 제651조), 파산증뢰죄(채무자회생법 제656조), 설명의무위반죄(채무자회생법 제658조)의 구성요건에 해당하는 행위가 있는 때다. 제1호가 드는 죄는 이 네 가지다. 파산재단 재산의 은닉·손괴나 채권자에게 불이익한 처분, 파산재단 부담의 허위 증가가 사기파산죄의 행위다(제650조 제1항). 파산선고를 지연시킬 목적으로 신용거래로 산 상품을 현저히 불리한 조건으로 처분하는 행위, 파산원인 사실을 알면서 특정 채권자에게 특별한 이익을 줄 목적으로 의무 없이 한 담보제공·변제(편파변제)는 과태파산죄의 행위다(제651조 제1항). 이런 행위가 제1호 경로로 불허가 사유가 된다. 이 사유는 채무자가 반드시 파산범죄로 기소되거나 유죄판결을 받아야 인정되는 것은 아니고, 그 행위가 구성요건에 해당하면 된다(2016마899).
- ② 파산선고 전 1년 이내의 신용거래 사기(제2호) — 파산원인 사실이 있음에도 없는 것으로 믿게 하려고 그 사실을 속이거나 감추고 신용거래로 재산을 취득한 때다.
- ③ 허위의 신청서류 또는 진술(제3호) — 허위의 채권자목록·신청서류를 내거나 재산상태를 허위로 진술한 때다. 다만 고의로 허위 서류를 내거나 허위 진술을 한 경우에 한정되고, 과실로 누락한 경우에는 적용되지 않는다(2008마1656).
- ④ 면책기간의 미경과(제4호) — 종전에 파산면책을 받은 뒤 확정일부터 7년, 개인회생 면책(채무자회생법 제624조)을 받은 뒤 5년이 지나지 않은 때다.
- ⑤ 채무자의 의무 위반(제5호) — 법이 정한 설명의무·자료제출의무 등 채무자의 의무를 위반한 때다. 다만 의무 위반의 대상과 정도는 엄격하게 제한해 해석한다(2023마6044 판결요지 [2]). 파산관재인의 설명·자료 요구가 파산절차 진행에 필수적인 내용이어야 한다는 것은 설명의무위반죄(채무자회생법 제658조, 채무자회생법 제321조)의 구성요건에 관한 판시이므로, 제5호가 아니라 제1호 경로에 해당한다(같은 결정 판결요지 [1]).
- ⑤의2 구인 불출석(제5의2호, 2024. 12. 20. 신설) — 채무자회생법 제319조의 파산선고를 받은 채무자에 대한 구인이나 채무자회생법 제322조의 파산선고 전 구인의 명을 받고, 그 사실을 알면서도 정당한 사유 없이 출석하지 않은 때다.
- ⑥ 과다한 낭비·도박·사행행위(제6호) — 과다한 낭비·도박 그 밖의 사행행위로 현저히 재산을 감소시키거나 과대한 채무를 부담한 때다.
숫자 요건이 중요합니다. 파산선고 전 1년 이내라는 제한은 신용거래 사기(②)에만 있고 낭비·도박(⑥)에는 없습니다. 면책기간(④)은 파산면책 7년·개인회생 면책 5년입니다.
사유가 있어도 면책될 수 있는가(재량면책)
가능하다. 채무자회생법 제564조 제2항은 불허가 사유가 있는 경우라도 파산에 이르게 된 경위와 그 밖의 사정을 고려해 상당하다고 인정되면 면책을 허가할 수 있도록 한다. 재량면책 여부는 채무의 발생·증가 원인, 불허가 사유에 해당하는 행위의 내용과 정도, 경제적 재기 의욕과 갱생 필요성, 채권자의 이의 유무와 사유 등을 함께 고려한다(2023마6319). 면책 여부에 관한 결정에는 즉시항고를 할 수 있다(채무자회생법 제564조 제4항).
이의를 신청할 수 있는 사람은 검사·파산관재인 또는 면책의 효력을 받을 파산채권자이고, 기간은 심문기일부터 30일(심문기일을 정하지 않으면 법원이 정하는 날)이다(채무자회생법 제562조 제1항). 이 일곱 가지 사유는 개인파산 면책에 적용되는 것으로, 개인회생의 면책(채무자회생법 제624조)은 근거 조문과 요건이 다르다. 면책의 효력을 받을 파산채권자는 정해진 기간 안에 불허가 사유를 소명해 이의를 신청할 수 있고(채무자회생법 제562조), 이의가 있으면 법원은 채무자와 이의신청인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채무자회생법 제563조).
“도박 빚이 있으면 무조건 면책이 안 되나요?”라는 걱정이 많은데, 그렇지 않습니다. 사유가 있어도 법원이 사정을 참작해 면책하는 재량면책이 있어, 실제로 도박·낭비 사건도 면책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면책신청 기각 사유와는 다르다
면책 불허가 사유와 별도로, 다음에 해당하면 면책신청 자체가 기각될 수 있다(채무자회생법 제559조 제1항). ① 채무자가 신청권자의 자격을 갖추지 않은 때, ② 채무자에 대한 파산절차의 신청이 기각된 때, ③ 채무자가 절차 비용을 예납하지 않은 때, ④ 그 밖에 신청이 성실하지 않은 때다. 기각된 채무자는 같은 파산에 관해 다시 면책신청을 할 수 없고(같은 조 제2항), 기각결정에는 즉시항고를 할 수 있다(같은 조 제3항).
불허가 사유와는 별개로, 신청 자격이 없거나 파산 신청이 기각된 경우처럼 절차 자체에 문제가 있으면 면책 신청이 기각됩니다. 이 경우는 내용 심사에 들어가지도 않고, 같은 파산에서 다시 신청할 수도 없습니다.
실무 체크포인트
- 신청 전에 신용거래·낭비·도박 이력을 점검한다. ②의 1년 제한과 ⑥의 행위 내용·정도를 구분해(채무자회생법 제564조 제1항), 시기와 경위를 재량면책 자료로 정리한다.
- 종전 면책 이력을 확인한다. 파산면책 7년·개인회생 면책 5년이 지나지 않았으면 ④ 사유에 해당하므로(채무자회생법 제564조 제1항 제4호, 채무자회생법 제624조), 기산점(면책확정일)을 먼저 따진다.
- 채권자목록과 재산·수입 진술을 정확히 작성한다. 고의의 허위 기재·진술은 ③ 사유가 되므로(채무자회생법 제564조 제1항 제3호, 2008마1656), 누락·착오가 없도록 소명자료와 대조한다.
- 법원의 설명 요구·자료 제출·구인 명령에 성실히 응한다. 의무 위반(⑤)이나 구인 불출석(⑤의2)은 독립한 불허가 사유이지만(채무자회생법 제564조 제1항), 제5호의 의무 위반은 대상과 정도를 엄격하게 판단한다(2023마6044).
- 편파변제를 주의한다. 파산원인 사실을 알면서 특정 채권자에게만 의무 없이 한 변제·담보제공은 과태파산죄에 해당하고(채무자회생법 제651조 제1항 제2호), 제1호를 거쳐 면책 불허가 사유가 된다(채무자회생법 제564조 제1항 제1호).
관련
- 개념·해설
- 법령
- 판례
이 문서를 인용·참조한 문서
🚩 오류 신고·수정 제안
잘못된 내용이나 법 개정으로 바뀐 부분을 발견하셨나요? 알려주시면 검토해 반영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