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의취득

선의취득이란 평온·공연하게 동산을 양수한 사람이 선의이며 과실 없이 그 동산을 점유한 경우, 양도인이 정당한 소유자가 아니더라도 즉시 소유권을 취득하는 제도다(민법 제249조). 동산 거래에서는 점유가 권리의 외관으로 기능하므로, 그 외관을 믿고 정상적으로 거래한 사람을 보호한다.

쉽게 말하면 — 중고 카메라나 노트북을 정상적인 거래처럼 사고 넘겨받은 사람이 판매자에게 권리가 없다는 사정을 알 수 없었다면, 진짜 소유자가 따로 있더라도 산 사람이 소유권을 취득할 수 있습니다. 다만 도난품·분실물은 2년 반환청구라는 별도 예외가 있습니다.

성립 요건

선의취득은 네 요건을 모두 갖춰야 한다.

첫째, 목적물이 동산이어야 한다. 민법 제249조는 동산을 대상으로 한다. 부동산은 등기 공시제도가 있으므로 등기를 믿었다는 사정만으로 선의취득이 인정되지 않는다. 지시채권 증서·무기명채권 증서·수표·주권 등 증권은 같은 조가 아니라 민법 제514조, 수표법 제21조, 상법 제359조 등 별도 규정으로 처리한다.

둘째, 양도인이 그 동산을 점유하고 있어야 한다. 선의취득은 동산 점유라는 권리외관을 신뢰한 사람을 보호하는 제도다. 양도인이 물건을 전혀 점유하지 않고 있었다면 보호할 외관 자체가 약하다.

셋째, 거래행위로 양수해야 한다. 매매·교환·증여처럼 소유권 이전을 목적으로 하는 법률행위가 있어야 한다. 상속·합병 같은 포괄승계나 단순 보관, 우연한 점유 취득은 선의취득의 전형적인 적용 대상이 아니다.

넷째, 양수인이 평온·공연·선의·무과실로 점유를 취득해야 한다. 양수인이 양도인의 무권리를 알았으면 선의가 아니고, 거래 경위상 의심할 만한 사정이 있는데도 확인하지 않았다면 과실이 문제 된다. 평온·공연·선의 점유는 민법 제197조 제1항에 따라 추정되지만, 고가품·시세와 현저히 다른 가격·권리 서류 부재·비정상적인 거래 장소 같은 사정은 과실 판단에서 중요하게 작용한다.

선의취득은 “몰랐다”만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물건 종류와 가격, 판매자의 설명, 거래 장소, 확인 가능한 서류까지 보아 “몰랐어도 부주의하지 않았는지”를 따집니다.

점유 이전 방식

동산 소유권 이전에는 인도가 필요하다. 선의취득에서도 양수인이 동산 점유를 취득해야 한다. 현실의 인도가 가장 분명하고, 이미 양수인이 물건을 가지고 있는 경우의 간이인도나 제3자가 보관 중인 물건에 대한 반환청구권 양도도 문제될 수 있다(민법 제188조 내지 제191조).

다만 양도인이 계속 직접 점유하고 양수인에게만 점유를 이전한 것으로 약정하는 점유개정으로는 선의취득이 인정되지 않는다. 선의취득에 필요한 점유 취득은 현실적 인도가 있어야 하고, 점유개정에 의한 점유취득만으로는 그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것이 판례다(77다1872). 점유라는 외부 표시를 믿은 거래 안전을 보호하는 제도이기 때문이다.

도품·유실물의 특례

도품이나 유실물도 민법 제249조의 요건을 갖추면 일단 선의취득 문제가 생긴다. 그러나 그 물건이 도난품이나 분실물인 경우에는 피해자 또는 유실자가 도난 또는 유실한 날부터 2년 안에 반환을 청구할 수 있다(민법 제250조).

양수인이 도품·유실물을 경매, 공개시장 또는 동종류의 물건을 판매하는 상인에게서 선의로 매수한 경우에는 반환 규칙이 달라진다. 피해자 또는 유실자는 양수인이 지급한 대가를 변상해야 그 물건의 반환을 청구할 수 있다(민법 제251조). 개인 간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산 경우가 곧바로 “공개시장”이나 “동종류 물건을 판매하는 상인”에 해당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으므로, 판매자의 영업성·거래 방식·시장 공개성 등을 따져야 한다.

금전은 예외다. 도품이나 유실물이 금전인 경우에는 민법 제250조의 2년 반환청구 특례가 적용되지 않는다(민법 제250조 단서).

도난품이나 분실물은 선의로 샀더라도 2년 안에는 돌려줘야 할 수 있습니다. 다만 경매장, 공개시장, 같은 종류 물건을 파는 상인에게서 산 경우에는 원소유자가 구매대금을 돌려줘야 반환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효과

요건이 충족되면 양수인은 즉시 소유권을 취득한다(민법 제249조). 이는 무권리자로부터 권리를 이어받는 것이 아니라 법률이 거래 안전을 위해 새 소유권 취득을 인정하는 구조다. 따라서 원소유자는 물건 자체를 반환받지 못하고, 무권리 양도인에 대한 손해배상·부당이득 반환 등으로 구제받는 것이 원칙이다.

기존 담보권이 붙어 있는 동산이 제3자에게 넘어간 경우에도 선의취득은 중요하다. 예컨대 공장저당의 목적이 된 기계·기구는 원칙적으로 저당권자가 추급할 수 있지만, 제3자가 민법 제249조부터 제251조까지의 요건으로 선의취득하면 그 추급이 차단될 수 있다(공장 및 광업재단 저당법 제7조).

동산질권에도 선의취득 규정이 준용된다(민법 제343조). 따라서 질권설정자가 정당한 권리자가 아니더라도, 질권자가 민법 제249조 내지 제251조의 요건을 갖추면 질권 취득이 보호될 수 있다.

선의취득이 성립하면 원소유자는 원칙적으로 물건을 되찾지 못합니다. 다만 도품·유실물의 2년 반환청구, 대가변상, 금전 예외처럼 별도 규칙이 먼저 적용되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유가증권과 주권

유가증권은 민법상 동산 선의취득과 구조가 비슷하지만 근거 조문과 요건이 다르다. 지시채권 증서의 적법한 소지인에 대해서는 반환청구가 제한되고, 소지인이 취득 당시 양도인의 무권리를 알았거나 중대한 과실로 알지 못한 때에는 보호되지 않는다(민법 제514조). 무기명채권에도 준용된다(민법 제524조).

주권의 선의취득은 상법 제359조수표법 제21조를 준용한다. 대법원은 주권 선의취득에서 악의 또는 중대한 과실의 유무는 주권 취득 시기를 기준으로 판단한다고 보았다. 또 양도인이 무권리자임을 의심할 만한 사정이 있는데도 상당한 조사를 하지 않고 주권을 양수하면 중대한 과실이 인정될 수 있다(대법원 2015다251812 판결). 주권의 선의취득은 양도인이 무권리자인 경우뿐 아니라 무권대리인인 경우에도 문제될 수 있다(대법원 95다49646 판결).

주권발행 후 주식 양도에는 주권 교부가 필요하고, 주권 점유 취득 방법에는 현실의 인도 외에 간이인도와 반환청구권 양도도 포함될 수 있다(대법원 2008다96963 판결). 다만 주권 선의취득은 주권의 선의취득에서 별도로 다룬다.

실무 체크포인트

  • 물건이 부동산, 자동차처럼 등록·등기 공시가 강한 재산인지 먼저 구분한다. 민법 제249조의 중심 대상은 일반 동산이다.
  • 양도인이 실제로 점유하고 있었는지, 점유 이전이 외부에서 확인될 정도로 이루어졌는지 확인한다.
  • 고가품·귀금속·기계·미술품처럼 출처 확인이 중요한 물건은 가격, 영수증, 보증서, 시리얼번호, 사업자 정보, 기존 담보권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 도난품·분실물은 도난 또는 유실한 날부터 2년 안에 반환청구가 들어올 수 있다(민법 제250조).
  • 경매·공개시장·동종류 물건 판매 상인에게서 샀다는 사정은 대가변상 항변의 핵심이다(민법 제251조). 개인 판매자인지 영업자인지 증거를 남긴다.
  • 주권·수표·무기명채권은 민법 제249조가 아니라 각 증권별 선의취득 규정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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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우법무사

신우법무사

법무사 김정걸은 1994년 제2회 법무사시험에 합격해 32년간 법무사 업무를 해 왔습니다. 1984년 서울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했습니다. 외국인 상속등기 · 한정승인 · 상속포기, 상속관련 소송 · 비송, 회사등기, 강제집행 등을 주업무로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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