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한능력자

제한능력자란 단독으로 유효한 법률행위를 할 수 없어 법률이 보호하는 자를 말한다. 민법은 미성년자, 피성년후견인, 피한정후견인 세 유형을 제한능력자로 규정한다.

쉽게 말하면 — 혼자서 계약을 맺거나 재산을 처분하려면 법적으로 온전한 판단 능력이 있어야 합니다. 나이가 어리거나 정신적 제약이 있는 분은 그 능력이 제한되어, 혼자 한 법률행위를 나중에 취소할 수 있습니다. 이 제도는 거래 상대방에게 불측의 손해를 줄 수도 있지만, 판단 능력이 부족한 사람을 보호하기 위해 민법이 인정하는 장치입니다.

제한능력자의 세 유형

미성년자

19세 미만인 사람이다(민법 제4조). 미성년자가 법률행위를 하려면 법정대리인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민법 제5조 제1항). 동의 없이 한 행위는 취소할 수 있다. 다만 권리만을 얻거나 의무만을 면하는 행위, 법정대리인이 범위를 정하여 처분을 허락한 재산의 처분, 법정대리인에게서 허락을 받은 특정 영업 행위는 단독으로 할 수 있다(같은 조, 민법 제6조, 민법 제8조).

만 18세 고등학생이 부모 동의 없이 비싼 스마트폰 할부 계약을 맺었다면, 그 계약은 나중에 취소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친척에게 용돈을 받는 것(권리만 얻는 행위)은 동의 없이도 유효합니다.

피성년후견인

질병·장애·노령 등으로 인한 정신적 제약으로 사무 처리 능력이 지속적으로 결여된 사람에 대해 가정법원이 성년후견개시 심판을 한 경우다(민법 제9조 제1항). 피성년후견인의 법률행위는 원칙적으로 취소할 수 있다(민법 제10조 제1항). 가정법원은 취소할 수 없는 법률행위의 범위를 따로 정할 수 있다(민법 제10조 제2항).

중증 치매 환자가 성년후견 심판을 받은 경우, 그분이 혼자 부동산 매매계약을 맺더라도 성년후견인이 나중에 취소할 수 있습니다.

피한정후견인

정신적 제약으로 사무 처리 능력이 부족한 사람에 대해 가정법원이 한정후견개시 심판을 한 경우다(민법 제12조 제1항). 피성년후견인보다 능력 제한이 작다. 가정법원이 정한 범위의 행위는 한정후견인의 동의를 받아야 하며, 동의 없이 한 행위는 취소할 수 있다(민법 제13조 제1항·제4항). 일상생활에 필요하고 대가가 과도하지 않은 행위는 취소 대상에서 제외된다(민법 제13조 제4항 단서).

경미한 지적장애로 한정후견 심판을 받은 분이 수천만 원 규모의 계약을 혼자 맺었다면, 한정후견인이 동의하지 않은 이상 그 계약을 취소할 수 있습니다.

제한능력자가 한 법률행위의 효과

취소권

제한능력자 본인, 그의 대리인 또는 승계인만이 취소할 수 있다(민법 제140조). 상대방은 취소권을 행사할 수 없다. 취소되면 그 법률행위는 처음부터 무효로 본다(민법 제141조). 다만 제한능력자는 받은 이익이 현존하는 한도에서만 반환 의무를 진다(민법 제141조 단서). 취소권은 추인할 수 있는 날부터 3년, 법률행위를 한 날부터 10년 내에 행사해야 한다(민법 제146조).

제한능력자가 받은 돈을 이미 써버렸다면, 남아 있는 금액만 돌려주면 됩니다. 다 없어진 경우에는 반환 의무가 없습니다. 이 점이 일반 무효·취소와 다른 점입니다.

상대방의 보호 수단

제한능력자 측의 취소권에 대응해 거래 상대방도 일정한 권리를 갖는다.

  • 확답촉구권: 제한능력자가 능력자가 된 뒤 1개월 이상의 기간을 정해 추인 여부의 확답을 촉구할 수 있다. 기간 내에 확답이 없으면 추인한 것으로 본다(민법 제15조 제1항).
  • 철회권: 상대방이 계약 당시 제한능력자임을 몰랐다면, 추인이 있기 전까지 계약을 철회할 수 있다(민법 제16조 제1항).
  • 거절권: 제한능력자의 단독행위는 상대방이 추인 전에 거절할 수 있다(민법 제16조 제2항).

속임수를 쓴 경우

제한능력자가 속임수로 자기를 능력자로 믿게 한 경우에는 취소권이 없다(민법 제17조 제1항). 미성년자·피한정후견인이 속임수로 법정대리인의 동의가 있는 것처럼 믿게 한 경우도 마찬가지다(같은 조 제2항). 여기서 ‘속임수’란 적극적으로 사기수단을 쓴 것을 말하고, 단순히 자기가 능력자라고 말한 것만으로는 속임수가 아니다(71다2045). 속임수 사실은 취소권 배제를 주장하는 상대방이 입증해야 한다.

소멸시효 정지

소멸시효 기간 만료 6개월 전에 제한능력자에게 법정대리인이 없는 경우, 능력자가 되거나 법정대리인이 취임한 때부터 6개월 내에는 시효가 완성되지 않는다(민법 제179조).

실무 체크포인트

  • 미성년자와 계약할 때는 법정대리인(부모)의 동의서를 반드시 받아 두어야 한다. 동의 없이 진행했다가 나중에 취소당하면 이미 이행한 급부를 돌려받기 어려울 수 있다.
  • 피성년후견인·피한정후견인과 거래할 때는 가정법원이 정한 행위 범위 및 후견인의 동의 여부를 사전에 확인해야 한다. 후견등기사항증명서로 확인한다.
  • 제한능력자가 속임수를 쓴 사실은 상대방이 입증해야 한다. 단순히 나이나 상태를 숨겼다는 사정만으로는 민법 제17조의 속임수 인정이 어려울 수 있다.
  • 확답촉구권 행사 후 기간 내에 확답이 없으면 추인으로 간주되므로, 법정대리인이나 능력자가 된 본인이 그 기간을 지나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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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우법무사

신우법무사

법무사 김정걸은 1994년 제2회 법무사시험에 합격해 32년간 법무사 업무를 해 왔습니다. 1984년 서울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했습니다. 외국인 상속등기 · 한정승인 · 상속포기, 상속관련 소송 · 비송, 회사등기, 강제집행 등을 주업무로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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