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재자 재산관리란 스스로 재산을 관리할 수 없게 된 부재자의 재산을 법원이 관여해 관리하게 하는 제도다(민법 제22조 제1항). 부재자란 종래의 주소나 거소를 떠난 사람이다(같은 항). 제도의 취지는 돌아올 본인과 이해관계인을 위해 방치된 재산을 보전하는 데 있다.
쉽게 말하면 — 집을 떠나 연락이 닿지 않아 자기 재산을 챙기지 못하는 사람이 있으면, 그 재산이 없어지지 않도록 법원이 관리인을 두어 대신 관리하게 하는 제도입니다. 나중에 본인이 돌아왔을 때 재산이 남아 있게 하려는 것입니다.
부재자란 누구인가
부재자는 종래의 주소나 거소를 떠난 사람이다(민법 제22조 제1항). 생사불명일 필요는 없다. 살아 있는 것이 분명해도 소재를 알 수 없어 재산을 스스로 관리하지 못하면 부재자에 해당한다.
조문을 견주면 분명해진다. 생사불명은 법원이 선임하는 관리인 제도의 요건이 아니라, 부재자가 스스로 정한 관리인을 법원이 개임하거나(민법 제23조) 그에게 처분 허가를 요구할 때(민법 제25조 후단) 붙는 요건이다.
이 점이 실종선고와 다르다. 실종선고는 생사불명 상태가 일정 기간 이어져야 한다(민법 제27조).
부재자는 죽었는지 살았는지 모르는 사람이 아니라, 어디 있는지 몰라 재산을 못 챙기는 사람입니다. 살아 있는 것이 분명해도 연락이 안 되면 부재자가 될 수 있습니다.
법원은 언제 개입하나
두 경우다. 부재자가 재산관리인을 정하지 않은 때, 그리고 본인의 부재 중에 재산관리인의 권한이 소멸한 때다(민법 제22조 제1항). 이때 법원은 이해관계인이나 검사의 청구로 재산관리에 필요한 처분을 명해야 한다(같은 항).
본인이 그 뒤에 스스로 재산관리인을 정하면 법원은 본인·재산관리인·이해관계인 또는 검사의 청구로 그 명령을 취소해야 한다(민법 제22조 제2항). 본인이 관리 체제를 갖추면 법원이 개입할 근거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부재자가 이미 관리인을 두었더라도 부재자의 생사가 분명하지 않게 되면 법원은 이해관계인·검사의 청구로 그 관리인을 개임할 수 있다(민법 제23조). 위임에 따라 재산을 관리하던 사람이 부재자의 실종 후 법원에 신청해 재산관리인으로 선임됐다면, 이는 생사불명에 따른 개임으로 볼 수 있고 그때부터 위임에 따른 처분권한은 끝난다(76다1437).
법원이 나서는 경우는 관리인을 아예 안 정해 두었거나, 정해 둔 관리인의 권한이 없어졌을 때입니다. 이해관계가 있는 사람이나 검사가 법원에 청구합니다.
관리인의 권한은 어디까지인가
관리행위까지다. 그 범위를 넘는 행위에는 법원의 허가가 필요하다. 이 권한 구조가 이 제도의 핵심이다.
관리인은 관리할 재산의 목록을 작성해야 하고(민법 제24조 제1항), 법원은 재산 보존에 필요한 처분을 명할 수 있다(같은 조 제2항). 관리 비용은 부재자의 재산으로 지급한다(같은 조 제4항).
관리인이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은 보존행위와, 목적물의 성질을 바꾸지 않는 범위의 이용·개량행위다(민법 제118조). 이를 넘는 처분행위를 하려면 법원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민법 제25조). 부동산 매각이나 담보 설정이 여기에 해당한다.
허가 없이 한 처분은 무효다(76다1437). 다만 되돌릴 길이 있다. 법원의 초과행위 허가결정은 장래의 처분행위뿐 아니라 이미 한 처분행위를 추인하는 방식으로도 할 수 있다(80다3063). 그래서 허가를 받지 못해 소유권이전등기청구가 패소로 확정된 뒤에도, 허가를 받으면 다시 같은 소를 제기할 수 있다(2001다41971).
허가는 백지위임이 아니다. 매각처분 허가를 받았더라도 부재자와 아무 관계 없는 제3자의 채무담보만을 위해 부재자 재산에 근저당권을 설정하는 행위는 부재자를 위한 처분행위로 볼 수 없다(75마551). 관리인의 권한은 어디까지나 부재자를 위한 것이라는 목적의 제약을 받는다.
법원은 관리인에게 재산의 관리·반환에 관해 상당한 담보를 제공하게 할 수 있고, 부재자의 재산으로 상당한 보수를 지급할 수 있다(민법 제26조 제1항·제2항).
관리인은 재산을 지키고 유지하는 일은 알아서 하지만, 부동산을 팔거나 담보로 잡히려면 반드시 법원의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허가 없이 판 것은 무효입니다. 다만 뒤늦게라도 허가를 받으면 그 매매를 되살릴 수 있습니다. 반대로 허가를 받았다고 해서 무엇이든 해도 되는 것은 아니어서, 남의 빚을 위해 부재자 재산을 담보로 내주는 것은 허용되지 않습니다.
관리인의 권한은 언제 소멸하나
선임결정이 취소될 때다. 부재자가 사망했다는 사실이 나중에 밝혀지더라도, 선임결정이 취소되지 않는 한 관리인의 권한은 당연히 소멸하지 않는다(69다719). 선임결정이 뒤에 취소되어도 그 효력은 장래를 향해서만 생기고, 그동안 관리인이 적법하게 행사한 권한의 효과는 이미 사망한 부재자의 상속인에게 미친다(같은 판결).
실종선고와의 관계도 같은 원리다. 실종기간이 만료돼 사망한 것으로 간주되는 시점 이후 실종선고가 있기 전이라도, 선임결정이 취소되지 않는 한 관리인은 계속 권한을 행사할 수 있다. 그래서 취소 전에 관리인의 처분행위로 마쳐진 등기는 법원의 처분허가 등 절차를 거쳐 적법하게 이루어진 것으로 추정된다(91다11810).
관리인의 권한은 법원이 선임결정을 취소해야 끝납니다. 부재자가 사실은 이미 사망했더라도, 취소 전에 관리인이 제대로 한 일은 유효하고 그 효과는 상속인에게 넘어갑니다. 그래서 실종선고가 나기 전에 관리인이 팔아 넘긴 부동산 등기는 적법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실종선고·상속재산관리인과 무엇이 다른가
부재자 재산관리는 잠정적 관리이고, 실종선고는 종국적 청산이다. 부재자 재산관리는 생사불명을 요건으로 하지 않고 본인이 돌아올 것을 전제로 재산을 보전한다. 실종선고는 생사불명이 일정 기간 이어져야 하고, 부재자를 사망한 것으로 간주해 상속과 혼인 관계를 정리한다(민법 제27조). 생사불명이 계속되면 재산관리에서 실종선고로 넘어간다.
상속재산관리인과는 국면이 다르다. 부재자 재산관리인은 살아 있을 수 있는 사람의 재산을 관리하고, 상속재산관리인은 이미 사망한 사람의 상속재산을 상속인의 존부가 분명하지 않을 때 관리·청산한다(민법 제1053조). 다만 권한 구조는 공유한다. 상속재산관리인에게도 부재자 재산관리인 규정이 준용되므로 관리행위를 넘는 처분에는 법원 허가가 필요하다(같은 조 제2항).
상속인이 있는 것은 분명하고 그 행방만 알 수 없다면 상속인 부존재가 아니다. 그 경우는 부재자 재산관리나 실종선고로 풀어야 한다.
부재자 재산관리는 돌아올 것을 전제로 재산을 지켜 두는 임시 조치이고, 실종선고는 사망한 것으로 보고 상속까지 마무리하는 최종 조치입니다. 상속인이 누구인지는 아는데 연락만 안 되는 경우라면 상속인이 없는 것이 아니므로, 그 상속인을 위해 부재자 재산관리인을 세우는 것이 맞습니다.
관리는 언제 끝나나
관리의 원인이 없어지면 끝난다.
- 본인이 스스로 관리인을 정한 때 — 법원은 관리명령을 취소해야 한다(민법 제22조 제2항).
- 부재자가 돌아오거나 소재가 밝혀진 때 — 스스로 재산을 관리할 수 있게 되어 관리의 근거가 사라진다.
- 부재자의 사망이 확인된 때 — 상속이 개시되고 재산은 상속인에게 넘어간다. 다만 선임결정이 취소되기 전까지 관리인의 권한은 존속한다(69다719).
- 실종선고가 확정된 때 — 사망이 간주되어 상속으로 이행한다(민법 제27조).
이 개념이 문제되는 절차
- 부재자 재산관리인 선임 — 이해관계인·검사가 법원에 관리인 선임과 권한초과행위 허가를 구하는 절차
- 상속재산분할 심판청구 — 공동상속인 중 행방불명자가 있어 그를 위한 재산관리인이 필요한 경우
- 실종선고와 형제자매의 상속 — 재산관리에서 실종선고로 넘어가 상속이 개시되는 국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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