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권(質權)이란 채권자가 채무자 또는 제삼자로부터 담보로 제공받은 물건·재산권을 점유하면서, 채무 불이행 시 그 목적물로부터 다른 채권자보다 우선해 변제를 받을 수 있는 담보물권이다(민법 제329조, 제345조).
쉽게 말하면 — 돈을 빌려줄 때 상대방 물건을 맡아 두는 방식입니다. 맡아 둔 물건은 돈을 다 갚을 때까지 돌려주지 않아도 되고, 못 갚으면 그 물건을 팔아서 먼저 돈을 회수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금반지를 맡기고 전당포에서 돈을 빌리는 것이 전형적인 질권입니다.
질권의 종류
질권은 목적물에 따라 동산질권과 권리질권으로 나뉜다.
동산질권은 동산(물건)을 목적으로 하고(민법 제329조), 권리질권은 재산권을 목적으로 한다(민법 제345조). 다만 부동산의 사용·수익을 목적으로 하는 권리(지상권·전세권 등)는 권리질권의 목적이 될 수 없다(같은 조 단서).
동산질권은 시계·귀금속·주식증서 같은 물건이 대상이고, 권리질권은 예금채권·임대차보증금반환채권처럼 눈에 안 보이는 권리가 대상입니다.
성립 요건 — 어떻게 설정하는가
동산질권
동산질권은 설정계약 + 목적물 인도로 성립한다. 질권의 설정은 질권자에게 목적물을 인도함으로써 효력이 생긴다(민법 제330조). 이른바 요물계약이다. 합의만으로는 부족하고 현실 인도가 있어야 한다.
양도할 수 없는 물건은 질권의 목적이 될 수 없다(민법 제331조). 질권자는 설정자로 하여금 질물을 대신 점유하게 할 수 없다(민법 제332조). 설정자가 계속 점유하면 실질상 점유가 이전되지 않아 공시가 깨지기 때문이다.
합의만으로는 안 되고 반드시 물건을 넘겨받아야 질권이 생깁니다. 또한 설정자(담보 제공자)가 물건을 다시 갖고 있으면 질권이 성립하지 않습니다.
권리질권
권리질권의 설정 방법은 그 권리의 양도 방법에 따른다(민법 제346조).
채권을 목적으로 할 때, 채권증서가 있으면 증서를 질권자에게 교부해야 효력이 생긴다(민법 제347조). 지명채권을 목적으로 할 때는 제삼채무자에게 질권설정 사실을 통지하거나 제삼채무자의 승낙을 받아야 제삼자에게 대항할 수 있다(민법 제349조).
효력 — 질권자는 무엇을 할 수 있는가
유치적 효력
질권자는 피담보채권의 변제를 받을 때까지 질물을 유치할 수 있다(민법 제335조). 채무자를 심리적으로 압박해 이행을 유도하는 기능이다. 다만 자신보다 우선권이 있는 채권자에게는 대항하지 못한다(같은 조 단서).
우선변제권
질권자는 다른 채권자보다 우선해 피담보채권의 변제를 받을 수 있다(민법 제329조). 동일한 동산에 수개의 질권이 설정된 경우 순위는 설정 선후에 따른다(민법 제333조).
피담보채권의 범위
질권이 담보하는 채권의 범위는 원본, 이자, 위약금, 질권실행 비용, 질물보존 비용, 채무불이행 또는 질물의 하자로 인한 손해배상 채권이다(민법 제334조). 다른 약정이 있으면 그 약정에 따른다(같은 조 단서).
물상대위
질물이 멸실·훼손되거나 공용징수되어 설정자가 금전이나 물건을 받게 된 경우, 질권은 그 금전·물건에 대해서도 행사할 수 있다(민법 제342조). 단, 지급 또는 인도 전에 압류해야 한다(같은 조).
맡아 둔 물건이 불에 타 없어지더라도, 설정자가 보험금이나 보상금을 받게 되면 그 돈에 대해서 질권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다만 그 돈이 지급되기 전에 압류를 해야 합니다.
질권의 실행 — 어떻게 회수하는가
동산질권
질권자는 채권의 변제를 받기 위해 질물을 경매할 수 있다(민법 제338조 제1항). 정당한 이유가 있으면 감정평가에 의해 질물을 직접 변제에 충당할 것을 법원에 청구할 수도 있다(같은 조 제2항). 이 경우 미리 채무자와 질권설정자에게 통지해야 한다(같은 조 제2항).
유질계약(유질특약)은 금지된다. 채무변제기 전에 미리 “못 갚으면 질물 소유권을 넘긴다”고 약정하는 것은 효력이 없다(민법 제339조).
권리질권(채권 목적)
채권을 목적으로 한 질권의 경우, 질권자는 그 채권을 직접 청구할 수 있다(민법 제353조 제1항). 목적채권이 금전채권이면 자기 채권 한도에서 직접 청구하고(같은 조 제2항), 목적채권의 변제기가 먼저 도래하면 제삼채무자에게 공탁을 청구할 수 있다(같은 조 제3항). 민사집행법에 따른 집행방법으로도 실행할 수 있다(민법 제354조).
권리질권의 목적이 채권이면, 그 채권을 직접 받아서 자기 돈으로 가져올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A가 B에게 임대차보증금 반환채권을 질권으로 제공했다면, 질권자는 임대인에게 직접 보증금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물상보증인의 구상권
타인의 채무를 담보하기 위해 질권을 설정한 자(물상보증인)가 그 채무를 변제하거나 질권 실행으로 질물의 소유권을 잃은 때에는 보증채무 규정에 따라 채무자에 대해 구상권이 있다(민법 제341조).
실무 체크포인트
- 동산질권은 점유 이전이 핵심 공시 수단이다. 점유가 설정자에게 반환되면 질권의 대항력을 잃을 수 있다. 질권자가 직접 점유를 유지해야 한다(민법 제332조).
- 채권(예금·보증금)에 권리질권을 설정할 때 지명채권이면 반드시 제삼채무자(은행·임대인)에게 통지 또는 승낙을 받아야 대항요건을 갖춘다(민법 제349조). 통지 없이는 제삼자에게 주장할 수 없다.
- 유질특약은 무효이므로(민법 제339조), 담보 취득 방식으로 미리 소유권 이전 약정을 두는 것은 질권으로서 효력이 없다. 양도담보로 구성하는 경우와 구별해야 한다.
- 물상대위권 행사는 압류가 선행되어야 한다(민법 제342조). 보험금·보상금이 지급된 후에는 물상대위를 주장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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