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득시효는 남의 물건을 소유자처럼 법이 정한 기간 동안 점유한 사람이 그 소유권을 얻을 수 있는 제도다(민법 제245조). 부동산은 20년 점유 뒤 등기해야 소유권을 얻고, 소유자로 등기된 사람은 선의·무과실이면 10년이다(같은 조 제1항·제2항). 동산은 10년, 선의·무과실로 시작했으면 5년이다(같은 법 제246조).
쉽게 말하면 — 갑이 이웃 땅 일부를 자기 땅으로 여기고 담장 안에 넣어 20년간 써 왔다면, 갑은 땅 주인에게 소유권이전등기를 해 달라고 청구할 수 있습니다(민법 제245조 제1항). 갑이 그 땅을 계속 점유하는 동안에는 이 청구권이 시효로 사라지지 않습니다(94다28468 판결요지 가). 그러나 20년이 지난 뒤 갑이 등기를 넘겨받기 전에 땅 주인이 다른 사람에게 이전등기를 해 주면, 갑은 원칙적으로 그 새 명의인에게 시효취득을 주장할 수 없습니다(2001다77352 판결요지 [2]).
부동산은 어떤 요건으로 몇 년이면 되나
부동산은 20년 점유한 뒤 등기하면 소유권을 얻고, 이미 소유자로 등기된 사람은 10년 점유로 얻는다(민법 제245조). 두 경우의 요건은 다음과 같고, 각각 모두 갖춰야 한다.
- 점유취득시효: 20년간 소유의 의사로 평온, 공연하게 부동산을 점유하고, 등기해야 소유권을 취득한다(민법 제245조 제1항).
- 등기부취득시효: 부동산의 소유자로 등기한 사람이 10년간 소유의 의사로 평온, 공연하게, 선의이며 과실 없이 점유해야 한다. 이 요건을 채운 때에 소유권을 취득한다(민법 제245조 제2항).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행정재산은 「민법」 제245조에도 불구하고 시효취득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국유재산법 제7조 제2항, 공유재산 및 물품 관리법 제6조 제2항).
점유는 물건을 물리적으로 붙잡고 있는 것만 뜻하지 않고, 사회관념상 어떤 사람의 사실적 지배에 있다고 보이는 객관적 관계를 말한다. 특히 임야는 관리나 이용이 넘어오면 인도가 있었다고 본다(96다8888 판결요지 [1], 등기부취득시효 사안).
자주점유와 타주점유
자주점유란 소유의 의사로 하는 점유, 곧 타인의 소유권을 배제하고 자기 소유물처럼 배타적으로 지배하려는 의사를 가진 점유다(2001다23225, 23232 판결요지 [1]). 타주점유란 소유의 의사가 없는 점유다(같은 판결요지 [1]). 두 취득시효 모두 소유의 의사를 요건으로 하므로 타주점유로는 시효가 완성되지 않는다(민법 제245조).
공유토지는 공유자 1인이 전부를 점유하고 있어도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권원의 성질상 다른 공유자의 지분비율 범위에서는 타주점유다(92다38904 판결요지 나).
평온·공연
평온한 점유란 점유를 얻거나 유지하는 데 법률상 용인될 수 없는 강폭행위를 쓰지 않는 점유다. 공연한 점유란 은비의 점유, 곧 남몰래 숨긴 점유가 아닌 점유다(94다25025 판결요지 가). 점유가 불법이라는 이의를 받았거나 소유권을 놓고 법률상 분쟁이 있었다는 사정만으로는 평온·공연성이 없어지지 않는다(같은 판결요지 가).
점유가 불법이라는 사람에게서 여러 차례 임료 지급이나 매수를 요구받은 분쟁도 그 사실만으로는 평온·공연성을 잃게 하지 않는다(92다52764 판결요지 나).
선의·무과실
선의·무과실이란 점유를 시작할 때 자기가 소유자라고 믿었고(선의) 그렇게 믿은 데 과실이 없었다(무과실)는 뜻이다. 이 요건은 등기가 아니라 점유를 취득한 데 관한 것이다(94다22651 판결요지 가). 등기부취득시효와 동산의 5년 시효에서 요구된다(민법 제245조 제2항, 같은 법 제246조 제2항).
자주점유는 어떻게 인정되나
점유자는 소유의 의사로 선의, 평온 및 공연하게 점유한 것으로 추정되므로 시효를 주장하는 쪽이 이를 따로 증명하지 않는다(민법 제197조 제1항). 타주점유라고 주장하는 상대방이 그 증명책임을 진다(2001다23225, 23232 판결요지 [1]). 무과실은 이 추정에 들어 있지 않다.
점유 기간도 하루하루 증명할 필요는 없다. 앞뒤 두 시점에 점유한 사실을 증명하면 그 사이 점유는 계속한 것으로 추정된다(민법 제198조).
자주점유 추정은 다음 어느 하나가 증명되면 깨진다(2001다23225, 23232 판결요지 [1]).
- 점유자가 성질상 소유의 의사가 없는 것으로 보이는 권원에 바탕을 두고 점유를 취득한 사실
- 외형적·객관적으로 보아 점유자가 타인의 소유권을 배척하고 점유할 의사를 갖고 있지 않았다고 볼 만한 사정
- 점유를 시작할 때 소유권 취득의 원인이 될 법률행위 기타 법률요건이 없다는 것을 잘 알면서 남의 부동산을 무단점유한 사실. 이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추정이 깨진다.
반대로 점유자가 매매처럼 자주점유의 권원을 주장했다가 인정받지 못했다는 이유만으로는 추정이 깨지지 않는다(같은 판결요지 [1]).
동산은 어떻게 다른가
동산은 10년간 소유의 의사로 평온, 공연하게 점유하면 소유권을 취득한다(민법 제246조 제1항). 그 점유가 선의이며 과실 없이 시작되었으면 5년이 지나면 취득한다(같은 조 제2항).
평온·공연의 뜻은 부동산과 같다. 법률상 용인될 수 없는 강폭행위를 쓰지 않고, 숨기지 않은 점유를 말한다(94다25025 판결요지 가). 소유의 의사와 선의·평온·공연이 추정되는 것도 같다(민법 제197조 제1항).
시효가 완성되면 어떤 효력이 생기나
20년 점유취득시효는 기간을 채운 뒤 등기를 해야 소유권을 얻는다(민법 제245조 제1항). 이렇게 취득한 소유권의 효력은 점유를 시작한 때로 소급한다(같은 법 제247조 제1항). 등기부취득시효와 동산 취득시효로 얻은 소유권도 같다.
소멸시효 중단에 관한 규정은 취득시효 기간에 준용된다(같은 조 제2항). 그래서 다음 어느 하나가 있으면 취득시효 기간도 중단된다(같은 법 제168조).
- 청구
- 압류 또는 가압류, 가처분
- 승인
다만 압류 또는 가압류는 금전채권의 강제집행을 위한 수단이거나 그 보전수단에 불과해 종래 점유상태의 계속을 깨뜨리지 못하므로, 부동산 점유취득시효의 중단사유가 될 수 없다(2018다296878).
시효완성 뒤 등기 전에는 어떤 관계인가
시효기간이 지난 뒤 등기 전에 다른 사람이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치면, 점유자는 원칙적으로 그 새 명의인에게 시효취득을 주장할 수 없다(2001다77352 판결요지 [2]). 소유명의가 시효기간 완성 전에 바뀌었는지, 완성 뒤에 바뀌었는지에 따라 결론이 나뉜다.
시효기간 완성 전의 명의 변경
시효기간이 차기 전에 등기부상 소유명의가 바뀐 것은 취득시효의 중단사유가 아니다(92다52764 판결요지 가). 명의가 바뀌어도 종래 점유상태의 계속이 깨진 것으로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점유를 계속해 기간을 채우면 시효가 완성된다.
시효기간 완성 후의 명의 변경과 처분
새 명의인에게 시효취득을 주장할 수 없다는 원칙은 그 등기가 적법·유효함을 전제로 한다. 새 명의인의 등기가 원인무효이면 점유자는 시효완성 당시의 소유자를 대위해 그 등기의 말소를 구하면서 그 소유자에게 시효완성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를 구할 수 있다. 새 명의인이 시효완성 당시 소유자의 상속인이면 그 상속분에 한하여 새 명의인에게 직접 소유권이전등기를 구할 수 있다(2001다77352 판결요지 [2]). 소유자가 시효완성 사실을 알고 제3자에게 처분해 이전등기를 넘겨줌으로써 이전등기의무가 이행불능에 빠져 점유자가 손해를 입었다면 불법행위가 되고, 제3자가 그 불법행위에 적극 가담했다면 그 처분은 사회질서에 반해 무효다(같은 판결요지 [3]).
시효기간이 지난 뒤 원래 소유자의 위탁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신탁법상 수탁자도 시효취득을 주장할 수 없는 새로운 이해관계인인 제3자다. 수탁자가 그 부동산 공유자들을 조합원으로 한 재건축조합이어도 같다(2001다47467 판결요지 [1]).
다만 시효완성 당시 미등기 토지의 소유자가 완성 뒤 자기 이름으로 소유권보존등기를 마친 것은 소유권 변경 등기가 아니다. 그래서 그 사람은 새로운 이해관계인이 아니고, 점유자는 그에게 시효완성을 주장할 수 있다(94다28468 판결요지 나).
점유자가 등기청구를 하는 등 권리를 행사하거나 원소유자가 시효완성 사실을 알고 점유자의 권리취득을 방해하려 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소유자는 점유자 명의로 등기되기까지 소유자로서 적법하게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2005다75910 판결요지 [1]). 그래서 그사이 원소유자가 한 처분이나 제한물권 설정으로 권리를 얻은 제3자에게 점유자는 시효완성과 그 소급효로 대항하지 못하고, 그 토지의 현상 그대로 등기에 의해 소유권을 취득한다. 원소유자가 설정한 근저당권의 피담보채무를 점유자가 갚았더라도 원소유자에게 구상권이나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을 행사할 수 없다(같은 판결요지 [2]).
기산점
시효기간 동안 등기명의자가 계속 같으면, 기산점을 어디에 두든 시효완성을 주장하는 시점에서 기간이 지났는지만 확정되면 된다(97다34037 판결요지 [1]). 그래서 앞 점유자의 점유를 승계해 합친 기간이 20년을 넘으면, 앞 점유자가 점유를 시작한 뒤의 임의의 시점을 기산점으로 삼을 수 있다.
소유권이 바뀌었더라도 그 뒤 시효기간이 지나도록 등기명의자가 같다면 마찬가지다. 그 변동 이후 앞 점유자의 점유기간과 자기 점유기간을 합쳐 20년이 지났으면 시효완성을 주장할 수 있다(97다34037 판결요지 [1]). 기산점은 법원이 당사자 주장에 구속되지 않고 소송자료로 인정할 수 있다(같은 판결요지 [2]).
시효완성 뒤 등기 전에 제3자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가 됐더라도, 점유자가 계속 점유하고 그 소유자 변동 시점을 기산점으로 삼아 다시 취득시효 기간이 지났다면, 그 변동 시점을 새 기산점으로 한 2차 취득시효 완성을 주장할 수 있다(2007다15172 전원합의체 판결요지 [1]). 2차 취득시효 기간이 지나기 전에 등기명의자가 다시 바뀌어도 그것만으로 시효가 중단되지 않는다(같은 판결요지 [2] 다수의견).
시효완성자의 등기청구권은 어떤 권리인가
시효완성자는 소유자에게 소유권이전등기를 청구할 수 있고, 이 청구권은 토지 점유가 계속되는 한 시효로 소멸하지 않는다(94다28468 판결요지 가). 이 점유에는 직접점유뿐 아니라 간접점유도 포함된다(같은 판결요지 가). 간접점유란 임대차 등의 관계로 다른 사람이 물건을 점유하게 한 경우다(민법 제194조).
점유를 잃더라도 시효이익의 포기로 볼 수 있는 경우가 아니면 이미 취득한 등기청구권이 바로 소멸하지는 않는다(95다34866). 다만 그 소멸시효는 따로 진행해, 점유를 잃은 때부터 10년간 행사하지 않으면 완성한다(같은 판결). 이 10년은 채권의 소멸시효 기간이다(민법 제162조 제1항).
시효가 완성된 토지가 수용돼 이전등기의무가 이행불능이 되면, 시효완성자는 소유자가 받은 수용보상금을 넘겨 달라고 청구할 수 있다(94다25025 판결요지 나). 다만 이 대상청구권을 행사하려면 이행불능 전에 등기명의자에게 시효완성을 이유로 권리를 주장했거나 등기청구권을 행사했어야 한다(94다43825). 대상청구권의 일반 요건은 대상청구에서 설명한다.
등기부취득시효는 무엇을 더 증명해야 하나
등기부취득시효를 주장하는 사람은 점유를 시작할 때 과실이 없었다는 점을 스스로 증명해야 한다(94다22651 판결요지 가). 선의는 추정된다(민법 제197조 제1항).
무과실은 매도인과 등기부상 명의인이 같은 사람인지에 따라 판단이 나뉜다.
- 등기부상 명의인과 매도인이 같으면, 그를 소유자로 믿고 매수해 점유한 사람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과실 없는 점유자다(80다2881). 양도인 명의를 의심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같다고 본 판결도 있다(96다8888 판결요지 [5]).
- 등기부상 명의인이 매도인이 아닌 제3자이면, 매수인은 그 명의의 진부를 확인하지 않은 한 선의로 점유했어도 과실 없이 점유를 시작했다고 볼 수 없다(80다2881 판결이유).
상속으로 점유를 이어받은 사람은 새 권원으로 자기 점유를 시작하지 않는 한 피상속인의 점유를 떠나 자기만의 점유를 주장할 수 없다. 그래서 조부에서 부를 거쳐 본인이 상속한 사안에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조부가 점유를 시작할 때 과실이 없었음을 증명해야 한다고 보았다(94다22651 판결요지 나).
소유권 말고 다른 권리도 시효취득되나
소유권 이외의 재산권도 소유권 취득시효 규정(제245조~제247조)을 준용해 시효취득할 수 있다(민법 제248조). 지역권은 계속되고 표현된 것에 한하여 제245조를 준용한다(같은 법 제294조).
분묘기지권도 시효로 취득한다. 남의 땅에 분묘를 설치하고 20년간 평온, 공연하게 그 기지를 점유하면, 지상권과 비슷한 관습상 물권인 분묘기지권을 시효취득한다(2013다17292 판결요지 다수의견 (다)). 다수의견은 이 관습법이 장사법 시행일인 2001. 1. 13. 이전에 설치된 분묘에 관해 현재까지 유지된다고 보았다(같은 판결요지 (다)). 자세한 내용은 분묘기지권에서 설명한다.
실무 체크포인트
- 점유를 시작한 때와 지금 점유하고 있다는 자료를 각각 모은다. 두 시점의 점유가 증명되면 그 사이 계속이 추정된다(민법 제198조).
- 점유를 시작한 경위를 정리한다. 성질상 소유의 의사가 없는 권원이 증명되거나, 취득 원인이 없음을 알면서 한 무단점유가 증명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자주점유 추정이 깨진다(2001다23225, 23232 판결요지 [1]).
- 등기사항전부증명서로 시효기간이 찬 날 뒤에 소유명의 변동이 있는지 본다. 있으면 원칙적으로 그 새 명의인에게는 시효를 주장할 수 없다(2001다77352 판결요지 [2]).
- 그런 변동이 있었어도 계속 점유했다면, 그 변동 이후를 새 기산점으로 다시 20년이 지났는지 센다. 그 기간 중 명의가 다시 바뀐 것만으로는 시효가 중단되지 않는다(2007다15172 판결요지 [1]·[2]).
- 시효가 완성됐으면 점유를 유지한 채 등기를 마친다. 점유를 잃으면 그때부터 10년간 행사하지 않을 때 등기청구권이 시효로 소멸한다(95다34866).
- 당사자 간에 작성한 시효취득 확인서를 등기원인 증명정보로 내어 공동으로 신청하면 등기원인은 「시효취득」, 그 연월일은 「시효기간의 기산일」 즉 「점유개시일」로 적는다. 「취득시효 완성을 원인으로」 한 판결로 단독 신청하면 주문대로 「취득시효 완성」과 그 완성일로 적는다(등기선례 제9-67호). 신청 절차는 점유취득시효 완성에 따른 소유권이전등기에서 설명한다.
- 등기부취득시효를 주장하려면 점유를 시작할 때 과실이 없었음을 뒷받침할 자료를 준비한다. 매수했다면 매매계약서와 당시 등기기록처럼 매도인이 등기부상 명의인이었음을 보여 줄 자료다(80다28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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