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항력

대항력이란 등기되지 않은 주택임대차도 법정 요건을 갖추면 임차인이 그 효력을 제3자에게 주장할 수 있게 하는 힘이다(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

쉽게 말하면 — 요건과 순위를 갖추면 집주인이 바뀌었다는 이유만으로 바로 나가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경매에서는 대항력보다 앞선 권리가 있는지와 보증금이 모두 변제됐는지를 따로 확인해야 합니다.

대항력 취득 요건

주택임대차보호법은 임차인이 두 가지를 갖추면 그 다음날부터 제3자에게 대항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 제1항).

  1. 주택의 인도(점유) — 임차인이 직접 점유하거나 적법한 전대차 등으로 다른 사람의 점유를 매개로 간접점유해야 한다. 전입신고만 해두고 직접·간접점유를 하지 않으면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2005다64255).
  2. 주민등록(전입신고) — 해당 주택 주소로 주민등록을 마쳐야 한다. 전입신고 접수일 다음날 0시부터 대항력이 생긴다.

등록외국인은 외국인등록과 체류지 변경신고로 주민등록과 전입신고를 갈음할 수 있다(출입국관리법 제88조의2 제2항).

두 요건이 동시에 갖춰진 날의 다음날부터 효력이 발생한다. 예를 들어 6월 1일에 이사하고 전입신고까지 마쳤다면 대항력은 6월 2일 0시부터 생긴다. 같은 날 제3자 명의의 근저당권설정등기가 마쳐졌다면 그 근저당권이 대항력보다 앞선다(97다22393).

직접·간접점유와 주민등록은 취득 시에만 갖추면 되는 것이 아니라 대항력을 유지하기 위해 계속 존속해야 한다. 직접·간접점유를 모두 상실하면 대항력은 그때 소멸하고, 그 뒤에 임차권등기를 마쳐도 종전 대항력이 소급하여 회복되지 않는다. 등기가 마쳐진 때부터 종전과 동일성이 없는 새로운 대항력이 생길 뿐이다(2024다326398). 그 사이에 설정된 근저당권 등이 있으면 새 대항력은 후순위가 되므로, 임차권등기가 등기부에 기재되기 전에 이사하면 안 된다.

“이사 + 전입신고”를 같은 날 마쳐도 효력은 하루 뒤에 생깁니다(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 그 하루 차이가 보증금 전액을 날리느냐 지키느냐를 나누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이 요건은 계속 유지해야 합니다. 가족이나 적법한 전차인의 점유·주민등록도 남기지 않고 보증금을 받기 전에 이사하면 힘을 잃고, 나중에 임차권등기를 해도 원래 순위로 돌아가지 못합니다.

주민등록은 어디까지 정확해야 하나

주민등록이 대항 요건이 되는지는 사회통념상 그 등록으로 임차인이 그 주택에 사는 것으로 인식할 수 있는가(공시 기능)로 판단한다(97다29530). 주택 유형에 따라 요구 수준이 다르다.

  • 다가구용 단독주택은 법률상 한 개의 주택이므로 지번만 정확히 기재하면 되고, 호수를 잘못 적거나 안 적어도 대항력에 지장이 없다(97다29530).
  • 다세대·연립주택은 세대별로 소유·거래되므로 동·호수까지 기재해야 한다. 지번만 신고한 주민등록은 유효한 공시방법이 아니다(94다27427).

주민등록에는 임차인 본인만이 아니라 배우자·자녀 등 가족의 주민등록도 포함된다. 가족이 계속 거주하며 주민등록을 유지하면, 임차인 본인이 일시 전출해도 대항력은 유지된다(87다카3093).

빌라·아파트처럼 호수가 나뉜 집은 전입신고에 동·호수까지 정확히 적어야 합니다. 한 글자라도 다르면 보호를 못 받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등기상 각 호가 나뉘지 않은 다가구용 단독주택은 지번만 맞으면 됩니다. 헷갈리면 등기부(등기사항증명서)에 나오는 표시 그대로 적는 것이 안전합니다.

대항력의 효과

대항력을 갖춘 임차인은 새 소유자에게 임대차관계의 존속을 주장할 수 있고, 새 소유자는 전 소유자의 임대인 지위를 승계한다(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 제4항). 임대차기간이 끝나도 임차인이 보증금을 반환받을 때까지는 임대차관계가 존속하는 것으로 본다(주택임대차보호법 제4조 제2항).

경매에서는 순위와 보증금 변제 여부가 결정한다. 대항력이 최선순위 저당권 등 말소기준권리보다 앞서고 배당 등으로 보증금 전액을 변제받지 못했다면, 임차인은 매수인에게 임대차관계의 존속과 미변제 보증금의 반환을 주장할 수 있다(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의5, 2022다246610). 반대로 경매로 소멸하는 선순위 저당권보다 뒤에 갖춘 대항력으로는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없다(99다59306, 소제주의와 인수주의).

우선변제권과는 구별된다. 대항력은 “제3자에게 임대차를 주장하는 힘”이고, 우선변제권은 “경매 대금에서 먼저 받는 권리”다. 우선변제권을 갖추려면 대항력 요건에 더해 확정일자를 받아야 한다(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의2). 대항력만 있고 확정일자가 없으면 경매 때 보증금을 후순위로 배당받거나 아예 못 받을 수 있다.

배당을 받으려면 요건을 언제까지 유지해야 하는지도 따로 문제된다. 우선변제의 요건인 인도와 주민등록은 그 권리를 취득할 때에만 갖추면 되는 것이 아니라 민사집행법상 배당요구의 종기까지 계속 존속해야 한다(2007다17475).

상가 임차인의 경우도 비슷하다. 사업자등록 신청 + 건물 인도를 갖추면 다음날부터 대항력이 생긴다(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3조).

대항력이 있어도 확정일자가 없으면 집이 경매에 넘어갈 때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할 수 있습니다. “안 쫓겨나는 권리”와 “보증금 받는 권리”는 따로 챙겨야 합니다.

헷갈리기 쉬운 사례

집을 팔고 세입자로 남은 경우 — 소유자로 살며 전입신고까지 돼 있던 사람이 집을 매도하고 그 집을 다시 임차해 계속 살면, 종전 주민등록은 ‘소유자로서의 거주’를 공시할 뿐이다. 임차인으로서의 대항력은 매수인(새 임대인) 명의 소유권이전등기가 된 다음날부터 생긴다(99다59306). 매매와 동시에 설정된 근저당권이 있으면 그쪽이 앞선다.

법인이 임차한 경우 — 법인은 주민등록을 할 수 없으므로, 직원이 전입신고를 하고 법인의 임대차계약서에 확정일자를 받아도 원칙적으로 주택임대차보호법의 대항력·우선변제권을 취득하지 못한다(96다7236). 다만 주택도시기금으로 전세임대주택을 지원하는 대통령령상 법인과 중소기업 법인이 법정 요건에 맞는 입주자·직원으로 하여금 인도·전입을 마치게 한 경우에는 대항력이 인정된다(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 제2항·제3항). 중소기업 법인의 임대차가 끝나기 전에 그 직원이 바뀌면, 법인이 선정한 새 직원이 인도·주민등록을 마친 다음 날부터 제3자에 대한 효력이 생긴다(같은 조 제3항 후단) — 직원 교체 시 대항력 순위가 그날로 다시 잡힌다.

내 집을 팔고 그 집에 전세로 눌러앉는 경우, 전입신고가 이미 돼 있어도 대항력은 새 주인 앞으로 등기가 넘어간 다음날에야 생깁니다. 회사 명의로 얻은 직원 숙소는 원칙적으로 이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지만 법에서 정한 예외가 있습니다.

민법상 임대차의 대항력

민법도 부동산 임대차의 대항력을 규정한다. 부동산 임대차를 등기하면 그때부터 제3자에게 효력이 생기고(민법 제621조 제2항), 건물 소유를 목적으로 한 토지 임대차는 등기하지 않아도 그 지상 건물을 등기하면 토지 임대차의 대항력이 인정된다(민법 제622조).

그러나 현실에서 임대인이 임차인의 등기 협력 요청에 응하는 경우는 드물다. 주택임대차보호법은 이 공백을 메우기 위해 등기 없이도 인도·주민등록만으로 대항력을 취득하는 특례를 마련한 것이다.

원래 임차인이 대항력을 갖추려면 등기를 해야 하는데, 집주인이 등기에 협조할 의무가 있어도 현실에서는 잘 안 해줍니다. 주택임대차보호법이 “인도와 주민등록만으로도 OK”라고 정해 이 문제를 해결한 것입니다.

최근 판례가 그은 경계

  • 계약의 주된 목적이 주택 사용·수익이 아니라 대항력 있는 임차인으로 보호받아 채권을 회수하려는 것이라면 대항력이 인정되지 않는다(2024다268508).
  • 법인이 임차한 주택에서 그 법인이 선정한 입주자가 나중에 주택을 양수해 소유자가 되면, 임차인의 대항력은 그 소유권 취득 시에 소멸한다(2025다210305).
  • 임차인이 그 임차주택을 스스로 사들여 소유자가 된 경우도 같다. 소유권이전등기가 마쳐진 뒤의 주민등록은 임대차의 유효한 공시방법이 될 수 없고 대항력은 소유권 취득 시에 소멸한다(2025다213466).
  • 임차인이 법인이면 양수인이 임대인 지위를 당연히 승계한다는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 제4항이 원칙적으로 적용되지 않는다. 그래서 임대인이 그 주택을 양도해도 양수인이 보증금반환채무를 면책적으로 인수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임대인의 보증금반환채무는 소멸하지 않는다(2024다215542).
  • 중소기업인 법인이 임차한 주택의 대항력 요건인 「직원」에서 주식회사의 대표이사·사내이사로 등기된 사람은 제외된다. 그 범위의 임원을 뺀 직원이 인도받아 주민등록을 마치고 거주하면 대항력을 갖춘다(2023다226866).
  • 임차권등기가 마쳐진 주택을 그 뒤 임차한 임차인은 소액보증금 최우선변제권만 배제되고, 대항력과 순위에 따른 우선변제권은 인정된다(2022다246610).

실무 체크포인트

  • 전입신고 주소는 등기사항증명서의 표시와 대조한다. 다세대·연립은 동·호수까지, 다가구 단독주택은 지번 기준이다(97다29530·94다27427).
  • 잔금일에 인도·전입을 마쳐도 대항력은 다음날 0시부터다. 잔금일 당일 설정되는 근저당권이 있는지 등기사항증명서를 잔금 직전에 다시 확인한다.
  • 임차인 본인이 전출할 사정이 있으면 가족의 주민등록을 유지시킨다(87다카3093).
  • 매도인이 세입자로 남는 거래(점유개정형)에서는 매수인 등기 다음날에야 대항력이 생기므로, 그 사이 설정될 담보권과의 순위를 계약 단계에서 정리한다(99다59306).
  • 법인 명의 임차는 원칙적으로 보호 대상이 아니다. 전세임대 지원 법인 또는 중소기업 법인에 관한 예외 요건(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 제2항·제3항)에 해당하는지 먼저 확인한다(96다7236). 그 예외에 해당하지 않는 법인 임차에서는 양수인이 보증금반환채무를 면책적으로 인수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임대인의 채무가 남으므로, 청구 상대방을 양수인으로만 잡지 않는다(2024다215542).
  • 임차인이 그 집을 사는 거래에서는 대항력이 소유권 취득 시에 사라진다(2025다213466). 전세자금대출 보증약관이 대항력 상실을 면책사유로 정한 경우가 있으므로, 매수 전에 보증기관에 고지 의무가 있는지 약관을 확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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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수정 2026년 8월 22일 ·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위한 것이고 개별 사안의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최종 수정일 기준으로 작성됐으며 이후 법령 개정이나 판례 변경으로 현행과 달라질 수 있고, 법령·판례의 문언은 정본이 우선합니다. 내용만을 근거로 한 판단으로 생긴 손해에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면책 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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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우법무사

신우법무사

법무사 김정걸은 1994년 제2회 법무사시험에 합격해 32년간 법무사 업무를 해 왔습니다. 1984년 서울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했습니다. 외국인 상속등기 · 한정승인 · 상속포기, 상속관련 소송 · 비송, 회사등기, 강제집행 등을 주업무로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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