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증이란 법관이 직접 자기의 오관(보고·듣고·만지고 등)으로 사물의 성질이나 상태를 인식해 증거자료로 삼는 증거조사 방법이다(민사소송법 제364조·민사소송법 제366조). 조사 대상이 되는 사물을 검증물이라 한다. 문서에 적힌 의미를 증거로 쓰는 서증과 달리 사물의 외형·상태 자체를 증거로 쓴다.
쉽게 말하면 — 판사가 현장이나 물건을 직접 보고 확인하는 증거조사입니다. 사고 현장, 토지 경계, 소음·냄새처럼 서류만으로는 알 수 없는 것을 판사가 직접 가서 보고 듣고 판단합니다.
무엇에 쓰나
검증은 사물의 외형이나 현상을 직접 확인해야 할 때 쓴다. 교통사고·공사 현장의 상태, 토지 경계, 기계의 작동 상태처럼 눈으로 볼 대상, 소음이나 가스 냄새처럼 듣거나 맡을 대상이 전형적이다.
다른 증거방법과는 인식의 주체와 대상으로 구별된다. 서증은 문서에 적힌 내용을 증거로 삼지만, 같은 문서라도 지질·훼손 상태처럼 외관 자체를 증거로 삼으면 검증이다. 감정이 전문가인 제3자의 판단을 증거로 삼는 것과 달리, 검증은 법관 자신의 감각으로 하는 인식이다. 둘이 배타적이지는 않아서, 수명법관·수탁판사는 검증에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 감정을 명하거나 증인을 신문할 수 있다(민사소송법 제365조).
녹음·녹화 매체의 증거조사도 이를 재생하여 검증하는 방법으로 하고(민사소송규칙 제121조 제2항), 도면·사진처럼 문서가 아닌 증거에는 특별한 규정이 없으면 규칙의 다른 증거조사 규정이 준용된다(민사소송규칙 제122조).
신청과 직권
당사자가 검증을 신청하려면 검증의 목적을 표시해야 한다(민사소송법 제364조). 어떤 검증물을 두고 무엇을 증명하려는지를 밝히는 것이다.
직권으로도 할 수 있다. 당사자가 신청한 증거로 심증을 얻을 수 없거나 그 밖에 필요하다고 인정한 때 직권으로 증거조사를 할 수 있고(민사소송법 제292조), 이는 당사자의 증거신청을 보충한다.
법원 밖에서 조사할 필요가 있으면 합의부원에게 명하거나 다른 지방법원 판사에게 촉탁한다(민사소송법 제297조 제1항). 현장에 나가서 하는 검증이 이 방식이고, 앞의 수명법관·수탁판사도 여기서 나온다.
소송관계를 분명하게 하기 위한 석명처분으로도 검증을 명할 수 있고(민사소송법 제140조 제1항 제4호), 이 검증에는 증거조사 규정이 준용되므로(같은 조 제2항) 그 결과는 증거자료가 된다.
검증물의 제출과 송부
검증할 목적물을 제출하거나 보내는 데에는 서증에 관한 규정, 곧 민사소송법 제343조와 제347조부터 제350조까지·제352조부터 제354조까지가 준용된다(민사소송법 제366조 제1항).
신청인이 가진 검증물은 직접 제출하고, 상대방이나 제3자가 가진 검증물은 제출명령(민사소송법 제347조)이나 송부촉탁(민사소송법 제352조)으로 현출한다. 제3자에게 제출을 명하는 경우에는 그 제3자 또는 그가 지정하는 사람을 심문해야 하고(제347조 제3항), 제출신청에 관한 결정에는 즉시항고를 할 수 있다(민사소송법 제348조).
검증할 물건을 상대방이나 제3자가 갖고 있으면, 문서제출명령과 같은 방식으로 “그 물건 내라” 또는 “보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불응하면
당사자가 검증물 제출명령에 따르지 않으면 법원은 그 검증물에 관한 상대방의 주장을 진실한 것으로 인정할 수 있다(민사소송법 제349조 준용). 상대방의 사용을 방해할 목적으로 제출의무 있는 검증물을 훼손하여 버리거나 사용할 수 없게 한 때도 같다(민사소송법 제350조 준용). 제출을 강제하는 것이 아니라 사실인정에서 불리하게 다루는 효과다.
제3자가 정당한 사유 없이 제출명령에 따르지 않은 때에는 법원이 결정으로 200만원 이하의 과태료에 처하고, 이 결정에는 즉시항고를 할 수 있다(민사소송법 제366조 제2항). 서증에서 제3자의 불응에 증인 불출석 제재를 준용하는 민사소송법 제351조는 위 준용 목록에서 빠져 있고, 제366조 제2항이 과태료를 직접 정한다.
법원은 검증을 위하여 필요한 경우 남의 토지·주거·건조물·선박·차량, 그 밖의 시설물 안에 들어가는 처분을 할 수 있고(민사소송법 제342조 제1항 준용), 저항을 받은 때에는 경찰공무원에게 원조를 요청할 수 있다(민사소송법 제366조 제3항).
검증물을 안 내놓으면, 상대편이 주장하는 그 물건의 상태가 사실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현장 출입을 막으면 경찰의 도움을 받아 검증할 수도 있습니다.
검증조서
증거조사에는 변론조서에 관한 규정이 준용되므로(민사소송법 제160조), 검증조서에도 형식적·실질적 기재사항 규정(민사소송법 제153조·민사소송법 제154조)이 적용된다.
소송이 판결에 의하지 않고 완결된 때에는 재판장의 허가를 받아 검증 결과의 기재를 생략할 수 있다. 다만 그 취지를 통지받은 당사자가 1주 안에 이의하면 검증 결과를 적은 조서를 바로 작성해야 한다(민사소송규칙 제32조).
실무 체크포인트
- 신청 시 검증물을 구체적으로 특정하고 증명할 사실을 밝힌다(민사소송법 제364조).
- 검증목적물은 서증 부호 앞에 “검”을 붙여 표시한다(원고 “검갑”, 피고 “검을”. 「민사소송규칙」 제117조).
- 현장검증은 비용 예납이 필요하고, 제3자 협력이 필요하면 사전에 협조를 구해 둔다.
- 검증물 멸실·변경이 우려되면 본안 전이라도 증거보전으로 미리 검증을 받아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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