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명처분이란 법원이 소송관계를 분명하게 하기 위해 출석명령·문서제출명령·물건 유치·검증·감정·조사촉탁 등을 하는 처분이다(민사소송법 제140조). 질문과 증명촉구에 그치는 석명권(민사소송법 제136조)과 달리, 석명처분은 법원이 직접 자료를 수집하는 처분이라는 점에서 구별된다.
쉽게 말하면 — 석명처분은 법원이 사건을 분명히 알기 위해 직접 손을 쓰는 조치입니다. 당사자에게 “나오세요”, “그 문서 내세요”라고 명하거나, 법원이 검증하고 감정을 명하는 것입니다. 말로 묻고 채근하는 데 그치는 석명권보다 한 발 더 나아갑니다.
석명처분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는가?
석명처분의 종류는 민사소송법 제140조 제1항 각 호가 정한다.
- 당사자 본인이나 법정대리인에게 출석을 명하는 일(제1호)
- 소송서류나 인용 문서·물건으로 당사자가 가진 것을 제출하게 하는 일(제2호)
- 당사자나 제3자가 낸 문서·물건을 법원에 유치하는 일(제3호)
- 법원이 검증을 하고 감정을 명하는 일(제4호)
- 필요한 조사를 촉탁하는 일(제5호)
검증·감정·조사촉탁에는 증거조사 규정이 준용된다(같은 조 제2항, 민사소송규칙 제29조). 상고법원이 특정 사항에 관하여 변론을 열어 참고인 진술을 들을 수 있는 민사소송법 제430조 제2항은 상고심 심리의 별도 특칙이고 이 목록에 들어가지 않는다.
법원이 할 수 있는 조치는 다섯 가지로 정해져 있습니다. 당사자를 부르고, 당사자가 가진 소송서류나 소송에 인용한 문서·물건을 내게 하고, 당사자나 제3자가 낸 문서·물건을 법원에 맡겨두게 하고, 직접 검증하거나 감정을 명하고, 필요한 조사를 촉탁하는 것입니다.
석명권과 무엇이 다른가?
석명처분은 석명권(민사소송법 제136조)과 목적은 같지만 수단이 다르다. 석명권은 재판장이 당사자에게 사실·법률 사항을 질문하고 증명을 촉구하는 권능에 그친다. 석명처분은 법원이 출석·제출을 명하고 검증·감정을 시키는 등 직접 자료를 모은다. 석명권 행사만으로 소송관계가 분명해지지 않을 때 보충적으로 쓰는 것이 석명처분이다. 불복 방법도 다르다. 석명권은 재판장의 조치이므로 당사자가 이의를 신청하면 법원이 결정으로 재판한다(같은 법 제138조). 석명처분은 법원이 하는 처분이어서 이 조문의 이의신청 대상에 들어가지 않는다.
석명권은 ‘말로 묻고 채근하는’ 데 그치고, 석명처분은 ‘직접 부르고, 내게 하고, 확인하는’ 데까지 나아갑니다. 석명권은 재판장의 조치라 이의를 신청하면 법원이 결정으로 판단하고, 석명처분은 그 이의신청의 대상이 아닙니다.
석명처분으로 얻은 자료는 증거가 되는가?
석명처분으로 얻은 자료의 성질은 처분의 종류에 따라 다르다. 출석·문서제출·유치(제1~3호)로 얻은 자료는 증거자료가 아니라 변론 전체의 취지(민사소송법 제202조)로서 심증 형성에 참작되고 당사자가 원용해야 증거가 된다고 보는 것이 통설이다. 같은 법 제140조 제2항이 검증·감정·조사촉탁에만 증거조사 규정을 준용하는 데서 나오는 반대해석이다. 반면 증거조사 규정이 준용되는 검증·감정·조사촉탁(제4·5호, 같은 법 제140조 제2항)의 결과는 그 성질상 증거자료가 될 수 있다.
석명처분은 어디까지나 소송관계를 분명하게 하기 위한 것이지, 증거를 직접 수집해 사실인정의 자료로 삼는 직권증거조사(민사소송법 제292조)와는 목적이 다르다. 변론주의 아래에서 석명처분이 사실상 직권증거조사처럼 운용되어서는 안 되며, 제1~3호로 얻은 자료가 원칙적으로 증거자료가 아닌 이유도 여기에 있다.
법원이 직접 받아낸 자료라도 처분 종류에 따라 다릅니다. 당사자를 불러 듣거나 문서를 내게 한 것은 그 자체로 증거가 아니라 사건을 이해하는 참고가 되고, 당사자가 “이걸 증거로 쓰겠다”고 해야 증거가 됩니다. 반면 검증·감정·조사촉탁처럼 증거조사 규정이 준용되는 것은 그 결과가 증거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석명처분은 사건을 분명히 하려는 것이지 법원이 증거를 직접 캐는 수단은 아니라는 한계가 있습니다.
당사자가 석명처분을 신청할 수 있는가?
석명처분의 발동 주체는 법원이다. 당사자가 처분을 촉구할 수는 있지만 제140조가 독립된 신청권을 정한 것은 아니고, 법원이 처분을 하지 않은 것 자체도 민사소송법 제138조의 이의신청 대상이 아니다. 석명처분으로서의 문서제출명령(제140조 제1항 제2호)은 증거신청에 따른 문서제출명령(서증신청, 같은 법 제343조 이하)과 효과가 다르다. 후자에서는 당사자가 제출명령에 따르지 않으면 법원이 그 문서의 기재에 관한 상대방의 주장을 진실한 것으로 인정할 수 있다(같은 법 제349조).
설명에 불응하면 어떻게 되나?
공격·방어방법의 취지가 불명료한데 당사자가 설명에 불응하거나 설명 기일에 나오지 않으면, 법원은 직권으로 또는 상대방의 신청에 따라 결정으로 그 공격·방어방법을 각하할 수 있다(민사소송법 제149조 제2항).
실무 체크포인트
- 인용한 문서의 취지가 불명료하면 제출·유치 처분을 촉구하는 의견서를 낸다. 신청이 아니라 촉구이므로 채택 여부는 법원이 정한다(민사소송법 제140조 제1항 제2호·제3호).
- 설명 기일이 잡히면 반드시 출석해 취지를 정리해 진술한다. 불응하면 그 공격·방어방법이 각하될 수 있다(민사소송법 제149조 제2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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