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전취소

보전취소는 법률이 정한 하나의 신청절차명이 아니라, 가압류·가처분 명령 자체를 취소하는 여러 경로를 함께 설명할 때 쓰는 표현이다. 민사집행법은 보전이의 재판에서의 취소, 제소명령 불이행에 따른 취소, 사정변경 등에 따른 취소와 특별한 사정에 따른 가처분취소를 서로 다른 조문에 두고 있다(민사집행법 제286조, 민사집행법 제287조, 민사집행법 제288조, 민사집행법 제307조).

쉽게 말하면 — 가압류·가처분을 없애는 길은 하나가 아닙니다. 처음 결정이 잘못됐다고 다투는 방법, 채권자가 본안소송을 내지 않은 경우, 사정이 바뀐 경우처럼 이유에 따라 신청 근거와 절차가 달라집니다.

어떤 취소 경로가 있나?

먼저 채무자가 보전이의를 신청하면 법원은 가압류를 인가·변경하거나 전부 또는 일부를 취소할 수 있다(민사집행법 제286조 제5항). 이 취소는 별도의 취소신청 유형이라기보다 보전이의 재판의 결과다. 채권자가 법원의 제소명령에서 정한 기간 안에 본안 제소 또는 소송계속을 증명하는 서류를 내지 않으면, 법원은 채무자의 신청에 따라 가압류를 취소하여야 한다(민사집행법 제287조 제3항). 기간 안에 서류를 냈더라도 그 뒤 본안의 소가 취하되거나 각하되면 서류를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본다(같은 조 제4항).

가압류이유 소멸·사정변경, 법원이 정한 담보 제공 또는 가압류 집행 뒤 3년간 본안 미제기를 이유로 하는 취소는 민사집행법 제288조가 정한다. 가처분에는 가압류절차가 원칙적으로 준용되지만(민사집행법 제301조),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 담보를 제공하게 하고 가처분을 취소할 수 있는 별도 규정도 있다(민사집행법 제307조). 이때의 특별한 사정은 주로 가처분으로 보전하는 권리가 금전보상으로 종국적 목적을 달성할 수 있거나, 가처분 집행으로 채무자가 특히 현저한 손해를 받는 경우를 말한다. 금전보상 가능성은 본안청구의 내용과 가처분의 목적 등을 종합해 객관적으로 판단하며, 특별사정 취소사건에서는 원칙적으로 피보전권리나 보전의 필요성 자체가 아니라 특별사정의 존부를 심판한다(86다카1547).

결정 자체를 다시 따지면 보전이의, 본안소송을 내라는 명령을 지키지 않았으면 제소명령 불이행 취소, 권리나 필요성이 사라지는 등 사정이 달라졌으면 사정변경 등에 따른 취소를 검토합니다. 가처분에는 특별한 사정에 따른 취소도 있습니다.

사정변경 등에 따른 취소란?

사정변경 등에 따른 보전처분 취소에는 세 가지 법정 사유가 있다. 가압류이유가 소멸하거나 그 밖에 사정이 바뀐 때, 법원이 정한 담보를 제공한 때, 가압류가 집행된 뒤 3년간 본안의 소를 제기하지 않은 때다(민사집행법 제288조 제1항). 제1호·제2호의 취소는 원칙적으로 채무자가 신청하고, 제3호의 3년간 본안 미제기를 이유로 할 때에는 이해관계인도 신청할 수 있다. 다만 가처분이 집행된 뒤 그 목적물을 양수하여 가처분의 대항을 받는 사람에게도 사정변경에 따른 가처분취소의 신청인적격이 있다(2004다50235).

다만 가압류 집행 전에 이미 본안의 소가 제기되었거나 본안의 확정판결을 받은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제288조 제1항 제3호의 취소사유가 적용되지 않는다(2020마7039). 또 가압류채권자가 집행증서를 취득했거나 조정·재판상 화해로 집행권원을 취득하여 채권의 실현·회수 의사가 명백하면, 가압류 집행 뒤 3년 안에 별도의 본안소송을 내지 않았더라도 제3호의 취소사유가 성립하지 않을 수 있다. 이 집행권원에 표시된 권리와 가압류의 피보전권리 사이에는 청구기초의 동일성이 있어야 한다(2013마1412).

가압류가 강제경매개시결정으로 본압류로 이행하면 본집행이 유효하게 진행되는 동안에는 원칙적으로 가압류 이의·취소나 가압류집행 자체의 취소를 구할 수 없다. 다만 이미 경매절차가 개시된 부동산에 대한 배당요구 종기 뒤의 경매신청으로 본압류가 이행된 경우에는, 먼저 경매개시결정을 한 경매신청이 취하되거나 그 절차가 취소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채무자나 이해관계인의 가압류취소 이익이 인정된다(2013마1412).

본안소송에서 채권자가 실체법상 이유로 패소한 판결이 확정되면 사정변경이 될 수 있다. 반면 소송법상 이유로 소가 각하됐다는 사정만으로는 원칙적으로 부족하다. 다만 제288조 제1항 제3호의 기간 안에 다시 소를 제기하여 흠결을 보완하기가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한 특별한 사정이 있으면 달라질 수 있고, 그 여부는 취소신청 사건의 사실심 종결시를 기준으로 판단한다(2017마5829).

보전이의와 어떻게 다른가?

보전이의는 보전명령을 발령한 법원이 그 신청의 당부를 다시 심리하여 인가·변경·취소하는 절차다(민사집행법 제283조, 민사집행법 제286조). 반면 제287조·제288조·제307조의 취소신청은 각 조문이 정한 취소사유를 근거로 하는 별도 사건이다. 보전명령 뒤에 생긴 사정도 보전이의에서 주장할 수 있으므로, 두 제도를 단순히 발령 당시 사유와 발령 뒤 사유로만 나누지는 않는다.

어느 절차가 맞는지는 다투는 사유와 원하는 효과를 기준으로 정한다. 최초 보전명령의 당부를 다시 판단받으려는지, 제소명령 불이행·사정변경·담보제공·장기간 본안 미제기·특별한 사정이라는 독립 취소사유를 주장하는지 구별해야 한다.

가압류집행 취소와 어떻게 다른가?

가압류명령에 적힌 해방금액을 공탁하면 법원은 이미 집행한 가압류를 취소하여야 한다(민사집행법 제282조, 민사집행법 제299조 제1항). 이것은 가압류명령 자체를 없애는 보전취소가 아니라, 그 명령에 따라 이루어진 집행을 푸는 절차다. 따라서 해방공탁 뒤에도 가압류명령 자체는 남는다.

보전취소는 가압류·가처분 결정 자체를 없애는 것이고, 해방금액 공탁에 따른 집행취소는 결정은 남겨 둔 채 실제로 묶어 둔 재산을 푸는 것입니다.

가처분취소에는 어떤 특칙이 있나?

가처분에 따라 채권자가 물건을 인도받거나 금전을 지급받거나 물건을 사용·보관하고 있는 경우, 법원은 가처분취소 재판에서 채무자의 신청에 따라 채권자에게 그 물건이나 금전을 반환하도록 명할 수 있다(민사집행법 제308조). 가처분이 취소됐다는 이유로 반환명령이 자동으로 나오는 것은 아니다.

소송물인 권리나 법률관계가 이행되는 것과 같은 내용의 가처분에 대해 제소명령 불이행·사정변경 등·특별사정에 따른 취소신청이 있으면, 제309조의 긴급구제가 준용된다(민사집행법 제310조). 취소사유가 법률상 정당하고 주장사실과 회복할 수 없는 손해의 위험이 소명되면, 법원은 당사자의 신청에 따라 담보 제공 여부를 정해 가처분집행을 정지할 수 있고, 담보를 제공하게 한 뒤 이미 집행한 처분을 취소할 수 있다(민사집행법 제309조 제1항). 이 재판에는 불복할 수 없다(같은 조 제5항).

취소결정의 효력과 불복은 어떻게 되나?

보전이의 재판, 제소명령 불이행에 따른 취소신청 재판, 사정변경 등에 따른 취소신청 재판과 특별한 사정에 따른 가처분취소 재판에는 즉시항고가 허용된다(민사집행법 제286조 제7항, 민사집행법 제287조 제5항, 민사집행법 제288조 제3항, 민사집행법 제307조 제2항). 즉시항고는 재판이 고지된 날부터 1주 이내에 해야 하며, 이 기간은 불변기간이다(민사소송법 제444조).

법원은 보전이의에서 보전명령을 취소하는 결정과 제288조·제307조에 따른 취소결정에서, 채권자가 고지받은 날부터 2주를 넘지 않는 범위에서 그 결정의 효력 발생을 유예할 수 있다(민사집행법 제286조 제6항, 민사집행법 제288조 제3항, 민사집행법 제307조 제2항). 제287조 제3항의 제소명령 불이행 취소에는 이 효력유예선언을 준용하는 규정이 없다. 또한 즉시항고만으로 취소결정의 효력이 당연히 정지되지는 않으므로, 법정 요건을 소명하여 취소결정의 효력정지를 별도로 신청해야 한다(민사집행법 제289조, 2019다226975, 보전항고).

즉시항고가 받아들여져 상소법원이 가압류취소결정을 취소하고 법원이 가압류 집행기관인 경우에는 그 상소법원이 직권으로 가압류를 다시 집행한다. 다만 그 상소법원이 대법원이면 채권자의 신청에 따라 제1심법원이 집행한다(민사집행법 제298조).

실무 체크포인트

  • 보전취소라는 표현만 보고 신청 근거를 정하지 않는다. 제286조의 보전이의 결과인지, 제287조·제288조·제307조의 독립 취소신청인지 먼저 특정한다.
  • 제288조의 제목은 사정변경 등에 따른 취소다. 제1호의 사정변경뿐 아니라 제2호의 담보 제공과 제3호의 3년간 본안 미제기도 포함한다.
  • 해방금액 공탁으로 취소되는 것은 가압류명령 자체가 아니라 이미 이루어진 가압류집행이다(민사집행법 제299조).
  • 효력유예선언이 가능한 취소재판인지 먼저 구별한다. 제소명령 불이행 취소에는 제286조 제6항이 준용되지 않고, 어느 경우든 즉시항고만으로 취소결정의 효력이 정지되지는 않는다.

관련

🚩 오류 신고·수정 제안

잘못된 내용이나 법 개정으로 바뀐 부분을 발견하셨나요? 알려주시면 검토해 반영합니다.

공유하기
신우법무사

신우법무사

법무사 김정걸은 1994년 제2회 법무사시험에 합격해 32년간 법무사 업무를 해 왔습니다. 1984년 서울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했습니다. 외국인 상속등기 · 한정승인 · 상속포기, 상속관련 소송 · 비송, 회사등기, 강제집행 등을 주업무로 하고 있습니다.

업무위임 · Q&A

법률문제로 고민하고 계신가요?

혼자 고민하지 마시고 명쾌한 해답을 찾아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