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소명령

제소명령은 가압류·가처분을 받은 채권자가 본안 절차를 미루는 경우, 채무자의 신청으로 법원이 채권자에게 일정 기간 안에 본안의 소를 제기하고 그 증명서류를 내라고 명하는 절차다(민사집행법 제287조). 보전처분은 본안 권리를 임시로 보전하는 제도이므로, 채권자가 본안 판단을 받지 않은 채 채무자의 재산이나 권리를 오래 묶어 두지 못하게 하는 장치다.

쉽게 말하면 — 상대방이 가압류나 가처분만 해 놓고 본 재판을 하지 않으면, 채무자는 계속 묶인 상태로 기다려야 합니다. 이때 법원에 “상대방에게 본안소송을 내라고 명해 달라”고 신청하는 것이 제소명령입니다.

누가 어디에 신청하나

제소명령은 채무자가 신청한다(민사집행법 제287조 제1항). 가압류 조문은 “가압류법원”이라고 쓰지만, 가처분절차에도 가압류절차 규정이 준용되므로 가처분에도 제소명령을 신청할 수 있다(민사집행법 제301조).

다만 제소명령 신청권과 제소기간 도과를 이유로 한 취소신청권은 모두 채권자대위권의 목적이 될 수 있으므로, 채무자의 채권자가 채무자를 대위해 행사할 수도 있다(2011마1258 판시사항 [1]).

신청은 보전처분을 한 법원에 한다. 신청은 서면으로 해야 하고, 신청서에는 신청취지·신청이유와 사실상의 주장을 소명하기 위한 증거방법을 적어야 한다(민사집행규칙 제203조 제1항 제4호·제2항). 법원이 내린 제소명령은 채권자에게 송달해야 한다(민사집행규칙 제206조 제1항). 본안의 제소명령 사무는 사법보좌관이 처리할 수 있다. 사법보좌관의 처분에 대해서는 법관에게 이의신청을 할 수 있고, 즉시항고 대상 처분에 대한 이의신청은 처분을 고지받은 날부터 7일의 불변기간 안에 해야 한다(사법보좌관규칙 제4조 제1항·제3항). 곧바로 항고하는 것이 아니다(법원조직법 제54조 제2항 제2호·제3항, 사법보좌관규칙 제2조 제1항 제15호).

법원이 무엇을 명하나

법원은 변론 없이 채권자에게 상당한 기간 안에 다음 중 하나를 하라고 명한다(민사집행법 제287조 제1항).

  • 아직 본안의 소를 제기하지 않았다면, 본안의 소를 제기하고 이를 증명하는 서류를 제출할 것
  • 이미 본안의 소를 제기했다면, 소송계속사실을 증명하는 서류를 제출할 것

기간은 반드시 2주 이상으로 정해야 한다(민사집행법 제287조 제2항). 이 조항은 채권자의 권리보장을 위한 최소한을 정한 것이어서, 제소기간을 10일로 정한 제소명령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법하여 무효라고 한 하급심 사례가 있다(2007라298). 채권자는 소장접수증명서를 첨부한 제소신고서 등으로 본안의 소가 제기되거나 계속 중인 사실을 증명한다(2014마1284).

핵심은 “소를 냈다”는 말이 아니라 증명서류 제출입니다. 본안 절차를 이미 시작했더라도 법원이 정한 기간 안에 소송계속 증명자료를 내지 않으면 취소 위험이 생깁니다.

본안의 소에는 무엇이 포함되나

제소명령에서 말하는 본안은 보전처분으로 묶어 둔 피보전권리의 존부를 확정하기 위해 제기하는 본안의 소다. 통상의 민사소송이 대표적이다. 다만 가사사건에서 민사집행법 제287조가 준용될 때에는 가사소송법상 조정신청도 본안의 제소가 있는 것으로 보는 특칙이 있다(가사소송법 제63조 제3항).

본안의 소를 제기할 법원이 국내법원에 한정되는 것도 아니다. 이혼·재산분할을 피보전권리로 한 가압류 사건에서, 채권자가 미국 법원에 제기한 이혼·재산분할 소송도 제소명령에 따른 본안의 소로 인정하고, 그 소가 장차 외국판결의 승인·집행요건을 갖출 것인지를 미리 따져 본안 적격성을 판단할 필요는 없다고 한 하급심 사례가 있다(2004즈단419).

아무 소송이나 제기하면 되는 것은 아니다. 본안에서 다투는 권리와 보전처분의 피보전권리는 대응되어야 한다. 완전히 같은 표현일 필요는 없지만, 청구의 기초가 동일해야 한다(81다1223 판결요지). 청구의 기초가 같으면 보전처분의 보전 효력이 본안소송의 권리에 미친다는 것이 판례다(81다1223). 특히 다툼의 대상에 관한 가처분은 피보전권리가 특정물에 관한 이행청구권이므로, 청구 기초가 같더라도 금전채권만을 구하는 소는 그 본안의 소가 될 수 없다(2023마7931).

기간 안에 제출하지 않으면 어떻게 되나

채권자가 정해진 기간 안에 본안 제기 또는 소송계속을 증명하는 서류를 제출하지 않으면, 법원은 채무자의 신청에 따라 결정으로 가압류·가처분을 취소해야 한다(민사집행법 제287조 제3항, 민사집행법 제301조).

중요한 점은 취소가 자동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채권자가 제소명령을 지키지 않았더라도, 민사집행법 제287조 제3항에 따른 취소신청이 있어야 한다. 법원은 그 취소신청에 대해 결정한다.

본안의 소를 이미 제기했거나 계속 중이더라도, 정해진 기간 안에 그 사실을 증명하는 서류를 내지 않으면 취소해야 한다(2003마793). 기간이 지난 뒤에 증명서류를 내도 마찬가지다. 제소기간이 지나서야 본안의 소를 제기하고, 가압류취소결정에 항고하면서 항고장에 제소 증명서류를 붙여 낸 채권자도 취소를 면하지 못했다(2003마793). 기간 후의 청구취지 변경으로도 보완할 수 없다(2023마7931).

또 채권자가 증명서류를 제출한 뒤라도 본안의 소가 취하되거나 각하되면, 처음부터 그 서류를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본다(민사집행법 제287조 제4항). 따라서 채권자는 소를 내는 데서 끝나지 않고, 본안 절차가 유효하게 계속되도록 관리해야 한다.

구체적인 경계는 판례로 정리되어 있다.

  • 기간 안에 본안의 소를 냈더라도, 기간이 지난 뒤 청구기초가 같은 별소를 제기하고 앞선 소를 취하하면 결국 기간 안에 낸 소가 계속되지 않으므로 가압류를 취소한다(2008마332).
  • 피보전채권 중 일부만 기간 안에 소로 청구하고 나머지를 기간이 지난 뒤 청구취지 확장으로 추가했다면, 그 확장 부분의 가압류를 취소한다(2008마260).
  • 제소명령을 받은 채권자가 청구채권을 양도한 경우, 양수인이 기간 안에 본안의 소를 제기하고 제소신고서를 냈다면 그 신고는 적법하다. 채권양도 통지가 채무자에게 도달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부적법해지지 않는다(2014마1284).
  • 보전처분 신청절차에서 한 소송위임의 효력은 그에 기한 제소명령 신청사건에도 미치므로, 그 소송대리인에게 한 제소명령 송달은 적법하다(2003마1209).
  • 취소의 범위는 채무자의 신청 범위를 따른다. 13필지 토지를 대상으로 한 처분금지가처분에서 제소명령이 어느 토지에 대한 것인지 특정되지 않았더라도, 채무자가 그중 2필지에 대해서만 제소명령 불응을 이유로 가처분취소를 신청했다면 그 제소명령은 그 2필지에 대해서만 효력이 있다고 한 사례가 있다(2007마696).
  • 상대방 적격도 문제 된다. 가압류채권자가 파산선고를 받아 파산관재인이 여럿 선임된 경우, 직무 분장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파산관재인 전원이 소송당사자가 되어야 하는 필수적 공동소송이므로, 일부만이 당사자로 된 판결은 파산재단에 효력이 미치지 않는다(2008다62533). 이 판결은 파산관재인 중 1인만을 피신청인으로 하여 발령된 제소명령 불이행 가압류취소결정을 당사자적격 흠결로 효력이 없다고 본 원심의 전제를 그대로 받아들였다.

채권자가 기간을 지키지 않았다고 가압류·가처분이 저절로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민사집행법 제287조 제3항에 따른 취소신청이 있어야 법원이 보전처분을 취소합니다.

어떻게 불복하고 집행은 멈추나

제소명령 불이행에 따른 취소신청 결정에는 즉시항고를 할 수 있고, 재판을 고지받은 날부터 1주의 불변기간 안에 제기해야 한다(민사집행법 제287조 제5항, 민사소송법 제444조, 2006마829). 다만 이 즉시항고에는 집행정지 효력이 없다. 민사집행법 제287조 제5항은 민사소송법 제447조를 준용하지 않는다고 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제소명령 불이행 취소에는 민사집행법 제286조 제6항의 효력발생 유예 규정도 준용되지 않는다.

가압류·가처분 취소결정에 불복하는 당사자는 항고와 별도로 효력정지를 신청할 수 있다. 불복이유의 법률상 정당성, 사실 및 취소로 회복할 수 없는 손해가 생길 위험을 소명하면 법원은 담보 제공 여부를 정해 취소결정의 효력을 정지시킬 수 있다(민사집행법 제289조 제1항, 민사집행법 제301조, 2019다226975). 이 소명은 보증금 공탁이나 주장이 진실하다는 선서로 대신하지 못하고(민사집행법 제289조 제2항), 그 재판에는 불복할 수 없다(같은 조 제5항). 항고만으로는 효력이 정지되지 않는다.

제소명령 기간 안에 본안 제기와 증명서류 제출을 마쳐야 한다.

다른 보전취소 사유와 무엇이 다른가

제소명령 불이행에 따른 취소는 보전취소의 한 유형이다. 이와 별도로 사정변경에 따른 취소, 담보 제공에 따른 취소, 집행 뒤 3년간 본안의 소를 제기하지 않은 경우의 취소가 있다(민사집행법 제288조).

제소명령은 채무자가 비교적 빠르게 본안 제기를 압박할 수 있는 절차다. 반면 민사집행법 제288조 제1항 제3호의 “3년간 본안 미제기” 취소는 보전집행 뒤 장기간 본안이 제기되지 않은 경우의 별도 취소사유다. 두 제도는 모두 본안 없는 보전처분의 장기화를 막지만, 요건과 시점이 다르다. 제288조 경로의 관할·신청서·인지·불복 순서는 사정변경에 따른 가압류취소 신청 절차에서 확인한다.

실무 체크포인트

  • 채무자는 보전처분을 한 법원에 제소명령을 신청한다. 제287조 제1항은 보전처분의 집행을 신청 요건으로 들지 않으므로, 집행 전이라도 낼 수 있다(민사집행법 제287조 제1항).
  • 제소명령 신청은 서면으로 해야 한다(민사집행규칙 제203조).
  • 가처분에도 제소명령이 가능하다. 가처분절차에는 가압류절차 규정이 준용된다(민사집행법 제301조).
  • 채권자는 본안 소 제기뿐 아니라 기간 안의 증명서류 제출까지 완료해야 한다(민사집행법 제287조).
  • 이미 본안이 계속 중이면 새로 소를 낼 필요는 없고, 소송계속사실 증명서류를 내면 된다. 다만 기간 후 제출로 보완할 수 없다(2023마7931).
  • 본안이 취하·각하되면 증명서류를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본다(민사집행법 제287조 제4항).
  • 채권자가 기간을 지키지 않아도 보전처분은 자동 취소되지 않는다. 민사집행법 제287조 제3항에 따른 취소신청이 있어야 한다.
  • 취소신청 결정에는 고지일부터 1주 안에 즉시항고할 수 있으나, 항고 자체에는 집행정지 효력이 없다(민사집행법 제287조 제5항, 민사소송법 제444조, 2006마829).
  • 취소결정의 효력을 멈춰야 하면 항고와 별도로 효력정지를 신청하고 법원의 결정을 받아야 한다(민사집행법 제289조, 2019다2269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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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수정 2026년 9월 13일 ·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위한 것이고 개별 사안의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최종 수정일 기준으로 작성됐으며 이후 법령 개정이나 판례 변경으로 현행과 달라질 수 있고, 법령·판례의 문언은 정본이 우선합니다. 내용만을 근거로 한 판단으로 생긴 손해에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면책 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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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우법무사

신우법무사

법무사 김정걸은 1994년 제2회 법무사시험에 합격해 32년간 법무사 업무를 해 왔습니다. 1984년 서울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했습니다. 외국인 상속등기 · 한정승인 · 상속포기, 상속관련 소송 · 비송, 회사등기, 강제집행 등을 주업무로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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