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중지가처분은 공사가 계속되어 현저한 손해나 급박한 위험을 피할 필요가 있거나 그 밖의 필요한 이유가 있을 때, 본안판결 전에 공사의 전부 또는 일부를 잠정적으로 멈추게 하는 임시의 지위를 정하는 가처분이다(민사집행법 제300조 제2항). 건축허가에 문제가 있다는 사정만으로 당연히 발령되는 것은 아니다. 신청인은 공사를 금지할 실체법상 권리와 지금 멈추어야 할 필요성을 원칙적으로 각각 소명해야 한다.
쉽게 말하면 — 공사가 끝난 뒤 돈으로 배상받는 것만으로는 피해를 되돌리기 어려울 때, 법원에 먼저 공사를 멈춰 달라고 구하는 절차입니다. 소음이 크거나 허가가 다투어진다는 사정만으로는 부족하고, 신청인에게 어떤 권리가 있으며 왜 판결까지 기다릴 수 없는지를 자료로 보여 주어야 합니다.
언제 신청할 수 있나
공사중지가처분은 신청인에게 공사 금지를 요구할 피보전권리가 있고, 계속 공사하여 현저한 손해를 피하거나 급박한 위험을 막을 필요가 있거나 그 밖의 필요한 이유가 있을 때 신청할 수 있다(민사집행법 제300조 제2항). 소유권·점유권·인격권 등 구체적인 권리가 피보전권리가 될 수 있다. 소유권에 기한 방해제거·예방청구는 민법 제214조가 근거가 되고, 점유권에 기한 청구는 같은 법 제205조와 같은 법 제206조를 확인해야 한다. 다만 공사로 인한 점유 방해는 공사 착수 후 1년이 지났거나 공사가 완성되면 그 제거·예방을 청구하지 못한다(민법 제205조 제3항, 같은 법 제206조 제2항).
행정법규 위반이나 건축허가의 하자만을 내세우는 경우에는 그 위반이 신청인의 사법상 권리를 어떻게 침해하는지도 연결해야 한다. 허가처분 자체를 다투려는 경우에는 취소소송과 집행정지라는 별도의 공법상 구제절차를 검토한다. 취소소송을 제기했다는 이유만으로 허가의 효력이나 집행이 자동으로 정지되는 것은 아니다.
피보전권리와 보전의 필요성은 별개의 요건이다. 공사로 침해될 권리가 인정되어도 본안판결 전까지 기다릴 수 있거나 금전배상으로 충분히 회복할 수 있다면 가처분은 기각될 수 있다. 반대로 공사가 상당 부분 진행되면 철거나 원상회복이 어렵고 피해가 계속 확대될 사정은 보전의 필요성을 뒷받침한다. 담보를 제공하겠다는 의사만으로 두 요건의 심사가 생략되지는 않으므로, 신청인은 권리침해와 긴급성을 뒷받침하는 자료를 갖추어야 한다(민사집행법 제300조 제2항).
법원은 무엇을 비교해 판단하나
법원은 신청인이 입을 피해뿐 아니라 공사 중지로 상대방과 이해관계인이 입을 피해도 함께 살핀다. 피해의 성질과 정도, 공사의 공익성, 방지조치 가능성, 공법상 기준 준수 여부, 지역적 특성, 토지이용의 선후관계와 당사자의 협의 경과 등이 판단자료가 된다.
서울중앙지법은 학교를 둘러싼 재건축공사 때문에 소음·비산먼지·폐쇄감·통학 안전 문제가 발생한 사건에서 학생들의 교육환경 침해가 수인한도를 넘는다고 보았다. 다만 공사 전체를 중지하지 않고 방학 기간을 제외한 평일 08:00부터 16:00까지와 토요일 08:00부터 14:00까지, 학교부지 경계선에서 50미터 이내로 금지 범위를 제한했으며, 5억 원의 담보제공을 조건으로 신청을 일부 인용했다(2006카합246). 이는 하급심의 구체적 사례이므로 거리와 시간 기준을 다른 사건에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다.
법원은 공사를 전부 멈추는 방법만 고르지 않습니다. 소음이 큰 작업 시간, 학교나 주거지에 가까운 구간, 특정 공법만 제한하는 식으로 피해를 줄이는 데 필요한 범위만 정할 수 있습니다.
어디에 내고 어떻게 심리하나
신청은 본안의 관할법원이나 다툼의 대상이 있는 곳을 관할하는 지방법원에 낸다(민사집행법 제303조). 공사 현장과 본안 관할이 다르면 어느 법원이 더 신속하게 현장을 확인하고 심리할 수 있는지도 고려한다.
임시의 지위를 정하는 가처분은 원칙적으로 변론기일이나 채무자가 참석할 수 있는 심문기일을 열어 심리한다(민사집행법 제304조). 다만 기일을 열면 가처분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사정이 있으면 기일 없이 재판할 수 있다. 신청서에는 금지할 공사의 장소·공정·시간·기간을 집행 가능한 정도로 특정하고, 현장 사진·도면·측정자료·공사일정과 피해자료를 붙인다.
어떤 내용으로 결정되나
법원은 신청목적을 이루는 데 필요한 처분을 직권으로 정할 수 있다(민사집행법 제305조 제1항). 상대방에게 공사의 전부 또는 일부를 하지 말도록 명할 수 있다. 피보전권리와 보전의 필요성이 소명되어도 담보제공을 조건으로 가처분을 명할 수 있다(민사집행법 제301조, 같은 법 제280조 제3항·제4항). 신청 범위보다 필요한 한도가 좁으면 일부만 인용할 수 있다.
채무자가 금지명령을 단기간 안에 위반할 개연성이 있고 적정한 배상액을 정할 수 있으면 가처분결정에서 간접강제를 함께 명할 수 있다(민사집행법 제261조, 2020마7677 판시사항 [3]). 부작위의무 위반 뒤 간접강제를 별도로 신청할 수도 있으며, 이때에는 원칙적으로 위반행위가 생긴 때부터 2주 안에 신청해야 한다. 가처분 고지 전부터 위반이 계속되었다면 채권자가 결정을 고지받은 날부터 2주를 계산한다(민사집행법 제292조 제2항, 2010마985 판결요지 [2]).
상대방은 어떻게 다툴 수 있나
채무자는 가처분이의를 신청하여 피보전권리와 보전의 필요성을 다시 다툴 수 있다(민사집행법 제301조, 같은 법 제283조). 이의신청만으로 집행이 정지되지는 않는다. 채권자는 신청을 기각·각하한 결정에, 당사자는 이의신청 재판에 즉시항고할 수 있다(민사집행법 제281조 제2항, 같은 법 제286조 제7항). 이의신청 재판에 대한 즉시항고에는 민사소송법 제447조가 준용되지 않으므로 항고만으로 집행이 정지되지 않는다. 즉시항고는 재판을 고지받은 날부터 1주의 불변기간 안에 해야 한다(민사소송법 제444조 제1항).
본안과 같은 상태를 미리 실현하는 가처분에 이의신청이 있으면, 이의사유의 법률상 정당성과 주장사실, 집행으로 회복할 수 없는 손해가 생길 위험을 소명하여 집행정지나 집행처분 취소를 신청할 수 있다(민사집행법 제309조 제1항). 집행정지에는 담보를 제공하게 하거나 제공하지 않게 할 수 있지만, 집행한 처분을 취소할 때에는 담보를 제공하게 해야 한다. 이 제도는 본안 제소명령 불이행, 사정변경 등 또는 특별사정에 따른 가처분취소신청에도 준용된다(민사집행법 제310조).
어떤 경우에 가처분을 취소할 수 있나
제소명령 불이행, 가처분이유의 소멸·사정변경 등 또는 특별사정이 있으면 가처분취소를 신청할 수 있다. 채무자는 먼저 본안 제소명령을 신청할 수 있다. 채권자가 법원이 정한 2주 이상의 기간 안에 본안 제기 또는 소송계속 사실을 증명하지 않으면 법원은 채무자의 신청에 따라 가처분을 취소해야 한다(민사집행법 제287조, 같은 법 제301조). 기간 안에 소를 제기했더라도 증명서류를 제때 제출하지 않았다면 마찬가지다(2023마7931 판시사항 [1]).
채무자는 ① 가처분이유가 소멸하거나 사정이 바뀐 때, ② 법원이 정한 담보를 제공한 때, ③ 가처분이 집행된 뒤 3년간 본안소송이 제기되지 않은 때 중 어느 하나이면 취소를 신청할 수 있다. 세 번째 사유는 이해관계인도 신청할 수 있다(민사집행법 제288조 제1항, 같은 법 제301조). 부작위형 공사중지가처분은 원칙적으로 채무자에게 결정 내용이 고지될 때 효력이 발생하고, 당시 위반 공사가 계속되고 있었다고 볼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그때부터 3년을 계산한다(2010마1987 판결요지 [2]).
행정소송을 제기한 것만으로 민사 가처분의 본안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볼 수는 없다. 채광계획인가처분 등의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은 민사집행법상 보전명령의 본안소송이 될 수 없다는 것이 대법원의 판단이다(2010마1987 이유 2.).
특별한 사정이 있으면 법원은 담보를 제공하게 하고 가처분을 취소할 수 있다(민사집행법 제307조). 대법원은 구 민사소송법 제720조(현행 민사집행법 제307조에 대응)의 특별사정을 피보전권리가 금전적 보상으로 종국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거나, 채무자가 가처분으로 통상 입는 손해보다 훨씬 큰 손해를 입을 사정 중 하나가 있는 경우라고 보았다(91다31210 판결요지 가.). 설계 변경으로 추가 피해가 줄고 공사 중지로 채무자가 예상보다 훨씬 큰 손해를 입을 사안에서는 후자의 특별사정을 인정했다(같은 판결 판결요지 나.).
실무 체크포인트
- 피보전권리와 보전의 필요성을 나누어 소명한다(민사집행법 제300조 제2항).
- 금지할 공사의 장소·공정·시간·기간을 결정문만으로 집행할 수 있을 정도로 특정한다(민사집행법 제305조).
- 금지명령 위반 가능성이 구체적이면 간접강제를 함께 신청할지 검토한다(민사집행법 제261조, 2020마7677).
- 공정표와 준공 예정일을 제출하여 본안판결 전 공사가 진행될 위험을 보여 준다.
- 소음·진동·분진은 측정 일시와 장소, 측정방법을 함께 남긴다. 공법상 기준 충족 여부와 별도로 실제 권리침해 정도를 설명한다.
- 가처분 뒤 설계·공법이나 피해 방지조치가 바뀌면 이의·취소절차에서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91다31210).
관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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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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