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론주의란 소송자료, 곧 사실과 증거의 수집·제출 책임을 당사자에게 맡기는 민사소송의 기본 원칙이다. 당사자가 변론에서 주장하지 않은 주요사실은 법원이 판결의 기초로 삼을 수 없다. 다만 법원은 절차가 공정하고 신속하며 경제적으로 진행되도록 노력하고, 당사자와 소송관계인은 신의에 따라 성실하게 소송을 수행해야 한다(민사소송법 제1조).
쉽게 말하면 — 재판에 쓸 사실과 증거는 당사자가 알아서 내고, 법원은 당사자가 내놓은 것만 가지고 판단한다는 원칙입니다. 유리한 사실이라도 당사자가 말하지 않으면 법원이 대신 챙겨 주지 않습니다.
세 명제
변론주의는 통설·판례상 세 명제로 구성된다.
- ① 주요사실의 주장책임: 당사자가 변론에서 주장하지 않은 주요사실은 판결의 기초가 될 수 없다. 유리한 사실이라도 주장하지 않으면 법원이 인정하지 않는다. 다만 여기서 말하는 주장은 직접적으로 명백히 한 것에 한정되지 않는다. 당사자가 서증을 제출하며 그 입증취지를 진술해 서증에 적힌 사실을 주장하거나, 변론을 전체적으로 관찰해 간접적으로 주장한 것으로 볼 수 있으면 주요사실의 주장이 있는 것으로 본다(2000다62254).
- ② 자백의 구속력: 재판상 자백한 사실은 증명이 필요 없다(민사소송법 제288조 본문). 다만 진실에 어긋나는 자백이 착오로 말미암은 것임을 증명하면 취소할 수 있다(같은 조 단서). 상대방 주장을 명백히 다투지 않으면 자백한 것으로 보지만, 변론 전체의 취지로 다툰 것으로 인정되거나 공시송달로 기일통지를 받은 당사자가 불출석한 경우에는 자백간주가 적용되지 않는다(민사소송법 제150조 제1항 단서·제3항 단서).
- ③ 직권증거조사의 보충성: 증거는 당사자가 신청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법원은 당사자가 신청한 증거로 심증을 얻을 수 없거나 필요하다고 인정한 때에는 직권으로 증거조사를 할 수 있다(민사소송법 제292조).
변론주의는 세 가지로 요약됩니다. ① 내게 유리한 사실은 내가 말해야 하고(말 안 하면 반영 안 됨), ② 상대가 인정한(자백한) 사실은 판사가 그대로 인정해야 하며, ③ 증거는 당사자가 내야지 판사가 직접 찾아 나서지 않습니다(꼭 필요할 때만 보충적으로 직권 조사합니다).
적용 범위(주요사실에 한정)
변론주의는 주요사실에만 적용되고, 간접사실·보조사실에는 적용되지 않는다(2000다62254). 여기서 주요사실이란 권리의 발생·변경·소멸이라는 법률효과를 직접 낳는 법률요건에 해당하는 사실이고, 간접사실은 그 주요사실의 존부를 추인케 하는 정황, 보조사실은 증거의 신빙성에 관한 사실이다. 간접사실은 당사자가 주장하지 않아도 법원이 증거로 인정할 수 있고, 자백의 구속력도 미치지 않는다.
또 변론주의는 사실의 주장과 증거의 제출에 적용된다. 주장된 사실에 어떤 법을 적용할지는 법원의 판단 영역이고, 제출된 증거의 취사선택과 평가는 자유심증에 따른다(민사소송법 제202조, 2016다31855). 다만 법원이 당사자가 간과한 것이 분명한 법률상 사항을 판단하려면 의견을 진술할 기회를 주어야 한다(민사소송법 제136조 제4항).
자백·자백간주의 구속력도 변론주의가 적용되는 절차에서만 생긴다. 직권탐지주의에 따르는 가류·나류 가사소송에는 미치지 않는다.
이 원칙은 ‘핵심이 되는 사실(주요사실)’에만 적용됩니다. 그 사실을 뒷받침하는 정황(간접사실)은 당사자가 말하지 않아도 판사가 증거로 인정할 수 있습니다. 또 사실에 어떤 법을 적용할지, 증거를 얼마나 믿을지는 당사자가 아니라 판사가 정합니다. 당사자가 법을 잘못 들어도 판사가 맞는 법을 적용합니다.
처분권주의와의 구별
변론주의는 처분권주의와 다르다. 처분권주의는 “무엇을 심판할지(심판 대상)”를 당사자가 정하는 원칙이고(민사소송법 제203조), 변론주의는 “어떤 사실·증거로 판단할지(판단 자료)”를 당사자가 대는 원칙이다. 둘 다 당사자에게 주도권을 주지만 작동하는 층위가 다르다.
처분권주의는 “무엇을 다툴지”, 변론주의는 “어떤 재료로 다툴지”의 문제입니다. 하나는 재판의 대상을, 다른 하나는 재판의 재료를 당사자에게 맡깁니다.
효과
당사자가 주장하지 않은 주요사실을 법원이 끌어다 판결의 기초로 삼으면 변론주의 위반으로 위법하고, 상고이유가 된다(2000다62254).
당사자는 공격·방어방법을 소송의 정도에 따라 적절한 시기에 내야 한다(민사소송법 제146조). 고의나 중대한 과실로 뒤늦게 내어 소송 완결을 지연시키면 법원은 직권 또는 상대방 신청에 따라 그 방법을 각하할 수 있다(민사소송법 제149조 제1항).
법원은 소송관계를 분명하게 하려고 사실상·법률상 사항을 질문하거나 증명을 촉구할 수 있다(민사소송법 제136조 제1항). 이는 당사자를 대신해 주장·증거를 수집하는 것이 아니라, 불명확한 소송관계를 정리하는 석명권이다.
당사자가 말하지 않은 핵심 사실을 판사가 끌어다 판결하면 잘못된 재판이라 상고로 다툴 수 있습니다. 반대로 당사자가 주장·증거를 제대로 못 챙기면, 판사가 석명권으로 “이 부분 정리해 보라”고 물어 도와주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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