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명권

석명권(釋明權)이란 소송관계를 분명하게 하려고 재판장이 당사자에게 사실·법률 사항을 질문하거나 증명을 촉구하는 법원의 권능이다(민사소송법 제136조 제1항). 변론주의를 형식대로만 적용하면 불명료한 주장이나 증거 누락으로 당사자가 부당하게 패소할 수 있는데, 석명권은 그 결함을 시정하는 장치다.

쉽게 말하면 — 당사자의 주장이 애매하거나 빠진 게 있을 때, 재판장이 “이건 무슨 뜻이냐”, “이 사실은 증거가 있느냐”고 물어 정리하도록 돕는 권한입니다. 자기 책임으로만 두면 억울한 패소가 생길 수 있어 법원이 거드는 것입니다.

내용

석명권은 단순한 권능을 넘어 의무의 성격도 띤다는 것이 통설이고, 오늘날은 의무 면이 더 강조된다.

  • 행사 주체: 재판장이 행사하고, 합의부원은 재판장에게 알리고 행사할 수 있다(민사소송법 제136조 제2항).
  • 구문권: 당사자도 재판장에게 상대방에 대한 설명을 요구해 달라고 요청할 수 있다(민사소송법 제136조 제3항).
  • 지적의무: 법원은 당사자가 분명히 간과한 법률상 사항에 대해 의견 진술 기회를 줘야 한다(민사소송법 제136조 제4항). 예상 밖의 재판(불의의 타격)으로부터 당사자를 보호하는 취지다. 제1항의 일반 석명이 재량적 성격이 강한 데 비해, 제4항의 지적의무는 법원의 의무여서 이를 어기면 그 자체로 위법이 되어 상고이유가 된다.
  • 석명준비명령: 재판장은 변론기일 전에 미리 준비할 사항을 지적해 명할 수 있다(민사소송법 제137조).

재판장이 묻는 것이 기본이고, 당사자도 “상대방에게 설명을 시켜 달라”고 요청할 수 있습니다. 또 당사자가 놓친 법률 쟁점이 있으면 법원이 의견 낼 기회를 줘야 합니다.

적극적 석명의 한계

석명권은 변론주의를 보충하는 데 그치고, 당사자가 주장하지 않은 사실이나 청구를 법원이 끌어내 주는 적극적 석명까지 허용되지는 않는다. 적극적 석명은 변론주의·처분권주의에 어긋나 한쪽을 편드는 결과가 되기 때문이다. 판례도 석명권 행사가 당사자 진술의 모순·흠결·불명료를 보완·명료화하거나 입증책임 있는 당사자에게 입증을 촉구하는 데 그쳐야 하고, 당사자가 주장하지도 않은 요건사실이나 공격·방어방법을 시사해 제출을 권유하는 것은 변론주의에 위배되어 허용되지 않는다고 본다(91다35106). 곧 석명은 당사자가 밝힌 소송관계의 테두리 안에서만 이루어진다. 다만 그 테두리 안에서 명백히 부적절한 청구취지를 바로잡도록 유도하는 정도의 제한적·적극적 석명은 예외적으로 인정되기도 한다.

증명촉구에도 같은 한계가 있다. 입증책임 있는 당사자가 증명하지 못하거나 불완전할 때 법원은 증명을 촉구할 의무가 있지만, 이미 충분히 다툰 사항이나 당사자가 알면서도 증명하지 않는 경우까지 일일이 촉구할 의무는 없다.

석명은 어디까지나 애매한 부분을 정리하는 선까지입니다. 법원이 한쪽을 위해 새 주장이나 청구를 대신 만들어 주는 것은 공정하지 않아 허용되지 않습니다. 증거를 더 내라고 촉구하는 것도 마찬가지여서, 당사자가 이미 충분히 다툰 것까지 법원이 일일이 챙겨 줄 의무는 없습니다.

효과

석명권 불행사가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쳤으면 상고이유가 될 수 있다(다수설·판례). 특히 지적의무(민사소송법 제136조 제4항) 위반은 일반 석명의무 위반보다 위법성이 분명하게 인정된다. 한편 당사자가 제출한 공격·방어방법의 취지가 분명하지 않은데 설명하지 않거나 설명할 기일에 출석하지 않으면, 그 공격·방어방법은 각하될 수 있다(민사소송법 제149조 제2항). 증명촉구에 응하지 않으면 증명책임에 따른 불이익을 진다.

법원이 마땅히 물어봤어야 하는데 안 해서 결론이 달라졌다면 상고로 다툴 수 있습니다. 반대로 당사자가 석명에 응하지 않으면 그 주장이 무시되거나 증명 부담의 불이익을 받습니다.

실무 체크포인트

  • 소장·답변서·준비서면을 낼 때 청구취지·청구원인이 애매하거나 법률적으로 어긋나면, 법원이 석명을 명하기 전에 서류에서 미리 정정하는 것이 절차를 단축한다.
  • 석명준비명령서(민사소송법 제137조)를 받으면 기한 안에 반드시 대응한다. 불응해 공격·방어방법의 취지가 불명료하게 남으면 민사소송법 제149조 제2항에 따라 각하될 수 있다(각하 근거는 석명준비명령 조문이 아니라 제149조 제2항이다). 실기한 공격·방어방법의 각하 위험(같은 조 제1항)과도 연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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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우법무사

신우법무사

법무사 김정걸은 1994년 제2회 법무사시험에 합격해 32년간 법무사 업무를 해 왔습니다. 1984년 서울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했습니다. 외국인 상속등기 · 한정승인 · 상속포기, 상속관련 소송 · 비송, 회사등기, 강제집행 등을 주업무로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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