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양료 청구는 부양의무 있는 친족이 부양을 이행하지 않을 때, 부양받을 자가 법원에 부양료 지급을 구하는 절차다(민법 제974조, 민법 제975조). 부양의무를 지는 친족은 직계혈족과 그 배우자, 그리고 생계를 같이 하는 그 밖의 친족이다. 친족 사이 부양료 청구는 마류 가사비송사건으로 가정법원 심판을 거친다(가사소송법 제2조 제1항 제2호 나목 8).
쉽게 말하면 — 부모·자식·형제 같은 가까운 친족은 서로 도울 의무가 있습니다. 그런데 의무 있는 사람이 돕지 않으면, 부양이 필요한 사람이 가정법원에 “부양료를 달라”고 청구할 수 있습니다. 이혼한 부부가 자녀 몫으로 다투는 양육비나 부부끼리의 생활비와는 근거 조문도 절차도 다릅니다.
누가 부양의무를 지나
부양의무자는 직계혈족과 그 배우자, 생계를 같이 하는 그 밖의 친족이다(민법 제974조). 직계혈족은 부모·자녀·조부모·손자녀처럼 위아래로 이어지는 혈족이다. 그 배우자란 며느리·사위·시부모·장인장모를 말한다. 형제자매나 그 밖의 친족은 “생계를 같이 하는 경우에 한하여” 부양의무를 진다(같은 조 제3호).
직계혈족과 그 배우자 사이의 부양의무는 생계를 같이 하는지를 따지지 않는다. 다만 그 관계가 배우자의 사망으로 끊기면 달라진다. 부부 한쪽이 사망하면 그 직계혈족과 생존 배우자는 민법 제974조 제1호의 ‘직계혈족 및 그 배우자 간’에 더는 해당하지 않고, 같은 조 제3호에 따라 생계를 같이 할 때만 부양의무가 남는다(2013스96).
예를 들어 시어머니와 며느리는 아들이 살아 있는 동안에는 함께 살든 아니든 서로 부양의무가 있습니다. 그런데 아들이 사망하면, 며느리가 재혼하지 않았더라도 시어머니와 며느리가 실제로 생계를 함께할 때에만 부양의무가 남습니다.
부부·미성년 자녀 부양과 어떻게 다른가
친족 부양의무는 부부간 부양이나 미성년 자녀 부양보다 약한 제2차 부양의무다(2013스96). 부양의무는 성질에 따라 둘로 나뉜다.
- 제1차 부양의무: 부부 사이의 상호부양(민법 제826조 제1항)과 부모의 미성년 자녀 부양이 여기 든다. 상대방의 생활을 자기 생활과 같은 정도로 보장하는 의무다. 자기 생활에 여유가 있는지를 묻지 않는다.
- 제2차 부양의무: 부모와 성년 자녀·그 배우자 사이 등 그 밖의 친족 부양이 여기 든다(민법 제974조, 민법 제975조). 부양의무자가 자기 사회적 지위에 맞는 생활을 하면서 여유가 있음을 전제로, 부양받을 자가 스스로 생활을 유지할 수 없을 때에 한해 지원하는 의무다.
이 구별 때문에 부양의 요건과 정도가 달라진다. 부부간 부양료·생활비용 청구는 마류 1호 사건이고(가사소송법 제2조 제1항 제2호 나목 1, 민법 제826조), 이혼 시 미성년 자녀 몫은 양육비 문제로 별도로 다룬다.
제1차 부양의무와 제2차 부양의무는 정도만이 아니라 순위도 다르다. 제1차 부양의무자와 제2차 부양의무자가 함께 있으면 제1차 부양의무자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먼저 부양의무를 부담한다. 그래서 제2차 부양의무자인 친족이 부양받을 사람을 대신 부양했다면, 제1차 부양의무자에게 그 비용의 상환을 청구할 수 있다(2011다96932). 다만 이 상환청구는 상대가 누구인지에 따라 절차가 나뉜다. 부부인 제1차 부양의무자를 상대로 하는 상환청구는 민사소송사건이고(같은 판결), 동순위 친족 사이의 과거 부양료 구상은 마류 가사비송사건이다(93스11).
부부끼리는 형편이 어떻든 서로를 자기와 같은 수준으로 부양해야 합니다. 반면 성인이 된 자녀가 부모를, 또는 부모가 성인 자녀를 부양하는 의무는 “여유가 있을 때, 상대가 스스로 살 수 없을 때”만 생기는 약한 의무입니다.
부양의 요건
부양의무는 부양받을 자가 자기 자력이나 근로로 생활을 유지할 수 없는 경우에 한해 이행할 책임이 있다(민법 제975조). 부양받을 자 쪽에 요부양상태가 있어야 하고, 제2차 부양의무에서는 부양의무자 쪽에 부양할 여력도 있어야 한다(2013스96).
성년 자녀도 스스로 생활을 유지할 수 없으면 부모를 상대로 부양료를 청구할 수 있다. 다만 그 범위는 생활에 필요한 통상의 비용에 그친다. 통상적인 생활필요비로 보기 어려운 유학비용 같은 것은 원칙적으로 청구할 수 없다(2017스5).
부양의 순위·정도·방법
부양의무자나 부양권리자가 여럿인데 순위에 관한 협정이 없으면, 법원이 당사자의 청구로 순위를 정한다(민법 제976조). 부양의무자의 자력이 권리자 전원을 부양할 수 없을 때도 법원이 정한다. 법원은 여럿 중에서 부양할 자나 부양받을 자를 선정할 수도 있다(같은 조 제2항).
부양의 정도와 방법도 당사자 협정이 우선이다. 협정이 없으면 법원이 당사자의 청구로 부양받을 자의 생활정도와 부양의무자의 자력, 그 밖의 제반 사정을 참작해 정한다(민법 제977조).
동순위 또는 여러 부양의무자 중 한 사람이 이미 부양비를 지출한 경우에는 다른 부양의무자에게 과거 부양료의 분담을 구할 수 있다. 이 청구도 민법상 부양에 관한 마류 가사비송사건으로 다룰 수 있고, 법원은 과거 부양에 대한 각자의 기여 정도, 부양받을 사람의 연령, 각 부양의무자의 재산상황과 자력 등을 참작해 분담비율이나 분담액을 정한다(93스11). 대법원은 2022. 8. 25.자 2018스542 결정에서도 같은 법리를 전제로, 상환받을 수 있는 과거 부양료는 상대방이 부담해야 할 부양의무 중 그의 분담 부분에 한정된다고 보았다.
친족 부양료 산정은 별도의 고정표를 기계적으로 적용하는 방식이 아니라, 민법 제977조가 정한 부양권리자의 생활정도, 부양의무자의 자력, 그 밖의 제반 사정을 중심으로 한다. 과거 부양료 상환청구에서는 이미 지출된 의료비·간병비·생활비라도 그 전액이 곧바로 상대방 몫이 되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부양능력과 분담 부분 안에서 정리된다(2018스542).
과거 부양료도 청구할 수 있나
친족 사이 과거 부양료는 원칙적으로 부양의무 이행을 청구한 뒤의 것만 받을 수 있다(2013스96). 부양받을 자가 부양의무자에게 이행을 청구했는데도 이행하지 않아 이행지체에 빠진 이후분에 한한다. 이행청구 이전의 과거분은, 부양의무의 성질이나 형평의 관념상 이를 허용할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청구할 수 있다.
여러 부양의무자 사이에서 이미 지출한 부양료 상환을 구하는 경우에도 과거분의 범위는 위 기준을 벗어나지 않는다. 특히 부모와 성년 자녀·그 배우자 사이의 제2차 부양의무에서는, 상대방에게 이행청구를 했는데도 이행하지 않아 이행지체에 빠진 뒤의 것이거나 이행청구 전 과거분을 허용해야 할 특별한 사정이 있어야 한다(2018스542).
과거에 못 받은 부양료는 무한정 소급해 받기 어렵습니다. 원칙은 “부양해 달라고 요구한 시점 이후”부터입니다. 그래서 부양이 필요해지면 말이나 문자로만 그칠 것이 아니라 이행을 청구한 사실을 남겨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부양료청구권을 보전하기 위해 부양의무자의 재산처분행위를 사해행위로 다투는 경우에는 기간 계산이 별도로 문제 된다. 대법원은 부양료청구권이 협의나 가정법원 심판 확정으로 구체적 권리가 되더라도, 채권자취소권의 제척기간은 그때가 아니라 민법 제406조 제2항의 “취소원인을 안 날” 또는 “법률행위가 있은 날”부터 진행한다고 보았다(2013다79870).
청구 절차
친족 부양료 청구는 마류 가사비송사건이다(가사소송법 제2조 제1항 제2호 나목 8, 민법 제976조~민법 제978조). 부양받을 자가 가정법원에 심판을 청구하고, 법원이 부양의 순위·정도·방법을 정한다. 마류 가사비송사건은 상대방의 보통재판적이 있는 곳의 가정법원이 관할한다(가사소송법 제46조). 마류 사건은 조정전치주의가 적용되어, 심판 청구 전에 조정을 거치는 것이 원칙이다(가사소송법 제50조).
부양료 청구사건에서 상대방의 재산을 파악하기 위한 재산명시·재산조회 제도도 마련되어 있다. 법원은 필요하면 당사자에게 재산목록 제출을 명할 수 있고(가사소송법 제48조의2), 그 목록만으로 해결이 곤란하면 당사자 명의 재산을 조회할 수 있다(가사소송법 제48조의3).
재산명시는 신청취지와 신청사유를 적은 서면으로 신청하고, 법원은 상대방에게 의견을 표명할 기회를 준다(가사소송규칙 제95조의2). 재산목록에는 부동산, 예금, 보험, 채권, 정기적으로 받을 보수·부양료 등 정기수입, 일정한 금전채무 등이 포함될 수 있다(가사소송규칙 제95조의4). 재산조회는 재산명시절차의 재산목록만으로 해결이 곤란할 때 신청할 수 있고, 신청서에는 조회대상자, 조회할 기관, 조회할 재산 종류 등을 적어야 한다(가사소송규칙 제95조의6).
부양의 순위·정도·방법을 정하는 심판이 당사자 아닌 다른 부양권리자나 부양의무자의 순위·정도·방법에 직접 관련되면, 가정법원은 그 사람을 절차에 참가하게 해야 한다(가사소송규칙 제106조). 법원은 부양의 정도나 방법을 정하거나 변경하는 심판에서 필요한 지시를 할 수 있고(가사소송규칙 제107조), 부양에 관한 심판에는 즉시항고가 가능하다(가사소송규칙 제109조).
이행확보와 직접지급명령
부양료 심판·조정조서 등으로 정해진 금전 지급의무를 정당한 이유 없이 이행하지 않으면, 권리자는 가정법원에 이행명령을 신청할 수 있다(가사소송법 제64조). 부양에 관한 심판에는 가사소송규칙상 이행명령 규정도 준용된다(가사소송규칙 제108조).
이행명령이나 사전처분을 위반하면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고(가사소송법 제67조 제1항), 금전의 정기적 지급을 명령받은 사람이 정당한 이유 없이 3기 이상 이행하지 않으면 30일 범위의 감치도 문제 될 수 있다(가사소송법 제68조 제1항 제1호). 따라서 친족 부양료도 정기금 지급으로 정해진 뒤 불이행이 계속되면 이행명령과 감치 절차를 검토할 수 있다.
다만 양육비 직접지급명령과 양육비 담보제공명령은 조문상 양육비채무자를 전제로 한다(가사소송법 제63조의2·가사소송법 제63조의3). 친족 부양료는 그 조문을 그대로 적용하는 문제가 아니라, 부양료 심판·조정에 따른 집행권원, 이행명령, 과태료·감치, 민사집행 절차를 구분해 검토해야 한다(가사소송법 제64조·가사소송법 제67조·가사소송법 제68조).
부양관계의 변경·취소와 처분금지
부양의 순위·정도·방법에 관해 협정이나 판결이 있은 뒤 사정변경이 생기면, 법원은 당사자의 청구로 그 협정이나 판결을 취소·변경할 수 있다(민법 제978조). 부양료 액수를 정해 둔 뒤 부양의무자의 재산이나 부양받을 자의 요부양상태가 바뀌면 다시 다툴 수 있다는 뜻이다.
부양을 받을 권리는 처분하지 못한다(민법 제979조). 양도·포기·상계의 대상이 되지 않는 일신전속적 권리다. 이는 장래의 부양청구권에 관한 것이고, 이미 이행기가 지나 금액이 확정된 과거 부양료는 통상의 금전채권처럼 다뤄진다.
실무 체크포인트
- 청구 근거를 먼저 구분한다. 이혼한 부모 사이 자녀 몫은 양육비(민법 제837조), 부부간 생활비는 마류 1호(민법 제826조), 그 밖의 친족 부양은 마류 8호(민법 제974조~민법 제978조)로 사건 유형이 다르다.
- 과거 부양료를 받으려면 이행청구 시점이 기준이 된다. 내용증명 등으로 부양 이행을 청구한 사실과 그 날짜를 확보한다(2013스96).
- 상대방이 여럿이면 순위와 분담을 함께 청구한다(민법 제976조). 한 사람에게만 청구해도 법원이 순위·분담을 정할 수 있다.
- 이미 혼자 지출한 병원비·간병비·생활비는 다른 부양의무자의 분담 부분에 한해 상환청구를 검토한다(93스11·2018스542).
- 성년 자녀의 부양 청구는 통상의 생활필요비 범위로 좁혀진다(2017스5). 유학비 등 특별한 비용은 별도 사정을 소명해야 한다.
- 정기 부양료가 정해진 뒤 3기 이상 불이행되면 이행명령과 감치 가능성을 함께 검토한다(가사소송법 제64조·가사소송법 제68조).
- 양육비 직접지급명령은 양육비채무자를 전제로 하므로, 친족 부양료에서는 별도의 집행권원과 이행확보수단을 구분한다(가사소송법 제63조의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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