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한부채권은 이행기 등 기한이 붙은 채권이다. 기한이 아직 오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처분·상속·보존·담보의 대상이 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다만 권리의 보존, 실제 이행 청구와 집행, 도산절차에서의 취급은 구별해야 한다(민법 제149조, 같은 법 제154조, 민사집행법 제40조, 채무자회생법 제425조).
쉽게 말하면 — 아직 갚을 날이 오지 않은 채권도 법적으로 보호됩니다. 그렇다고 지금 강제집행을 시작하거나, 경매·회생·파산에서 모두 같은 방식으로 돈을 받는 것은 아닙니다.
기한이 오기 전에도 권리를 보존하거나 양도할 수 있는가
일반규정에 따라 처분·상속·보존·담보의 대상으로 삼을 수 있다. 민법 제154조가 조건부권리의 침해금지와 처분 등에 관한 제148조·제149조를 기한 있는 법률행위에 준용하기 때문이다(민법 제148조, 같은 법 제149조, 같은 법 제154조).
기한이 도래하기 전에는 기한 도래로 생길 상대방의 이익을 침해해서도 안 된다. 그러나 이러한 보호가 시기 도래 전부터 법률행위의 효력이 생긴다는 뜻은 아니다. 시기가 있는 법률행위는 기한이 도래한 때부터 효력이 생기고, 종기가 있는 법률행위는 기한이 도래한 때부터 효력을 잃는다. 조건과 기한의 일반적인 구별은 조건에서 함께 다룬다(민법 제148조, 같은 법 제152조, 같은 법 제154조).
금전채권이나 금전으로 환산할 수 있는 채권은 기한이 오기 전에도 가압류할 수 있다. 다만 가압류를 하지 않으면 판결의 집행이 불가능하거나 매우 곤란할 염려가 있어야 하므로, 기한 미도래만으로 가압류 요건이 충족되는 것은 아니다(민사집행법 제276조, 같은 법 제277조).
갚을 날을 기다리지 않고 청구하거나 집행할 수 있는가
미리 청구할 필요가 있으면 이행기 전에도 장래에 이행할 것을 청구하는 소를 제기할 수 있다. 다만 일정한 시일에 이행하기로 한 채무의 강제집행은 그 시일이 지난 뒤 개시할 수 있다(민사소송법 제251조, 민사집행법 제40조 제1항). 기한은 채무자의 이익을 위한 것으로 추정하며, 그 이익의 포기도 상대방의 이익을 해칠 수는 없다(민법 제153조).
채무자가 담보를 손상·감소·멸실하게 하거나 담보제공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경우에는 기한의 이익을 주장하지 못하는 규정이 있다. 반대로 변제기 전 자발적 변제는 당사자의 특별한 의사표시가 없으면 가능하되 상대방의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 이 두 문제는 구별한다(민법 제388조, 같은 법 제468조).
사업이 잘되면 갚겠다는 약속은 언제 이행기가 오는가
일정한 사실을 변제에 관한 부관으로 정했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사실이 발생한 때뿐 아니라 발생이 불가능해진 때에도 이행기가 도래한다. 사실의 실현이 주로 채무자의 성의·노력에 달려 있고 채권자는 영향을 줄 수 없는 경우에는 합리적인 기간 안에 그 사실이 발생하지 않은 때에도 이행기가 도래한다고 본다(2017다205127 판결요지 [2]).
대법원은 투자금 반환 확인서에서 일부는 공사대금을 받으면 지급하고 부족분은 ‘사업 재기 시’ 지급한다고 정한 사건을 다뤘다. 사업 재기 약정이 언제까지나 변제하지 않아도 된다는 뜻은 아니며, 공사대금 수령 여부와 사업 재기 경위 등을 더 심리하여 변제기를 확정해야 한다고 보았다. 원심은 예상 수령일까지 대금을 받지 못한 데서 수령 사실의 불발이 확정되었다고 보았다. 대법원은 실제 수령 여부와 수령 불능의 사유·시기 등을 더 심리해야 한다며 다른 쟁점의 오류와 함께 파기환송했다(2017다205127 이유 2·4).
이 판결은 약정 문언과 경위를 해석한 것이다. 장래 사실을 언급한 모든 약속을 불확정기한으로 보거나, 모든 미발생을 곧 기한 도래로 보는 것은 아니다(2017다205127 이유 2).
이행기가 오면 언제부터 지체책임을 지는가
확정기한이 있는 채무는 기한이 도래한 때부터, 불확정기한이 있는 채무는 채무자가 기한 도래를 안 때부터 지체책임을 진다. 변제기가 도래했는지와 채무자의 지체책임이 언제 시작되는지는 구별한다(민법 제387조 제1항).
소멸시효도 계약한 날부터 진행하는가
일반적으로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때부터 진행한다. 기한부채권에서는 이행기가 언제 도래하여 청구할 수 있게 되었는지부터 특정해야 한다. 부작위채권에는 위반행위를 한 때부터 진행하는 별도 기준이 있다(민법 제166조).
위 사업 재기 사건도 변제기를 추가로 심리해야 한다고 보았다. 약정서에 날짜가 적혀 있다는 사정만으로 그것을 곧바로 시효의 기산점으로 삼지 않고, 그 날짜가 예정일인지 이행기를 정한 것인지 확인해야 한다(2017다205127 이유 2).
경매 배당에서는 확정기한과 불확정기한을 같게 취급하는가
확정기한과 불확정기한은 배당액 공탁사유에서 다르게 취급한다. 불확정기한이 붙은 채권의 배당액은 공탁해야 한다. 민사집행법 제160조 제1항 제1호는 정지조건 또는 불확정기한을 공탁사유로 정하고 있으며, 확정기한 자체는 이 호에 열거되어 있지 않다(민사집행법 제160조).
다만 먼저 배당받을 자격이 있는 채권자인지 확인해야 한다. 첫 경매개시결정등기 전에 등기되어 매각으로 소멸하는 저당권 등의 권리자는 배당받을 채권자에 포함되고, 매각부동산의 저당권은 매각으로 소멸한다. 이 배당참가 문제와 자기 채권으로 강제집행을 개시할 수 있는지는 별개다(민사집행법 제148조 제4호, 같은 법 제91조 제2항, 같은 법 제40조).
공탁 뒤 그 사유가 소멸하면 법원은 공탁금을 지급하거나 공탁금에 대한 배당을 실시해야 한다. 해당 채권자에게 배당할 수 없게 되었다면 이의하지 않은 채권자를 위해서도 배당표를 바꾸어야 하므로, 공탁사유가 없어지면 언제나 그 채권자에게 바로 지급된다고 단정하지 않는다(민사집행법 제161조 제1항·제2항 제1호).
회생절차에서는 기한부채권을 어떻게 평가하는가
회생채권자의 의결권액을 정할 때 무이자 기한부채권에 별도의 산정 규칙을 적용한다. 이 기준을 곧바로 실제 변제액을 정하는 규칙으로 바꾸어 설명해서는 안 된다(채무자회생법 제133조 제2항).
기한이 회생절차개시 후 도래하는 무이자채권은, 개시부터 기한까지의 법정이자와 원금의 합계가 만기 채권액이 되도록 계산한 다음 그 이자를 공제한 금액을 기준으로 한다. 기한이 불확정한 무이자채권은 회생절차개시 당시의 평가금액을 기준으로 한다(채무자회생법 제134조, 같은 법 제136조).
두 조문은 ‘이자없는’ 채권을 대상으로 한다. 이자부채권을 모두 이 방식으로 할인하지 않는다. 또한 회생절차개시 후 이자는 회생채권이지만 그 청구권에 대해서는 의결권을 행사하지 못하므로, 원금과 개시 후 이자를 나누어 본다(채무자회생법 제133조 제2항, 같은 법 제118조 제2호, 같은 법 제191조 제3호).
파산하면 만기가 오지 않은 채권도 행사할 수 있는가
기한부채권은 파산선고 때 변제기에 이른 것으로 본다. 다만 파산채권의 행사는 파산절차에 따라야 하므로, 이 규정을 파산재단 밖에서 자유롭게 개별 집행할 근거로 삼는 것은 아니다(채무자회생법 제424조, 같은 법 제425조).
무이자채권의 금액 전부가 다른 일반 파산채권과 같은 순위로 배당되는 것도 아니다. 확정기한이 파산선고 후에 도래하는 무이자채권은, 파산선고 당시의 원본과 그 원본에 붙는 선고일부터 만기까지의 법정이자의 합계가 만기 채권액이 되도록 역산하고 그 이자 상당 부분을 후순위로 한다. 기한이 불확정한 무이자채권은 채권액과 선고 당시 평가액의 차액 상당 부분을 후순위로 한다(채무자회생법 제446조 제1항 제5호·제6호).
개인회생채권에는 제425조와 제446조 등이 준용되며, 이때 파산선고는 개인회생절차개시결정으로 읽는다. 회생채권자의 의결권 평가와 개인회생채권에 대한 준용을 혼동하지 않아야 한다(채무자회생법 제581조 제2항, 같은 법 제133조).
실무 체크포인트
- 도래 전 권리 보전과 실제 이행·집행 가능 시점을 구별한다(민법 제154조, 민사집행법 제40조).
- 약정의 날짜가 확정 이행기인지 단순 예정일인지 확인한다(2017다205127).
- 경매의 배당참가 자격과 불확정기한에 따른 배당액 공탁을 나누어 본다(민사집행법 제148조, 같은 법 제160조).
- 회생의 무이자채권 평가를 의결권 산정과 연결하고, 개시 후 이자의 의결권을 구별한다(채무자회생법 제133조, 같은 법 제191조).
- 파산의 변제기 도래 의제와 무이자채권의 후순위 부분을 함께 확인한다(채무자회생법 제425조, 같은 법 제446조).
관련
- 개념·해설
- 법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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