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천의 연안에서 농업이나 공업을 경영하는 사람은 그 농·공업에 쓰기 위하여, 타인의 용수를 방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필요한 물을 끌어다 쓸 수 있다. 이를 위해 필요한 공작물도 설치할 수 있다(민법 제231조). 다만 국가하천·지방하천이라면 물을 쓰는 데 원칙적으로 하천수 사용허가가 필요하다. 하천구역 안에 공작물을 새로 짓거나 고치는 데에는 하천점용허가가 따로 필요하다(하천법 제50조 제1항, 같은 법 제33조 제1항 제3호).
쉽게 말하면 — 강가에서 농사를 짓는다고 강물을 전부 먼저 가져갈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다른 사람이 쓰는 물을 방해하지 않는 범위가 기준입니다. 예전부터 물을 써 온 권리를 주장하려면 그 권리가 생긴 경위를 확인해야 하고, 지금 물을 끌어다 쓰는 데 필요한 허가나 신고도 따로 살펴야 합니다.
누구나 강물을 자유롭게 가져다 쓸 수 있는가?
강물을 아무 제한 없이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민법 제231조의 인수권은 공유하천 연안에서 농업이나 공업을 경영하는 사람이 그 경영을 위하여 행사하는 권리다. 필요한 물을 끌어오는 권리이지 하천수 전부를 독점하는 권리는 아니다. 타인의 용수를 방해하지 않는다는 제한이 공작물 설치에도 함께 따른다(민법 제231조).
여기서 공유하천의 ‘공유’는 여러 사람이 지분으로 소유한다는 공유(共有)의 뜻으로 읽지 않는다. 하천법은 국가하천·지방하천으로 지정된 하천과 그 하천수를 공적 자원으로 규정한다(하천법 제2조 제1호, 같은 법 제4조 제1항). 그 하천을 구성하는 토지와 하천시설에는 사권을 행사할 수 없다. 예외는 소유권 이전, 저당권 설정, 하천점용허가를 받아 그 허가 목적대로 쓰는 경우다. 소유권자가 아닌 사람은 소유권자의 동의를 얻은 때에만 마지막 예외에 해당한다(같은 조 제2항). 토지를 공동소유한다는 사실과 하천에서 물을 사용할 수 있는 지위는 다른 문제다(민법 제231조).
이 상린관계 규정은 지상권자 사이 또는 지상권자와 이웃 토지소유자 사이에도 준용되고, 구분지상권에도 그 준용이 이어진다. 전세권자 사이 또는 전세권자와 이웃 토지소유자·지상권자 사이에도 준용된다(민법 제290조, 같은 법 제319조).
먼저 또는 상류에서 쓰는 사람이 언제나 우선하는가?
상류라는 위치만으로 다른 사람의 용수권을 침해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민법은 타인의 용수 방해를 제한하고, 하류 연안의 용수권을 방해한 경우 방해제거와 손해배상 청구를 인정한다. 다만 용수권에 관한 다른 관습이 있으면 그 관습에 따른다(민법 제231조, 같은 법 제232조, 같은 법 제234조).
원심은 기존 보에서 계속 관개용수를 이용하던 사람에 대하여, 나중에 상류에 새 보를 설치한 사람이 기존 보의 몽리답 용수를 침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물을 사용해야 한다고 판단했고, 대법원은 이를 유지했다. 평년에는 지장이 없더라도 가뭄이 든 해에 기존 보의 관개용수를 방해한 사안이었다. 원심은 기존 보 쪽에 관개를 돕는 집수암거가 설치됐다는 사정만으로 그 보에서 물을 쓸 권리와 필요가 사라지지는 않는다고 보았다(72다78 판결요지 가 및 이유 제1점·제3점).
이 사건에서는 용수권 방해배제·예방 청구를 받아들인 원심에 대한 피고의 상고가 기각됐다. 판단의 기준은 상류·하류의 위치만이 아니라 기존 용수권과 새 인수행위가 그 권리를 침해하는 관계였다(72다78 이유 제3점 및 주문).
오래 물을 사용했으면 관습상 권리가 생기는가?
오랫동안 사용했다는 사실과 관습에 따라 용수권을 취득했다는 사실은 구별해야 한다. 민법은 인수·하류 보호·승계에 관하여 다른 관습을 따를 수 있도록 하지만, 사유지의 지소에서 장기간 평온·공연하게 관개용수를 이용했다는 사실만으로 용수권을 취득하는 관습까지 인정한 것은 아니다. 대법원은 이 사건에서 용수권의 시효취득 주장도 배척했다(민법 제234조, 66다1382 판결요지 및 이유 제2점).
대법원이 원심의 기득권 인정을 수긍한 공유하천 사건에서는 연안 농지소유자들이 오래전부터 보를 설치해 관개해 왔고, 원고도 그 논을 경작하며 물을 끌어다 쓴 사실을 원심이 확정했다. 원심은 허가를 요구하는 법규의 공포·시행 전에 관습으로 용수할 권리를 취득했다는 점을 근거로 기득권을 인정했다. 현재 허가 없이 사용한 기간만을 세는 문제와는 취득 경위·시점이 다르다(72다78 판결요지 나 및 이유 제2점). 이 판결은 이웃 사이 방해배제 청구에서 나왔다. 지금 하천수를 쓰는 데 필요한 허가를 받았는지는 관습상 권리와 근거가 다르므로 따로 확인한다(하천수 사용허가).
따라서 관습상 권리를 주장할 때에는 언제부터 어떤 보·수로를 이용했고 어떤 농지에 물을 공급해 왔는지, 그 이용이 어떠한 권리에 기초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사유지 지소의 이용인지 공유하천에서의 종전 관개인지도 함께 구별한다(72다78 이유 제2점, 66다1382 이유 제2점).
대법원은 공유하천의 유수는 법령이 사용을 금지·제한하지 않는 한 누구든지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는 한도에서 자유롭게 쓸 수 있다고 보았다. 그 전제에서 관습상 취득한 전용 유수사용권을 관개의 필요를 충족하는 정도로 한정했다. 그 정도는 종래 관개해 온 몽리면적을 기준으로 판단한다. 전용권자가 몽리면적을 넓혔다면, 넓힌 때부터 다시 관개해 온 관습으로 새 전용권을 취득하기 전에는 넓힌 부분에 종래 권리를 주장할 수 없다(66다1995 판결요지 및 이유).
그 사건에서 원고 조합이 전용권을 승계할 당시 몽리면적은 208정보였다. 대법원은 300정보로 언제 넓혀 새 전용권을 취득했는지를 심리하라고 했다. 새 전용권을 취득하지 못했다면 피고의 양수시설이 종래 208정보의 관개에 지장을 주는지도 더 심리하라며 원심을 파기환송했다(같은 판결 이유 및 주문).
논이나 수로의 주인이 바뀌면 용수권도 이어지는가?
농·공업에 이용하는 수로나 다른 공작물의 소유자 또는 몽리자의 특별승계인은 전 소유자나 몽리자의 용수에 관한 권리·의무를 승계한다. 이 규정은 공유하천의 용수에만 한정되지 않는다(민법 제233조, 67다2866,67다2867). 제233조는 매수인처럼 특정 재산을 이어받은 특별승계인에 관한 규정이다. 상속인은 피상속인의 재산에 관한 권리의무를 포괄적으로 승계한다(민법 제1005조).
대법원은 유지의 전 소유자와 관개용수에 관한 약정을 맺고 물을 사용해 오던 사안에서, 유지를 새로 취득한 사람과의 관계에도 이 승계 규정을 적용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계약으로 정한 용수관계라는 이유로 민법상 승계 규정의 적용을 배제한 원심에서 피고들(반소원고)이 패소한 부분을 파기환송했다(67다2866,67다2867 이유 및 주문).
하천법에 따른 허가로 생긴 지위의 승계에는 별도의 신고 규정이 있다. 그래서 민법상 용수관계가 이어진다는 판단만으로 공법상 신고까지 끝나는 것은 아니다(하천법 제5조, 민법 제233조). 그중 하천수 사용허가 지위를 상속·양수·합병으로 이어받은 사람은 그날부터 30일 안에 관할 홍수통제소장에게 신고한다(하천수의 사용 및 관리 등에 관한 규칙 제2조).
용수권과 별도로 하천수 사용허가가 필요한 경우는?
국가하천·지방하천으로 지정된 하천의 물을 생활·공업·농업 등의 용도로 쓰려면, 민법상 용수권과 별도로 원칙적으로 하천수 사용허가를 받아야 한다. 가뭄 시 농업용수 공급 같은 법정 일시적 작업용도로 고시가 정한 수량 이하를 쓰는 경우에는 미리 신고하고 쓸 수 있다. 허가의 유효기간은 홍수통제소장이 10년 이내에서 정한다. 연장하려면 유효기간이 끝나기 1개월 전까지 신청해야 하고, 연장신청을 하지 않으면 허가기간이 끝난 다음 날부터 효력이 없어진다(하천수의 사용 및 관리 등에 관한 규칙 제5조 제1항, 하천수 사용허가 세부기준 제6조 제3항).
허가 뒤에도 하천유지유량 확보가 곤란하거나, 장기 가뭄으로 허가수량을 조정하지 않으면 공익을 해칠 우려가 있는 등 하천수의 적정관리에 지장을 주는 법정 사유가 있으면 사용이 제한되거나 허가수량이 조정될 수 있다. 지정된 소하천은 하천법이 아니라 소하천정비법에 따라 관리청의 유수 점용허가를 받는다. 소하천의 형상과 기능에 영향을 주지 않는 영농 목적의 관습적 유수 점용 등은 허가 없이 할 수 있다(소하천정비법 제14조 제1항, 소하천정비법 시행령 제11조).
새 허가로 기득하천사용자가 손실을 받으면 기득사용자 보호·손실보상 규정이 준용된다(하천법 제50조 제10항). 기득하천사용자는 하천공사·하천점용·하천수 사용 허가를 받은 사람과 어업권자 등 다른 법률에 따라 하천에 관한 권리를 가진 사람이다. 민법상 관습 용수권만 가진 사람은 이 목록에 명시되어 있지 않다(하천법 시행령 제39조 제1항). 하천수 분쟁조정은 하천수 사용허가를 받은 사람, 기득하천사용자, 댐 등의 설치자·관리자, 이해관계 있는 지방자치단체가 국가수자원관리위원회에 신청한다. 장관이 위원회 심의를 거쳐 하천수 사용을 조정한 경우에는 신청할 수 없다(하천법 제54조 제1항·제2항).
하류 용수권자는 어떤 구제를 요구할 수 있는가?
상류의 인수나 공작물로 하류 연안의 용수권이 방해되면 방해제거와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실제 손해의 배상을 구하는 문제와 앞으로 용수권을 침해하지 않도록 요구하는 문제를 구별하여, 침해하는 인수행위와 자신의 용수권을 구체적으로 확인한다(민법 제232조, 72다78 이유 제1점·제3점).
관행에 따른 용수권이 방해되면 가처분으로 다투기도 한다. 대법원은 공유하천에 보를 설치해 경작자들이 그 보에서 인수해 논을 경작해 온 관행이 있으면, 그 농지 소유자에게 관개에 필요한 한도의 용수권이 있다고 보았다(76다527 판결요지). 그 사건은 상류의 인수가 아니라 피신청인 직원들이 보에서 신청인의 논으로 이어지는 수로를 파괴한 사안이었다. 대법원은 그 상태를 방치하면 회복할 수 없는 손해가 생길 급박한 사정이 있다고 보아 보전 필요성을 인정한 원심을 유지하고 상고를 기각했다(같은 판결 이유 및 주문).
실무 체크포인트
- 인수 범위: 연안의 농·공업 경영을 위한 필요한 인수인지, 타인의 용수를 방해하는지 확인한다(민법 제231조).
- 관습과 취득 경위: 단순한 장기 이용 사실과 법규 시행 전 관습상 권리 취득을 구별하고, 권리가 미치는 몽리면적을 확인한다(66다1382, 72다78, 66다1995).
- 승계의 대상: 수로·공작물 소유자 또는 몽리자의 권리·의무 승계와 하천법상 허가 지위의 승계·신고를 각각 확인한다(민법 제233조, 하천법 제5조).
- 구제 수단: 하류 용수권 침해의 방해제거·손해배상은 민법으로 따진다(민법 제232조). 새 허가에 따른 기득사용자 보호·손실보상과 하천수 분쟁조정은 하천수 사용허가에서 확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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