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회생·파산에서 별제권과 담보권자

별제권은 파산재단에 속하는 재산상의 유치권·질권·저당권·동산담보권·전세권에 기한 권리로, 별제권자는 파산절차에 의하지 않고 담보권을 행사할 수 있다(채무자회생법 제411조·채무자회생법 제412조).

쉽게 말하면 — 채무자가 파산해도 그 집에 잡힌 근저당권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은행 같은 담보권자는 파산절차와 상관없이 그 집을 경매에 넘겨 먼저 돈을 회수할 수 있는데, 이 권리가 별제권입니다.

별제권이란 무엇인가

별제권은 파산재단 소속 재산상의 유치권·질권·저당권·동산담보권·전세권에 기한 권리다(채무자회생법 제411조). 별제권자는 파산절차에 의하지 않고 자신의 담보권을 행사할 수 있다(채무자회생법 제412조). 파산선고가 있어도 별제권 자체는 실효되지 않고, 별제권자는 종전 담보권 내용 그대로 권리를 보전·실행한다.

이는 채권자 평등주의에 대한 중대한 예외다. 일반 파산채권자는 개별 권리행사가 금지되고 파산절차 내 배당만 받지만(채무자회생법 제424조), 별제권자는 담보 목적물에서 우선·독자적으로 회수한다.

별제권의 객체가 되는 담보권은 법으로 정해져 있다. 유치권·질권·저당권·전세권은 민법상 담보권이고, 동산담보권은 동산·채권 등의 담보에 관한 법률상 담보권이다(채무자회생법 제411조). 양도담보·소유권유보부매매 같은 비전형담보는 명문에 열거되어 있지 않지만, 실질이 담보권이라 별제권에 준해 다룬다(대법원 2010. 1. 14. 선고 2006다17201 판결).

파산은 원래 모든 채권자가 똑같이 나눠 받는 절차입니다. 그런데 담보를 잡은 사람만은 예외로, 자기 담보물에서 먼저 챙겨갈 수 있습니다.

별제권자·파산채권자·재단채권자는 어떻게 다른가

파산절차의 채권자는 권리행사 방법에 따라 셋으로 나뉜다. 별제권자는 담보물에서 절차 밖으로 회수하고, 파산채권자는 절차 내에서 배당받으며, 재단채권자는 절차 비용·조세 등을 수시로 우선 변제받는다.

구분별제권자파산채권자재단채권자
근거채무자회생법 제411조채무자회생법 제423조채무자회생법 제473조
권리의 원인파산재단 재산상의 담보권파산선고 전 원인의 청구권절차비용·조세 등 법정사유
행사 방법파산절차 외 독자 실행절차 내 채권신고·조사·배당절차 외 수시변제, 파산채권에 우선
변제 순위담보 목적물에서 우선 회수부족액·일반채권 배당파산재단에서 수시 우선 변제
집행권원임의경매는 불요, 강제경매는 필요채권신고로 대신파산관재인에게 직접 청구
절차 종결의 영향영향 없음(별제권 존속)면책 가능종결 후에도 변제의무 잔존

별제권자는 담보 목적물 가액 범위에서는 사실상 가장 강한 지위다. 재단채권자는 절차비용·조세 등 공익적 채권을 가진 자로, 파산재단에서 수시로 변제받고 파산채권에 우선한다(채무자회생법 제475조·채무자회생법 제476조). 파산채권자는 일반 채권자로, 채권신고·조사를 거쳐 잔여 파산재단에서 안분 배당받는다(채무자회생법 제423조).

같은 채권자라도 셋은 처지가 다릅니다. 담보를 잡은 사람(별제권자)이 가장 유리하고, 절차비용·세금 같은 재단채권이 그다음, 담보 없는 일반 채권자(파산채권자)는 맨 마지막에 남은 것만 나눠 받습니다.

별제권은 어떤 절차로 행사하는가

별제권 행사는 담보권 종류에 따라 다르다. 저당권·전세권·동산담보권은 임의경매로, 질권은 민사집행법상 환가나 민법상 처분으로, 유치권은 점유 유지와 경매신청권으로 행사한다(채무자회생법 제412조).

부동산 저당권 행사가 가장 빈번하다. 별제권자의 임의경매가 파산선고 전부터 진행 중이거나 선고 후 새로 신청된 경우, 회생법원 실무의 처리는 다음과 같다.

첫째, 파산관재인은 임의경매가 진행 중인 집행법원에 파산선고 사실을 알린다. 채무자 지위 승계신고를 내고 법원에 보고한다.

둘째, 임치금 계좌를 배당기일 전에 집행법원에 신고한다. 신고하지 않으면 경매배당금이 공탁되어 별도의 공탁금 출급 절차가 필요하다.

셋째, 배당기일에 파산관재인이 출석해 경매배당금을 받는다. 배당금은 별제권자에게 먼저 충당된 뒤 남는 것이 파산재단으로 들어온다.

별제권에 선행하는 가압류는 파산선고에도 실효되지 않는다. 채무자회생법 제348조 제1항의 강제집행 실효 효과는 파산재단과의 관계에서만 상대적으로 무효라는 의미이기 때문이다(대법원 2000. 12. 22. 선고 2000다39780 판결). 이 경우 집행법원은 선행가압류와 별제권자 사이에 안분배당하는 배당표를 짠다.

파산관재인도 별제권자의 의사와 관계없이 별제권 목적 재산을 환가할 수 있다(채무자회생법 제497조). 임의매각이 경매보다 비싸고 빠를 때 쓰며, 별제권자의 피담보채권은 환가대금에서 우선 변제된다.

담보권자가 직접 경매를 넣으면, 파산관재인은 그 경매에 끼어들어 남는 돈을 파산재단으로 끌어옵니다. 반대로 관재인이 직접 그 부동산을 팔아 정리할 수도 있습니다.

부족액은 어떻게 처리하는가

별제권 행사로 채권 전액을 받지 못하면, 부족액은 파산채권으로 신고해 배당받을 수 있다(채무자회생법 제413조). 이를 부족액책임주의라 한다.

부족액책임주의는 별제권자에게 담보권을 먼저 행사하게 하면서, 무담보로 남은 잔액에 대해서는 일반 채권자와 같은 권리를 보장하는 균형 장치다(채무자회생법 제413조). 별제권자는 담보권 행사로 부족액이 확정될 때까지 파산채권 신고를 미룰 수 있다.

부족액은 임의경매나 임의매각 결과로 확정된다. 채권최고액 한도에서 환가대금이 충당되고, 채권현재액(원금·이자·지연손해금)에서 회수액을 뺀 잔액이 부족액이다.

부족액 신고는 채권신고기간 내가 원칙이다. 다만 별제권 행사가 신고기간 종료 후에 끝나면 사정변경에 의한 추후 보완신고가 가능하다. 실무에서는 파산관재인이 별제권자에게 채권확정을 촉구한다.

별제권자가 담보권을 포기하면 채권 전액을 일반 파산채권으로 행사할 수 있다(채무자회생법 제413조). 담보가치가 채권액에 크게 못 미치거나 환가가 어려울 때 쓴다.

2억 채권에 담보물이 1억 5천에 팔렸다면, 못 받은 5천만 원만 일반 채권자로서 파산절차에 끼어 배당받습니다. 못 받은 돈 전부가 자동으로 없어지는 게 아닙니다.

파산관재인은 별제권을 어떻게 처리하는가

파산관재인은 별제권 대상 재산에 환가권을 갖지만(채무자회생법 제497조), 동시에 절차상 제약을 받는다.

별제권 대상 재산의 임의처분에는 법원의 허가가 필요하다. 채무자회생법 제492조 제13호·제14호는 별제권의 승인과 별제권 목적물의 환수를 법원 허가사항으로 정한다. 별제권자는 채권최고액을 받을 가능성이 있으면 대체로 관재인의 임의매각에 협조한다.

파산관재인은 환가에 들어가기 전에 다음을 확인한다. 첫째, 환가가 가능하고 실효성이 있는지(멸실·소멸시효 등). 둘째, 재단채권과 별제권 피담보채무를 변제하고도 잉여금이 남는지. 셋째, 면제재산 범위를 넘는지. 잉여금이 없으면 환가 실익이 없어 권리의 포기로 파산재단에서 제외한다(채무자회생법 제492조 제12호).

별제권자와의 협의는 환가가격·임치금 처리·부족액 산정 등 전 단계에서 이뤄진다(채무자회생법 제497조). 파산관재인은 별제권자의 권리를 존중하면서도 파산재단으로 들어올 금액을 키우기 위해 협상한다.

담보를 다 빼고 나면 파산재단에 남는 게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면 관재인은 그 재산을 굳이 팔지 않고 포기해버립니다.

비전형담보도 별제권으로 인정되는가

명문에 열거되지 않은 비전형담보도 실질이 담보권이면 별제권에 준해 다룬다(채무자회생법 제411조).

양도담보는 담보목적물이 파산재단에 속하면 양도담보권자를 별제권자로 본다. 양도담보권이 채무자회생법 제411조에 열거되지 않았어도 실질이 담보권이라, 공평의 관점에서 별제권을 인정한다. 어음의 양도담보권자도 같다(대법원 2010. 1. 14. 선고 2006다17201 판결). 다만 양도담보권자가 청산절차를 마쳤으면 소유자로서 환취권을 행사한다.

소유권유보부매매는 매수인이 파산선고를 받으면 매도인의 유보소유권을 별제권으로 본다(채무자회생법 제411조 유추적용). 매매계약을 해제하고 목적물을 돌려받은 뒤, 평가액이 잔존 매매대금채권을 넘으면 청산금을 주고, 못 미치면 차액을 청구한다.

물상보증인 재산상의 담보권은 별제권이 아니다. 채권자가 채무자 아닌 제3자(물상보증인) 재산에 담보권을 가지면, 그 담보권은 별제권이 아니라서 채권자는 물상보증인에게는 파산절차 밖에서 권리를 행사하고, 채무자에 대해서는 단순 파산채권으로만 다뤄진다. 파산관재인은 물상보증인의 존재를 고려하지 않고 채권 인부·배당을 진행한다(대법원 2023. 6. 15. 선고 2023다277481 판결).

양도담보나 소유권유보처럼 법에 안 적힌 담보도 사실상 담보면 별제권으로 봐줍니다. 반대로 채무자가 아니라 보증 선 다른 사람 재산에 잡힌 담보는 별제권이 아니라, 채무자 파산절차에서는 그냥 일반 채권으로만 취급됩니다.

임대차보증금반환채권은 별제권에 포함되는가

별제권 자체는 아니지만 별제권에 준해 다룬다.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 제1항의 대항요건과 확정일자를 갖춘 임차인은 환가대금에서 우선변제를 받는다(채무자회생법 제415조 제1항). 우선변제권 한도에서는 일반 파산채권보다 우월하지만, 임대차목적물 환가액 한도에서만 우선권이 있어 별제권에 준해 다룬다.

대항요건만 있고 확정일자가 없는 임차인, 대항요건 자체가 없는 임차인은 우선변제권이 없어 일반 파산채권으로만 행사한다(채무자회생법 제415조).

우선변제권이 있는 임차인이라도 담보권실행을 위한 경매 신청권은 없다. 별제권자는 집행권원 없이 임의경매가 가능하지만(채무자회생법 제412조), 우선변제권 있는 임차인은 집행권원에 기한 강제경매만 가능하다.

전입신고와 확정일자를 갖춘 세입자는 보증금을 다른 채권자보다 먼저 받습니다. 다만 집을 경매에 직접 넣을 권리는 없어서, 담보권자만큼 강하지는 않습니다.

실무 체크포인트

  • 임의경매 진행 중 파산선고가 나면, 집행법원에 채무자 지위 승계신고를 내고 배당기일 전에 임치금 계좌를 신고해 둔다. 미신고 시 배당금이 공탁돼 출급 절차가 한 단계 더 늘어난다.
  • 부족액 신고는 별제권 행사가 끝나 부족액이 확정될 때까지 미룰 수 있다. 신고기간이 지나 행사가 끝났으면 사정변경 보완신고로 처리한다.
  • 담보를 다 빼면 파산재단에 남는 게 없는 경우, 관재인은 환가를 강행하지 말고 권리의 포기(채무자회생법 제492조 제12호)로 정리한다. 환가 전에 잉여금 존부를 먼저 따진다.
  • 담보가치가 채권액에 크게 못 미치면 별제권 포기 후 전액을 파산채권으로 행사하는 쪽이 유리할 수 있다(채무자회생법 제413조).
  • 물상보증인 재산상 담보권은 별제권이 아니다. 채무자 파산사건에서는 일반 파산채권으로 인부·배당하고, 담보 실행은 물상보증인에게 절차 밖에서 별도로 한다.

관련

법령·판례·예규 원문 출처: 국가법령정보센터(law.go.kr) · 해설 ⓒ 신우법무사
🚩 오류 신고·수정 제안

잘못된 내용이나 법 개정으로 바뀐 부분을 발견하셨나요? 알려주시면 검토해 반영합니다.

공유하기
신우법무사

신우법무사

법무사 김정걸은 1994년 제2회 법무사시험에 합격해 32년간 법무사 업무를 해 왔습니다. 1984년 서울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했습니다. 외국인 상속등기 · 한정승인 · 상속포기, 상속관련 소송 · 비송, 회사등기, 강제집행 등을 주업무로 하고 있습니다.

업무위임 · Q&A

법률문제로 고민하고 계신가요?

혼자 고민하지 마시고 명쾌한 해답을 찾아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