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인이란 법원의 명령에 따라 특정 사항에 대해 전문적 판단을 보고할 의무를 지는 소송 외 제3자다. 감정에 필요한 학식과 경험이 있는 사람은 감정할 공법상 의무를 진다(민사소송법 제334조). 법원이 필요한 학식과 경험이 있는 사람 중에서 지정한다는 점에서 증인과 다르다(같은 법 제335조).
쉽게 말하면 — 법원이 전문 판단을 맡기려고 지정하는 전문가입니다. 건축사, 의사, 감정평가사처럼 그 분야 지식이 있는 사람이 대상이 됩니다.
누가 감정의무를 지고 누가 감정인이 될 수 없나?
감정사항에 필요한 학식·경험이 있으면 직업·전공을 불문하고 감정의무를 진다(민사소송법 제334조 제1항). 의무 내용은 출석·선서·감정의견 보고 세 가지다.
정당한 사유 없이 출석하지 않으면 법원은 결정으로 소송비용을 부담하게 하고 500만 원 이하의 과태료에 처한다(민사소송법 제311조 제1항). 다만 감치와 구인은 없다. 감정에 증인신문 규정을 준용하면서 감치와 구인 규정을 준용에서 뺐기 때문이다(같은 법 제333조 단서).
증언거부권자(민사소송법 제314조)·선서거부권자(같은 법 제324조)·선서무능력자(같은 법 제322조)는 감정인이 되지 못한다(같은 법 제334조 제2항). 이 목록에 당사자·법정대리인·법인 대표자가 직접 적혀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감정인은 소송 외 제3자인 개인을 지정하는 증거방법이고, 공공기관·학교·상당한 설비가 있는 단체 또는 외국 공공기관에는 감정을 촉탁한다(같은 법 제341조).
전문지식만 있으면 직업과 무관하게 감정인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법이 정한 증언·선서 거부 사유 등이 있는 사람은 감정인이 될 수 없고, 당사자와 특별히 가까워 공정성을 기대하기 어려운 사람은 기피할 수 있습니다.
감정인은 어떻게 지정되며 어떤 의무를 지는가?
감정인은 수소법원·수명법관·수탁판사가 지정한다(민사소송법 제335조). 당사자가 특정인을 추천해도 법원은 구속되지 않는다.
감정인은 두 가지 의무를 더 진다(민사소송법 제335조의2). 감정사항이 자기 전문분야가 아니거나 공동감정이 필요하면 곧바로 지정 취소·추가 지정을 요구해야 하고(고지의무), 감정을 타인에게 위임해서는 안 된다(위임금지의무). 법원은 선서 전에 이 두 의무를 알려야 한다(민사소송규칙 제100조의2).
선서서 문구는 증인의 것과 다르다. 감정인의 선서서에는 “양심에 따라 성실히 감정하고, 만일 거짓이 있으면 거짓감정의 벌을 받기로 맹세합니다.”라고 적는다(민사소송법 제338조). 단체에 촉탁하는 경우에는 선서 규정을 적용하지 않는다(같은 법 제341조 제1항 후단).
감정인은 언제 기피할 수 있나?
감정인이 성실하게 감정할 수 없는 사정이 있으면 당사자는 그를 기피할 수 있다(민사소송법 제336조). 당사자와 친우·사제 관계이거나 사건에 특별한 이해관계가 있는 경우가 예다. 다만 감정사항에 관한 진술(감정서 제출 포함) 전부터 기피사유를 알고 있었다면 진술 후에는 기피하지 못한다(같은 조 단서). 신청은 수소법원 등에 하고 사유를 소명해야 한다(같은 법 제337조). 인용 결정에는 불복할 수 없고 기각 결정에는 즉시항고할 수 있다(같은 조). 이유와 소명방법은 신청한 날부터 3일 안에 서면으로 낸다(민사소송규칙 제102조).
감정인이 공정하지 못할 사정이 있으면 바꿔 달라고 신청할 수 있습니다. 다만 미리 알고 있던 사유로는 감정 결과가 나온 뒤에 더 이상 기피하지 못합니다.
감정인은 어떻게 진술하고 감정증인과 무엇이 다른가?
재판장은 감정인에게 서면이나 말로 의견을 진술하게 할 수 있고, 여러 감정인에게는 다 함께 또는 따로따로 진술하게 할 수 있다(민사소송법 제339조 제1항·제2항). 법원은 그 감정진술에 관하여 당사자에게 의견을 진술할 기회를 주어야 한다(같은 조 제3항). 감정인신문은 재판장이 하고 합의부원과 당사자는 재판장에게 알리고 신문하므로(같은 법 제339조의2), 증인신문의 교호신문 방식이 준용되지 않는다.
감정증인은 다르다. 특별한 학식과 경험으로 알게 된 사실에 관한 신문에는 증인신문에 관한 규정을 따른다(민사소송법 제340조). 진료한 의사가 그때 본 환자의 상태를 진술하는 경우다. 과거에 겪은 사실을 보고하는 것이어서 대체성이 없다.
법원은 감정 결과를 어떻게 평가하나?
감정 결과는 법원을 구속하지 않고, 다른 증거와 마찬가지로 자유심증주의의 대상이다(민사소송법 제202조). 대법원은 동일한 사항에 상이한 여러 감정 결과가 있을 때 그 중 하나로 사실을 인정했다면 경험칙·논리법칙에 위배되지 않는 한 적법하다고 했다. 소송 밖에서 전문가가 작성한 감정의견서도 서증으로 제출되어 법원이 합리적이라고 인정하면 사실인정의 자료가 된다(97다57979).
어느 감정을 고르든 좋다는 뜻은 아니다. 같은 판결은 감정인이 수사기관에서 자기 감정의 일부가 잘못되었다고 진술했는데도 원심이 그 감정을 채택하고 상반되는 다른 감정 결과를 배척한 것은 채증법칙 위반이라고 하여 파기했다. 신빙성이 흔들리면 감정인을 증인으로 소환하거나 감정사항 보완을 명해 의문점을 해소한 뒤에 증거가치를 판단하라는 것이다.
성년후견과 상속에서는 감정인이 어떤 역할을 하나?
가정법원은 성년후견 개시 또는 한정후견 개시의 심판을 할 때 그 대상이 될 사람의 정신상태에 관하여 의사에게 감정을 시켜야 한다. 정신상태를 판단할 다른 충분한 자료가 있으면 생략할 수 있다는 단서가 붙어 있다(가사소송법 제45조의2 제1항). 헌법재판소도 성년후견개시심판 조항이 명확성원칙에 반하지 않는다고 보면서 이 감정 결과를 참작한 판단이 가능하다는 점을 근거의 하나로 들었다(헌법재판소 2019. 12. 27. 선고 2018헌바161 전원재판부 결정). 절차는 성년후견개시 심판에서 본다.
상속에서는 감정인이 증거방법이 아니라 평가인으로 등장한다. 한정승인자가 조건 있는 채권이나 존속기간이 불확정한 채권을 변제할 때(민법 제1035조 제2항), 유류분 산정에서 그런 권리의 가격을 정할 때(같은 법 제1113조 제2항)가 그렇다. 이 감정인 선임은 라류 가사비송사건이다.
실무 체크포인트
- 감정인은 감정에 필요하면 법원의 허가를 받아 남의 토지·주거·관리 중인 가옥·건조물·항공기·선박·차량 등의 시설물 안에 들어갈 수 있고, 저항을 받으면 경찰공무원에게 원조를 요청할 수 있다(민사소송법 제342조).
- 감정인의 보수·여비는 그 증거조사를 신청한 당사자가 예납한다. 양쪽이 함께 신청했으면 원칙적으로 균등하게 나누되, 법원은 사정에 따라 비율을 다르게 정할 수 있다(민사소송규칙 제19조 제1항 제3호·제2항).
- 정당한 사유 없는 불출석에 대한 소송비용·과태료 결정에는 즉시항고할 수 있으나 집행정지 효력은 없다(민사소송법 제311조 제1항·제8항, 민사소송법 제333조).
- 상대방 감정서와 결론이 다르면 재감정을 구하기 전에 감정인 신문·감정사항 보완으로 신빙성을 다투는 방법을 먼저 본다(97다579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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