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기원인이 무효이거나 처음부터 없는 등기는 효력이 없고, 그 등기를 기초로 마쳐진 뒤 등기도 무효다(2011다73021). 다만 등기는 적법하게 마쳐진 것으로 추정되어 무효라고 다투는 쪽이 무효사유를 증명해야 한다(2023다223591). 진정한 소유자는 등기명의인에게 말소(민법 제214조)나 진정명의회복(89다카12398)을 청구한다.
쉽게 말하면 — 갑이 권한 없이 을의 땅을 자기 앞으로 보존등기하고 병에게 팔아 넘겼다면, 병이 사정을 몰랐어도 을은 원칙적으로 병의 등기까지 지워 달라고 할 수 있습니다(2019다272275). 다만 병 앞으로 된 이전등기가 말소되지 않은 채 병이 선의·무과실 등 요건을 갖춰 10년 넘게 점유하면, 등기부취득시효로 병이 소유권을 얻습니다(민법 제245조 제2항).
어떤 등기가 원인무효인가?
원인무효등기란 등기를 하게 된 원인(매매·증여 등)이 무효이거나 아예 없어 실제 권리관계와 맞지 않는 등기다. 위조 서류로 한 이전등기(2009다105215), 사망한 사람 명의로 신청한 이전등기(2017다360)가 그 예다.
부동산 물권을 법률행위로 얻거나 잃으려면 등기를 해야 한다(민법 제186조). 그러나 원인이 없으면 등기가 있어도 소유권은 옮겨지지 않는다.
무효라는 사실은 누가 증명하나?
무효를 주장하는 쪽이 무효사유를 주장하고 증명해야 한다(2023다223591). 등기에는 추정력이 있기 때문이다. 추정력이란 등기가 있으면 적법한 원인으로 마쳐졌다고 일단 보는 효력이다. 이 추정은 전 소유자는 물론 제3자에 대해서도 미친다(같은 판결).
등기명의인이 등기부에 적힌 것과 다른 원인으로 취득했다고 주장했다가 그 주장이 인정되지 않더라도, 그것만으로 추정력이 깨지지는 않는다(2023다223591).
판결로 마친 등기는 일반 등기보다 원인무효를 증명하기 어렵다. 법원이 등기원인을 인정해 등기절차 이행을 명한 판결이 확정되고 그에 따라 등기가 마쳐진 경우가 그렇다. 그 판결의 기판력이 미치지 않는 사람이 등기원인이 없었다며 이 등기의 추정력을 깨려면, 일반적인 추정력 번복보다 높은 정도의 명백한 증거나 자료를 내야 한다(2023다223591).
반면 다음 경우에는 추정력이 깨지거나 인정되지 않는다.
- 등기명의인이나 제3자가 앞 등기명의인의 등기 서류를 위조해 이전등기를 마쳤다는 점이 증명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무효원인이 증명된 것으로 본다. 등기가 실체적 권리관계에 부합한다는 사실은 이를 주장하는 등기명의인이 증명한다(2009다105215).
- 사망자 명의의 신청으로 이루어진 이전등기는 추정력을 인정할 여지가 없다. 등기의 유효를 주장하는 사람이 현재의 실체관계와 부합함을 증명해야 한다(2017다360).
- 등기절차가 적법하게 진행되지 않은 것으로 볼 만한 의심스러운 사정이 입증되면 추정력은 깨진다(2002다46256).
무효 등기를 믿고 산 사람의 등기도 무효인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무효다. 우리 법은 등기에 공신력을 주지 않는다(87다카2176 전원합의체 다수의견). 등기를 믿고 거래했다는 이유만으로 보호되지는 않는다는 뜻이다. 무권리자의 보존등기와 그에게서 산 제3자의 이전등기는 실체관계에 부합한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모두 무효다(2019다272275).
반대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는데 집행문이 잘못 나와 마친 지분이전등기와, 이를 기초로 마친 뒤 사람들의 등기를 모두 무효로 보고 말소의무를 인정한 원심을 대법원이 수긍한 사례도 있다(2011다73021).
법률이 선의의 제3자를 보호하는 경우는 다르다. 다음 무효나 취소는 선의의 제삼자에게 대항하지 못한다.
- 통정허위표시란 상대방과 짜고 진의 아닌 의사표시를 하는 것이다. 이 무효는 「선의의 제삼자에게 대항하지 못한다」(민법 제108조 제2항). 허위표시로 생긴 채권을 가압류한 사람도 이 제3자에 해당하고, 제3자는 선의이면 족하며 무과실은 요건이 아니다(2003다70041).
- 진의 아닌 의사표시의 무효도 선의의 제삼자에게 대항하지 못한다(민법 제107조 제2항).
- 착오나 사기·강박을 이유로 취소된 법률행위는 처음부터 무효인 것으로 보므로(민법 제141조), 그에 따라 마친 등기도 원인무효가 된다. 다만 그 취소는 선의의 제삼자에게 대항하지 못한다(같은 법 제109조 제2항, 같은 법 제110조 제3항).
무효였던 등기가 유효로 되는 경우는?
원인 없이 마쳐진 등기라도 뒤에 실체관계에 부합하게 되면 유효해지고, 등기부취득시효가 완성되면 등기명의인이 소유권을 얻는다.
실체관계에 부합하는 등기
실체관계에 부합하는 등기란 등기절차에 하자가 있어도 진실한 권리관계와 합치하는 등기다. 원인 없이 이루어진 무효의 이전등기도 다른 사정으로 실체관계에 부합하게 되면 유효해진다. 예컨대 증여자가 생전에 사인증여를 약정하고 수증자가 승낙했다면, 증여자 사망 뒤 그에 근거해 마친 이전등기는 유효하다(2020다293773).
무효였던 등기에 뒤에 맞는 실체관계가 생겨 그 등기를 그대로 쓰는 경우도 있다(무효등기의 유용).
등기부취득시효
등기부취득시효란 소유자로 등기한 사람이 10년간 소유의 의사로 평온·공연하게, 선의이며 과실 없이 점유하면 소유권을 얻는 제도다(민법 제245조 제2항). 무권리자에게서 산 제3자나 그 뒤 등기명의인도 마찬가지다. 과실 없이 점유를 시작하고 이전등기가 말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그런 점유가 10년 계속되면 바로 소유권을 얻고, 원소유자는 소급해 소유권을 잃는다(2019다272275).
과실이 없었다는 점은 시효취득을 주장하는 사람이 증명한다. 매도인이 등기부상 소유명의자와 같으면 일반적으로 과실이 없다. 그러나 처분권한을 의심할 만한 사정이 있었거나 조사했다면 처분권한이 없음을 쉽게 알 수 있었던 경우에는, 매도인 명의 등기를 믿고 샀다는 것만으로 과실이 없다고 할 수 없다(2016다248424). 10년은 앞 사람의 등기 기간까지 합칠 수 있고, 시효가 완성된 뒤에는 점유자 명의 등기가 말소되거나 원인 없이 다른 사람 앞으로 넘어가도 소유권을 잃지 않는다(98다20110). 그 밖의 요건은 등기부취득시효에서 설명한다.
누가 누구에게 무엇을 청구하나?
진정한 소유자가 소유권을 방해하는 등기명의인에게 그 등기의 말소를 청구한다(민법 제214조). 이 말소청구권은 진정명의회복 청구권과 함께 소유권에 기한 방해배제청구권이다(2003다40651).
청구인과 상대방에 관해서는 다음 판례가 있다.
- 부동산의 공유자 중 한 사람은 보존행위로서 그 공유물에 관한 원인무효의 등기 전부의 말소를 구할 수 있다. 또 각 공유자에게 해당 지분별로 진정명의회복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를 이행할 것을 단독으로 청구할 수 있다(2003다40651).
- 가압류등기가 무효이면 부동산 소유자는 가압류채권자를 상대로 그 말소를 청구할 수 있다(87다카2136).
- 순차로 마쳐진 소유권이전등기에서 중간 등기명의자에 대한 말소청구는 최종 등기명의자에 대한 말소청구의 가부와 관계없이 소의 이익이 있다(98다23393).
말소와 진정명의회복
진정명의회복이란 이미 자기 앞으로 소유권 등기가 되어 있었거나 법률에 따라 소유권을 얻은 사람이 진정한 명의를 되찾는 방법이다. 그는 현재 등기명의인을 상대로 말소를 구하는 외에 자기 앞으로 이전등기를 직접 청구할 수도 있다(89다카12398 전원합의체).
기판력이란 확정판결의 판단을 뒤 소송에서 다시 다투지 못하게 하는 효력이다. 두 청구는 목적과 법적 성질이 같아 소송물도 실질상 같다. 그래서 말소청구 소송에서 패소가 확정되면 그 기판력이 뒤에 낸 진정명의회복 청구 소송에도 미친다(99다37894 전원합의체 다수의견).
말소할 때 다른 권리자의 승낙이 필요한가?
말소에 대하여 등기상 이해관계 있는 제3자가 있으면 그 제3자의 승낙이 있어야 한다(부동산등기법 제57조 제1항). 승낙을 받아 말소할 때 그 제3자 명의의 등기는 등기관이 직권으로 말소한다(같은 조 제2항).
등기상 이해관계 있는 제3자란 말소로 손해를 입을 우려가 있는 등기상 권리자로서, 그 우려가 등기부 기재로 형식적으로 인정되는 사람이다. 그가 승낙할 의무를 지는지는 말소등기권리자에 대해 승낙할 실체법상 의무가 있는지로 정한다(2005다43753, 구 부동산등기법 제171조에 관한 판결). 말소를 신청할 때는 그 승낙을 증명하는 정보 「또는 이에 대항할 수 있는 재판이 있음을 증명하는 정보」를 내야 한다(부동산등기규칙 제46조 제1항 제3호). 그래서 제3자가 승낙하지 않으면 그를 상대로 승낙을 구하는 재판을 받아 그 재판을 증명하는 정보를 낸다.
판결을 받은 뒤 등기는 어떻게 하나?
등기절차의 이행을 명하는 판결을 받으면 승소한 등기권리자 또는 등기의무자가 단독으로 신청한다(부동산등기법 제23조 제4항). 상대방의 신청 의사는 판결 확정으로 진술한 것으로 보지만, 반대의무가 이행된 뒤에 진술할 것인 경우에는 집행문을 내어 준 때 효력이 생긴다(민사집행법 제263조 제1항·제2항). 신청서와 첨부서면은 판결에 의한 등기에서 설명한다.
실무 체크포인트
- 등기사항증명서로 문제 등기 뒤에 이어진 이전등기·근저당권·가압류 등기와 그 명의인을 모두 확인한다. 말소에 승낙을 받아야 할 등기상 이해관계인이 누구인지도 이때 정한다(부동산등기법 제57조 제1항).
- 위조된 등기 서류나 사망자 명의 신청처럼 추정력을 깨는 증거를 모은다(2017다360). 위조가 증명되면 등기명의인이 실체관계 부합을 증명해야 하므로, 무효라고 공격받는 등기명의인은 그 자료를 준비한다(2009다105215).
- 말소청구로 낼지 진정명의회복 청구로 낼지 정한다. 진정명의회복은 전에 자기 앞으로 소유권 등기가 있었거나 법률로 소유권을 얻은 진정한 소유자가 낼 수 있다(89다카12398). 같은 등기에 관한 말소청구에서 패소가 확정되면 진정명의회복 청구로 다시 다툴 수 없다(99다37894).
- 상대방이 등기를 가진 채 점유해 왔다면 점유를 시작한 때와 기간을 확인한다. 선의·무과실 등 요건을 갖춰 10년이 지나면 등기부취득시효로 소유권을 잃을 수 있다(민법 제245조 제2항, 2019다272275).
- 판결이 확정되면 단독으로 말소등기나 이전등기를 신청한다(부동산등기법 제23조 제4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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