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기관의 형식적 심사권이란 등기관이 신청서와 첨부정보의 형식적 적법 여부만 심사하고, 등기원인의 실체적 유효 여부는 심사하지 않는 권한이다. 부동산등기법 제29조는 열거한 사유에 해당할 때만 이유를 적은 결정으로 신청을 각하하여야 한다고 정한다. 판례는 형식적 요건이 갖춰지면 실질적 등기원인에 하자가 있어도 신청을 받아들여 등기해야 한다고 본다(87다카1164).
쉽게 말하면 — 등기관은 서류가 형식에 맞는지만 보고, 그 거래가 진짜인지 가짜인지까지는 따지지 않습니다. 형식만 갖춰지면 등기를 해줍니다.
무엇을 심사하는가?
신청정보와 첨부정보가 법령이 정한 형식 요건을 갖췄는지 본다. 관할이 맞는지, 신청할 권한이 있는지, 신청정보가 정해진 방식에 맞는지, 부동산·당사자 표시가 등기기록과 일치하는지, 첨부정보가 제출됐는지, 세금·수수료를 냈는지, 등기신청과 관련해 다른 법률이 부과한 의무를 이행했는지 등이다. 이런 형식 요건은 부동산등기법 제29조 각 호의 각하사유로 한정·열거돼 있다.
반대로 등기원인 계약이 진짜 성립했는지, 당사자의 의사가 자유로웠는지, 서류상 매도인이 실제 진정한 소유자인지 같은 실체적 진실은 심사하지 않는다.
형식 요건을 보는 기준 시점도 신청의 성질을 따라간다. 가등기에 기한 본등기에서는 등기의무자의 인감증명서에 적힌 주소가 가등기 당시의 주소와 부합하면 되고, 그것이 등기기록의 변경된 주소와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본등기 신청을 각하할 수 없다(71마452).
서류 양식·도장·세금 납부 같은 형식은 챙기지만, 그 매매가 진짜 있었던 일인지, 파는 사람이 진짜 주인인지는 확인하지 않습니다.
실질적 심사권은 왜 없는가?
실체관계까지 등기관이 심사하면 등기가 지나치게 늦어지고, 등기관이 사실 판단까지 떠안게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 법은 절차의 신속·정형성을 위해 형식적 심사주의를 택했다. 그 대신 등기에 공신력을 주지 않아, 무효인 거래에 기한 등기는 진정한 권리자가 말소로 바로잡게 한다(원인무효등기).
형식만 보고 빠르게 등기해주는 대신, 잘못된 등기는 나중에 소송으로 지우게 하는 구조입니다. 그래서 위조 서류로도 일단 등기가 될 수 있습니다.
형식적 심사의 한계는?
서류 자체의 기재만으로도 드러나는 흠은 등기관이 발견해 각하해야 한다. 신청정보가 등기기록과 일치하지 않거나, 첨부정보 형식이 어긋나면 각하사유가 된다(부동산등기법 제29조). 보정할 수 있는 잘못은 등기관이 보정을 명한 날의 다음 날까지 고치면 각하하지 않는다.
판결에 따른 등기신청에서도 그 판결이 당연무효인지는 등기관이 심사할 수 없다(67마1128 요지 나).
각하사유 가운데 「사건이 등기할 것이 아닌 경우」(부동산등기법 제29조 제2호)의 범위도 좁게 읽는다. 같은 문언을 두었던 구 부동산등기법 제55조 제2호에 관하여 대법원은 그것이 주로 신청이 그 취지 자체에서 이미 법률상 허용될 수 없음이 명백한 경우를 말한다고 했고(72마776), 등기명의인 표시의 경정등기는 그 호가 아니라 「신청서에 필요한 서면을 첨부하지 아니한 때」에 해당한다고 보았다(73마793).
촉탁등기에서 심사의 대상은 촉탁서와 그 첨부서류다. 등기관은 촉탁서의 기재내용과 첨부된 판결의 기재를 대조해 형식적 요건을 심사할 수 있을 뿐, 그 등기원인이 되는 법률관계의 유·무효까지 심사할 권한은 없다(87마15).
법원의 촉탁이라고 해서 심사가 면제되지도 않는다. 경매법원이 현황조사를 거쳐 미등기건물을 경매 대상 건물로 판단하고 강제경매개시결정등기를 촉탁했더라도, 등기관은 촉탁서와 첨부서류로 등기요건에 맞는지 심사할 권한이 있고 맞지 않으면 촉탁을 각하해야 한다(2006마920 판결요지 [1]). 구분건물의 경우에는 촉탁 대상인 일부 구분건물뿐 아니라 함께 표시에 관한 등기를 해야 하는 나머지 구분건물까지 등기능력이 있는지 심사해야 한다(같은 결정 요지 [2]).
판례는 등기관이 통상의 주의만 기울였어도 발견할 수 있었던 서면상 위조 정황을 간과한 경우 형식적 심사의무 위반으로 국가배상책임을 인정한다(87다카2470). 반면 법정 첨부서류가 형식 요건을 갖춘 사안에서 그 신고·등기원인이 결과적으로 실체와 달랐다는 사정만으로 등기관의 과실을 인정하지는 않았다(87다카1164).
실무 체크포인트
- 촉탁서와 등기부의 불일치는 보정될 수 있는 흠결이 아니다. 집행법원의 가압류 기입등기촉탁서가 접수될 당시 등기의무자 표시가 등기부와 부합하지 않으면 그것은 보정될 수 있는 흠결이 아니어서, 각하하지 않고 있는 동안 우연히 표시가 부합하게 되었다고 해서 촉탁서가 보정된 것으로 볼 수 없다(2002가합41089). 같은 판결은 등기관에게 실체법상 권리관계 일치 여부를 심사할 실질적 심사권한이 없음을 전제로 한다.
- 원인증서의 확정 범위를 오해한 등기는 각하사유에 해당한다. 판결확정증명서의 기재를 오해해 당사자 일부에 대해서만 확정된 판결을 원인증서로 삼아 마친 등기는 「사건이 등기할 것이 아닌 때」에 해당한다고 본 결정이 있다(69마862).
- 등기필증 멸실 사건은 공증의 본인 출석부터 본다. 변호사·법무사가 아닌 대리인을 선임해 신청하는 경우 공증인은 등기의무자 본인의 출석을 확인해 공증해야 하고, 이를 간과한 채 수리한 등기관에게는 과실이 인정된다(2011나88254 · 2011가합21919. 구 부동산등기법 제49조의 확인서면 제도 아래의 판단이다).
- 첨부서면의 이례적 기재가 곧 주의의무 위반은 아니다. 위조된 판결서를 첨부한 신청에서 관할 표시나 작성 관행상 이례적인 기재, 맞춤법 오류가 있었더라도 등기 경료와 직접 관련이 없고 판결의 효력에 영향을 주지 않는 사항이면 위조를 의심할 주의의무까지는 없다고 본 재판례가 있다(2007나10438).
- 심사의무 위반과 손해 사이의 인과관계를 따로 본다. 등기필증이 첨부되지 않았는데 같은 부동산에 관한 다른 신청인의 등기필증을 대용해 등기를 경료한 것이 형식적 심사의무 위반이더라도, 그 위법과 후순위 등기신청인의 배당 손해 사이에 규범적 인과관계가 없다고 보아 국가배상책임을 부정한 재판례가 있다(2003나37145).
- 형식 요건만 갖추면 수리되므로, 위조·무효인 등기원인서류가 그대로 등기로 이어질 수 있다. 수리 뒤 실체관계와의 불일치는 말소등기소송 등 민사 절차로 다툰다(말소등기).
- 법무사는 형식 요건 완비가 본업이지만, 그 과정에서 본인 동일성·인감 위조 의심·위임장 직접 작성 여부 등 실체관계가 의심되는 정황을 발견하면 추가 확인이나 의뢰 거절을 검토하는 것이 맞다.
관련
- 개념·해설
- 법령
- 판례
이 문서를 인용·참조한 문서
인용·참조한 문서 목록 펼치기 (5)
- 개념 (4)
- 판례 (1)
🚩 오류 신고·수정 제안
잘못된 내용이나 법 개정으로 바뀐 부분을 발견하셨나요? 알려주시면 검토해 반영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