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매란 당사자 일방이 재산권을 상대방에게 이전할 것을 약정하고 상대방이 그 대금을 지급할 것을 약정함으로써 그 효력이 생기는 계약이다(민법 제563조). 목적물을 넘기거나 대금을 치르는 것은 성립요건이 아니라 이미 성립한 계약의 이행이다. 조문이 말하는 대금은 금전이므로, 재산권끼리 맞바꾸기로 한 것은 매매가 아니라 교환이다(민법 제596조).
쉽게 말하면 — 물건이나 권리를 넘기기로 하고 그 값을 치르기로 하는 약속입니다. 민법은 이 약속만으로 계약이 성립한다고 정해 두었습니다. 민법상 일반 매매는 원칙적으로 계약서를 쓰지 않아도, 돈을 한 푼도 건네지 않아도 성립합니다. 그다음부터 파는 쪽은 권리를 넘길 의무를, 사는 쪽은 대금을 낼 의무를 지고 이 둘은 원칙적으로 동시에 이행합니다. 넘어간 권리나 물건에 흠이 있으면 파는 쪽이 담보책임을 집니다.
매매는 어떻게 성립하는가?
제563조 자체는 두 약정 외에 별도 형식을 정하지 않는다. 매매계약은 매도인이 재산권을 이전하는 것과 매수인이 대금을 지급하는 것에 관하여 쌍방 당사자가 합의함으로써 성립한다(2017다20371 판결요지 [1]).
다만 합의의 내용이 아주 성기어도 되는 것은 아니다. 매매목적물과 대금은 반드시 계약 체결 당시에 구체적으로 특정할 필요는 없고, 이를 나중에라도 구체적으로 특정할 수 있는 방법과 기준이 정해져 있으면 충분하다(같은 판례, 94다34432 판결요지 [1]). 매매대금의 확정을 장래에 유보한 경우에도 당사자에게 계약에 구속되려는 의사가 있고 나중에 특정할 방법과 기준이 있다면, 계약 체결 경위·당사자의 인식·조리·경험칙에 비추어 당사자의 의사를 탐구하여 계약 내용을 정한다(2017다20371 판결요지 [2]).
형식을 요구하지 않는다는 원칙에도 예외가 있다.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허가 대상이 되는 토지거래계약을 허가받을 것을 전제로 체결한 경우, 그 계약은 허가를 받을 때까지 유동적 무효의 상태에 있고, 허가를 받으면 소급하여 유효가 되며 불허가가 확정되면 무효가 된다(90다12243 판결요지 가). 현행법상 근거는 부동산 거래신고 등에 관한 법률 제11조 제6항이다. 벌칙은 허가 전제 계약에는 미치지 않는다. 벌칙 대상인 「허가 없이 토지거래계약을 체결하는 행위」란 처음부터 허가를 배제하거나 잠탈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하는 행위를 가리키고, 허가받을 것을 전제로 한 계약은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90다12243 판결요지 나). 벌칙 대상인 경우와 속임수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허가를 받은 경우에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계약 체결 당시의 개별공시지가에 따른 해당 토지가격의 100분의 30에 해당하는 금액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부동산 거래신고 등에 관한 법률 제26조 제3항).
예약과 계약금은 어떻게 다루나?
매매를 곧바로 맺지 않고 한쪽에 완결권만 주어 두는 형태가 있다. 매매의 일방예약은 상대방이 매매를 완결할 의사를 표시하는 때에 매매의 효력이 생긴다(민법 제564조 제1항). 기간을 정하지 아니한 때에는 예약자가 상당한 기간을 정하여 확답을 최고할 수 있고, 그 기간내에 확답을 받지 못하면 예약은 그 효력을 잃는다(같은 조 제2항·제3항).
완결권 자체가 언제까지 살아 있는지는 조문에 없다. 매매예약의 완결권은 일종의 형성권으로서, 행사기간을 약정한 때에는 그 기간 내에, 약정이 없는 때에는 예약이 성립한 때로부터 10년 내에 행사하여야 하고 그 기간이 지나면 제척기간의 경과로 소멸한다(99다18725 판결요지 [2]). 당사자 사이에 약정하는 예약 완결권의 행사기간에는 특별한 제한이 없어서, 예약 성립일부터 30년이 지난 시점으로 정한 약정도 유효하고 10년으로 단축되지 않는다(2016다42077 판결요지, 이유 중 판단).
제척기간이 지났는지는 당사자가 주장하지 않아도 법원이 직권으로 조사한다(99다18725 판결요지 [3]). 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뒤에 나온 주장이라도 상고법원이 판단해야 한다(같은 판례).
계약 당시 계약금·보증금 명목의 금전 기타 물건을 교부했으면, 다른 약정이 없는 한 당사자 일방이 이행에 착수하기 전까지 교부자는 이를 포기하고 수령자는 그 배액을 상환하여 매매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민법 제565조 제1항). 이 해제에는 민법 제551조가 적용되지 않으므로 손해배상청구가 따라붙지 않는다(민법 제565조 제2항). 이행에 착수한 뒤에는 이 방법으로 해제할 수 없고, 해제하려면 민법 제544조 이하의 법정해제 등 다른 해제 원인을 따져야 한다. 그 돈의 성질은 계약금이, 해제권의 요건과 행사 한도는 해약금이 다룬다.
매매계약에 관한 비용은 당사자 쌍방이 균분하여 부담한다(민법 제566조). 본절의 규정은 매매 이외의 유상계약에 준용하되, 그 계약의 성질이 이를 허용하지 아니하는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민법 제567조).
매도인과 매수인은 서로 무엇을 지는가?
매도인은 매수인에 대하여 매매의 목적이 된 권리를 이전하여야 하며 매수인은 매도인에게 그 대금을 지급하여야 한다(민법 제568조 제1항). 전항의 쌍방의무는 특별한 약정이나 관습이 없으면 동시에 이행하여야 한다(같은 조 제2항).
이전해 줄 권리가 어떤 상태여야 하는지는 조문에 적혀 있지 않다. 판례는 부동산 매매계약이 체결된 경우 매도인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제한이나 부담이 없는 소유권이전등기의무를 진다고 한다(98다13754 판결요지).
동시이행항변권 일반은 동시이행이 다룬다. 다만 그 항변이 나왔을 때의 증명책임을 누가 지는지는 매매 고유의 문제다. 부동산매매계약에서 매수인의 소유권이전등기청구에 대하여 매도인이 잔대금 지급의 동시이행항변을 한 경우, 잔대금 지급 또는 이행제공 여부의 증명책임은 매수인에게 있다(2012다65294 판시사항).
매도인의 담보책임은 어떤 구조인가?
매수인이 담보책임으로 청구할 수 있는 구제는 권리의 하자인지, 물건 자체의 하자인지에 따라 달라진다. 타인의 권리 전부를 매도인이 취득하여 이전할 수 없으면 매수인은 계약을 해제할 수 있고, 권리 일부가 타인에게 속하여 이전할 수 없으면 그 부분의 비율로 대금감액을 청구할 수 있다. 유형별 구제와 추가 요건은 매도인의 담보책임과 하자 구제가 다룬다.
물건의 하자를 과실 없이 몰랐던 매수인은 그 하자로 계약 목적을 달성할 수 없으면 해제할 수 있고, 그 밖의 경우에는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종류로 지정한 물건이라면 해제나 손해배상 대신 하자 없는 물건을 청구할 수도 있다. 다만 경미한 하자를 수선해도 계약 목적 달성에 별다른 지장이 없는데 완전한 물건을 주는 것은 다른 구제보다 매도인에게 지나친 불이익을 주는 경우처럼, 공평에 반하면 이 청구는 제한된다. 하자의 정도·수선의 용이성·치유 가능성·매도인의 불이익을 종합하여 판단한다(매도인의 담보책임과 하자 구제).
권리행사기간과 기산점은 하자의 유형과 매수인이 하자를 알았는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물건 하자의 손해배상청구에는 소멸시효도 별도로 적용되며,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목적물을 인도받은 때부터 진행한다(매도인의 담보책임과 하자 구제).
상인 간 매매에서는 매수인이 검사·통지 의무를 지키지 않으면 해당 하자나 수량부족을 이유로 담보책임에 따른 해제·감액·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다. 다만 매도인이 그 하자나 수량부족을 알고 있었다면 이 제한은 적용되지 않는다. 검사·통지의 구체적 시점과 수량부족, 저당권의 행사, 채권매매의 자력 담보, 면책특약·착오 취소의 처리는 매도인의 담보책임과 하자 구제에서 설명한다.
경매의 특칙
하자담보 규정은 경매의 경우에 적용하지 아니하고(민법 제580조 제2항), 경매의 경우에는 경락인이 전8조의 규정에 의하여 채무자에게 계약의 해제 또는 대금감액의 청구를 할 수 있다(민법 제578조 제1항). 책임은 채무자에서 채권자로 이어진다. 채무자가 자력이 없는 때에는 경락인이 대금의 배당을 받은 채권자에게 대금 전부나 일부의 반환을 청구할 수 있다(같은 조 제2항). 채무자가 물건이나 권리의 흠결을 알고 고지하지 아니하거나 채권자가 이를 알고 경매를 청구한 때에는, 경락인이 그 흠결을 안 자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같은 조 제3항).
여기의 ‘경매’는 민사집행법상의 강제집행이나 담보권 실행을 위한 경매 또는 국세징수법상의 공매 등과 같이 국가나 그를 대행하는 기관 등이 법률에 기하여 목적물 권리자의 의사와 무관하게 행하는 매도행위만을 의미한다(2014다80839 판결요지). 그 사건은 도매시장법인이 위탁매매인으로서 출하자의 위탁에 따라 경매 방법으로 매도한 사안이었고, 대법원은 그것이 제578조·제580조 제2항의 경매가 아니어서 상인 간의 매매에 관한 상법 제69조가 우선 적용된다고 보아 원심을 파기했다(같은 판례 이유 중 판단).
이 담보책임은 경매절차가 유효함을 전제로 한다. 경매절차 자체가 무효인 경우에는 채무자나 채권자의 담보책임이 인정될 여지가 없고, 경락인은 배당받은 채권자를 상대로 일반 부당이득의 법리에 따라 반환을 청구할 수 있을 뿐이다(91다21640 판결요지 가, 나). 경매에서의 담보책임은 담보책임 (경매)가 다룬다.
인도 전에 생긴 과실과 대금 이자는 누구 몫인가?
매매계약있은 후에도 인도하지 아니한 목적물로부터 생긴 과실은 매도인에게 속한다(민법 제587조). 매수인은 목적물의 인도를 받은 날로부터 대금의 이자를 지급하여야 한다(같은 조). 그러나 대금의 지급에 대하여 기한이 있는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같은 조 단서).
판례는 이 조문을 인도라는 한 시점에만 매어 두지 않는다. 인도 전이라도 매수인이 매매대금을 완납한 때에는 그 이후의 과실수취권은 매수인에게 귀속된다(93다28928 판결요지 가). 반대로 목적물이 인도되지 않고 매수인도 대금을 완제하지 않은 때에는 매도인의 이행지체가 있더라도 과실은 매도인에게 귀속되므로, 매수인은 인도의무의 지체로 인한 손해배상금의 지급을 구할 수 없다(2004다8210 판결요지). 대법원은 이를 매매당사자 사이의 형평을 꾀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한다(같은 판례).
이자 쪽도 인도만으로 곧바로 발생하지는 않는다. 매수인에게 대금지급을 거절할 정당한 사유가 있는데도 목적물을 미리 인도받은 경우에는 제587조에 의한 이자지급의무가 생기지 않는다(2011다98129 판시사항).
목적물에 권리를 주장하는 자가 나타나면 매수인은 대금을 붙들어 둘 수 있다. 매수한 권리의 전부나 일부를 잃을 염려가 있는 때에는 매수인은 그 위험의 한도에서 대금의 전부나 일부의 지급을 거절할 수 있으나, 매도인이 상당한 담보를 제공한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민법 제588조). 이 경우 매도인은 매수인에 대하여 대금의 공탁을 청구할 수 있다(민법 제589조).
매도인이 매매계약과 동시에 환매할 권리를 보류한 때의 처리는 제590조부터 제595조까지가 정한다(민법 제590조). 환매기간과 실행 방법은 환매권이 다룬다.
인도 전에 목적물이 쌍방 무귀책으로 없어진 경우는 담보책임이 아니라 위험부담의 문제다. 채무자의 귀책사유가 있으면 이행불능으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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