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산분할청구는 이혼하는 부부가 혼인 중 공동으로 형성·유지한 재산을 이혼 시점에 청산·분배해 달라고 구하는 절차다. 협의상 이혼한 경우에도, 재판상 이혼한 경우에도 문제 되며, 재판상 이혼에는 민법 제843조에 따라 민법 제839조의2가 준용된다.
쉽게 말하면 — 집 명의가 한쪽 이름으로 되어 있어도, 혼인 중 함께 벌고 지키고 갚아 온 재산이면 이혼할 때 나누어 달라고 할 수 있습니다. 누가 더 잘못했는지와 별개로, 공동재산을 어떻게 청산할지가 핵심입니다.
재산분할의 목적과 위자료와의 차이
재산분할은 혼인 중 형성된 실질적 공동재산을 청산하는 제도다. 법원은 쌍방의 협력으로 이룩한 재산의 액수와 그 밖의 사정을 참작하여 분할 액수와 방법을 정한다(민법 제839조의2).
위자료와 재산분할은 성격이 다르다. 위자료는 혼인 파탄에 책임 있는 행위로 인한 정신적 손해배상이고, 재산분할은 혼인 중 공동재산의 청산과 이혼 후 생활보장을 함께 고려하는 제도다. 따라서 외도나 폭력의 책임이 있는 배우자라도, 혼인 중 재산 형성·유지에 기여했다면 재산분할을 청구할 수 있다.
대법원도 재산분할제도를 혼인 중 취득한 실질적 공동재산의 청산·분배를 주된 목적으로 하는 제도라고 본다(2012므2888). 이 관점 때문에 명의보다 실질, 즉 누가 어떻게 재산 형성과 유지에 기여했는지가 중요하다.
사실혼이 해소된 경우에도 재산분할 규정이 유추적용된다(2020스561).
분할대상 재산과 기준시점
분할대상은 부부가 혼인 중 공동의 노력으로 형성·유지한 적극재산이다. 부동산, 예금, 주식, 보험, 임대차보증금, 퇴직금·퇴직연금, 사업체 가치 등이 문제 될 수 있다. 한쪽 명의로 되어 있어도 혼인 중 공동생활과 경제활동을 통해 형성된 재산이면 대상이 될 수 있다.
혼인 전부터 가진 재산이나 상속·증여받은 재산은 원칙적으로 특유재산에 가깝다. 그러나 다른 배우자가 그 재산의 유지·증식에 실질적으로 기여했다면 분할에서 참작될 수 있다. 예를 들어 혼인 전 취득한 집이라도 혼인 중 대출을 함께 갚았거나, 생활비 부담을 통해 재산 유지에 기여했다면 그 부분이 쟁점이 된다.
대법원도 부부 일방의 특유재산은 원칙적으로 분할 대상이 아니지만, 다른 일방이 그 특유재산의 유지에 적극적으로 협력해 감소를 방지했거나 증식에 협력한 경우에는 분할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본다(97므1486).
혼인 전부터 갖고 있던 재산이나 상속·증여로 받은 재산은 원칙적으로 나눔 대상이 아닙니다. 그러나 배우자가 그 재산을 지키거나 늘리는 데 실제로 힘을 보탰다면 그만큼 참작될 수 있습니다.
분할대상 재산은 보통 사실심 변론종결 무렵의 재산상태와 가액을 기준으로 판단된다. 다만 별거 후 일방이 재산을 빼돌렸거나 고의로 채무를 늘린 정황이 있으면, 기준시점과 재산 평가에 관한 주장을 별도로 해야 한다.
채무도 청산 대상이 될 수 있다
재산분할에서는 적극재산뿐 아니라 소극재산, 즉 채무도 함께 본다. 혼인공동생활을 위해 부담한 대출, 공동재산 형성과 유지에 수반된 채무, 생활비 조달을 위한 채무는 청산에서 고려될 수 있다.
대법원은 2010므4071 전원합의체 판결에서, 소극재산 총액이 적극재산 총액을 초과하여 재산분할 결과가 채무분담을 정하는 형태가 되더라도 재산분할청구를 당연히 배척할 것은 아니라고 보았다. 채무의 성질, 발생 경위, 용처, 담보의 존재, 당사자의 경제적 능력, 이혼 후 생활보장까지 종합해 채무를 어떻게 분담할지 정할 수 있다는 취지다.
이 판례 때문에 재산분할 사건에서는 “재산이 없으니 끝”이라고 보기 어렵다. 대출이 누구 명의인지, 그 돈이 집·사업·생활비에 쓰였는지, 도박·투기·일방 소비인지, 담보가 붙어 있는지까지 설명해야 한다.
빚도 재산분할에서 함께 따집니다. 재산은 없고 빚만 많아도 그 자체로 분할 청구가 막히는 것은 아니고, 빚을 어떻게 나눌지를 정할 수 있습니다. 다만 법원이 빚 분담을 정해도 채권자에 대한 관계에서 빚 명의가 바뀌는 것은 아닙니다.
퇴직금·연금·장래 재산
퇴직급여와 연금은 이혼 재산분할에서 자주 문제 된다. 과거에는 장래 퇴직급여의 불확실성을 이유로 다투어졌지만, 대법원은 퇴직연금수급권도 혼인기간 중 근무에 대한 상대방의 협력이 인정되는 한 재산분할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보았다(2012므2888).
2012므2888은 이혼소송의 사실심 변론종결 당시 공무원 퇴직연금을 실제로 수령하고 있는 경우, 이미 발생한 퇴직연금수급권을 재산분할 대상에 포함할 수 있고, 매월 수령할 퇴직연금액 중 일정 비율을 상대방에게 정기적으로 지급하는 방식도 가능하다고 보았다.
분할 비율은 개별 재산마다 따로 정하는 것이 아니라 기여도 그 밖의 사정을 고려해 전체 재산에 대해 하나로 정하는 것이 원칙이다. 법원이 합리적 근거 없이 재산별로 비율을 달리 정할 수는 없다(2012므2888). 다만 연금처럼 가액을 한 번에 특정하기 어려운 재산은 다른 일반재산과 분리해 별도의 분할비율을 정할 수 있다(같은 판례). 연금 분할로 취득하는 정기금채권은 제3자에게 양도하거나 상속할 수 없다(같은 판례).
따라서 재산목록에는 현재 통장 잔액만 적어서는 부족하다. 퇴직금 예상액, 연금 수급 여부, 보험 해지환급금, 사업체 자산과 부채, 배우자 명의 법인과 가족 명의 재산의 실질 귀속까지 확인해야 한다.
국민연금의 분할연금은 이와 별개의 공적연금 제도다. 혼인 기간 5년 이상, 이혼, 배우자였던 사람의 노령연금 수급권, 본인 60세 도달 요건을 갖추면 받을 수 있고, 요건을 모두 갖춘 때부터 5년 안에 청구해야 한다(국민연금법 제64조).
통장 잔액만 재산이 아닙니다. 아직 받지 않은 퇴직금이나 이미 받고 있는 연금도 혼인기간에 대응하는 부분은 나눌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연금은 매달 받는 돈의 일정 비율을 상대방에게 정기적으로 주는 방식으로도 나눌 수 있습니다.
보전처분과 사해행위 취소
이혼 전후에 상대방이 부동산을 처분하거나 예금을 옮기는 경우가 있다. 이때는 본안 재산분할청구만 제기하는 것으로 부족할 수 있고, 처분금지가처분이나 가압류 등 보전처분을 검토해야 한다.
민법은 부부 일방이 다른 일방의 재산분할청구권 행사를 해할 것을 알면서도 재산권을 목적으로 하는 법률행위를 한 경우, 다른 일방이 그 취소와 원상회복을 가정법원에 청구할 수 있도록 한다(민법 제839조의3). 이혼이 임박한 상태에서 재산을 가족에게 넘기거나 담보를 설정한 경우에 문제 될 수 있다.
다만 모든 처분이 곧바로 취소되는 것은 아니다. 재산분할청구권을 해할 의도와 객관적 공동담보 감소, 수익자와의 관계, 처분 경위가 함께 문제 되므로, 등기부·계좌거래·매매대금 흐름을 확보해야 한다.
채무초과 상태의 배우자가 이혼하면서 재산분할로 재산을 넘겨 채권자의 공동담보가 줄어도, 민법 제839조의2 제2항의 취지에 비추어 상당한 정도를 벗어나는 과대한 것이 아닌 한 사해행위로 취소되지 않는다. 상당한 정도를 초과하는 부분만 취소 대상이 되고, 초과 여부는 취소를 주장하는 채권자가 증명해야 한다(2000다25569).
민법 제839조의3에 따른 취소의 소는 민법 제406조 제2항의 기간, 곧 취소원인을 안 날부터 1년, 법률행위가 있은 날부터 5년 안에 제기해야 한다.
이혼이 다가오자 상대방이 집을 팔거나 예금을 빼돌릴 것 같으면 가압류·처분금지가처분을 먼저 검토해야 합니다. 이미 넘긴 재산도 재산분할을 해치려는 것이었다면 취소를 다툴 수 있습니다. 다만 적정 범위의 분할이면 취소되지 않고, 지나치게 많이 넘긴 부분만 취소 대상이 됩니다.
이혼 전 재산분할 약정의 효력
이혼 전에 미리 한 재산분할 약정은 협의이혼 성립을 전제로 한다. 대법원은 장차 협의이혼할 것을 약정하면서 한 재산분할 협의는 협의이혼이 이루어진 경우에 한하여 효력이 생기고, 혼인이 계속되거나 재판상 이혼이 이루어진 경우에는 효력이 없다고 본다(2001다14061). 재판상 이혼으로 가면 종전 약정의 이행을 그대로 구할 수 없고 재산분할 절차에서 다시 정해야 한다.
재산분할과 세금
재산분할로 부동산을 이전받아도 양도소득세 과세대상인 유상양도가 아니다. 재산분할은 실질적으로 공유물분할에 해당하기 때문이다(96누14401).
취득세는 재산분할로 인한 취득을 세율 특례 대상으로 정해, 표준세율에서 중과기준세율을 뺀 세율이 적용된다(지방세법 제15조 제1항 제6호).
재산분할로 집을 받으면 양도소득세는 물지 않고, 취득세도 일반 매매보다 낮은 특례세율이 적용됩니다. 다만 어떤 명목으로 넘기는지에 따라 세금이 달라질 수 있으니 이전 원인을 분명히 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2년 제척기간
재산분할청구권은 이혼한 날부터 2년을 경과하면 소멸한다(민법 제839조의2 제3항). 재판상 이혼에서도 민법 제843조에 따라 같은 기간이 적용된다.
대법원은 2020스561 결정에서 이 2년을 제척기간이자, 그 기간 내에 재산분할심판을 청구해야 하는 출소기간으로 보았다. 재판 밖에서 “나중에 나누자”고 말하는 것만으로는 안전하지 않다. 기간 내에 법원에 청구해야 한다.
한편 일부 재산만 먼저 청구한 경우도 주의해야 한다. 이미 일부 재산에 관해 재산분할을 청구했다고 해서, 청구 목적물에 포함되지 않은 나머지 재산에 대해서도 기간 준수 효과가 당연히 미친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혼 후 새 재산이 발견될 수 있는 사건에서는 처음부터 재산목록을 넓게 조사하고, 2년이 지나기 전에 추가 청구 가능성을 점검해야 한다.
이혼 후 재산분할을 미루면 위험합니다. 협의이혼 신고일 또는 재판상 이혼 확정일을 기준으로 2년 안에 법원 청구가 들어가야 한다고 보고 움직이는 것이 안전합니다.
실무 체크포인트
- 재산목록을 양쪽 명의로 나누어 작성한다. 부동산, 예금, 주식, 보험, 차량, 임대차보증금, 퇴직금, 사업체 자산과 채무를 빠짐없이 적는다.
- 명의보다 형성·유지 기여를 설명한다. 생활비 부담, 육아·가사, 대출상환, 사업 보조, 재산관리 기여를 자료로 정리한다(2012므2888).
- 채무의 용처를 구분한다. 공동생활·재산형성 채무인지, 일방의 낭비·도박·투자손실인지에 따라 취급이 달라진다(2010므4071).
- 재산 처분이 우려되면 보전처분을 검토한다. 부동산 처분, 예금 인출, 가족 명의 이전이 보이면 민법 제839조의3과 가압류·가처분을 함께 본다.
- 2년 제척기간을 넘기지 않는다. 이혼한 날부터 2년 안에 재산분할심판을 청구해야 한다(2020스561). 일부만 청구하면 나머지 재산은 기간을 놓칠 수 있으므로 재산목록을 처음부터 넓게 잡는다.
- 세금 처리를 확인한다. 재산분할로 받는 부동산은 양도소득세 과세대상이 아니고(96누14401) 취득세는 특례세율이 적용된다(지방세법 제15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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