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필증서·비밀증서·녹음 유언을 보관하거나 발견한 사람은 유언자가 사망한 뒤 지체 없이 가정법원에 유언증서를 제출하고 검인을 청구해야 한다(민법 제1091조). 검인 청구는 상속개시지 가정법원에 한다(가사소송법 제44조). 봉인된 유언증서는 임의로 뜯지 말고 법원이 정한 개봉기일에 개봉한다(가사소송규칙 제86조 제2항·민법 제1092조).
쉽게 말하면 — 돌아가신 분의 자필 유언장을 가지고 있거나 찾은 사람이, 그 유언장을 법원에 내고 “이런 상태의 유언장이 있다”고 확인받는 절차입니다. 유언장이 봉투에 봉해져 있으면 집에서 뜯지 말고 법원 기일에 열어야 합니다. 이 절차는 유언장의 모습을 기록해 두는 것이지, 유언이 유효하다고 법원이 인정해 주는 것은 아닙니다.
어떤 유언이 검인 대상인가?
자필증서유언, 비밀증서유언, 녹음유언이 검인 대상이다. 공정증서유언과 구수증서유언은 민법 제1091조 제2항이 적용을 배제한다. 공정증서유언은 공증인이 작성해 보관하므로 위조·변조 위험이 없고, 구수증서유언은 별도의 검인 절차를 따로 두고 있기 때문이다.
구수증서유언의 검인은 성격이 다르다. 증인이나 이해관계인이 급박한 사유가 종료한 날부터 7일 안에 법원에 검인을 신청해야 한다(민법 제1070조 제2항). 이 검인은 유언의 효력 요건에 직결되는 절차여서, 유언서 보존을 목적으로 하는 민법 제1091조의 검인과 구별된다. 관할도 달라서 상속개시지 외에 유언자 주소지 가정법원에도 신청할 수 있다(가사소송법 제44조). 심판에 대해서는 이해관계인이, 청구를 기각한 심판에 대해서는 청구권자가 즉시항고를 할 수 있다(가사소송규칙 제85조 제2항). 민법 제1091조의 검인에는 이런 즉시항고 규정이 없으므로 통상적인 즉시항고는 할 수 없다(가사소송법 제43조 제1항). 다만 심판에는 민사소송법상 결정 규정이 준용되므로, 재판에 영향을 미친 헌법위반 등 한정된 사유가 있으면 대법원에 특별항고할 수 있다(가사소송법 제39조 제4항·민사소송법 제449조).
같은 ‘검인’이라는 이름이지만 두 가지가 있습니다. 자필 유언장을 법원에 내는 검인은 기한이 “지체 없이”로만 정해져 있습니다. 반면 위독한 상태에서 말로 남긴 구수증서 유언은 급한 사정이 끝난 날부터 7일이라는 짧은 기한이 있고, 이 기한을 놓치면 유언 자체가 효력을 잃을 수 있습니다.
어디에 무엇을 내는가?
관할은 상속개시지 가정법원이다(가사소송법 제44조 제1항 제7호). 상속개시지는 피상속인의 주소지이므로(민법 제998조), 유언서를 보관한 사람의 주소지가 아니라 돌아가신 분의 마지막 주소지 기준으로 법원을 정한다.
청구할 때는 유언의 증서 또는 녹음대 자체를 제출한다(가사소송규칙 제86조 제1항). 따라서 유언증서는 원본, 녹음은 원본 녹음매체·파일을 제출하는 것이 원칙이다. 다만 녹음 원본이 멸실·분실됐다는 이유만으로 유언이 곧바로 실효되는 것은 아니며, 원본의 존재·진정성, 사본과의 동일성 및 원본을 제출할 수 없는 사유를 증명할 수 있다(2023다217534). 함께 낼 서류는 다음과 같다.
- 청구서(청구인·상대방 표시, 청구취지, 청구원인)
- 유언증서 원본 또는 녹음대
- 피상속인 기본증명서·가족관계증명서·말소된 주민등록초본
- 상속인 전원의 가족관계증명서·주민등록초본
- 청구인 신분 확인 서류
서면 청구의 기본 수수료는 라류 가사비송사건 1건당 5,000원이다(가사소송수수료규칙 제3조 제1항). 전자소송으로 제출하면 그 10분의 9인 4,500원이다(가사소송수수료규칙 제8조). 검인은 유언서·녹음대마다 1건, 개봉은 봉인된 유언서마다 별도 1건으로 센다(가사소송수수료규칙 제5조 제3항 제2호). 따라서 봉인된 유언서 한 통의 검인과 개봉을 함께 청구하면 2건으로 계산한다(가사소송·비송 수수료 – 가사소송수수료규칙).
개봉기일은 어떻게 진행되나?
봉인된 유언증서를 개봉하려면 법원이 미리 기일을 정하고 상속인 또는 그 대리인을 소환하며, 다른 이해관계인에게는 통지한다(가사소송규칙 제86조 제2항). 개봉에는 상속인·대리인·이해관계인의 참여가 있어야 한다(민법 제1092조). 소환·통지를 받은 상속인이 나오지 않아도 절차는 진행되고, 법원은 개봉·검인 사실을 나중에 그 상속인에게 고지한다(가사소송규칙 제88조).
기일에는 유언방식에 관한 모든 사실을 조사한다(가사소송규칙 제86조 제3항). 유언서의 형상, 자필 여부, 날인, 작성일자, 봉인 상태 등을 확인하고 출석한 상속인에게 필적을 아는지 묻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법원은 개봉과 검인에 관해 조서를 작성한다(가사소송규칙 제87조). 조서에는 제출자, 제출·개봉·검인 일자, 참여인, 심문한 사람의 진술 요지, 사실조사 결과를 적고 판사와 법원사무관등이 기명날인한다. 이 검인조서가 절차의 결과물이다.
기일에는 유언장을 열어 보고 그 모습을 그대로 적습니다. 상속인에게 “이 글씨가 고인의 필적이 맞느냐”고 묻기도 합니다. 여기서 “필적이 아닌 것 같다”는 진술이 나와도 법원이 그 자리에서 유언의 효력을 판단하지는 않고, 그 진술 내용까지 조서에 적어 둡니다.
검인을 받으면 유언이 유효해지는가?
아니다. 검인은 유언서의 형상과 존재를 확인해 위조·변조를 막는 증거보전 절차일 뿐이고, 유언의 효력을 확정하는 절차가 아니다. 대법원은 적법한 유언이라면 검인이나 개봉 절차를 거치지 않아도 유언자의 사망으로 곧바로 효력이 생긴다고 하였다(97다38503). 방식에 맞지 않아 보이는 유언서라도 청구를 각하하지 않고 검인조서를 작성한다(80스23).
반대로 검인을 받았다고 해서 유언의 효력이 확정되지도 않는다. 유언능력, 방식 위반, 유류분 침해는 검인과 별개로 유언무효확인의 소 등으로 다툰다. 검인조서는 그 다툼에서 유언서의 당시 상태를 증명하는 자료가 된다.
한국 민법에는 검인 청구를 게을리한 데 대한 과태료 규정이 없다. 다만 검인 없이 유증에 따른 소유권이전등기를 신청하면 등기관이 검인조서를 요구하므로, 등기 단계에서 절차를 다시 밟게 된다(등기예규 제1512호).
실무 체크포인트
- 구수증서유언에는 법정된 7일 기한이 있다. 급박한 사유가 종료한 날부터 7일 안에 검인을 신청해야 하고(민법 제1070조 제2항), 이 기한을 놓치면 유언의 효력 자체가 문제 된다. 자필증서 검인의 “지체 없이”와 혼동하지 않는다.
- 봉인된 유언증서를 미리 뜯지 않는다. 개봉은 법원 기일에 상속인 등의 참여 아래 해야 한다(민법 제1092조). 먼저 뜯었다고 유언이 무효가 되지는 않으나, 뒤에 내용 변조 주장이 나오면 반박 자료가 사라진다.
- 원본을 제출한다. 검인 청구에는 유언증서나 녹음대 자체를 낸다(가사소송규칙 제86조 제1항). 제출 전에 사본을 떠 두어야 이후 절차에서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 상속인 전원의 주소를 먼저 확정한다. 개봉기일에는 상속인을 소환해야 하므로(가사소송규칙 제86조 제2항), 주소가 확인되지 않는 상속인이 있으면 기일이 지연된다.
- 검인과 개봉의 수수료 건수를 따로 센다. 검인은 유언서·녹음대마다, 개봉은 봉인된 유언서마다 별도 1건이다(가사소송수수료규칙 제5조).
- 검인조서를 받은 뒤 등기·금융 절차로 넘어간다. 유증에 따른 유증등기에서는 검인조서가 첨부정보가 된다(등기예규 제151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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