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분 상당 가액지급청구권이란 상속개시 후의 인지나 재판 확정으로 뒤늦게 공동상속인이 된 사람이, 다른 공동상속인이 이미 상속재산을 분할하거나 처분해 버린 경우에 그 상속분에 상당한 가액의 지급을 청구할 수 있는 권리이다(민법 제1014조). 이미 끝난 분할을 되돌리는 대신 돈으로 정산하게 하는 제도이다.
쉽게 말하면 —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소송으로 친자임이 인정된 사람이 있다고 합시다. 그런데 다른 상속인들이 이미 부동산을 나눠 등기까지 마쳤습니다. 이때 그 등기를 무효로 돌리는 대신, 자기 몫에 해당하는 금액을 돈으로 달라고 청구하는 것입니다.
어떤 경우에 생기는 권리인가
조문은 세 가지를 요구한다. 상속개시 후의 인지나 재판 확정으로 공동상속인이 되었을 것, 그 사람이 상속재산의 분할을 청구할 경우일 것, 그리고 다른 공동상속인이 이미 분할 기타 처분을 했을 것이다(민법 제1014조).
상속개시 후에 공동상속인이 되었을 것
상속개시 후의 인지 또는 재판의 확정으로 공동상속인이 된 사람이어야 한다(민법 제1014조). 혼인 외의 출생자가 아버지 사망 후 인지청구의 소로 인지 판결을 받은 경우가 전형이다(인지).
여기서 주의할 것은 어머니와의 관계다. 혼인 외의 출생자와 생모 사이에는 인지나 출생신고를 기다리지 않고 출생만으로 법률상 친자관계가 생긴다. 그래서 모자관계에는 인지의 소급효를 제한하는 민법 제860조 단서가 적용되거나 유추적용되지 않고, 제1014조를 근거로 다른 공동상속인이 한 분할·처분의 효력을 부인하지 못한다고 볼 수도 없다(2018다1049). 모자관계가 친생자관계존재확인판결로 뒤늦게 밝혀진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이 경우에는 가액 지급이 아니라 분할·처분 자체를 다툴 수 있다.
분할을 청구할 경우일 것, 그리고 이미 분할 기타 처분이 있었을 것
조문은 피인지자가 “상속재산의 분할을 청구할 경우에”라고 적어 분할청구를 전제로 삼는다(같은 조). 그때 다른 공동상속인이 이미 분할 기타 처분을 한 때라야 가액 지급을 청구할 수 있다. 아직 분할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면 이 권리가 아니라 상속재산분할심판으로 현물 분할을 청구하면 된다.
이 권리는 공동상속인 사이의 정산 규정이다. 피인지자보다 후순위였던 상속인은 사정이 다르다. 혼인 외의 출생자가 아버지 사망 후 인지의 소로 인지받으면, 피인지자보다 후순위인 피상속인의 직계존속이나 형제자매는 피인지자의 출현과 함께 자신이 취득한 상속권을 소급하여 잃는다(92다48512). 그들은 민법 제860조 단서가 보호하는 제3자의 기득권에 포함되지 않는다.
권리의 성질과 제척기간은 어떻게 되는가
이 청구권은 그 성질상 상속회복청구권의 일종이다. 따라서 민법 제999조 제2항의 제척기간이 적용된다(2006므2757). 같은 항은 “그 침해를 안 날부터 3년, 상속권의 침해행위가 있은 날부터 10년”을 정한다. 두 기간이 함께 적용되므로, 인지판결 확정으로 3년이 새로 시작되더라도 침해행위로부터 10년이 이미 지났다면 청구할 수 없다. 같은 항의 “그 침해를 안 날”은 피인지자가 자신이 진정상속인이라는 사실과 자신이 상속에서 제외된 사실을 안 때를 가리키고, 혼인 외의 자가 인지판결 확정으로 공동상속인이 된 때에는 인지판결이 확정된 날에 상속권 침해를 알았다고 본다(같은 판결).
인지심판 확정으로 공동상속인이 된 사람이 다른 공동상속인을 상대로 상속재산 처분대금의 반환을 구하는 소도 상속회복청구의 소이고, 그 제척기간의 기산점인 “침해를 안 날”은 인지심판이 확정된 날이다(80므20).
지연손해금도 같은 제척기간의 적용을 받는다. 기본채권이 제1014조의 청구권이라면 그 이행청구 시부터 발생하는 지연손해금 청구채권도 상속회복청구권의 확장이기 때문이다(79다2052).
기산점도 기본채권과 같다. 지연손해금이 인지심판 확정보다 뒤인 이행청구 시부터 발생하더라도, 3년의 제척기간은 인지심판이 확정된 날부터 센다(같은 판결). 원본을 먼저 받아 두고 지연손해금을 뒤에 따로 청구하면 이미 기간이 지나 있을 수 있다.
79다2052와 80므20은 구 민법 제999조가 준용하던 구 제982조 제2항을 적용한 사안이다. 구 조문의 장기기간은 “상속이 개시된 날로부터 10년”이었으나, 현행 민법 제999조 제2항은 2002. 1. 14. 개정으로 “상속권의 침해행위가 있은 날부터 10년”으로 기산점이 바뀌었다. 단기 3년의 기산점(“그 침해를 안 날”)만 두 조문이 같다.
일부만 청구했다가 나중에 확장하는 경우
상속회복청구는 상속재산의 일부만 제소하면 나머지에 대해서는 제척기간을 준수한 것으로 보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2006므2757). 그러나 예외가 있다.
가액산정 대상재산을 인지 전에 이미 분할·처분된 상속재산 전부로 삼는다는 뜻과, 다만 정확한 가액을 알 수 없으므로 추후 감정 결과에 따라 청구취지를 확장하겠다는 뜻을 미리 밝히면서 우선 일부 금액만 청구한 경우이다. 그 청구가 제척기간 내에 있었다면, 감정을 기다리는 동안 기간이 지나고 그 후에 확장하더라도 확장된 부분까지 제척기간을 준수한 것으로 본다(같은 판결). 두 가지 뜻을 소장에 함께 밝혀 두는 것이 실무의 핵심이다.
가액은 어떻게 산정하는가
산정 기준시는 사실심 변론종결 시다
제1014조에 따라 상속분에 상당한 가액의 지급을 소송으로 청구하는 경우, 상속재산의 가액은 사실심 변론종결 당시의 시가를 기준으로 산정한다(2002므1398). 상속개시 시점의 가액이 아니다. 부동산 가격이 오른 사안에서는 이 차이가 결정적이다.
이 가액은 실제 처분가액이나 처분 당시 시가가 아니고, 다른 공동상속인이 처분 당시 피인지자의 존재를 알았는지에 따라서도 달라지지 않는다. 부당이득 반환범위 규정을 유추 적용해 현존이익만 지급할 수도 없다(93다12).
과실은 산정 대상에 들어가지 않는다
인지 전에 이미 분할·처분된 상속재산은 그것을 분할받은 공동상속인이나 양수인에게 소유권이 확정적으로 귀속된다. 그 후 그 재산에서 발생한 과실은 상속개시 당시 존재하지 않았던 것이므로 상속재산이라 할 수 없고, 소유권을 취득한 사람이 민법 제102조에 따라 과실을 수취할 권능도 가진다. 제1014조도 이미 분할·처분된 상속재산 중 상속분 상당 가액의 지급청구권만 규정할 뿐 그 재산에서 발생한 과실에 대해서는 별도 규정을 두지 않았다. 따라서 상속재산에서 발생한 과실은 가액산정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2006므2757).
상속세는 공제한다
다른 공동상속인이 반환해야 할 상속분 가액에서는 그들이 납부한 상속세 중 피인지자가 부담했어야 하는 부분을 공제한다(2002므1398). 공제액을 계산할 때에는 다른 공동상속인들이 이미 납부한 증여세액 등을 모두 공제한 뒤 최종 결정된 상속세액을 기준으로 삼지 않는다. 전체 상속세액에서 상속인 이외의 사람에 대한 증여세액 등만 공제해 공동상속인들이 부담해야 할 상속세액을 산정한 다음, 그것을 기준으로 피인지자가 부담했어야 할 상속세액을 산정한다(같은 판결). 가산세가 공제 대상 상속세에 포함되는지는 사안에 따라 달라진다. 대법원이 이를 인정한 사안에는 다음 사정이 있었다.
반면 다른 공동상속인이 상속재산을 처분하면서 부담한 양도소득세 등은 상속에 따른 비용이 아니므로, 지급할 가액에서 공제하거나 피인지자에게 따로 상환을 청구할 수 없다(93다12).
- 다른 공동상속인들이 적법하게 상속세 신고를 했다.
- 상속재산을 구성하는 재산의 종류가 많아 평가가 쉽지 않았다.
- 결정된 상속세액이 과다해 일시에 납부할 것을 기대하기 어려웠다.
- 과세관청의 상속재산 평가에 이의를 제기할 필요가 있었고 실제로 이의신청·심사청구로 감액경정을 받았다.
대법원은 이런 사정에 비추어, 신고 지연 등으로 인한 가산세까지 포함해 실제 납부한 상속세를 기준으로 공제한 원심의 판단을 수긍했다(2006므2757). 법리 선언이 아니라 사례 판단이므로 사정이 다르면 결론도 달라질 수 있다.
상대방은 기여분 결정을 청구할 수 있다
기여분을 공동상속인의 협의로 정하는 데에는 시기 제한이 없다(민법 제1008조의2 제1항). 그러나 협의가 되지 않아 가정법원에 기여분 결정의 심판을 청구하는 것(같은 조 제2항)은 아무 때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민법 제1013조 제2항의 규정에 의한 청구가 있는 경우, 또는 민법 제1014조에 규정하는 경우에만 할 수 있다(민법 제1008조의2 제4항). 여기서 제1013조 제2항은 민법 제269조를 준용하는 규정이므로, 실제로 문제되는 것은 협의가 성립되지 않아 법원에 분할을 청구한 경우다(제269조 제1항).
기여분은 상속재산분할의 전제문제라는 성격을 가지므로 분할 청구나 조정신청이 있는 경우에 한해 결정청구를 할 수 있다. 다만 예외적으로 분할이 끝난 뒤라도 피인지자 등의 상속분 상당 가액지급청구가 있는 경우에는 기여분 결정청구를 할 수 있다(99스28). 반면 분할 심판청구가 없는데 유류분 반환청구가 있다는 사유만으로는 기여분 결정청구가 허용되지 않는다(같은 결정).
가액지급청구를 받은 공동상속인에게는 이것이 실질적인 방어 수단이 된다. 기여분이 인정되면 그만큼 상속재산에서 공제되어 피인지자의 구체적 상속분과 가액도 줄어든다.
지체책임은 청구취지 확장 시점부터 생긴다
일부 금액만 청구했다가 감정 결과에 따라 청구취지를 확장한 경우, 제척기간 준수 여부는 처음 일부 청구 시점을 기준으로 보더라도 지체책임은 다르게 본다. 확장으로 추가되는 금액 부분의 지체책임은 청구취지변경신청서 등이 송달된 날의 다음 날부터 발생한다(2006므2757). 액수가 확정되지 않은 동안에는 미이행에 귀책사유가 있다고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실무 체크포인트
- 혼인 외의 자가 인지판결 확정으로 공동상속인이 된 경우, 3년의 기산점은 인지판결 확정일이다(민법 제999조 제2항, 2006므2757). 인지 소송이 끝난 날부터 3년이 지나기 전에 가액지급청구를 제기한다. 침해행위가 있은 날부터 10년도 함께 확인한다.
- 소장에 두 가지 뜻을 함께 적는다. 가액산정 대상을 이미 분할·처분된 상속재산 전부로 삼는다는 뜻과, 감정 결과에 따라 청구취지를 확장하겠다는 뜻이다. 이것을 빠뜨린 채 제척기간이 지난 뒤 청구취지를 확장하면 추가 부분의 청구권은 소멸한다(같은 판결).
- 감정 신청 시기를 앞당긴다. 가액은 사실심 변론종결 당시 시가로 정해지므로(2002므1398) 감정 시점과 변론종결 시점의 간격이 벌어지지 않게 관리한다.
- 상속세 납부 자료를 상대방에게서 확보한다. 공제액 산정에 다른 공동상속인이 납부한 상속세액과 증여세액 자료가 필요하다(같은 판결).
- 어머니 쪽 상속이면 결론이 다르다. 모자관계에는 민법 제860조 단서가 적용·유추적용되지 않고, 제1014조를 근거로 분할·처분의 효력을 부인하지 못한다고 볼 수도 없다. 가액 지급이 아니라 분할·처분 자체를 다툰다(2018다1049).
- 청구를 받은 쪽은 기여분 결정청구를 검토한다(민법 제1008조의2 제4항, 99스28). 분할이 끝난 뒤라도 이 가액지급청구가 있으면 기여분 결정을 청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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