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이그유언방식협약

헤이그유언방식협약은 유언의 방식이 어느 나라 법에 맞으면 유효한지를 정하는 헤이그국제사법회의의 1961년 협약이다(제9차 회기 채택). 정식 명칭은 유언에 의한 처분의 방식에 관한 법률충돌 협약(Convention on the Conflicts of Laws Relating to the Form of Testamentary Dispositions)으로 번역할 수 있다. 대상인 testamentary disposition은 단순한 유언보다 넓은 유언에 의한 처분을 뜻한다. 유언의 내용 자체가 유효한지보다, 유언장이 요구 형식을 갖추었는지를 넓게 인정하는 데 초점이 있다.

쉽게 말하면 — 외국에서 작성한 유언장이 형식 때문에 무효가 되지 않도록, 여러 나라 법 중 하나에만 맞아도 방식상 유효하다고 보는 협약입니다.

방식 유효성

협약은 유언 방식의 유효성을 선택적으로 인정한다. 유언 작성지법, 유언자가 유언 당시나 사망 당시 국적을 가진 국가의 법, 유언 당시나 사망 당시 주소지법(domicile), 유언 당시나 사망 당시 일상거소지법, 부동산에 관한 유언에서는 부동산 소재지법 중 하나에 맞으면 방식상 유효하다는 구조다. 여기서 각 법은 그 나라의 내국법(실질법)을 가리키고 국제사법은 포함하지 않는다. domicile은 단순 주소가 아니라 본거지 개념이고, 유언자가 특정 장소에 domicile을 두었는지는 그 장소의 법으로 판단한다(협약 제1조).

한 나라 안에서 지역마다 법이 다른 경우에는 그 나라 내부의 법 선택규정을, 그런 규정이 없으면 유언자와 가장 밀접한 관련이 있는 지역의 법을 적용한다(협약 제1조 2문). 미국·영국·호주처럼 주·지역별 법이 문제되는 나라와 연결된 유언에서 특히 중요하다. 한국 국제사법도 비슷한 구조를 둔다(국제사법 제16조 제3항).

한국 국제사법도 유언의 방식에 관해 선택적 연결을 둔다. 현행 국제사법은 유언 당시 또는 사망 당시 국적국법, 유언 당시 또는 사망 당시 일상거소지법, 유언 당시 행위지법, 부동산 소재지법 중 하나에 따르면 유언 방식이 유효하다고 정한다(국제사법 제78조 제3항). 협약과 달리 주소지법(domicile) 연결점은 없고 행위지법을 두는 점이 다르다. 따라서 한국 사건에서는 협약 적용 여부와 별개로 그 조항을 먼저 확인해야 한다. 이 방식준거법 지정에는 반정이 적용되지 않으므로, 지정된 나라의 법을 그대로 적용하고 그 나라 국제사법이 대한민국 법을 다시 지정하는지는 따지지 않는다(국제사법 제22조 제2항 제4호).

협약의 다른 규칙

협약은 방식 유효성 외에도 몇 가지 규칙을 둔다. 유언의 철회는 제1조의 연결점 중 하나에 맞으면 유효하고, 나아가 철회된 유언이 유효했던 법에 맞아도 방식상 유효하다(협약 제2조). 두 사람 이상이 한 증서에 함께 한 공동유언에도 협약이 적용된다(협약 제4조). 유언자의 연령·국적 등 개인적 조건이나 증인의 자격을 제한하는 규정은 방식 문제로 본다(협약 제5조). 협약은 최소 공통규칙에 가까워, 체약국이 이보다 더 넓게 방식 유효성을 인정하는 국내법 규칙을 두는 것을 막지 않는다(협약 제3조).

적용 방식에도 특칙이 있다. 협약의 저촉규칙은 상호주의를 조건으로 하지 않고, 관련자의 국적이나 준거법이 체약국의 것이 아니어도 적용된다(협약 제6조). 준거법 적용 결과가 명백히 공서(ordre public)에 반할 때만 적용을 거부할 수 있다(협약 제7조). 협약은 발효 후 사망한 유언자의 사건에 적용되므로, 유언 작성 시점이 아니라 사망 시점을 기준으로 적용 여부를 판단한다(협약 제8조).

협약은 유언장이 어느 한 나라 형식에만 맞아도 살리려는 장치이고, 나이·증인 자격 같은 조건까지 형식 문제로 넓게 봅니다. 다만 이 조약이 적용되는 것은 사망 시점 기준이고, 한국은 이 조약의 당사국이 아닙니다.

한국 실무에서의 위치

2026년 7월 4일 확인한 헤이그국제사법회의 공식 현황표에는 42개국이 체약국으로 올라 있다. 독일·프랑스·영국·네덜란드·벨기에·오스트리아·스위스·스웨덴·덴마크·노르웨이·핀란드·스페인·이탈리아·포르투갈·폴란드·그리스·아일랜드·튀르키예 등 유럽 대부분과 일본·호주·남아프리카공화국·이스라엘 등이 포함된다. 대한민국은 이 목록에 없다. 특히 일본이 체약국이므로, 일본에서 작성·사용된 유언장은 일본 법원·실무에서 이 협약 기준으로 방식 유효성이 판단될 수 있다. 그러므로 한국 법원이나 한국 등기·상속 실무에서 이 협약이 조약으로 바로 적용된다고 단정하면 안 된다. 다만 외국 유언장의 방식 유효성을 설명하거나, 체약국에서 작성·사용되는 유언 문서를 검토할 때 비교 기준으로 의미가 있다.

외국 유언장을 한국 절차에서 쓰려면 유언의 방식준거법, 유언의 실질준거법, 번역, 공증, 아포스티유 또는 영사확인을 나누어 확인한다. 방식상 유효하다는 결론이 곧 그 유언 내용이 한국 절차에서 그대로 실현된다는 뜻은 아니다. 상속의 준거법(국제사법 제77조), 유언의 실질(국제사법 제78조 제1항), 유류분, 상속인 확정, 유언집행, 부동산등기 가능성은 방식과 별도로 본다.

유언방식협약 체약 여부와 아포스티유는 별개 문제다. 한국은 유언방식협약 비체약국이지만 외국공문서 인증을 다루는 아포스티유 협약에는 가입해 있다. 따라서 한국 제출용 외국 공문서·공증문서는 발행국과 한국이 아포스티유 협약 관계에 있는지, 아니면 영사확인이 필요한지를 유언방식협약과 무관하게 따로 확인한다.

헤이그유언방식협약은 외국 유언장을 볼 때 참고해야 할 중요한 국제 기준입니다. 그러나 한국 사건에서는 한국이 체약국인지, 국제사법 제78조로도 같은 결론이 나오는지, 제출 서류 인증이 갖추어졌는지를 따로 확인해야 합니다.

실무 체크포인트

  • 유언 방식 문제가 유언의 내용상 효력 문제와 구별되는지 먼저 확인한다.
  • 한국 사건에서는 현행 국제사법 제78조의 선택적 방식준거법을 먼저 적용한다.
  • 외국 유언장이 협약 체약국과 연결되어 있으면 작성지, 국적, 주소, 일상거소, 부동산 소재지를 나누어 검토한다.
  • 한국이 협약 체약국이 아니라는 점을 전제로, 협약을 직접 적용할 수 있는지와 비교법 자료로만 쓰는지를 구별한다.
  • 협약이 적용되는 사건이면 체약국별 유보(구두유언 배제, domicile 판단 기준, 시간적 적용 등 협약 제9조~제13조)를 현황표에서 확인한다.
  • 외국 공문서나 공증문서는 번역, 아포스티유, 영사확인 필요성을 유언방식협약과 별개로 점검한다(아포스티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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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우법무사

신우법무사

법무사 김정걸은 1994년 제2회 법무사시험에 합격해 32년간 법무사 업무를 해 왔습니다. 1984년 서울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했습니다. 외국인 상속등기 · 한정승인 · 상속포기, 상속관련 소송 · 비송, 회사등기, 강제집행 등을 주업무로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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