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사람이 부동산을 함께 샀다는 사실만으로 민법상 조합이 되는 것은 아니다. 각자의 지분을 따로 처분하기로 했는지, 부동산을 공동사업 재산으로 두고 함께 처분해 이익을 나누기로 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2005다5140 판결요지 [2]·[3]).
쉽게 말하면 — 함께 토지를 산 뒤 각자가 자기 몫을 따로 팔기로 한 경우와, 토지 전체를 함께 팔아 수익을 나누기로 한 경우는 다릅니다. 둘 다 가격이 오르기를 기대했더라도, 그 공통 목적만으로 동업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2005다5140 판결요지 [2]~[4]). 관계를 잘못 판단하면 지분을 파는 방법과 투자금을 돌려받는 방법도 달라집니다.
함께 돈을 내어 샀으면 모두 조합인가?
공동매수인들은 단순한 공유자일 수도 있고, 공동사업을 위해 출자한 조합원일 수도 있다(94다54894 판결요지 가). 민법상 조합은 서로 출자하여 공동사업을 경영하기로 약정해야 성립한다(민법 제703조). 부동산 가격 상승이라는 공동목적을 위해 협력했다는 정도만으로는 그 요건을 갖추지 못한다(2005다5140 판결요지 [2]).
전매차익을 얻으려는 공동매수에서 조합으로 인정되려면 적어도 다음 내용에 관한 명시적 또는 묵시적 합의가 있어야 한다(2005다5140 판결요지 [3]).
- 매수한 토지를 각자의 공유재산이 아니라 동업체의 재산으로 귀속시키기로 한다.
- 공동매수인 전원의 의사에 따라 전원의 계산으로 처분한 뒤 그 이익을 분배하기로 한다.
각자가 자기 공유지분을 자유롭게 처분하여 대가를 취득할 수 있도록 했다면 동업체에서 매수한 것으로 볼 수 없다(2005다5140 판결요지 [3]·[4]). 출자내역뿐 아니라 처분권한과 수익분배 약정을 함께 확인해야 하는 이유다. 일반적인 공유와 조합의 성질은 각각의 글에서 설명한다.
공유와 조합이면 처분·분할이 어떻게 다른가?
공유자는 자기 지분을 처분하고 분할을 청구할 수 있다. 합유자는 전원 동의 없이 지분을 처분하지 못하고, 합유물의 분할은 청구할 수 없다(민법 제263조, 같은 법 제268조, 같은 법 제273조). 합유는 조합원들이 조합체로서 물건을 함께 소유하는 형태다. 조합에 출자한 재산과 그 밖의 조합재산이 여기에 해당한다(같은 법 제271조, 같은 법 제704조).
공유지분의 처분과 분할
공유자는 자기 지분을 처분할 수 있지만, 부동산 전체를 처분하거나 변경하려면 다른 공유자의 동의가 필요하다(민법 제263조, 같은 법 제264조). 공유물 분할은 원칙적으로 청구할 수 있으나, 분할하지 않기로 약정할 수 있는 기간은 5년 이내이고 갱신한 기간도 갱신일부터 5년을 넘지 못한다(같은 법 제268조 제1항·제2항). 구분소유 건물과 그 부속물의 공용부분은 구분소유자들의 공유로 추정된다(같은 법 제215조 제1항). 경계에 설치된 경계표·담·구거 등도 이웃 소유자들의 공유로 추정된다. 다만 한쪽이 비용을 전부 부담해 설치했거나 담이 건물의 일부라면 이 추정은 적용되지 않는다(같은 법 제239조). 이들 조문의 공유물에는 제268조 제1항·제2항의 분할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같은 법 제268조 제3항). 분할방법의 협의가 성립하지 않으면 법원에 분할을 청구할 수 있다(같은 법 제269조).
조합재산의 지분 회수
조합이 유지되는 동안 조합원은 자기 몫의 부동산을 바로 나누어 달라고 할 수 없다(민법 제273조 제2항). 관계를 끝내려면 조합 탈퇴에 따른 지분 정산인지, 조합 전체의 해산·청산인지부터 구별해야 한다. 탈퇴 계산은 탈퇴 당시 조합재산 상태에 따르고, 출자의 종류와 관계없이 금전으로 반환할 수 있다(같은 법 제719조 제1항·제2항). 자세한 탈퇴·해산의 차이는 조합의 해산에서 설명한다.
조합재산 전체의 처분을 결정하는 업무집행 방법은 합유지분 처분과도 구별한다. 그 결정권한과 계약으로 달리 정한 경우는 조합의 업무집행에서 설명한다.
공유등기로 되어 있으면 곧바로 나눌 수 있나?
공유등기라도 조합재산으로 출자했다면, 조합원 내부관계에서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곧바로 분할을 청구할 수 없다(2009다57064 이유 첫 법리 문단). 제3자와의 관계에서는 공유등기가 기준이 된다. 그러나 조합원들 사이에서는 공동사업을 위해 출자한 합유물로 취급될 수 있다. 등기부의 모습과 동업자 사이의 약정이 언제나 같은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이 판결은 조합원의 지분 회수방법으로 탈퇴에 따른 정산금 청구나 일정한 경우의 해산청구를 들었다(2009다57064 이유 첫 법리 문단).
나이트클럽의 토지·건물이 공유등기로 되어 있던 사건에서 대법원은 공동운영과 수익배당, 공동매수 경위 등을 보아 조합재산으로 볼 여지가 많다고 판단했다. 그 조합관계를 충분히 살피지 않고 일반 공유물분할 법리만으로 분할을 인정한 원심을 파기환송했다(2009다57064 이유). 따라서 등기부의 공유지분 표시만 제출하지 말고 공동사업 약정과 실제 운영자료도 확인해야 한다.
한 사람 명의로 등기하면 어떤 문제가 생기나?
조합재산을 조합원 한 사람 명의로 등기하면 조합체가 그 조합원에게 명의신탁한 것으로 보며, 그 약정과 등기의 효력은 부동산실명법으로 따져야 한다(2003다25256 판결요지 [2]·이유). 실권리자명의 등기의무와 명의신탁 금지는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 제3조가 정한다. 명의신탁약정과 그 약정에 따른 물권변동은 원칙적으로 무효다(같은 법 제4조 제1항·제2항).
다만 명의수탁자가 계약 당사자가 되고 상대방이 명의신탁 사실을 몰랐던 경우에는 등기에 따른 물권변동의 무효에 예외가 있다. 무효를 제3자에게 대항하지 못한다는 규정도 별도로 적용된다(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 제4조 제2항 단서·제3항). 종중·배우자·종교단체에 관한 특례 역시 법이 정한 대상과 목적 요건을 갖춰야 한다(같은 법 제8조).
한 조합이 부동산을 전매해 이익을 출자비율대로 나누기로 하고, 등기는 한 조합원 명의로 한 사건이 있다. 대법원은 그 명의신탁이 부동산실명법에 위반되어 무효라고 봤다. 명의자의 소유권이전등기와 그에 기초한 가등기를 원고가 청구한 일부 지분 범위에서 말소하라는 원심 결론을 유지했다(2003다25256 이유). ‘공동투자자끼리 동의했다’는 이유만으로 단독명의 등기의 법적 위험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매도인에게 등기를 청구할 사람은 누구인가?
단순 공동매수라면 매도인은 각 매수인에게 지분 이전의무를 지고, 조합체의 매수라면 그 조합체에 소유권 전부 이전의무를 질 수 있다(94다54894 판결요지 가). 동업체에서 매수하여 조합원들이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을 준합유하는 경우, 그 매매계약에 따른 이전등기소송은 원칙적으로 동업자들이 공동으로 제기해야 한다(93다54064 판결요지·이유 2). 다만 업무집행권한을 받은 조합원에게 조합원들이 조합재산의 소송 수행까지 맡길 수 있다. 이 임의적 소송신탁을 받은 업무집행 조합원은 자기 이름으로 소송할 수 있다(2000다68924 판결요지 [2]·이유 1). 매매계약에서 누구를 매수인으로 정했는지와 공동매수인들의 내부관계를 함께 확인해야 한다. 다른 사람의 명의를 사용한 계약에서 당사자를 정하는 기준은 계약당사자의 확정에서 설명한다.
일부 공동매수인이 부동산 일부를 전매해 이전등기를 마친 뒤 모두 탈퇴하고, 한 사람만 조합원으로 남은 사건이 있다. 그 공동매수에서는 공유지분을 정하지 않았고, 일부가 계약금을 부담하며 잔대금은 단기 전매로 충당하고 차익은 먼저 전매한 사람이 갖기로 한 사정 등이 있었다(94다54894 판결요지 나). 대법원은 이 공동매수를 동업체 관계로 봤다. 다른 동업자들이 모두 탈퇴해 한 사람만 남았다면, 매도인은 그가 여러 매수인 중 한 사람이었다는 이유만으로 이전등기를 거절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미 전매해 등기까지 마친 부분은 제외한 결론이다(94다54894 판결요지 나·다·이유 1). 한 사람이 남았다는 사실만 보는 대신 계약관계와 탈퇴 이후의 권리 귀속을 확인해야 한다.
관계를 정리할 때 어떤 자료부터 보나?
공동매수인은 계약서·출자내역·처분과 이익배분 약정·등기를 함께 대조해 공유지분의 정리인지 조합 탈퇴 정산인지 판단한다. 처분·이익배분 약정은 조합 성립 여부를, 공동운영·수익배당 자료는 공유등기 재산의 내부 성질을 검토하는 근거가 된다(2005다5140 판결요지 [3], 2009다57064 이유).
매도인과 작성한 매매계약서, 공동매수인 사이의 투자약정, 실제 대금 지급, 지분의 매각 경위와 수익배분 자료를 구별해 정리한다. 조합으로 영업하는 사업체의 탈퇴 정산이라면 부동산 장부가액에 그치지 않고 영업권의 평가도 문제 된다. 그 조건과 계산자료는 동업 탈퇴 지분에 영업권을 포함하는가에서 설명한다.
실무 체크포인트
- 공동매수 약정에 토지 전체의 공동처분·이익분배가 정해졌는지, 각자 지분을 자유롭게 처분할 수 있는지 확인한다(2005다5140).
- 공유등기와 별도로 공동사업에 출자한 재산인지 확인한다(2009다57064).
- 조합원 한 사람만 명의자가 된 경우에는 매매계약 당사자·명의신탁 약정·제3자 관계를 따로 확인한다(2003다25256,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 제4조).
- 탈퇴 정산이라면 탈퇴 당시 재산상태와 아직 끝나지 않은 사항을 구별한다(민법 제719조 제1항·제3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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