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급 목적물이 멸실되면 공사대금은 누가 부담하는가

공사 목적물이 없어졌다고 언제나 수급인이 보수를 잃거나 도급인이 공사대금을 부담하는 것은 아니다. 공사를 맡은 수급인이 약정한 일을 다시 완성할 수 있는지부터 살핀다. 일을 이행할 수 없게 됐다면, 사고의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와 공사를 맡긴 도급인이 약정한 이행을 받는 일을 지체했는지에 따라 대금 청구가 달라진다(민법 제537조, 같은 법 제538조).

쉽게 말하면 — 공사 현장에 불이 났다면 ‘건물이 없어졌다’는 사실만으로 대금 부담을 정할 수는 없습니다. 다시 지어 약속한 일을 마칠 수 있는지, 누구의 잘못인지, 완성물을 약정대로 넘기려 했는데 도급인이 받지 않거나 받을 수 없었는지 살펴야 합니다(민법 제400조). 양쪽 모두에게 책임 없는 사유로 약정한 일을 할 수 없게 됐다면, 원칙적으로 수급인은 그 대가를 청구하지 못합니다(같은 법 제537조). 다만 도급인의 수령지체 중 그렇게 된 경우에는 보수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같은 법 제538조 제1항 후문).

공사 중 건물이 없어지면 곧바로 대금을 못 받나?

목적물이 멸실되어도 약정한 일을 다시 완성할 수 있다면, 멸실 사실만으로 이행불능의 위험부담 규정을 적용하지는 않는다. 수급인이 약속한 것은 일을 완성하는 것이기 때문이다(민법 제664조). 민법 제537조의 위험부담은 그 약속을 이행할 수 없게 된 경우에 문제 된다(같은 법 제537조). 멸실은 물건이 없어졌다는 뜻이고, 이행불능은 약정한 급부를 이행할 수 없는 상태다.

가령 공사 중 손상된 부분을 다시 시공해 약정대로 건물을 완성할 수 있다면, 사고만으로 공사를 마칠 의무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계약에서 정한 공사 내용, 완성기한, 현장의 복구 가능성과 멸실 원인을 확인해야 한다. 이행불능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경우에 한정되지 않고, 거래관념상 이행의 실현을 기대할 수 없는 경우도 포함한다(2024다293580 판결요지 [2]).

약정한 일을 여전히 완성할 수 있다면 수급인의 완성의무는 남는다(민법 제664조). 멸실 사실만으로 약정 보수가 자동으로 늘어나는 것은 아니라고 볼 수 있으므로, 재시공 비용의 추가 청구는 별도 약정이나 계약 변경 등 그 근거를 확인해야 한다(같은 법 제105조, 같은 법 제664조). 완성·지급시기의 기본 기준과 청구자료는 도급 및 도급대금 청구 소송에서 설명한다.

양쪽 모두 책임이 없으면 누가 보수를 부담하나?

도급인의 수령지체 중인 경우를 제외하고, 수급인의 완성·인도채무가 쌍방의 책임 없는 사유로 이행불능이 되면 대응하는 보수를 청구하지 못한다(민법 제537조, 같은 법 제538조 제1항 후문). 별도 약정이 없는 도급 보수는 완성된 목적물의 인도와 동시에 지급하여야 하고, 인도가 필요 없는 일은 완성 후 지체 없이 지급하여야 한다(같은 법 제665조 제1항). 약정한 지급시기와 관습은 같은 조 제2항이 준용하는 같은 법 제656조 제2항에 따라 함께 확인한다.

보수 위험과 물건의 손실

자재나 건물이 없어져 입은 손실과 공사대금을 받을 권리는 구별해야 한다. 누가 물건의 소유자였는지만으로 공사대금 부담까지 정할 수는 없다. 쌍방에게 책임 없는 사유로 약정한 일을 이행할 수 없게 됐는지를 따로 살핀다(민법 제537조, 같은 법 제664조). 주문 제작물의 계약유형·소유권·보수 지급시기의 구별은 제작물공급계약에서 설명한다.

기성부분과 이미 지급한 돈

공사를 일부 했거나 기성금을 받았다면 해당 금액이 어떤 급부의 대가인지 먼저 확인해야 한다. 전체 완성물을 인도할 의무인지, 부분별로 완성·인도하고 보수를 지급하는 약정인지에 따라 이행불능이 문제 되는 급부가 달라진다(민법 제664조, 같은 법 제665조). 공사 진행률만으로 남은 공사대금 전액의 존부를 정하지 않는다.

쌍방에게 책임 없는 이행불능으로 대가를 청구할 수 없게 됐다면, 이미 지급한 돈의 반환도 문제 된다. 이미 한 급부의 법률상 원인이 없어져 부당이득으로 돌려받는지 살피는 것이다(2008다98655 판결요지 [1], 민법 제741조). 공사대금을 공동명의 계좌로 관리했다면 예금 귀속·인출 약정은 공동명의 예금의 인출과 예금반환청구에서 별도로 구별한다.

도급인의 잘못으로 완성하지 못하면 어떻게 되나?

도급인의 책임 있는 사유로 완성·인도채무가 이행불능이 되면 수급인은 보수를 청구할 수 있다(민법 제538조 제1항 전문). 다만 수급인이 자기 채무를 면하여 얻은 이익은 도급인에게 상환하여야 한다(같은 조 제2항). 보수를 청구할 수 있다는 것과 아무런 정산 없이 계약금액을 그대로 받는다는 것은 다르다.

도급인의 협력 거부

영상물 제작 사건에서는 주문자의 협력이 있어야 약속한 내용을 완전히 이행할 수 있었다. 정해진 기간을 넘기면 계약 목적도 달성할 수 없었다. 대법원은 도급인의 협력 거부로 그의 의도에 맞는 영상물을 기한 내 제작·납품할 수 없게 됐다며 약정대금 전부의 지급을 인정했다(96다14364 판결요지 [2]·이유 2). 수급인이 영상물을 제작해 납품했지만 도급인이 받기를 거절한 사안이었다(96다14364 이유 1·2). 그 판결은 이 사건 계약해제의 경위에 비추어 제작 일정의 사소한 차질이 약정대금 감액 사유가 아니라고 판단했으며, 제538조 제2항의 이익상환을 따로 판단한 것은 아니다.

수급인의 잘못과 이행지체

수급인의 책임 있는 사유로 일을 이행할 수 없게 됐다면 도급인은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수급인에게 고의나 과실이 없는 불능에는 원칙적으로 이 책임이 생기지 않는다(민법 제390조). 다만 수급인의 이행지체 중 생긴 손해는 사고에 과실이 없어도 배상하여야 한다. 이행기에 이행했어도 손해를 피할 수 없었던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같은 법 제392조). 공사 이행을 위해 사용한 현장 직원 등 이행보조자의 고의·과실은 수급인의 고의·과실로 본다. 사고 원인을 조사할 때는 이들의 행위도 살펴야 한다(같은 법 제391조).

완성했는데 도급인이 받지 않으면 어떻게 되나?

도급인의 수령지체 중 쌍방의 책임 없는 사유로 목적물을 인도할 수 없게 되면 수급인은 보수를 청구할 수 있다(민법 제538조 제1항 후문). 채권자가 이행을 받을 수 없거나 받지 않으면, 이행의 제공이 있은 때부터 지체책임이 생긴다(같은 법 제400조). 일이 완성됐다는 사실만으로 수령지체가 시작되는 것은 아니다.

수급인은 약정한 내용대로 인도할 준비와 제공이 있었는지, 도급인이 받지 못하거나 받지 않은 경위를 자료로 남겨야 한다. 원칙적으로는 약정한 대로 실제 이행할 수 있게 제공해야 한다. 도급인이 미리 받기를 거절했거나 그의 행위가 있어야 이행할 수 있다면, 준비를 마쳤다고 알리고 받아 달라고 요구하는 방법으로 제공한다(민법 제460조).

수령지체 중 불능으로 보수를 청구하는 경우에도 수급인이 채무를 면하여 얻은 이익은 상환하여야 한다(같은 법 제538조 제2항). 수령지체 중 수급인은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 없으면 불이행으로 인한 모든 책임을 지지 않는다(같은 법 제401조). 제401조의 책임 기준을 제538조 제1항 후문의 책임 판단에도 반영한다면, 경과실에 그친 멸실도 보수 청구가 유지되는 경우로 해석할 수 있다(같은 법 제401조, 같은 법 제538조 제1항 후문). 이는 도급인의 수령지체가 멸실 당시에도 계속되고 도급인에게도 책임 있는 사유가 없는 경우를 전제로 두 조문을 함께 읽은 해석이다. 고의·중과실이 있는 경우에는 같은 조건으로 처리할 수 없다.

계약서로 위험 부담을 달리 정할 수 있나?

당사자는 위험부담을 계약으로 달리 정할 수 있지만, 불공정한 면책·위험 전가 약관에는 제한이 있다(민법 제105조,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7조). 대법원은 위험부담이 사적자치의 영역에 속하더라도, 사업자가 상당한 이유 없이 자신의 위험을 고객에게 넘기는 약관은 사적자치의 한계를 벗어난다고 봤다. 그런 약관을 무효로 하더라도 사적자치의 원칙에 반하지 않는다는 판단이다(2003두3734 판결요지 [2]).

계약서·편입된 일반조건·특약에서 멸실 원인, 완성·검사·인도 시점, 재시공 비용, 지급된 기성금과 보험금의 처리 중 무엇을 정했는지 확인해야 한다. 법정 기본 규칙과 실제 약정의 내용은 구별한다. 표준계약서라는 이름만으로 모든 공사에 같은 계약조건이 적용된다고 판단하지 않는다.

인도 뒤 멸실되면 대금과 하자책임은 어떻게 되나?

수급인이 약정한 완성·인도 급부를 이미 이행했다면, 나중에 목적물이 멸실됐다는 사실만으로 미지급 보수채무가 없어지지는 않는다고 볼 수 있다(민법 제537조, 같은 법 제665조). 제537조는 아직 이행할 채무가 불능이 된 경우의 규정이고, 제665조는 완성물 인도와 보수 지급을 정한다. 멸실 원인이 하자라면 별도로 담보책임과 손해배상을 검토한다.

민법의 하자담보책임

민법 제671조가 적용되는 토지·건물 등 공작물은 인도 후 5년, 석조·석회조·연와조·금속 등 유사 재료로 조성된 목적물은 10년의 담보기간이 적용된다(민법 제671조 제1항). 이 규정이 적용되는 하자로 목적물이 멸실·훼손되면 그 날부터 1년 내에 제667조의 권리를 행사하여야 한다(같은 조 제2항). 하자보수에 갈음하거나 보수와 함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권리는 같은 법 제667조 제2항이 정한다. 수급인은 면책특약이 있어도 알고 고지하지 않은 사실에 대해서는 책임을 면하지 못한다(같은 법 제672조).

건설공사의 특별규정

건설산업기본법이 적용되는 공사는 완공일과 목적물의 관리·사용 개시일 중 먼저 도래한 날부터 공종별 담보기간을 확인해야 한다(건설산업기본법 제28조 제1항, 건설산업기본법 시행령 제30조 제1항). 같은 법 제28조 제3항은 다른 법령의 기간 특별규정을 따르도록 하되 민법 제670조·제671조는 그 특별규정에서 제외한다. 일정한 경우 도급계약에 따로 정한 기간과 그 기재사항도 확인해야 한다(건설산업기본법 제28조 제3항, 건설산업기본법 시행령 제30조 제2항).

제28조 제1항의 개정규정은 2024년 1월 9일 이후 체결한 건설공사 도급계약부터 적용된다(건설산업기본법 부칙 제1조(2024.1.9), 같은 부칙 제2조 제1항). 계약일·공사 종류·적용법을 함께 확인해야 한다. 하자 원인과 권리행사 절차는 하자보수비 청구 소송에서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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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수정 2026년 10월 10일 ·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위한 것이고 개별 사안의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최종 수정일 기준으로 작성됐으며 이후 법령 개정이나 판례 변경으로 현행과 달라질 수 있고, 법령·판례의 문언은 정본이 우선합니다. 내용만을 근거로 한 판단으로 생긴 손해에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면책 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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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우법무사

신우법무사

법무사 김정걸은 1994년 제2회 법무사시험에 합격해 32년간 법무사 업무를 해 왔습니다. 1984년 서울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했습니다. 외국인 상속등기 · 한정승인 · 상속포기, 상속관련 소송 · 비송, 회사등기, 강제집행 등을 주업무로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