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지급금(假支給金)이란 회사가 지급한 돈인데 그 계정과목이나 금액이 확정되지 않아 임시로 잡아 두는 자산(채권) 계정이다. 실무에서는 대부분 대표이사가 명확한 사유 없이 회사 자금을 인출해 간 돈, 즉 회사가 대표에게 가지는 채권을 가리킨다. 가수금과 방향이 정반대다.
쉽게 말하면 — 회사 돈이 대표에게 나갔는데 왜 나갔는지 정리되지 않은 돈입니다(이걸 회계에서 ‘가지급금’이라 합니다). 회사 장부에는 “대표에게 받아야 할 돈”으로 남습니다. 대표가 회사 돈을 빌려 갔거나 가져간 셈이어서, 잘못 다루면 횡령·배임 문제로 번집니다.
회사가 대표에게 가지는 채권이다
가지급금은 회사가 대표·특수관계인에게 가지는 채권이다. 정당한 대여 약정이 있으면 회사의 대여금 채권이고(민법 제598조), 사유 없는 인출이면 부당이득 반환채권이거나 손해배상채권이 된다.
가지급금이 곧 횡령은 아니다. 일시 인출 뒤 정산할 예정이고 회수가 예정돼 있으면 단순 채권으로 남는다. 문제는 회수 의사 없이 빠져나가 회사 채권으로만 쌓여 있을 때다.
가지급금이 있다고 곧바로 범죄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잠깐 빌려 갔다가 갚으면 그냥 빌린 돈입니다. 문제는 갚을 생각 없이 가져가 장부에만 “받을 돈”으로 계속 남아 있을 때입니다.
형사상 횡령·배임이 문제된다
대표가 정당한 사유 없이 회사 자금을 인출해 가지급금으로 처리하면 업무상 횡령이 문제된다(형법 제356조 · 형법 제355조). 회사 재물을 보관하는 대표가 불법영득의사로 이를 자기 것처럼 쓰면 횡령이다. 사후에 반환·변상하려는 의사가 있어도 불법영득의사는 인정되고, 대표가 회사에 별도 채권(가수금 등)을 가졌다는 사정도 횡령 범행 전 상계·정산이 없는 한 이미 성립한 업무상횡령죄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2010도9871 · 2011도14247).
대표가 임무에 위배해 회사에 손해를 가하고 자신이나 제3자가 이익을 얻으면 업무상 배임이 된다(형법 제356조 · 형법 제355조). 회수 불능인 줄 알면서 특수관계인에게 자금을 빼주는 행위가 전형적이다.
대표가 회사 돈을 자기 돈처럼 가져가 버리면 횡령, 회사에 손해를 끼치며 빼돌리면 배임이 됩니다. 나중에 갚을 생각이었다거나 회사에 받을 돈(가수금)이 있었다는 사정만으로는 횡령이 면해지지 않습니다.
회사가 도산하면 가지급금은 어떻게 되나
회사가 회생·파산하면 가지급금은 회사가 대표에 대해 가지는 채권이므로 도산절차에서 회수 대상이 된다. 회생절차에는 별도의 재단이 없어 채무자(관리인)의 재산으로 남고, 파산절차에서는 파산재단의 자산이 된다. 파산관재인이나 관리인은 대표에게 가지급금을 회수해 다른 채권자에게 배당한다.
대표가 회사에 가수금 채권을 함께 가지고 있으면, 가지급금 채무와 가수금 채권을 상계해 정리하는 경우가 많다(회생 채무자회생법 제144조 · 파산 채무자회생법 제416조). 다만 도산에 임박해 회사가 대표 가지급금 채무를 면제하는 것은 회사 채권을 포기하는 회사의 행위여서, 다른 채권자를 해치면 부인 대상이 된다(회생 채무자회생법 제100조 · 파산 채무자회생법 제391조). 반면 대표가 자기 가수금 채권으로 상계하는 것은 채권자의 상계권 행사라 부인이 아니라 상계금지 법리로 규율된다(회생 채무자회생법 제145조 · 파산 채무자회생법 제422조).
회수 불능인 가지급금을 대표가 방치하거나 임의로 대손·면제하면 이사로서 회사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이 따로 문제될 수 있고(상법 제399조), 그 책임은 주주대표소송으로도 추궁된다(상법 제403조). 회수 가능한 채권을 정당한 사유 없이 면제하는 것 자체가 새로운 배임으로 평가될 여지도 있다.
회사가 망하면 대표가 가져간 가지급금은 관재인이 도로 받아 다른 빚쟁이들에게 나눠 줍니다. 대표가 회사에 빌려준 가수금이 있으면 서로 상쇄해 정리할 수 있습니다. 다만 회사가 기운 뒤에 대표 빚만 골라 없애 주거나 몰아서 상쇄하면 나중에 효력을 잃을 수 있습니다. 받아낼 수 있는 돈을 대표가 그냥 없던 일로 하면, 그 손해를 대표가 회사에 물어내야 할 수도 있습니다.
세무상 쟁점은 별도다
가지급금은 세법에서 별도로 무겁게 다뤄진다. 대표 등 특수관계인에 대한 가지급금에는 인정이자를 익금산입하고, 업무무관 가지급금에 대응하는 지급이자는 손금에 산입하지 않으며, 회수하지 못하면 대표 상여로 소득처분되는 등의 제재가 따른다. 이는 법인세·소득세 영역의 문제로, 이 위키의 법률 해설 범위 밖이다(세법 레퍼런스는 korea.tax에서 다룬다).
실무 체크포인트
- 회수 의사·정산 흔적을 남긴다. 가지급금이 횡령으로 번지는 갈림길은 불법영득의사다(형법 제356조). 차용증·이사회 결의·변제 기록을 남겨 정당한 대여임을 입증할 수 있게 한다.
- 가수금과 상계로 정리한다. 같은 대표에 대한 가수금이 있으면 상계해 장부에서 함께 지운다(회생 채무자회생법 제144조 · 파산 채무자회생법 제416조). 도산 국면에서는 지급정지·도산신청을 안 뒤 부담한 채무는 상계가 금지되니(회생 채무자회생법 제145조 · 파산 채무자회생법 제422조) 그 전에 미리 정리한다.
- 도산 직전 임의 면제는 피한다. 회사가 어려워진 뒤 대표 가지급금 채무를 면제하면 편파행위로 부인될 수 있다(회생 채무자회생법 제100조 · 파산 채무자회생법 제391조).
- 세무 처리는 세무대리인과 함께 본다. 인정이자·손금불산입·소득처분은 법률 문제와 별개로 진행되므로, 정리 시점·방법을 세무 쪽과 맞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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