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가 법령·정관을 위반하거나 현저하게 불공정한 방법으로 신주를 발행해 주주가 불이익을 받을 염려가 있으면, 그 주주는 회사에 발행을 멈추라고 청구할 수 있다(상법 제424조). 이 청구는 신주의 효력이 생기기 전인 납입기일까지 해야 하고(같은 법 제423조 제1항, 전환사채에 관한 2003다9636), 그 뒤에는 신주발행무효의 소로 다툰다(같은 법 제429조).
쉽게 말하면 — 경영권 다툼 중인 회사가 신기술 도입 같은 경영상 목적 없이 대표이사 쪽 사람에게만 새 주식을 배정하기로 한 경우입니다. 기존 주주 을은 납입기일까지라면 회사에 발행을 멈추라고 청구할 수 있습니다(상법 제424조). 납입기일이 지나 신주의 효력이 생기면 을은 무효의 소로 다퉈야 하고, 이때는 무효가 되는 사유를 더 엄격하게 봅니다(2015다202919).
누가 누구에게 청구하나
청구할 수 있는 사람은 불이익을 받을 염려가 있는 그 주주이고, 상대방은 회사다(상법 제424조). 유지청구란 회사에 신주발행을 멈추라고 요구하는 것이다. 이 조는 보유 주식 수나 지분 비율을 요건으로 두지 않는다.
회사가 전환사채를 발행할 때도 이 조가 준용되고(상법 제516조 제1항), 신주인수권부사채에도 같은 조항이 준용된다(같은 법 제516조의11).
어떤 발행이 청구 사유가 되나
법령·정관 위반이나 현저하게 불공정한 방법 중 어느 하나가 있고, 그로 인해 주주가 불이익을 받을 염려가 있으면 된다(상법 제424조).
정관 근거나 경영상 목적 중 하나라도 없는 제3자배정은 법령 위반이다. 회사는 정관에 정한 바에 따라서만 제3자배정을 할 수 있고, 그 경우에도 신기술 도입, 재무구조 개선 등 회사의 경영상 목적을 달성하는 데 필요한 경우에만 허용된다(상법 제418조 제2항). 이 제한은 주주가 가진 주식 수에 따라 신주를 배정받을 권리(같은 조 제1항), 곧 신주인수권을 보호한다(2015다202919). 제3자배정인지는 주주에게 지분비율대로 먼저 인수할 기회를 주었는지로 객관적으로 정한다(2007도4949).
정관 근거나 경영상 목적이 없는데도 경영권 분쟁이 현실화된 상황에서 경영진의 경영권이나 지배권을 방어하려고 제3자에게 신주를 배정하면, 제418조 제2항을 위반해 주주의 신주인수권을 침해한다(2015다202919, 신주인수권부사채 사건).
발행 전과 발행 뒤에 다툴 수 있는 사유가 다른가
다르다. 발행 뒤 무효원인은 가급적 엄격하게 해석한다. 유지청구권은 위법한 발행에 대한 사전 구제수단이지만, 무효의 소는 사후에 무효로 해 거래의 안전과 법적 안정성을 해칠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2000다37326, 전환사채 사건).
인수인이 지배주주와 특별한 관계에 있다거나 전환가액이 발행 시점의 주가에 비해 다소 낮다는 사유가 그 예다. 이런 사유는 일반적으로 유지청구의 원인이 될 수 있음은 별론으로 하고, 이미 발행된 전환사채나 그 전환으로 발행된 주식을 무효로 할 원인은 되지 못한다(2000다37326).
신주도 무효원인은 엄격하게 보되, 법령·정관을 위반한 위법이 주식회사의 본질이나 회사법의 기본원칙에 반하거나 기존 주주의 이익과 회사의 경영권이나 지배권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면 원칙적으로 무효다(2015다202919). 발행 전에는 다툴 수 있던 사유도 발행 뒤에는 무효원인이 되지 못할 수 있으므로, 청구 시기를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언제까지 청구해야 하나
신주의 효력이 생기기 전인 납입기일까지 청구해야 한다. 납입기일이란 신주 인수인이 인수 대금을 내야 하는 날로, 신주를 발행할 때 발행가액과 함께 정한다(상법 제416조 제2호).
대법원은 전환사채 유지청구를 발행의 효력이 생기기 전, 즉 납입기일까지 행사해야 한다고 보았다(2003다9636). 신주도 인수인이 납입기일에 납입이나 현물출자를 이행하지 않으면 그 권리를 잃고, 이행하면 납입기일 다음 날부터 주주가 된다(상법 제423조 제1항·제2항). 그래서 같은 기준으로 납입기일이 청구 시한이 된다.
제3자배정이면 회사가 신주의 종류와 수, 발행가액과 납입기일, 인수방법 등을 납입기일 2주 전까지 주주에게 통지하거나 공고하므로 그때 납입기일을 알 수 있다(상법 제418조 제4항).
회사가 청구에 따르지 않으면 어떻게 되나
회사가 따르지 않을 때 법원에 발행을 멈추게 해 달라는 가처분을 구하려면 민사집행법 제300조가 정한 가처분 요건을 따른다. 상법 제424조는 청구할 수 있다고만 정하고, 청구 방법이나 회사가 따르지 않을 때 발행을 막는 수단은 정하지 않는다.
회사가 유지청구를 받고도 발행을 마쳤다면, 효력이 생긴 뒤에는 위 무효원인 기준에 따라 무효의 소로 다툰다(2015다202919).
납입기일이 지나면 어떻게 다투나
신주의 효력이 생긴 뒤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신주발행무효의 소로만 다툴 수 있다. 대법원은 발행 결의에 취소나 무효의 하자가 있더라도, 하자가 극히 중대해 신주발행이 존재하지 않는 정도에 이르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렇게 보았다(2003다9636).
무효의 소는 청구권자와 시기가 유지청구와 다르다. 주주뿐 아니라 이사·감사도 낼 수 있고, 신주를 발행한 날부터 6월 안에 소로만 주장할 수 있다(상법 제429조). 6월이 지난 뒤에는 새로운 무효사유를 추가해 주장할 수 없다(2010다49380). 제소 절차는 신주발행무효의 소 제기 절차를 본다.
발행이 존재하지 않는 정도의 하자라면 신주발행부존재확인의 소를 본다. 전환사채에 대해 대법원은 발행 실체가 없는데 등기 외관만 있는 경우 이를 없애려는 부존재 확인의 소에는 6월 제소기간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했다(2003다9636).
발행 뒤 인수인이나 이사에게 돈으로 책임을 물을 수 있나
이사와 통모하여 현저하게 불공정한 발행가액으로 주식을 인수한 사람은 공정한 발행가액과의 차액을 회사에 지급해야 한다(상법 제424조의2 제1항). 통모란 서로 짜고 하는 것이다. 이 지급을 구하는 소에는 주주대표소송 규정인 상법 제403조부터 제406조까지가 준용된다(같은 조 제2항). 그래서 주주가 이 소를 내려면 주주대표소송의 지분·제소청구 요건을 갖춰야 한다.
인수인의 이 책임은 이사가 회사나 주주에게 지는 손해배상 책임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같은 조 제3항). 이사의 책임 요건은 회사에 대한 것은 상법 제399조, 주주 등 제3자에 대한 것은 같은 법 제401조를 따른다.
실무 체크포인트
주주
- 신주발행을 정한 이사회 결의와 납입기일을 확인한다. 제3자배정이면 회사의 통지·공고 내용을 본다(상법 제418조 제4항). 상장회사는 주요사항보고서 공시를 본다. 이 보고서가 납입기일 1주 전까지 금융위원회와 거래소에 공시되면 위 통지·공고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165조의9).
- 제3자배정이면 정관에 근거가 있는지, 신기술 도입·재무구조 개선 같은 경영상 목적이 있는지 확인한다(상법 제418조 제2항).
- 문제가 있으면 납입기일까지 회사에 발행 유지를 청구한다(상법 제424조·2003다9636). 회사가 따르지 않을 때를 대비해 가처분 요건을 검토한다(민사집행법 제300조).
- 신주의 효력이 생긴 뒤라면 신주를 발행한 날부터 6월 안에 신주발행무효의 소를 낸다(상법 제429조).
- 이사와 통모한 현저히 불공정한 가액의 인수가 있었다면 인수인의 차액 지급 책임을 검토한다(상법 제424조의2 제1항).
회사·이사
- 제3자배정을 하려면 정관 근거와 함께 어떤 경영상 목적에 왜 필요한지를 결의 자료에 남긴다(상법 제418조 제2항).
- 제3자배정 사항을 납입기일 2주 전까지 주주에게 통지하거나 공고한다(상법 제418조 제4항).
- 발행가액이 공정한지 확인해 둔다. 인수인이 차액을 내더라도 이사의 손해배상 책임에는 영향이 없다(상법 제424조의2 제3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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