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시채권

민법은 지시채권의 정의조문을 두지 않고, 그 양도방식을 증서에 배서하여 양수인에게 교부하는 것으로 정한다(민법 제508조). 채권의 이전·권리자 확인·변제가 증서와 긴밀하게 연결된다는 점에서 지명채권과 다르다.

쉽게 말하면 — 받을 권리가 적힌 증서의 뒷면 등에 양도 사실을 적고, 그 증서까지 넘겨야 권리가 유통되는 채권입니다. 종이만 가진 사람인지, 배서가 이어진 정당한 소지인인지도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어떻게 양도하나

원칙적인 양도방식은 증서에 배서하여 양수인에게 교부하는 것이다(민법 제508조). 채무자에게도 배서하여 양도할 수 있고, 배서로 취득한 채무자는 다시 배서하여 양도할 수 있다(민법 제509조).

금전의 지급청구권, 물건·유가증권의 인도청구권 또는 사원의 지위를 표시하는 유가증권에는 다른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없을 때 민법 제508조부터 제525조까지가 적용된다. 이 범위에는 지시채권 규정(제508조부터 제522조), 무기명채권 규정(제523조·제524조), 지명소지인출급채권 규정(제525조)이 함께 들어간다. 이 경우 어음법 제12조 제1항·제2항도 준용되어 배서에 붙인 조건은 적지 않은 것으로 보고 일부배서는 무효다(상법 제65조 제1항 · 어음법 제12조 제1항·제2항). 어음법 제12조 제3항에 대응하는 소지인출급배서의 효력은 민법 제512조가 따로 정한다. 어음·수표처럼 특별법이 있는 증권은 그 법을 먼저 확인해야 한다.

배서는 증서 또는 보충지에 그 뜻을 적고 배서인이 서명하거나 기명날인하여 한다(민법 제510조 제1항). 피배서인을 쓰지 않거나 배서인의 서명·기명날인만 하는 약식배서도 가능하고, 소지인출급배서는 약식배서와 같은 효력이 있다(민법 제510조 제2항 · 민법 제512조).

약식배서가 있는 증서의 소지인은 자신이나 다른 사람을 피배서인으로 보충할 수 있다. 약식으로 다시 배서하거나 타인을 피배서인으로 적어 다시 배서할 수 있고, 피배서인을 적지 않은 채 배서 없이 증서를 제3자에게 교부하여 양도할 수도 있다(민법 제511조 제1호부터 제3호).

배서가 없거나 끊기면 어떻게 되나

어음상 권리는 지명채권 양도방식으로도 이전할 수 있다. 다만 민법 제450조 제1항의 대항요건을 갖추지 않으면 어음채무자에게 대항할 수 없다. 배서의 연속이 끊긴 약속어음에서도 실질적 권리이전과 대항요건을 따로 심리해야 한다(94다9764).

반면 수취인이 기명된 약속어음을 수취인의 배서 없이 단순히 교부하는 것만으로는 어음상 권리가 이전되지 않는다. 수취인란이 백지이거나 최후의 배서가 소지인출급식·백지식인 경우 등과 구별해야 한다. 지급거절증서 작성기간 뒤의 배서는 지명채권 양도의 효력만 가지므로 어음채무자는 배서인에 대한 인적 항변으로 피배서인에게 대항할 수 있다(96다12757).

전자등록하면 무엇이 달라지나

상법 제65조 제1항의 유가증권 중 권리의 발생·변경·소멸을 전자등록하기에 적합한 것은 전자등록기관의 전자등록부에 등록하여 발행할 수 있다. 전자등록부에 등록해야 양도·입질의 효력이 생기고, 등록된 사람은 권리를 적법하게 가진 것으로 추정된다. 선의이고 중대한 과실 없이 전자등록부를 신뢰하여 취득한 사람은 그 권리를 취득한다(상법 제65조 제2항). 종이 증서의 배서·교부 법리를 그대로 적용할 사안인지부터 구별해야 한다.

누가 적법한 소지인으로 인정되나

증서의 점유자가 배서의 연속으로 권리를 증명하면 적법한 소지인으로 본다. 최후의 배서가 약식이어도 같다(민법 제513조 제1항). 약식배서 다음에 다른 배서가 있으면 그 배서인은 약식배서로 증서를 취득한 것으로 보고, 말소된 배서는 배서의 연속을 판단할 때 없는 것으로 본다(민법 제513조 제2항·제3항).

적법한 소지인은 어떻게 보호되나

누구든지 증서의 적법한 소지인에게 그 반환을 청구하지 못한다. 다만 소지인이 취득할 때 양도인에게 권리가 없음을 알았거나 중대한 과실로 알지 못했다면 그러하지 않다(민법 제514조).

채무자는 앞선 소지인과의 개인적 관계에서 생긴 항변으로 현재 소지인에게 대항하지 못한다. 현재 소지인이 채무자를 해할 줄 알고 취득한 경우에는 그 항변을 주장할 수 있다(민법 제515조).

언제 어디서 변제하나

증서에 변제장소를 정하지 않았다면 채무자의 현재 영업소가 변제장소가 되고, 영업소가 없으면 현재 주소가 변제장소가 된다(민법 제516조). 변제기가 적혀 있어도 소지인이 그 기한 뒤 증서를 제시하여 이행을 청구한 때부터 채무자가 지체책임을 진다(민법 제517조).

채무자는 배서가 연속되는지 조사하여야 한다. 배서인의 서명 또는 날인의 진위나 소지인의 진위를 조사할 권리는 있으나 의무는 없다. 다만 채무자가 변제하는 때에 소지인이 권리자가 아님을 알았거나 중대한 과실로 알지 못했다면 그 변제는 무효다(민법 제518조).

채무자는 증서를 돌려받는 것과 맞바꾸어서만 변제할 의무가 있다(민법 제519조). 변제할 때 증서에 영수 사실을 적어 달라고 청구할 수 있고, 일부변제라면 채무자의 청구가 있을 때 채권자는 그 사실을 증서에 적어야 한다(민법 제520조).

증서를 잃으면 어떻게 되나

도난·분실되거나 없어진 증권은 공시최고 절차를 거쳐 무효로 할 수 있다(민법 제521조 · 민사소송법 제492조 제1항). 신청할 수 있는 사람은 증서를 잃지 않았더라면 그 증권으로 권리를 행사할 수 있었을 최종소지인이다(민사소송법 제493조 · 70마694).

도난·분실은 직접점유자의 의사에 기하지 않고 소지를 잃은 경우를 뜻한다. 신청서 자체에 증서를 횡령 또는 편취당한 사실이 분명한 경우에는 법률상 공시최고절차를 허가할 수 없다(87다카2445). 단순히 점유를 잃었다는 이유만으로 절차를 이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공시최고의 신청이 있으면 채무자로 하여금 채무의 목적물을 공탁하게 할 수 있고, 소지인이 상당한 담보를 제공하면 변제하게 할 수 있다(민법 제522조).

제권판결이 내려지면 어떻게 되나

제권판결은 증권 또는 증서를 무효로 선고하고, 신청인은 그 증권 없이도 의무자에게 증권에 따른 권리를 주장할 수 있다(민사소송법 제496조 · 민사소송법 제497조). 제권판결이 있으면 실제 권리자는 증권상의 권리를 행사할 수 없고, 잘못된 제권판결도 당연무효가 아니라 불복의 소로 취소받아야 한다. 취소판결이 확정되면 그 효력은 소급하여 없어지지만, 제권판결 자체가 신청인의 실질적 권리까지 확정하는 것은 아니다(2011다112247).

증서를 잃었다는 사실만으로 권리와 결합된 증서를 무시하고 바로 변제를 청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구체적인 진행은 공시최고와 제권판결에서 다룬다.

특별법은 지시채권 압류방식을 어떻게 적용하나

대법원은 건설공제조합 출자증권을 출자지분을 표창하는 유가증권으로 보았다. 건설산업기본법 제59조 제4항이 정한 가압류는 민사집행법 제233조의 방법에 따라 집행관이 증권을 점유해야 한다고 판시했다(2016다35451 판결요지 [3]). 민사집행법 제233조는 어음·수표 등 배서로 이전할 수 있으나 배서가 금지된 증권채권의 압류를 대상으로 한다. 배서가 금지되지 않은 유가증권은 유체동산으로 보아 집행한다(민사집행법 제189조 제2항 제3호).

이는 민법 제508조 이하의 양도·배서 법리를 적용해 출자증권 자체를 지시채권으로 분류한 판단이 아니다. 이 사건처럼 제3자가 유체동산인 출자증권을 점유하고 채무자가 그 제3자에 대한 증권 인도청구권을 가지는 경우, 채권자는 금전채권 가압류에 준하여 그 인도청구권을 가압류할 수 있다(민사집행법 제223조 · 민사집행법 제227조 · 민사집행법 제242조 · 민사집행법 제243조 · 민사집행법 제291조). 가압류명령은 제3채무자에게 송달될 때 효력이 생긴다. 가압류 신청에 따른 소멸시효 중단의 일반 법리는 판결요지 [2]에, 이 사건 적용은 판결요지 [3]에 제시되어 있고, 그 효력은 가압류 신청 시에 소급한다(2016다35451).

실무 체크포인트

  • 양도할 때 배서 내용뿐 아니라 증서 교부까지 마쳐야 한다(민법 제508조).
  • 채무자는 변제 전에 배서의 연속을 조사해야 한다. 서명·날인이나 소지인의 진위를 조사할 의무가 없더라도, 소지인이 권리자가 아님을 알았거나 중대한 과실로 알지 못했다면 변제는 무효다(민법 제518조).
  • 변제는 증서를 돌려받는 것과 맞바꾸어 하고, 일부변제는 증서 기재를 청구한다(민법 제519조 · 민법 제520조).
  • 증서를 잃었으면 상실 경위와 최종소지인 여부를 먼저 확인한 뒤 공시최고 가능성을 검토한다(민사소송법 제492조 · 민사소송법 제493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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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수정 2026년 9월 5일 ·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위한 것이고 개별 사안의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최종 수정일 기준으로 작성됐으며 이후 법령 개정이나 판례 변경으로 현행과 달라질 수 있고, 법령·판례의 문언은 정본이 우선합니다. 내용만을 근거로 한 판단으로 생긴 손해에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면책 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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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우법무사

신우법무사

법무사 김정걸은 1994년 제2회 법무사시험에 합격해 32년간 법무사 업무를 해 왔습니다. 1984년 서울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했습니다. 외국인 상속등기 · 한정승인 · 상속포기, 상속관련 소송 · 비송, 회사등기, 강제집행 등을 주업무로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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